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 국회미래연구원 메인페이지
  • 연구

페이지 인쇄하기
(연구보고서 제26-14호) 초고령사회 지속가능한 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주치의 제도 설계 방안

연구보고서

(연구보고서 제26-14호) 초고령사회 지속가능한 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주치의 제도 설계 방안

  • 연구책임자

    허종호

  • 연구진

  • 발간일

    2026-08-06

  • 조회수

    30

요약

  본 보고서는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전환이 현행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고, 민간 중심의 공급구조, 상급종합병원 쏠림 등 구조적 비효율이 누적되고 있으며, 일차의료기관의 문지기 및 조정자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보고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해결책으로 주치의 제도를 통한 일차의료 강화를 제안하며, 해외 주요 국가들의 사례 분석을 토대로 주치의 제도의 단계적 설계안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4년 12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205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40%를 초과할 전망이다. 반면 건강보험 재정의 기반이 되는 생산가능인구는 2050년 2,445만 명으로 2020년 대비 34%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도 2008년 10.70년에서 2021년 13.10년으로 확대됐으며, 65세 이상 노인의 22.3~35.0%가 3개 이상의 복합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어 보건의료 재정에 대한 압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또한 건강보험 총지출은 2013년 41.5조 원에서 2025년 102.4조 원으로 급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이 2026년 적자로 전환되고, 2030년에는 누적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중심·행위별수가제 기반의 공급체계는 의료서비스의 질이나 환자의 건강 결과보다 서비스의 양을 늘릴 유인을 구조적으로 내재하고 있으며, 공공병상 비중은 9.5%로 OECD 최하위 수준이다. 의료기관 종별 기능 구분과 문지기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상급종합병원이 전체 외래 건당 요양급여비의 약 40%를 점유하고, 의료쇼핑과 서비스의 단절·중복, 형식적인 진료 의뢰와 미정착된 회송체계 등의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치의가 환자의 의료 이용을 안내하는 조정자이자 적정한 의료기관 이용을 유도하는 문지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치의 제도를 중심으로 의원과 병원, 상급종합병원 간 수직적 연계뿐 아니라 의원 간, 민간과 공공보건의료기관 간 수평적 연계도 강화하고, 의료서비스의 양이 아닌 건강 결과와 가치에 근거한 지불보상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장애인 건강주치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등 여러 시범사업이 운영됐지만, 특정 질환이나 대상에 국한된 파편적 구조로 인해 지역사회 전체 인구집단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기존 행위별수가제에 기반한 수가로는 다학제 인력을 고용할 유인이 부족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의 케어 코디네이터 직접 고용률은 2.3%에 그쳤고, 방문진료를 실제 시행해 보험을 청구한 기관도 전체 의원의 약 0.6% 수준에 머물렀다. 방문진료와 비대면 관리가 시범사업 특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전국적인 제도 확대의 장벽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현재 추진 중인 시범사업은 50세 이상 환자 대상 등록제, 4단계 환자군 분류, 월 정액관리료 도입 등 종전보다 포괄적으로 설계됐으나, 단독 개원 위주의 공급 구조, 환자 수용성 한계, 전산 인프라 미비 등 구조적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형 제도 설계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영국·프랑스·독일·미국·일본의 주치의 제도를 비교 분석했다. 영국은 전 국민 일반의(GP) 의무등록제를 운영하고 주치의에게 강력한 문지기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인두제를 기반으로 질 성과체계(QOF)와 연동된 성과급을 결합하고, 일차의료 네트워크(PCN)를 구축해 다학제 팀을 확충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자발적 참여와 경제적 유인을 기반으로 주치의 제도를 단계적으로 정착시킨 사례다. 프랑스는 의무가 아닌 자발적 계약 방식으로 제도를 도입하되, 주치의 경로를 따르지 않을 경우 건강보험 환급률을 70%에서 30%로 낮추는 방식으로 참여를 유도해 2021년 기준 89%의 등록률을 달성했다. 독일은 선택적 가정의중심진료(HZV)를 운영하면서 본인부담 감면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은 환자중심 주치의 의원(PCMH) 모델을 도입해 다학제 팀 기반 진료와 가치기반 지불모형을 선도하고 있다. 다학제 팀 기반 진료를 통해 일차의료 의사의 필요 업무 시간이 하루 26.7시간에서 9.3시간으로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의료·개호·예방·주거·생활지원의 5대 요소를 일체적으로 제공하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구축하고, 전국 4,300여 개의 지역포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민관협력 다학제 연계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해외 사례를 토대로 한국형 주치의 제도를 강제적 방식보다 자발적 참여와 경제적 유인에 기반해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초기에는 돌봄 수요가 높은 노인과 만성질환자, 의료자원이 부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객관적인 성과와 적정 수가를 검증한 뒤 전체 인구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치의를 등록한 환자에게는 