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미래연구원

국가 미래전략을 설계하는 국회의 싱크탱크

미래연구

(기획연구보고서23-02)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 및 정책 방향 1. 연구 배경 및 목적 글로벌 긴축, 3高(금리・환율・물가) 등 대내・외 경제 리스크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투자 시장의 위축 등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기반이 약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그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및 국가 경제체제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나라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주요 정책 및 입법과제를 발굴하는 데 목적이 있다. 2. 주요 내용 본 연구에서는 벤처・스타트업의 성장단계(phase)별 관련 법률 및 정책 탐색과 정책문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입법 정비사항, 예산 수반사항, 규제완화 등 행정조치사항 탐색과 제안을 이뤄내고자 한다. 세부적으로 벤처・스타트업의 주요 성장단계별 주요 이슈인 기업가정신 교육시스템 및 기술창업 활성화, R&D 및 기술료 징수 문제, CVC, 세컨더리펀드, M&A 활성화 등에 초점을 맞춰 주요 도전과제와 관련 조직,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이해 심화를 이뤄내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의 주요 성장단계별 주요 정책・입법 이슈를 포괄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3. 정책 대안 및 시사점 본 연구의 주요 제언들은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이 성장 과정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도전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기반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연구결과물에 근거한 실질적인 국회 내 법률 재개정 추진에 기여하고, 연구결과물에 기반하여 중기부 등 연관 정부부처 및 기관에 대한 국회의 정책 점검 기능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2024.02.28
(기획연구보고서23-01)노동시간 법제 변화의 정치 과정 1. 연구 배경 및 목적 이 연구는 노동시간 관련 법제가 변화한 국면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사회에서 노동시간 의제가 어떠한 방식으로 다루어져 왔는지를 살펴본다. 노동시간 의제의 시기별 특징을 구분하고, 이를 통해 특정 정부의 특정 맥락에서 취해진 조치에 대한 찬반 판단을 넘어선 중장기적 관점에서 노동시간에 관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하고자 했다. 2. 주요 내용 노동시간 법제 과정을 형식적 제도 도입기(1953년~1988년), 작용과 반작용의 시기(1989년~1997년), 법제 제도화(1998년 ~현재) 등 3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 1)‘노동시간 단축(규제 강화)’ 또는 ‘노동시간 유연화(규제 완화)’라는 의제의 성격, 2) 논의의 장(국회 및 기타 공간) 또는 주체의 성격, 3) 단독 의제인지 병행 의제(집단적 노동관계법)인지 여부 등을 통해 시기별 법제 변천의 과정을 밝히고 있다. 본 보고서는 크게 6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과 2장은 연구의 문제의식과 배경, 시기 구분의 세 차원을 밝힌다. 3장에서는 첫 번째 시기(1953~1988년)로 노동시간 법제의 형식이 실질적 법규범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시기를 다루고 있다. 4장은 노동시간 관련 법제도가 실질화되는 한편‘단축’과‘유연화’조치라는 중대 법제정이 있었던 작용과 반작용의 두 번째 시기(1989~1997년)를 분석한다. 5장에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2003년 주 40시간제와 2018년 52시간 상한제라는 노동시간 단축이 이루어진 정치과정의 특징을 담았다. 6장은 논의를 요약하고 연구 함의를 분명히 하고자 했다. 3. 정책 대안 및 시사점 이 연구는 민주화 이후에도 시간 법제 논의가 권위주의체제 유산이 연결되는 부분을 밝히고 있다. 노사 자율과 자치 영역은 억제하는 대신 국가 행정 규제를 통해 노동자 보호를 꾀하는 점이다. 그런데 이제 노동시간 논의는 개별노동관계법 개정을 넘어서 집단적 노동관계법과 함께 논의가 필요하며, 노동정책뿐 아닌 산업정책 등 보다 내실 있는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기획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2024.02.28
(총서23-02) 미래사회 대응 정책-인구변화와 정부 중장기 전략 (1) 연구배경 및 목적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경험하지 못했던 인구감소, 초고령화 등의 인구변화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급속한 변화 속에서 미래를 잘 준비하고 있는가? 정부는 중장기 관점에서 잘 대응하고 있는가? 본 연구는 인구변화 관련 정부 중장기 전략을 검토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노인건강 정책, 국방인력 정책, 이민 정책, 인구감소 지역 정책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주요내용 초고령사회와 노인건강 정책을 살펴보기 위해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등을 살펴본 결과 국가 단위의 중장기계획이 건강하고 인간다운 고령사회 구축을 위한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미래사회 대응 지표와 연계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인구감소와 국방인력 정책을 살펴본 결과, 국방개혁기본계획은 정권교체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하며, 국방중기계획의 상비병력 규모 50만명은 실질적으로 달성하기 곤란한 목표임을 확인하였다. 인구감소와 이민 정책의 경우, 관련 예산의 상당한 비중은 다문화가족 지원으로 쓰이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 등의 정책적 고려는 미흡하였다. 인구감소 지역 정책을 살펴본 결과, 주로 경제적 측면에서 인구감소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있어 보다 다각적인 측면에서의 전략 수립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미래사회 대응 지표체계를 통해 정부의 중장기 전략을 연계할 수는 있었으나 보다 구체적이고, 다층적인 지표를 보완하여 정부정책 평가를 위한 정교한 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장기 미래대응의 관점에서 인구감소, 고령화 등 인구변화 관련 예산에 대해 중장기 관점에서 정부의 기획성과 계획성을 강화하고 입법부 차원에서의 국가 중장기 전략을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4.02.06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20. 1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20. 1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국회미래연구원에서는 미래를 위한 정책 발굴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석학들을 모시고, 격주 브라운백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년 1월 개최된 브라운백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 일 시 : 2020. 1월 격주 금요일 11:40-13:15 (1월10일, 1월31일)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 ○ 연 사 및 프로그램 : 하단 소개 <1.10 AI강국 구현을 위한 전략과 향후 과제>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문명사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이하, AI)은 모든 영역에 걸친 패러다임에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들은 이에 대한 대응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국가전략의 마련과 범정부적 실행이 필요하다. 정부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AI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경제 효과 창출과 삶의 질 영역 확대 목표를 제시한다. 향후 과제로 정책, 산업, 인프라, 기타 분야 등을 나누어 모색하고자 한다. *박원재는 현재 한국정보화진흥원 정책연구팀장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정부혁신평가 평가단 및 자문단 위원, 혁신성장본부 자문위원(기획재정부), 혁신자문단 위원(산업통상자원부), 제조AI데이터전략위원회 위원(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시티 얼라이언스 운영위원(국토교통부) 등을 역임하였다. 관련 분야로는 정부혁신, 정보화정책, 전자정부 등이 있다. <1.31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과 우리의 대응방안> 북한은 6차례의 핵실험과 화성-14·15형 등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으로 핵탄두로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이른바 ‘신종무기 4종 세트’로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피해 남한내 한·미 주요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이를 ‘핵무장선택권’ 전략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 유용원은 현재 조선일보 기자 및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육해공군 정책자문위원, 한국방위산업학회 대외협력위원, 항공소년단 이사등을 역임하였다. 