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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매일경제] 지방은 소멸하지 않는다

작성일 : 2022-10-24 작성자 : 국회미래연구원

	


지방은 소멸하지 않는다


글.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비수도권은 지방소멸의 위기감과 패배감에 사로잡혀 있다. 2021년 감사원 보고서에서는 2047년이 되면 전국 시·군·구의 약 70%에 해당하는 157개 시·군·구가 소멸위험 고위험 단계에 들어간다고 한다. 지방은 정말 소멸할까? 필자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미래는 단수가 아니라 복수다. 환경 변화, 꿈과 의지, 비전과 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지방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지방 전성시대와 같은 정반대 시나리오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필자의 예측으로는 2030년 전후가 지방소멸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점이다. 그런데 2030년 이후에는 지방소멸과 전혀 반대의 진정한 지방 시대가 전개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왜 그럴까? 사람들의 성향과 선호, 가치관과 지향점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030년경이 되면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한다. 1인당 국민소득도 5만달러를 넘어선다. 사람들이 돈, 경제, 물질과 편리함만 추구하던 데서 벗어나 여유, 여가와 휴식, 자연, 행복을 더 원하게 된다. 그러면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을 바라보는 관점도 근본적으로 바뀐다. 현재의 도시·지방 또는 도시·농촌 프레임은 도시가 농촌보다 우위라는 우열 프레임, 강약 프레임 또는 승패 프레임이다. 그러나 도시·농촌 프레임을 도시·자연 프레임으로 바꾸는 순간 강강 프레임 또는 승승 프레임이 될 수 있다.

강점인 자연을 전면에 내세우는 순간 지방은 회생할 수 있다. 사람들이 느끼는 자연의 매력은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지방소멸 대응 전략이라는 부정적인 용어는 버리자. 대신에 자신감을 가지고 20년 정도의 긴 안목으로 각 지방의 강점을 활용한 개성 있는 지방 르네상스 전략을 만들고 끈기 있게 추진하자.

구체적인 전략을 한 가지만 들어보자. 젊은 청년들이 꿈과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가는 것은 더 이상 막지 말자. 대신에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50대와 60대에 집중해서 지방 시대 전략을 만들자. 베이비붐 세대는 충분한 경험과 어느 정도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직장에서 퇴직했거나 퇴직을 앞두고 있고, 가족 부양의 의무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연령대다. 인생 후반전을 위한 삶의 새 출발을 고민하고 있는 세대다. 인구수도 1500만명이 넘는다. 이 베이비붐 세대에게 지방이 매력적인 삶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 베이비붐 세대를 유치하는 작은 성공 사례를 만들고 꾸준히 키워가자. 이런 끈질긴 노력이 지방소멸을 넘어 밝은 지방 시대를 열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20년 정도의 중장기 관점에서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함께 각자의 지자체 마스터플랜을 경쟁적으로 만들자. 강점을 기반으로 20년 후 지방의 비전과 미래상을 재정립하자. 지역의 강점을 기반으로 중장기 미래 전략을 수립해보자. 그리고 그 미래상과 전략에 기초해 10년, 20년 끈질기게 지방의 더 나은 미래를 착실하게 만들어가자. 지자체 간에도 성공 사례와 실패 경험을 공유하면서 협력하자. 그리고 기금만 배분해주고 각 지역에만 맡길 게 아니라 전체 지자체를 이끌고 가는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곧 출범할 지방시대위원회와 정부가 이런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하자.

미래는 계획하고 준비하고 창조하는 자의 것이다. 행복한 지방 시대와 지방 르네상스를 꿈꾸고 만들어가자. 지방은 절대 소멸하지 않는다. 매력적인 미래의 새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 출처: 매일경제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2/10/938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