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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칼럼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외부 전문가의 기고문입니다
(본 기고문은 국회미래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최항섭] 2022년 1월 미래 시나리오

작성일 : 2021-06-16 작성자 : 통합 관리자


2022년 1월 미래 시나리오


2020년 1월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 무려 1년반이 넘도록 지금 이 시간에도 그 위험이 지속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동안 코로나는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삶의 모습을 급격하게 바꾸어놓았다. 불과 6개월만에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우리가 그동안 발전모델로 삼아왔던 서구국가들이 일일확진자가 10-20만명이 넘어 수 차례의 전면 봉쇄정책을 시행하였다. 미국의 경우, 정부가 코로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대통령선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한국은 초기 대응에 성공했다는 국제사회의 평가를 받으며, 일약 코로나 통제의 모델국가로 부상하였고, 이는 K-방역이라는 신드롬을 일정 기간 동안 지속되도록 하였다. 하지만 이후 6개월도 안되어 가장 타격이 컸던 미국과 영국에서 백신을 만들어내고 자국 국민들이 접종을 시작하면서 상황은 급격하게 변화하였다. 1회 이상 접종율을 보면 2021년 5월 현재 미국은 46.9%(접종완료 35.8%)이며, 영국은 54.2%(접종완료 29.0%)이며,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도 28.8%(접종완료 13.0%)를 기록하고 있으면서 빠르게 정상적 삶으로 돌아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백신접종을 마친 이들은 거의 대부분 실내 혹은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영국의 존슨 총리는 5월 중순부터 중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도록 착용권고를 없앴다고 밝혔고 대학생들의 전면대면수업도 예고하였다. 한편 한국은 7.2%(접종완료 1.8%)에 머물고 있으면서 여전히 4인 이상 사적모임금지와 마스크작용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제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지금 시점(2021년 5월)에서 7개월 후인 2022년 1월의 미래를 4가지 시나리오로 예측해보고자 한다. 원래 미래연구는 10년, 20년 이후를 내다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하나의 변수가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정치, 경제, 사회, 기술을 빠르게 변화시킬 때는 단기적 미래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코로나가 바로 그러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자는 2022년 1월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를 4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시나리오의 주요 변수로는 “한국의 코로나 상황”과 “서구의 코로나 상황” 2가지를 설정하였다. “서구의 코로나 상황‘을 설정한 이유는 서구는 여전히 한국에 발전모델로 인식되고 있는 동시에, 한국도 역시 그들의 모델로 인식되기 시작한 상황을 고려해서이다.


먼저 첫 번째 시나리오인 “폭발하는 정상적 생활”시나리오는 서구의 코로나가 종식되고, 한국 역시 거의 종식 단계에 이르는 시나리오이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백신정책을 통해 여름이 지나고 나면 코로나가 거의 종식된다. 한국 역시 계약된 백신들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한국 특유의 효율적인 행정시스템과 정부정책에 잘 부응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기반으로 가을이 되기 전에 집단면역체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상황은 그야말로 최고의 시나리오가 된다. 해외여행, 교육, 여가문화활동, 소비활동 그동안 할 수 없었던 활동들이 빠르게 복원된다. 한편 이 시나리오에서는 그동안 억눌렸던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엄청난 소비가 이루어지는 상황이 예고된다. 그렇다면 수요가 폭발하면서 코로나 기간 동안 자본력을 토대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기업들(대부분 중기업 이상)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재화의 가격이 폭등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 가격을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소비자들은 정상적 생활을 향유하는 데 소외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 이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경제정책이 미리 준비되어야할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인 “끝없는 싸움” 시나리오는 서구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되고 이미 개발된 백신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면서 5차, 6차 봉쇄가 2021년 가을 이후 시작되고, 한국은 서구의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약속받았던 백신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국경봉쇄를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변종바이러스까지 확산되면서 다시 거리두기가 2.5단계 이상으로 돌아가 버리는 최악의 상황이다. 현재의 시점으로 보면 이러한 상상은 하기도 싫지만, 변종바이러스의 영향력을 제대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에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두게 하면서 다시 통제를 시작할 수 밖에 없으며, 더욱 디지털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다. 이때 디지털기술을 높은 수준으로 개발하고, 사회성원들이 이 기술을 잘 활용하는 사회가 그나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인 “K-백신” 시나리오는 변종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서구에서는 기존의 백신으로 통제가 되지 않아 다시 봉쇄가 시작되지만, 한국이 2021년 말에 이 변종바이러스까지 통제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보급하기 시작함으로써 한국이 지구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정상으로 돌아가는 시나리오이다. 전 세계가 2020년 봄에 한국의 거리두기, 트랙킹기술, 마스크정책에 대해 찬사를 보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 한국의 백신개발에 열광하며, 이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외교적 채널을 이용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의 k-백신 한국의 위상은 K-pop, K- 방역을 넘어 엄청나게 높아질 것이며, 이를 통한 국민들의 자부심도 강화될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 시나리오인 “상대적 박탈감” 시나리오는 서구의 코로나는 종식되지만, 한국은 결국 백신을 원래 계획했던 대로 공급하지 못하여 백신접종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해 여전히 2022년 1월 1일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쓰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분명 현재보다 백신접종율이 높아져서 여러 가지 통제들이 완화되어 정상적 삶으로 돌아가고 있는 과정이지만, 한국 국민들은 그동안 많은 부분을 부러워하던 서구선진국들이 이미 정상으로 돌아가버린 상황과 한국의 상황을 계속해서 비교할 것이다. 많은 언론과 방송에서 서구에서 정상으로 돌아온 삶을 보도하는 프로그램들이 방영될 것이며, 유튜브, 인스타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정상으로 돌아온 서구인들의 삶의 모습들이 공유될 것이다. 이는 부러움을 넘어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하여 국민들에게 ‘역시 우리는 안되’라는 체념을 갖게 하거나 정부에 대해 집단적 분노를 표출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발생한다면, 특히 언론들이 자극적인 보도를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저널리즘이 더욱 필요해질 것이며, 정부 역시 더욱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여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미래 변화에 있어 ‘가능성은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지만, 현실화되었을 때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와일드 카드 변수는 역시 코로나 치료제의 개발이다. 2021년이 가기 전에 치료제가 개발되고, 그것도 약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알약형태로 개발된다면 또다른 엄청난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당연시 여겼던 많은 것들이 멈춰버린 듯 한 지금, 조금씩 정상으로의 복원이 미국과 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복원이 한국에서도 빠르게 그리고 안전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위의 시나리오 각각에 미리 대비해야할 것이다



최항섭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국민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장, 인문융합기술학부장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프랑스 파리 소르본 5대학 사회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