국방부 출입한 현직 최장수 국방분야 담당 기자이며 조선일보 창간 이래 최다 사내 특종상을 기록하였다. 다음 '2020-3회 국회미래연구원 금요 브라운백 세미나'는 2월7일(금)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2022.06.24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19. 12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19. 12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국회미래연구원에서는 미래를 위한 정책 발굴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석학들을 모시고 매주 브라운백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19년 12월 개최된 브라운백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 일 시 : 2019. 12월 매주 금요일 11:40-13:15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 ○ 연 사 및 프로그램 : 하단 소개 <12.6 통근시간과 삶의 질 : 미래 교통정책에 대한 방향> 본 강연은 사회적 측면에서 통근만족도와 연관요인을 체계적으로 탐구해 직장인의 통근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대안 발굴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함. 특히, 국내여건이 충분히 반영된 통근시간의 만족도를 탐색해보고 이를 도시개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공유하고자 한다. *장재민은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에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에 있다. 서울연구원, 국토연구원, 회계법인 등에서 교통관<13련 연구 및 민자사업 연구경력이 있으며, 학술활동(논문게재 및 발표), 공모전(아이디어 상) 등 다수 수상경력이 있다. 관심분야는 교통과 융복합(부동산, 삶의 질 등)이 가능한 지표개발 및 민관 융복합 연구 등이다. <12.13 과학적 증거기반의 입법정책수립 - 이해충돌방지법안을 중심으로> 본 강연은 이해충돌방지법을 둘러싼 입법적 논의와 과학적 증거기반의 입법정책수립을 위한 데이터 기반의 입법 분석의 시도로서, 소셜빅데이터, 행동과학을 적용하여 이해충돌방지법안에 대해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유봉은 한국법제연구원 입법평가실 연구위원으로 재직중에 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에서“공법과 사법간의 갈등에 대한 분석연구: 환경사례를 중심으로” 라는 주제로 법학박사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법제연구원에서 환경법, 에너지법, 공직윤리등 다양한 공법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연구는 데이터 기반의 입법평가론연구(2019), 환경규제상의 인센티브에 관한 연구(2016), 공직윤리제도 개선을 위한 법제분석(2006)등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2.20 미래의 정책결정방식 -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 본 강연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이은 데이터 기반 행정, 데이터 기반 경제의 미래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미래의 정책 결정과정은 증거기반 정책결정(evidence-based policy making)의 맥락을 이은 데이터 기반 행정의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치와 데이터의 전략적 접근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과 정책 수립에 관해 모색하고자 한다. *황성수는 현재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정보통신기술발전에 따른 정부의 역할 및 공공성 증진에 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공공정보와 민간정보, 지역공간정보 융합 및 활용가능성, 공공데이터 개방에 따른 정부 부처 대응 방향성 모색, 스마트 정부시대의 참여적 거버넌스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Syracuse University에서 행정학 석사, University of Pittsburgh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Grand Valley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2022.06.24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정재민(법무부 법무심의관, 전 판사)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다 보니 공간의 미래, 교통의 미래, 물류의 미래 등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미래 담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미래 이야기가 그리 활기를 띠지 않는 것 같다. 법이 기본적으로 과거의 체제를 지키는 보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의 실무는 현재의 법을 적용하는 일이고, 법학은 현재의 법을 해석하는 데 대부분 역량을 쏟고 있다. 필자도 판사이던 시절에는 법이나 정의의 미래에 큰 관심이 없었다. 판사의 일은 과거에 일어난 특정 사건에 대해서 그 당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었던 법을 적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해 관심이 커진 것은 현직인 법무부에서 법무심의관으로 일하면서부터이다. 법무심의관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정부 부처나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이다. 법안(法案)은 현재 시점에서 아직 법이 아니다. 법의 미생이라고 할까. 법을 만든 사람이 쏘아 올린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그들이 선호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이다. 법안이 법이 되면 그 순간부터 그 법안이 품고 있는 청사진을 따라 강력한 힘으로 미래를 견인한다. 그러므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은 그 법안이 추구하는 미래 사회를 심의하는 일이다. 필자는 특히 정의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법률가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정의이기 때문이다. 정의를 염두에 두지 않고 법을 말하는 법률가는 신을 믿지 않으면서 성서의 구절만 말하는 성직자와 같다. 법무심의관으로서 법안을 심의할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근본적 고민이 있었다. 법안은 미래 사회를 설계하는 것이고, 미래의 정의는 과거의 정의와 다를 수 있을 것인데, 나는 과거의 정의의 관점에서만 미래의 법을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방식으로 미래를 위한 법안들을 심의한다면 결국 미래의 법도 과거의 굴레에 묶어두어서 진정한 미래의 법이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미래에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런 가운데 국회미래연구원이 제시한 2022년 주목할 15개의 이머징 이슈는 미래의 정의를 가늠하는 데 유용한 단서가 되었다. 그런데 무엇인가. 법철학적으로 복잡한 정의의 정의들이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의 오랜 믿음에서 정의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누가 나쁜 짓을 하면 천벌을 받거나 지옥에 간다고 생각했다. 현세에 복을 못 받은 사람들은 죽어서 복을 받는다고 믿었다. 그 배후에는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근대는 니체가 선언한 바와 같이 신이 죽은 시대이다. 신의 역할을 대체한 것이 정의다. 그런데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벌을 받는 정의와 복을 골고루 나누어 받는 정의는 성격이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자를 교정적 정의, 후자를 배분적 정의라고 불렀다. 교정적 정의는 쉽게 말해서 잘못한 만큼 대가를 치른다는 것으로 범죄자를 처벌할 때 주로 문제되는 정의다. 배분적 정의는 사회의 가치를 사회구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다. 필자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자유라고 생각한다. 돈도, 권력도, 시간도 자유가 화체된 것이다. 그런데 자유를 활용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흔히 ‘강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자유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필자는 이러한 교정적 정의와 배분적 정의의 관점에서 이머징 이슈들이 정의의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탈가족화, 탈사회화였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1인가구 비중이 15%에서 40%로 증가했다. 노년층은 사별, 중년은 이혼, 직장, 기러기 가족, 청년은 학업, 비혼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고독사가 폭증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었다. 