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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제26-18호)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전환과 한국의 미래전략

연구보고서

(연구보고서 제26-18호)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전환과 한국의 미래전략

  • 연구책임자

    김은아

  • 연구진

  • 발간일

    2026-09-02

  • 조회수

    12

요약

 본 보고서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일시적인 업황 부진이 아니라 성숙산업이 거치는 구조적 전환의 문제로 규정하고, 성공적인 산업전환을 위한 국가전략을 단기·중기·장기 시계로 구분한 전략 시나리오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의 전환전략은 설비합리화·사업통합·고부가가치화·지역경제 대응이라는 여러 수단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여건 변화에 따라 그 조합과 강도를 지속적으로 조정해가는 동적인 과정이어야 하며, 이를 국내 전방산업과 연계해 중장기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석유화학 산업은 그동안 대규모 나프타분해센터(NCC)범용제품대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대규모 증설과 자급률 상승, 중동·미국의 원가경쟁력, 글로벌 공급과잉에 탄소중립·순환경제 규범 강화까지 중첩되면서 이러한 성장모델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의 위기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이 그동안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산업 지형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결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주요국의 대응은 하나의 성공모델로 수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국가투자 역량을 기반으로 규모 확대와 자급화를 추진한 뒤 고급화로 이동하고 있으며, 미국은 저가 에탄을 바탕으로 원가우위를 유지하면서 고부가·저탄소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반면 한국과 원료 여건이 유사한 일본은 설비합리화와 고부가 소재 전환을 추진해 왔고, EU는 범용설비 합리화와 저탄소·순환경제 전환을 결합하고 있다. , 각국의 전략은 원료조건과 시장규모, 전방산업, 기술역량 등 서로 다른 산업여건에 따라 선택된 적응경로이다. 이에 보고서는 한국 역시 특정 국가의 전략을 그대로 모방하기보다 보유한 경쟁자산과 산업여건에 맞는 전환경로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와 같은 국제비교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한국의 산업전환 전략을 단기-중기와 중장기로 나누어 검토했다. 단기-중기적으로는 공급과잉과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설비합리화와 사업재편을 우선 추진하고, 정유석유화학 통합과 생산설비 통폐합을 통해 과잉설비와 비용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다만 이 시기의 감축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중장기 전환 여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각 설비의 경쟁력과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감축할 설비와 유지·전환할 설비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단기적인 설비조정 이후에는 남겨진 생산기반을 어떻게 새로운 경쟁력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환경규범, 보호무역과 공급망 위험, 중국의 고급소재 내재화, AI·전력망·첨단제조 등 새로운 수요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생산기반을 미래 수요와 연결하고 새로운 경쟁우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설비감축 계획 수립시 경쟁력을 유지할 생산기반과 미래 성장영역을 선별하고, 기존 설비·인력·부지·인프라를 고부가 소재, 순환원료, 저탄소 공정 등 새로운 산업영역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도 덧붙였다.

이러한 단기-중기 및 중장기 전략을 실제 산업전환 과정으로 연결하기 위해 보고서는 세 갈래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감축전환유지를 구분하는 전략적 설비합리화 로드맵 수립이다. 정부와 업계가 제시한 NCC 감축 목표를 단순 총량관리로 추진하기보다 특별법상 사업재편계획의 승인기준을 구체화해 구조적으로 감축할 설비, 고부가·저탄소 생산으로 전환할 설비, 전략적으로 유지할 생산기반을 구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원료기초유분중간재고부가 소재전방산업의 연계를 파악할 수 있는 국가 석유화학 소재·설비 공급망 지도를 구축하고, 개별 기업의 사업재편 결과가 산업 전체의 실질적인 생산능력 조정으로 이어지는지 점검할 것을 제안했다.

둘째, 설비합리화 이후 새로운 성장경로를 만드는 것이다. 고부가가치화는 단순히 생산품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배터리·자동차·AI 등 국내 전방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R&D 지원범위를 기술개발에서 실증, 고객사·국제인증, 양산, 초기구매까지 확대하고, 재생·바이오 등 대체원료도 기술개발뿐 아니라 수집전처리공정투입을 연결하는 공급망과 품질·인증·추적성 체계를 함께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사업재편·R&D·금융·세제를 연계해 설비감축 전환투자 인증·양산 사업화로 이어지는 산업전환 성과에 따라 정책지원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셋째, 지역과 고용정책을 산업전환 전략과 결합해야 한다. 여수·울산·대산 등 석유화학 산업집적지의 공정운전·설비·안전·환경 분야 숙련인력을 고부가 소재, 순환원료, 저탄소 공정 등 산업 내 성장영역으로 재배치하고, 협력업체도 금융·보증 중심의 단기 지원을 넘어 새로운 산업의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사업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설비감축으로 발생하는 유휴부지와 배관, 저장시설, 항만, 유틸리티 역시 신규 전환산업의 기반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전환을 추진할 제도적 기반은 이미 상당 부분 마련된 것으로 평가했다. 2025년 제정된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산업 단위의 설비조정과 사업재편을 추진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의 핵심과제는 새로운 지원수단을 추가하는 것보다 이미 마련된 제도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추진과제의 선택과 평가를 위한 기준을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김은아 연구위원은 현재의 위기를 기존 산업의 단순한 축소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단기적으로는 공급과잉 설비를 조정해 전환 여력을 확보하되, 동시에 미래에 남겨야 할 생산기반과 새롭게 확보해야 할 경쟁우위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설비합리화 정책의 성과는 NCC를 얼마나 줄였는지가 아니라, 감축된 자본과 인력, 부지와 산업기반이 새로운 경쟁력 있는 생산구조로 얼마나 이전되었는지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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