본인부담금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주치의 경로를 벗어난 경우에는 해당 혜택을 낮추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제도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개원가의 81.8%가 단독 개원이라는 현실을 고려해, 일차의료기관의 여건에 따른 1~3형 진료 제공모형과 이를 지원하는 4형 일차의료 지원센터를 포함한 단계별 진화·지원 모형을 제시했다. 1형은 기존 단독 개원 구조를 유지하면서 환자 등록, 케어 플랜 수립, 비대면 모니터링 등 기능적 변화를 우선 도입하는 모형이다. 2형은 2인 이상 공동개원이나 최소한의 다학제 인력을 갖추고 방문·재택진료를 병행하며, 3형은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영양사 등이 참여하는 완전한 다학제 팀을 구성해 복합 만성질환자를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4형인 일차의료 지원센터는 자체적으로 다학제 인력을 고용하기 어려운 1·2형 의원을 지원하는 지역 거점이다. 간호사·영양사·사회복지사 등을 직접 고용해 협력 의원에 파견·공유하고, 심층 상담과 복지·돌봄 자원 연계를 지원하도록 했다. 다학제 팀 서비스는 환자 발굴·등록, 포괄평가, 환자군 분류와 케어 플랜 수립, 맞춤형 서비스 제공,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재평가의 5단계로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4형 일차의료 지원센터의 거점 기능을 공공 부문에서 구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공 종합의원’ 도입도 제시했다. 기존 보건소와 지방의료원 등의 공공보건의료 인프라를 통합돌봄과 가치기반 일차의료의 거점으로 전환해 다학제 인력을 고용하고 민간 의원과 공유하며, 복합 만성질환자와 의료취약계층을 집중 관리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공공 종합의원은 민간 의원과 경쟁하는 기관이 아니라, 민간 의원에서 관리하기 어려운 환자를 의뢰받아 다학제 서비스를 제공한 뒤 다시 주치의에게 회송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불보상체계는 기존 행위별수가제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면서 환자 등록과 지속적 관리에 대한 월 포괄관리료와 성과 기반 인센티브를 결합한 혼합형 방식으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환자를 건강 상태와 관리 필요도에 따라 1~4군의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집중적인 다학제 개입과 방문진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에 더 높은 관리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만성질환 관리지표, 입원율 감소, 환자 만족도 등의 성과를 달성한 기관에는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역의 일차의료기관과 일차의료 지원센터, 거점병원이 책임의료조직을 구성해 지역 인구집단의 건강 결과와 총 의료비에 공동으로 책임지는 체계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했다. 예방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실제 의료비가 목표 예산보다 절감될 경우, 절감액의 일정 비율을 건강보험공단과 의료기관 네트워크가 공유하는 성과공유제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치의 제도 안에서 비대면 진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의원·병원·상급종합병원 간 수직적 의뢰·회송과 의원 간 및 민간·공공의료기관 간 수평적 정보공유를 모두 전자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자 의뢰서와 회송서의 작성·전송을 법령에 근거해 의무화하고, 국가가 관리하는 단일 보안 전송경로를 마련해 진료정보가 주치의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공유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주치의 제도가 정착될 경우 환자가 분절적인 질병 치료에서 벗어나 예방·치료·재활·돌봄이 결합된 포괄적이고 연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적인 추적 관리와 복약·생활 지도를 통해 합병증과 입원율을 낮추고,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가 살던 곳에서 의료와 돌봄을 제공받는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실현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공급자에게는 월 포괄관리료와 성과 인센티브를 통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를 제공하고, 다학제 팀의 업무 분담을 통해 의사의 소진을 줄이며 ‘3분 진료’에서 벗어나 전인적 진료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보건의료체계 차원에서는 의료쇼핑과 상급종합병원 쏠림을 완화하고, 응급실 방문과 급성기 재입원율을 낮춰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2026년 3월 시행된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와 주치의 제도를 연계해 의료·요양·돌봄·복지 서비스를 하나의 경로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차의료 지원센터와 공공 종합의원이 통합돌봄의 의료적 구심점으로 기능할 경우 보건과 복지의 분절을 해소하고,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지역 보건의료복지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허종호 연구위원은 “성공적인 주치의 제도의 정착은 환자에게는 살던 곳에서 맞이하는 건강하고 존엄한 노후를 보장하고, 의료공급자에게는 진료의 본질적 가치 실현과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며, 국가 차원에서는 급증하는 의료비를 관리하는 재정적 기제로 기능할 것”이라며, “정부, 의료계, 그리고 시민이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계를 구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끝.




공공누리

위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 4유형]에 해당하며,출처표시 + 비상업적 이용만가능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저작권 정책]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