우리 법무심의관실은 2021년 초에 사공일가(사회적 공존을 위한 1인가구)TF를 만들어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법안, 독신자에게도 친양자 입양을 허용하는 법안, 유류분에서 형제자매를 삭제하는 법안, 형법상 주거침입죄의 형량을 강화하자는 법안 등 1인가구를 위한 법안들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중에서 유류분에 관한 제도 변화는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류분은 상속 때 망인이 제3자에게 재산을 유증하겠다는 의사가 있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인과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상속분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자식이나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1/3이다. 그 배후에는 개인의 재산이 오로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가족의 것이라는 시각이 있고, 다시 그 바탕에는 농경사회의 가산관념이 있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관념에 균열이 시작된 것이다. 가족이 해체되는 마당에 다른 사회적 조직이나 모임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저녁 회식은 드물어졌다. 동문회 모임도 사라지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해지고, 전일제 노동이 감소하며, 원격근무, 유연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 대면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그에 따라 배달 산업도 폭증하고 있다. 비대면시대를 맞이해서 우리 법무부도 기존에 대면 회의를 요구하던 법인에 관한 규정들도 비대면 회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돌봄의 차이로 인한 정의의 문제 이머징 이슈 리포트가 ‘돌봄’을 중요한 미래 이슈로 꼽은 것도 신선한 통찰로 느꼈다. 논리적으로 보자면 탈사회화의 귀결로서 돌봄이 중요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동안에는 ‘돌봄’을 개인적 차원의 후순위 문제로만 이해하고 있었을 뿐, 우리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움직임으로까지는 보지 못했다. ‘돌봄’은 개개인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돌봄의 문제는 배분적 정의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과거 가족이나 소규모 공동체에서 상부상조를 통해 무료로 해결하던 ‘돌봄’이 이제는 유료로 아웃소싱을 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렇게 되면 ‘돌봄’을 구매할 경제적 여건이 되는 사람은 과거보다 더 편하게 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 몇 해 전에 서른 즈음의 두 청년이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자살방조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판결문을 최근 읽은 적이 있다. 이 청년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아침에 돈을 썼는데 어찌어찌 6만 원을 만들었어요. 돈 구하기 진짜 힘드네요. 더 구해볼게요.” “힘들죠, 도움이 못 되어서 죄송한다. 제가 제일 미안해요. 멀리서 오시구.”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급할 때 3만 원 구하기도 힘들더라구요. 참 쪽팔리고 서럽더라구요ㅠ” 약자들에게는 자살조차 이토록 어렵다. 데이터의 차이가 초래하는 정의의 문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과 같은 기술 발전이 미래를 크게 변화시킨다는 것은 누구나 말하는 것이지만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더 나아가 인공지능의 오용 가능성, 알고리즘의 편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이미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지만 그 알고리즘을 누가 어떤 공식으로 설계했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사람과 설계된 알고리즘으로 마치 커튼을 쳐 놓은 듯 모든 눈과 귀와 뇌가 차단된 사람의 자유의 크기는 같을 수 없다. 저크버그나 일런 머스크처럼 세상 사람들이 시시각각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받고 있는 사람들과 필자처럼 시시각각 이들에게 데이터를 갖다 주는 사람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러한 차이는 소득이나 상속재산의 차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불평등을 낳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그것이 과연 정의에 부합하는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흔치 않다. 유튜브에 “원숭이 뉴럴링크”라고 치면 ‘페이거’라는 원숭이가 전자오락을 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모니터 좌우에 세로 막대기가 아래위로 움직이면서 하얀 공을 화면 중앙으로 쳐내는 게임이다. 원숭이는 조이스틱을 쓰지 않는다. 원숭이는 뇌파로 게임을 하는 중이다. 원숭이 뇌에 칩을 심어서 원숭이의 뇌파가 외부로 전기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뉴럴링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회장으로 유명한 일런 머스크가 설립한 또 다른 회사이다. 이 회사는 이 칩을 사람의 머리에 심으려고 한다. 칩이 사람 머리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이 머리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사람들 머리에 구글과 클라우드가 들어간다. 사람들 사이에 텔레파시도 가능해진다. 이런 시대가 오면 부자들은 자신의 뇌를 매우 우수한 컴퓨터와 연결시키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타고난 두뇌로 살아가야 한다. 회사에 취업 시험을 볼 때 그런 사람들 사이에 차등을 두는 것이 정의의 관점에서 정의로울까, 두지 않는 것이 정의로울까. 사람의 수명이 100세가 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과거 버전이 되었고 요즘은 150살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200년 이상 산다는 말도 나온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도 미래의 정의에 큰 영향을 준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알토스랩’이라는 회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서 인간을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노화를 방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다시 젊어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의 사장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인류가 10년 안에 수명탈출속도(Longevity Escape Velocity)에 진입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10년 안에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연장되는 속도가 나이를 먹는 속도를 따라잡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3살 더 먹더라도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5년 더 늘어나면 당분간은 늙지 않는 셈이 된다. 3D 프린터로 수술 중에 장기를 만들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유전적 질병을 제거할 수도 있다. 나노 로봇이 혈관으로 들어가서 혈관 속 막힌 곳을 뚫어줄 수도 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 사람을 죽이는 살인죄의 불법성 평가는 더 커지지 않을까. 19세기 이전에는 평균수명이 40살이 채 안 되었다고 한다. 그때 한 명을 살해한 것과 사람이 200살까지 사는 시대에 사람 한 명을 살해한 것은 불법성이 같을까. 그 살인자가 같은 기간의 징역형을 받는 것은 정의로울까. 200년씩 산다면 나중에 사람이 변화되고 선하게 교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보아서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논리가 강해질까. 영화 「스타워즈」에서처럼 다스베이더의 광선검에 오비완 케노비는 손목이 잘려나갔지만 금방 새로운 손목을 재생시킨다. 그렇게 의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서 상처가 쉽게 치유된다면 상해죄의 형량은 약해져야 할까. 어떤 사람은 200살을 살고 어떤 사람은 지금처럼 70살을 살면 직장에서 정년이라는 개념이 유지될 수 있을까. 이러한 수명의 차이는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있을까. 부자에 대한 누진세, 중과세를 적용하는 것처럼 오래 사는 사람에게 더 많은 사회적 의무를 부과해야 정의로운 것일까.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국제적 이슈들로는 미중 대립과 경쟁의 격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방사능 유출 문제, 온실가스 배출, 미세먼지, 기후위기를 비롯한 국제적 환경 재난으로 인한 국가 간 갈등 확대가 제시되어 있었다. 