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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s Brief」한국의 총력외교 역량 강화를 위한 과제와 국회의 역할 <제26-5호>

브리프형 심층분석 보고서

「Futures Brief」한국의 총력외교 역량 강화를 위한 과제와 국회의 역할 <제26-5호>

  • 연구책임자

    이상현

  • 연구진

  • 발간일

    2026-07-28

  • 조회수

    28

요약

  본 브리프는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고 외교·안보·경제·기술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개별 부처와 정책 분야의 대응을 넘어 국가가 보유한 다양한 역량을 하나의 전략 아래 결집하는 “총력외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브리프는 오늘날 국가가 직면하는 위협은 미중 전략경쟁과 공급망 재편, 첨단기술 경쟁, 북한 핵문제, 기후위기와 감염병 등은 정치·외교·경제·산업·과학기술·정보 등 여러 영역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들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부처나 단일 정책수단만으로는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우며,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정부와 사회가 보유한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브리프의 진단이다.

  브리프는 이러한 환경에서 총력외교를 “국가의 모든 힘을 국익 중심으로 통합 운용하는 전략외교”로 정의했다. 전통적인 외교가 외교부와 재외공관을 중심으로 한 정부 외교와 정상외교에 주로 의존했다면, 총력외교는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뿐 아니라 국회, 기업, 대학, 연구기관, 지방정부, 시민사회와 재외동포 네트워크까지 국가와 사회가 보유한 자산을 외교 목표 달성에 활용하는 접근이다. 외교의 주체를 정부 중심에서 국가와 사회 전반으로 확대하고, 외교정책을 경제·기술·산업·문화 정책과 긴밀히 연결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외교 방식과 구별된다.

  총력외교의 필요성은 최근의 주요 대외 현안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예컨대 반도체 공급망 협력은 통상외교뿐 아니라 기술협력과 안보정책을 동시에 요구하고, 원전과 방산 수출에는 산업기술과 금융, 국제법률, 군사협력, 정상외교와 전략적 소통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인공지능, 배터리, 핵심광물과 양자기술을 둘러싼 경쟁 역시 외교부만의 과제가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와 정보기관 등의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브리프는 설명했다.

  그러나 브리프는 한국의 외교정책이 여전히 부처별 업무와 관할권을 중심으로 분절된 ‘칸막이형 외교’의 한계를 충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처 간 정보 공유와 정책 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개별 정책이 각각 타당하더라도 정책 간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가 차원에서 서로 상충하는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국제적 위기가 발생했을 때 상황 판단과 의사결정이 지연돼 초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국가적 필요보다 개별 부처의 이해와 관할권이 우선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브리프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안보·경제·기술·정보를 하나의 국가전략 아래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부처를 아우르는 전정부적 접근과 기업·대학·연구기관·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전사회적 접근을 결합하고, 국가브랜드와 국제적 인적 네트워크를 포함한 모든 역량을 하나의 국가전략 아래 결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력외교”는 단순히 외교 활동의 양을 늘리거나 부처 간 협조를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 전체를 하나의 외교 플랫폼으로 운영하는 제도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브리프는 강조했다.

  이러한 총력외교는 정부가 강조하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방법론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며, 실용외교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 경제적 번영과 국가의 존엄성 제고라는 외교의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외교철학이라면, 총력외교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조직하고 운용하는 추진체계라고 브리프는 설명했다.

  브리프는 총력외교를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국회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외교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기관이라면, 국회는 입법과 예산, 국정감사와 정부에 대한 견제·감독을 통해 총력외교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부처 간 정책 조정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교 의제가 경제안보, 공급망, 첨단기술, 기후변화와 인공지능 거버넌스 등으로 복합화되는 상황에서 국회 역시 조약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와 정부 외교정책에 대한 견제·감독을 넘어 국가 외교역량의 한 축으로 기능할 필요가 있다며, 브리프는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국회는 정권 교체에 따라 외교정책이 급격히 변화하지 않도록 초당적 국가전략과 최소한의 정책적 공통분모를 형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동맹과 한일관계, 대중정책, 북핵 대응처럼 국가의 장기적 국익과 직결된 사안을 정쟁으로부터 일정 부분 분리하고,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한 여야 간 지속적인 협의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 청문회와 연석 소위원회를 활성화해 외교와 안보, 경제와 기술을 함께 검토하는 융합형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회외교 역시 총력외교의 중요한 수단이라며, 국회의원은 정부의 공식 외교 채널이 접근하기 어려운 해외 정치권과 소통하고 민감한 현안에 대해 비교적 유연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점에서, 특히 미국 의회와 유럽의회, 호주·인도 등 주요국 의회 및 지한파 의원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한국 기업과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해외 입법 움직임을 법안 발의 단계부터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리프는 개별 의원의 방문과 개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해 온 의회외교를 전담 조직과 축적된 정보, 장기 전략을 갖춘 제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브리프는 국회의 예산·입법 권한도 국가전략의 관점에서 운용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공공외교와 국제개발협력, 경제안보, 첨단기술 협력, 국제기구 진출 지원 등에 필요한 재원을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국가전략기술 지원과 핵심광물 비축을 위해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법안 등은 여야 정쟁과 분리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 심의 역시 개별 부처와 단위사업별 검토에 머물지 않고 공급망 다변화, 첨단기술 경쟁력 강화와 같은 국가전략 과제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연계해 심사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안보를 뒷받침할 법적 기반의 강화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국회는 공급망 안정화와 핵심광물 확보, 인공지능·반도체·배터리 분야의 국제협력, 수출통제와 외국인 투자심사, 국가전략기술 보호를 포괄하는 법률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특정 국가·지역이나 단일 공급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국가적 취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위기 발생 시 정부가 민간기업을 신속히 지원하고 대체 공급선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회 자체의 정보 수집과 전략 분석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며, 외교·안보·경제·기술 분야의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전략 브리핑과 장기 국가전략 보고서 발간을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소속기관들의 전문 분석 기능을 강화하면 행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인 관점에서 정부 정책과 국제환경의 변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회가 정부와 기업, 대학, 연구기관, 지방정부와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외교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경제안보 청문회와 공급망 특별위원회, 인공지능 거버넌스 포럼, 인도·태평양 전략 토론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전문성과 의견을 국가전략에 반영하고 사회적 합의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약 700만 명에 이르는 재외동포를 비롯해 해외 한인 정치인과 글로벌 전문가의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연계하는 일도 한국의 장기적인 외교역량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브리프는 총력외교의 핵심이 ‘정부의 외교’를 ‘국가의 외교’로 확장하는 데 있다고 결론지었다. 정부 부처와 국회, 기업, 연구기관과 시민사회가 각자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국가적 목표 아래 결집하려면, 국회가 국가전략을 조정하고 초당적 합의를 형성하며 사회 전체의 역량을 연결하는 중심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리프를 작성한 이상현 국회미래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고 외교·안보·경제와 기술이 긴밀하게 얽히는 시대에는 어느 한 부처의 역량만으로 국가의 이익을 지키기 어렵다”며, “국가의 정치·경제·기술·사회·외교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이를 국제사회에서 일관된 전략으로 실행하는 총력외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