전쟁이나 무력 침략에 대한 대응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의 교정적 정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과거 수백 년 전부터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서구 국가들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최근 수십 년 동안 과거 서구 국가들이 배출한 탄소량을 훌쩍 넘어서는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 산업국들도 같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와 같은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 배분적 정의의 균형점을 재조정할 것이다. 법을 건물에 비유하자면 필자가 판사일 때는 현재 존재하는 건물만을 구석구석 살피고 활용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미래를 위한 법안을 만드는 법무심의관이 된 뒤로는 보다 새로운 건물을 지으려는 건축가처럼 건물을 둘러싼 빈공간을 살피게 된다. 건물 위로 몇 층을 더 올릴 수는 없을까, 옥상에 정원을 조성할 수는 없을까, 건물 주변의 공터를 더 좋은 생활 공간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하는 식이다. 빈 공간들은 미래로 가득 차 있다. 그러고 보면 미래 학자들은 빈 공간이 무엇으로 채워질까를 연구하는 분들이 아닌가 싶다.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우리나라 사회라는 건물이 앞으로 어떻게 빈공간을 채워나갈지를 가늠하는데 유용한 조감도를 제시한 것 같다. 법률가는 여기에서 미래의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나 정의는 법률가들만의 것은 아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이머징 이슈 리포트를 토대로 우리 사회의 미래와 정의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논의하는 일이 점점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2022.03.08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 우리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가: 또 하나의 오래된 미래, 체르노빌 글. 이상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나는 과거에 대해서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 『체르노빌의 목소리』 현재는 ‘지금부터 10만 년 이후까지의 시간’으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 김홍중, 「미래의 미래」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3분, 체르노빌 핵발전소 원자로 4호기가 폭발했다. 우크라이나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북쪽에 위치한 소도시 프리피야트에서 3km 떨어진 곳이었다.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가 1997년에 러시아어로 발간한 책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는 이 사건을 다룬다. 알렉시예비치는 1986년 당시 벨라루스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의 수도 민스크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었다. 벨라루스는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책이 출간될 시점에 벨라루스 국민 20%가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오염지역 거주민 210만명 중 70만명이 어린이였다. 방사선 피폭이 벨라루스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이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사건 이래 10여 년에 걸쳐 체르노빌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순국 소방대원의 아내, 심리학자, 일곱 살에 죽은 딸의 아버지,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고멜 주 주민, 전 프리피야트 주민, 호이니키 마을 주민, K 가족,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이주민, “주의 종”, 경찰, 해체작업자, 해체작업자의 아내, 방사선 선량기사, 운전병, 헬기조종사, “다양하고 복잡한 선천성 병리 현상”을 가진 채 태어난 딸의 엄마, 고멜국립대학교 교수, 사냥꾼, 카메라 감독, 마을 간호장, 언어학 교사, 가정실습 교사, 기자, 벨라루스 의원, 농업학 박사, 공화국협회 부대표, 소아과 전문의, 브라긴 마을 주민, 의사, 방사선 전문의, 산파, 수문기상학자, 화학 엔지니어, 전 벨라루스 과학 아카데미 핵에너지 연구소 소장·실험실 실장·선임 연구원, 환경 보호 감독, 역사학자, 시골 교사, 사진작가, 모길료프 문화예술대학 교수, 전 슬라브고로드 당 지역위원회 일등서기관, 모길료프 여성위원회 <체르노빌의 아이들> 대표, “무명”, 그리고 어린이들이었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이들의 목소리다. “목소리”로 옮겨진 러시아어 молитва의 뜻은 기도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2011년 6월에 출간되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지 3개월이 된 시점이었다.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이 책은 약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 알렉시예비치가 이 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작은 관심이 다시 일었다. 그러나 잠깐이었다. 책은 곧 묻혔다. 우리에게 미래라는 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체르노빌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핵발전소가 그것을 결정할 절대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건 자체가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서이지만 더욱 크게는 우리가 아직 그 사건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해서이다. 이 책은 특히 이 사건의 불가해성을, 이 사건에 대한 우리의 무개념을 집요하게 드러낸다. 한국어판 발간 시점을 기준으로 해도 10년이 된, 그리 주목받지 못한 이 책을 이야기해 보려는 이유다. * * *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사랑이 이어지기를, 생명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폭력이 이어지지 않기를, 죽음이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바라는 것의 지속을, 바라지 않는 것의 변화를 바란다. 그것을 우리는 보통 희망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체르노빌은 사랑과 폭력의 의미를, 생명과 죽음의 의미를 뒤바꿔놓았다. 30년차 산파는 “행복한 임산부를, 행복한 엄마를 본 지 오래됐다”며 말한다. “꿈 이야기를 한다. 발이 여덟 개 달린 송아지를 낳은 꿈, 고슴도치 머리가 달린 강아지를 낳은 꿈……. 이상한 꿈이다. 예전 여자들은 이런 꿈을 안 꿨다.” 유산한 여성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해서 아이를 갖고 싶었어요. (…) 내 아이는 죽은 채로 태어났어요. 손가락도 두 개 모자랐어요. 여자아이였어요. 난 울었어요. 손가락이라도 다 있었더라면……. 여자아이잖아요.” 심각한 장애를 갖고 태어난 딸과 병원에서 4년을 함께 생활하고 있던 엄마는 딸의 존재가 “자신과 남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들의 “사랑 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힘겹게 싸우면서도 “내가 사는 곳에서는 사랑에 빠지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고 말한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간 소방대원의 아내는 피폭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간 남편의 죽음을, 태어나 4시간 만에 죽은 딸의 죽음을 10년 만에 말하면서 묻는다. “사랑으로 죽이는 게 가능한가?” 이주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그들이 들고 있던 달걀과 우유, 양파와 호박을 빼앗아 묻어야 했던 군인은 “모든 것이 아름다웠던 황금빛 가을에” 사람들이 모두 미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사랑은 죽음이 되었다. 죽음은 더 이상 평범할 수 없게 되었다. 체르노빌은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시간 감각을 무너뜨렸다. 방사능은 10만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때까지 시간은 변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서의 생명은 살아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죽어가는 것이다. 10만 년 내에 ‘탄생’이란 불가능하다. 그때까지 미래는 오지 않는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미래의 미래」에서 이렇게 썼다. “생명을 가진 것들이 대규모로 사멸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했지만 ‘생명 그 자체’가 유지될 것이라는 희망이 꺼진 적은 없었다. (…) 태어날 사람들에 대한 아름다운 희망이 불가능해질 때, 인간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 수 있을까?” 우리는 미래를 잃어버렸다. 알렉시예비치는 이렇게 책을 시작한다. “나는 체르노빌의 증인이다. 무서운 전쟁과 혁명이 20세기를 대표한다고 하지만 체르노빌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20년이나 흘렀지만, 내가 증언하는 것이 과거인지, 또는 미래인지 나는 아직도 나 자신에게 묻고 있다. 그 사건은 너무나도 쉽게 진부한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시시한 공포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체르노빌을 새로운 역사의 시작으로 본다. 체르노빌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선지식이다. 왜냐하면 체르노빌로 인해 사람이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던 방식과 갈등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시간에 대한 주관을 이야기 속에 담는다. 그런데 체르노빌은 10만, 20만 년, 아니 그보다도 더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인생의 관점으로 볼 때, 영원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아직은 낯설기만 한 그 악몽의 의미를 이해하고 연구할 능력이 되는가?” 이 책은 읽기가 쉽지 않다. 서론-본론-결론과 같은, 시간을 따르거나 영역을 순서대로 짚는 논리의 형식으로 쓰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서는 맥락 없는 독백의 나열, 환상적인 말들의 이어짐으로 채워져 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묘사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었다고 말한다. “평범한 것이 하나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표현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체르노빌은 비유나 상징이 아니라 집이었”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 스스로의 삶도 “사건의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그저 암호라고 말한다. 암호는 풀 수 없다. 드러낼 수 있을 뿐이다. 그 기이함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알렉시예비치가 고안한 것이 ‘소설-코러스’라고 불리는 형식이다. “수많은 목소리들의 코러스로, 모든 상세한 것들의 콜라주”로 세상을 보고 삶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식은 이 책의 메시지와 조응한다. 체르노빌이 ‘수습’될 수 없는 것처럼, 체르노빌에 대한 이야기는 ‘정리’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체르노빌은 여전히 불가해한 사건이다. 그것은 과거로만 남아 있을 수 없다. 그것은 과거이자 현재다.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현재의 관점에서 잘 정리된 후일담일 수 없다. 그것은 현재이자 미래다. 그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말하려면, 그것에 조금이나마 다가가려면, 우리는 현실의 언어가 아니라 환상의 언어에 기댈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 * * 2021년 4월 13일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는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에 저장되어 있는 오염수를 2023년부터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을 한국 정부와 국민은 크게 우려한다. 일본 정부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과연 일본 정부는 책임을 질 수 있는가? 그러한 상황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정부가 과연 있을 수 있는가? 핵발전소 사고는 수습될 수 없다는 것을 체르노빌은 증언한다. 체르노빌 사고는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도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사고라서 수습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인류는 핵발전소가 지금도 방대하게 쏟아내고 있는 ‘죽음의 재’(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모른다. 고준위 핵폐기물을 ‘영구적’으로 ‘저장’할 시설은 이 세계에 없다. 2023년부터 가동을 준비 중인 시설은 한 곳 있다. 핀란드의 ‘온칼로’(숨겨진 곳)다. 이 시설이 설정한 최소 보관 기간은 10만 년이다. 기준에 따라 그 기간은 100만 년으로 산정되기도 한다. 10만 년 전은 지질 시간대로 홍적세에 해당한다.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시기로 추정되는 때가 30만 년 전이다. 핵발전소의 평균 운영 기간은 30년이다. 핵의 기원은 폭력이다. 핵의 목적은 폭력이다. 에너지원 그 어디에도 붙지 않는 “평화적 이용”이라는 딱지 자체가 핵의 성격을 드러낸다. 국가가 핵발전소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핵발전에 관한 한 국가는 언제나 수습의 주체가 아닌 가해의 주체였다. 국가는 언제나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사고는 반복되었다. 사고는 늘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였다. 1979년에 스리마일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소련은 그것을 자본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1986년에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서방 세계는 그것을 공산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2011년에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우리의 실패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일본의 실패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후쿠시마 사고도 결국에는 ‘수습된 것으로’ 기억될 것이다. 핵의 평화적 ‘사용’을 주창했던 미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사실상, 즉각, 지지했다. 핵발전의 ‘확대’를 관리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0년 12월에 이미 오염수 방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식으로 후쿠시마도, 그리 오래지 않아, 수습될 것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우리에게 묻는다. “신형 휴대전화 혹은 자동차와 삶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당신은 삶을 선택하겠다고 답하겠는가? 우리는 답이 자명해 보이는 이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2021년 4월 기준 지구에서 가동되는 원자로 444기 중 25%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 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이 예정된 원자로 145기 중 40%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것이다. 우리에게 체르노빌은 여전히 해석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체르노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은 아직 우리 문화 속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그것이 해석될 날은, 발터 벤야민이 『일방통행로』에서 썼던 것처럼, 이미 예언이나 경고를 놓쳐버린 후일지도 모른다. 2021.06.01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글. 전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자본주의 사회는 우리에게 말한다, “능력 있는 당신은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 과연 이것은 정당한가? 이런 덕목이 통용되는 사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 정의와 도덕에 대한 여러 편의 저서를 통해 한국에 널리 소개된 바 있는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센델 교수가 2020년,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신간을 발매했다.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있는 그의 저서로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되는데,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은 이에 더해 트럼프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굴욕의 정치’와 불평등의 심화,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변화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미국 사회의 거대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능력주의 (meritocracy)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그의 전작에서 논의된 정의의 다양한 개념들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2020년의 정치 지평으로 소환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센델은 능력주의에 대한 두 가지 서로 다른 문제의식을 비교하며 논의를 전개한다. 첫째, 능력주의의 실패는 그것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는가? 둘째, 혹은 능력주의의 실패는 능력과 성취를 사회적 분배의 기저 논리로 사용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데올로기의 근본적인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닌가? 저자는 단호히 후자의 입장을 취하며 독자로 하여금 ‘경쟁의 과정이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는 데에서 한 발 더 과감히 나아가기를 주문하고 있다. 센델 외에도 수많은 학자들이 능력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잠재적인 폭력성에 대해 경고해 왔다. 가장 대표적으로, 능력주의는 각종 사회적인 불평등과 차별을 정당한 것으로 합리화하는 성질을 띤다. 경제적 불평등은 노력과 성실성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합리화되며, 인종 간의 불평등 또한 인종의 문제가 아닌 개별 노동시장 참여자들의 능력의 문제인 것으로 탈바꿈한다. 극소수의 성공적인 흑인들의 예시는 능력주의의 이름으로 대다수의 억압받는 흑인들을 외면한다. 능력주의는 우리가 사는 사회의 제도와 구조를 통해 견고하게 그 생명을 이어나간다. 엘리트 교육을 받고 최고의 명문대학에 진학한 미국의 상위층 자녀들은 마치 통과의례라도 치른 듯 자신들의 성취를 노력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성공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의 논리로 내면화한다. 미국의 사회복지 시스템은 공공연히 자격이 있는 수혜자와 그렇지 못한 수혜자를 나누는데 골몰하고, 이 과정에서 동원된 각종 지표 (인종, 성별, 결혼 여부, 교육 수준, 노동 여부, 약물 기록 등) 는 사회적인 낙인 효과를 남기며 불평등의 재생산에 이바지한다.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깃발을 나부끼며 우리를 매혹시키지만, 실상 그것은 견고하게 반복되는 사회적 계층화를 정당화하는데 훨씬 더 유용하게 사용된다. 센델에 따르면 능력주의의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첫째, 능력주의는 그것에 반발하는 대중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반엘리트 정서를 품게 하고, 그 결과 대중이 트럼프라고 하는 최악의 대통령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둘째, 실질적으로 사회계층을 거슬러 오르는 사회적 이동성이 단절된 것과 마찬가지인 미국 사회에서, 능력주의의 환상은 대중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만들고 사회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소거시킨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우도 있음을 굳게 믿고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이상적인 시민의 상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폐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노력 이후에도 정당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한탄하는 시민들은 자신들의 비참함을 ‘노력’과 ‘자격’의 이름으로 판단하는 지도자들로부터 모욕감을 느낀다. 그 결과 이에 편승하는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되면, 이는 사회적 불평등의 사슬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옥죄인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부상과 그가 임기 중 내내 강조하던, 공정한 절차로 꿈을 이루어 나가는 미국인의 이상, 그리고 그 이후, 마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득세한 트럼프를 떠올려 본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심화된 미국 내 반이민자 정서와 인종차별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 보이면서도, 여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의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능력주의가 사회적으로 실패한 아이디어라는 점이 아니라, 사회적인 실패를 보이지 않게 덮어 놓을 수 있는 유용한 권력의 도구라는 점이다. 저자는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경신했던 전설적인 흑인 야구 선수 행크 에런의 이야기로 책을 마무리한다. 공과 배트가 없어 병뚜껑과 막대기로 야구 연습을 하고,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른 행크 에런의 스토리는 사회적 장벽에 맞서 운명을 개척한 미담으로만 읽혀야 할까? 오히려 우리는 “오직 홈런을 때려야만 벗어날 수 있는 인종주의의 부정의한 시스템을 혐오 (p. 348)”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능력주의를 표방하는 권력이 작동할 때, 불공정은 공정한 것으로 일상화되고, 소수의 ‘성공’은 미담이 되어 우리의 시대정신이 된다. 우리는 “뿌린 만큼 거두”고 “자신의 도덕성을 성취를 통해 증명”하는 세상을 표방하였던 자본주의의 선지자들의 미래 세대다. 우리의 미래는 다시 한번 우리가 지금 지향하고 있는 능력주의 사회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를 연구한다는 것은 견고하고 지속적인 사회 기저의 질서를 탐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연구의 다른 이름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질서에 대한 깊은 연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구조를 직시하고 나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그것이 공정성의 이름으로 합리화되는 미래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과정의 공정성을 넘어, 정의로운 결과를 위해 우리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2021.04.20

미래기고

[안규백] 군 무인기 개발, 부침없는 성공의 조건 군 무인기 개발, 부침없는 성공의 조건 음식 아이템 하나가 이른바 ‘터지면’ 유사한 상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10~20년 사이만 하더라도 불닭, 대만 카스텔라, 핫도그, 최근의 마라탕, 탕후루까지 다양한 음식점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그야말로 우후죽순(雨後竹筍), 비 온 뒤 죽순이 여기저기 솟아나는 모습을 빗대어 만든 이 사자성어만큼 이를 잘 표현한 단어도 드물다. 비단 요식업계에만 국한되어있는 것도 아니다. 코로나 특수를 맞았던 배달업, 몸짱 열풍을 타고 번진 운동 관련 업종, 넷플릭스의 성공으로 열린 OTT(Over The Top) 전성시대까지, 이러한 현상은 업종과 기술을 넘나들며 나타난다. 재미있는(?) 점은 무겁고 접근성이 떨어져 유행과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국방 분야에서 역시 이러한 현상이 관측된다는 점이다. 첨단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전통적 안보의 개념을 뒤흔들었고, 사이버, 우주, 그리고 무인 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군사적 필요를 창출해냈다. 그리고 그때마다 우리 국방의 주요 주체들, 다시 말해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 및 해병대, 방위사업청 등은 각자 나름의 기준으로 소요를 제기하며 전력을 발전시켜왔다. 급변하는 시대, 미래 전장을 선도하려는 분주한 움직임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러나 국방은 어느 한 집단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장기적 안목과 계획이 필요한 영역이다. 제아무리 첨단기술 기반의 전력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업들이 전군(全軍) 차원의 계획 없이 중구난방으로 이루어진다면 결국 특정 영역에의 과잉·중복 투자로 국방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저해할 것이다. 오늘 다루고자 하는 분야인 무인 전력, 그 가운데에서도 무인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영역인 무인기의 경우, 우리가 시장을 선도할 수만 있다면 군사력 강화는 물론이거니와 폭발적 성장세로 세계를 놀라게 한 K-방산의 기록을 이어갈 자산이 될 수 있다. 무인기의 개념에 관하여서는 오래전부터 이야기가 나왔지만,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된 시기는 2019~2020년쯤이었다. 오랜 시간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해온 필자 역시 관련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2019년에는 국방위원장으로서 공군-국민대 주최 무인항공기시스템(UAS) 발전 세미나에 참석하였고, 2020년에는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미래 헬기전력 및 항공산업 발전방안 세미나’를 주최하면서 유무인복합체계(MUM-T; Manned-Unmanned Teaming)의 개념을 소개하였다. 아파치 등의 유인헬기를 기반으로 무인기를 운용하는 미군의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 역시 단계적인 발전 로드맵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올해 4월에도 사계(斯界)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무인기 전력 국산화율 제고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수년간 논의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무인기에 관하여 우리의 기술적 역량은 충분하다는 점, 반면 제도적 수준이나 인식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고도무인기(MUAV), 차기군단급무인기이다. MUAV는 10km 이상 고도에서 수십 시간을 비행하며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기로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하기 시작한 사업이었다. 이 MUAV는 2011년 첫 시제기 생산에 성공했지만,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양산을 의결한 것은 올해 8월에 이르러서였다. 차기군단급무인기 역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창고에 방치되어 있는 신세다. 심지어 감사원은 작년 5월, ‘무인기 운용 실태 감사’를 통해 이 두 가지 무인기의 개발 과정 등을 감사하고 고도 상승 시 결빙(MUAV), 풍속 급변 시 불안정한 착륙(군단무인기) 등을 이유로 연구원 5명을 징계하라는 결정을 하기도 했다. 황당한 일이다. 첨단기술 개발, 특히 무기체계 연구개발은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항해와도 같다. 나침반 하나 달랑 들고 바다를 열어가는 선장에게 개척이 늦었다고 죄를 묻는 법은 없다. 무기체계 연구개발 역시 마찬가지이다. 세상에 없는 기술, 최강국이나 겨우 갖고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자 수년을 갈아 넣은 결과가 징계라면 앞으로 도전적인 연구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무인기에 관하여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를 꼽자면 미국, 중국, 이스라엘, 그리고 튀르키예를 들 수 있다. 눈길을 끄는 나라는 단연 튀르키예이다. 튀르키예는 과거 우리에게 송골매 기술이전을 요청했던 나라였다. 그때는 우리가 무인기에 관하여서는 튀르키예에 비하여 10년은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당시의 분위기를 전하는 말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협력 제안에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도움 될 것이 하등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튀르키예가 우리보다 10년 이상 앞서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결정적인 차이는 제도에 있다. 우리는 무기체계 연구개발에서 전력화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야 10년, 길면 수십년에 이른다. 소요제기, 선행연구, 소요검증, 사업타당성 조사, 탐색개발, 체계개발, 개발시험평가, 운용시험평가, 양산사업타당성조사에 이르기까지 주요 절차만 추려도 읽기에 숨이 가쁜 70여개 프로세스를 거쳐야 양산에 이를 수 있다. 그마저도 각 절차상 중복이 많고 경직적이다.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절차는 동시에 진행하고, 다소 모자라더라도 일단 써보고 보완하는 튀르키예식 시스템과는 출발선부터 달랐던 것이다. 물론 시리아, 이라크, 이란, 아르메니아, 조지아, 불가리아, 그리스 등 국경을 바로 면하고 있는 나라만 7개에 달하는 튀르키예와 우리의 상황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 역시 아직 휴전 중인 나라, 미중갈등에 이은 신냉전 구도 강화로 어떤 나라보다 높은 긴장 아래 있는 상황이다. 진화적 개발의 도입을 통한 제도적 보완과 실패에 대한 관대함이라는 인식 개선이 절실한 이유다. 나아가 군용 무인기의 경우 아직 전격적인 전력화에 성공한 나라가 드문 만큼 산업적 측면에서도 국가적인 이니셔티브 아래 계열화, 모듈화라는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각 군 따로 놀고 합참 따로 갈 것이 아니라 크기와 중량, 속도 등으로 일정한 계열을 만들고, 필요에 따라 정찰기, 전투기 등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모듈을 개발하여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 군의 신속한 전력 강화는 물론, 방산 수출까지 증대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 떠올려야 할 점은, 유행에 휩쓸려 우후죽순 떠들썩했던 사업들은 반드시 부침을 겪었다는 점이다. 고개만 돌리면 보였던 불닭집, 카스테라집이 어느새 사라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배달업계, 운동업계 등 업계 전체가 들썩거렸던 업종도 크고 작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사업이야 성쇠는 개인의 책임이라지만, 국방에는 성공만이 있어야 한다. 미래 전장을 책임질 우리 군의 군용 무인기가 하루빨리 날아오르기를 바란다. 안규백 18·19·20·21대 국회의원(서울동대문구갑) 현) 더불어민주당 전국직능대표자회의 의장 현) 세계스카우트의원연맹 총재 전) 국회 국방위원장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2023.10.06
[서삼석] 기후위기와 농어업의 위기, 그리고 지속가능성 기후위기와 농어업의 위기, 그리고 지속가능성 미래에도 반드시 그 가치와 존립이 유지되어야 하는 필수산업 한 가지를 꼽아야 한다면 그것은 농어업이라고 확신한다. 5000만 국민 주식인 쌀의 부족 상황은 국가적인 충격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소금 또한 대체제가 없는 필수영양소이기 때문에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다면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이렇듯 한국 농어업은 우리 민족과 5000년 역사를 함께 해온 중요한 생명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한 지방 소멸 위기라는 참담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이상저온, 가뭄, 홍수, 태풍 등 빈번한 이상기후는 곡물 및 농작물 생산감소와 수산업 피해를 직격했다. 전세계 식량위기는 현실화되어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안해진 공급망으로 인해 식량가격은 폭등하고, 국가마다 식량수출 제한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향후 지구 평균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쌀, 밀, 옥수수 등 주요 작물의 생산량이 최대 16%까지 감소할 수 있고(미국 워싱턴대 데이비드 바티스트 교수), 곤충으로 인한 피해가 최대 25% 증가한다(스위스 뇌샤텔대)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도 가뭄과 기습적인 폭우가 반복되고, 기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우리의 농어업도 기후위기에서 절대 자유롭지 않다. ‘기후위기는 식량위기’라는 당면 과제와 함께 무엇이 한국 농어업의 미래 존립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서 그동안의 의정활동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정부 대책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온 과정이었다. 한 산업의 미래를 보려면 그 과거와 현재를 살펴봐야 한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여건을 개선하고 성과를 냈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대책과 노력이 지속되지 않으면 언제든 과거로 회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쌀과 소금은 과거에 모두 화폐로 사용될 만큼 높은 가치를 지녔다. 삼국시대에 쌀은 세금납부뿐만 아니라 품삯의 대가, 물품화폐로서 기능했고, 소금은 로마시대에 군인의 급료로 지급되었으며, 금과 소금의 가치가 비슷하여, 소금을 운반하는 소금길이 로마 부흥의 비결이었다고도 한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은 쌀이 귀해서 보릿고개의 어려움이 해마다 반복되었다. 1977년 쌀 자급이 달성되기까지 '쌀 없는 날'(無米日)이 운영되어 쌀밥에 다른 곡물을 섞어 먹는 혼분식을 장려했다. 모두 쌀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다. 소금은 어떠했는가?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 총독부에 전매국을 신설하고 일제가 특정 상품을 독점하여 제조 판매하는 천일염 전매(專賣)를 시행했다. 일제의 대규모 침략전쟁으로 많은 군비가 필요했기 때문에 재원 충당을 위해 가치가 높았던 천일염을 이용한 것이다. 특히 한국의 천일염은 균형 잡힌 미네랄 공급원일 뿐만 아니라 마그네슘 함량이 프랑스 게랑드 소금보다도 약 2.5배 더 많아 품질이 우수하여 일제가 이익을 수탈하기에 안성맞춤인 특등 품목이었을 것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이처럼 높은 대우를 받았던 쌀과 소금의 현재는 그 대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천일염은 정부의 육성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어 왔는지는 차치하고라도 가격 변동 폭이 크고, 쌀 산업은 공급이 과잉이라는 오해까지 받아 가며 위태로운 위험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그러나 식량자급의 측면에서 이러한 주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1년 쌀 식량자급률은 84.6%로 10년 중(2012년~2021년) 가장 낮았다. 100% 가까운 자급률로 쌀이 남는다는 주장과는 달리 국내 쌀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적신호가 통계수치로 드러나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자급률 하락 원인에 대해 생산량이 지속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어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해서는 오히려 쌀 생산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최근의 코로나19, 불안한 국제정세로 인해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온 상황에서 헌법상 농어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국가의 실천과 정책 수단 강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123조 제4항은 “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여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가장 최근의 헌법개정인 1987년 9차 개헌에 반영된 내용으로 세계적으로도 농어업의 가치를 직접 헌법에 명시한 드문 사례이다. 그만큼 대한민국 헌법은 농어업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이지만 실제는 역대 정부의 헌법 준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랬다면 애초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제기될 일도, 생산비도 못 건지고 있다는 쌀 농가의 고통스런 외침도 없었을 것이다. 천일염 산업 또한 현재 가격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생산인력 감소와 고령화에 취약한 구조적인 해결과제가 남아있다. 역대 정부의 대응은 헌법상 책무와는 달리 시장의 논리 혹은 물가 관리 차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쌀을 비롯한 주요 농산물의 가격폭락사태는 되풀이되었고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한 소멸 위기가 오늘날 한국 농어업이 처한 참담한 현실이었다. 심지어 역대 정부가 농어업을 대하는 태도는 적극적인 여타 경제정책과도 대조되어, 농어업에 대한 차별로 보이는 측면마저 있었다. 정부는 본래 기준금리 인상과 인하를 통해 경기 상황을 관리하고 무역수지 흑자로 국내 유입되는 달러를 매수함으로써 환율로 인한 수출기업들의 불이익을 해소하는 등의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대안 없이 방치하게 된다면 닥쳐온 기후위기와 함께 과거에 있었던 쌀 부족, 소금 부족 등의 사태로 전 국가적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대안은 무엇인가? 헌법을 지키면 된다. 농사짓고 물고기 잡아서 생계가 유지되지 않는 현실이 고향을 떠나는 농산어촌 소멸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장한다”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농산물과 천일염에 대한 생산비 보장법을 재발의한 상태인데 현재 농해수위에서 계류 중이다. 먼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쌀을 비롯한 농산물의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하락할 경우, 국가에서 그 차액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를 마련했다. '소금산업진흥법' 개정안은 동일한 취지로 천일염에 대한 최저가격보장제 도입의 근거를 마련했다. 지금까지 한국 농어업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가격보장과 헌법 준수를 위한 정부의 인식 전환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노력할 계획이다. 끝으로 비록 과거 타국의 사례이지만 농어업의 공익적 가치를 잘 함축하고 있는 미국 대선 후보였던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의 연설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자 한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 연설 중 하나로 꼽히는 1896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도시가 불타도 농촌이 건재하면, 도시는 마법처럼 다시 생겨날 것입니다. 그러나 농촌을 파괴하면, 모든 도시의 황량한 거리에는 풀만 자라게 될 것입니다.” 당면한 기후위기 대응과제는 무엇보다 생명산업으로서의 농어업의 가치에 대한 정부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 드린다. 서삼석 · 現) 제20,21대 국회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 · 現)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위원장 · 現) 국부포럼 공동대표 · 現) 포럼 자치와 균형 공동대표 · 現) 포스트코로나 내외포럼 공동대표 2023.06.12
[조승래] 대한민국 우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우주 거버넌스 논의 필요성 대한민국 우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우주 거버넌스 논의 필요성 우주는 인류에게 영원한 미지의 세계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바라보며 호기심을 키워왔고, 이제는 우주를 직접 탐험하고 활용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과거에는 지구가 세계의 중심이라 여기며 천동설을 진리로 받아들이던 시기도 있었지만,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류는 광활하고 방대한 우주의 진면목을 목도하고 있다. 인류의 본격적인 우주개발 역사는 1957년 구소련(러시아)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면서 시작됐다. 냉전시대 미국과 구소련 간 체제 경쟁은 우주 경쟁으로 이어졌고, 구소련의 성공에 자극받은 미국도 1958년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하면서 우주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그 후 미국과 구소련은 경쟁적으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며, 우주 기술에 커다란 진전을 이뤘고, 냉전시대가 종식된 이후에는 상호 협력과 경쟁 관계 속에서 우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 1992년 한국의 첫 인공위성인 '우리별1호'의 발사를 시작으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지난해 6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세계 7대 우주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8월에는 대한민국의 첫 달 탐사선인 '다누리'가 지구와의 교신에 성공 후, 무사히 달 궤도에 진입한 데 이어, 지난 5월 25일에 누리호 3차 발사에도 성공하면서 국내 우주 기술의 신뢰성과 가능성을 다시금 공고히 했다. 오늘날의 성공은 현장의 전문가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역대 정부 간 이어져 온 우주 강국을 향한 이어달리기 정책 덕분이었다. 이제는 미래를 위해 우리가 어떤 정책과 선택을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때이다. 우주 개발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영역이다.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약 3700억 달러 수준인데, 20년 뒤인 2040년에는 약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은 민간 우주 기업의 역할에 기반한다. 민간 우주 기업들은 미국의 NASA보다 빠른 속도로 위성을 저렴한 가격으로 발사하고 있으며, 우주 관광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 우주 개발 노선에서 민간이 중심이 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뜨거운 논쟁 중 하나가 바로 우주분야 거버넌스 논의이다. 지금까지는 우주 정책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서 담당해 왔는데, 우주 분야가 성장할수록 전담기구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항공우주청 사천 설립을 공약했고,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4월에 우주항공청 설립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처음 공약이 나왔을 때부터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런 부분들이 법안 제출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 필자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주전략본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과기부 외청 형태의 우주청 설립 논의가 있었지만, 한계가 명확하다는 판단하에 추진이 보류됐었다. 과기부 산하 차관급 조직으로는 우주 분야와 연관되어 있는 국방부, 국토부, 외교부, 산자부, 국정원 등 여러 부처의 정책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지난 3월, 국방부가 발사한 우주발사체를 두고 과기부와 국방부 간 권한 다툼이 발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장관급 과기부와도 이견이 발생하는데, 차관급 기관장의 말을 타 부처가 순순히 들을 리 만무하다. 컨트롤 타워 없이 각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추진되는 우주 정책은 현장 혼선과 정부의 일관된 우주 정책 비전 추진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크다. 그래서 필자는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현행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하고, 산하에 우주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장관급 우주전략본부를 설치하는 안을 마련했다. 우주전략본부장에게 관계기관에 대한 자료 요구권을 부여하고, 관계기관은 본부장이 통보하는 조정 결과에 따르도록 규정함으로써 실질적인 조정 능력도 확보했다. 우주전략본부 인적 구성에도 민간인을 공무원 신분을 갖지 않은 채로 채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 유연하면서도 전문적인 조직 구성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정부 역시 조직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수 규정 등 다양한 특례 규정을 마련했지만, 현재의 정부 조직 형태 안에서 시행되는 특례 적용만으로는 정부가 표방하는 한국판 나사로 발전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동일한 공무원 신분임을 감안하면 타 조직에서 이에 대한 반발과 불만이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필자가 제안하는 우주전략본부는 기존의 정부조직법상 구조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이다. 한국판 나사라는 획기적인 시도가 되려면 기존의 체계를 과감하게 깨야 한다. 이처럼 현재 우주 전담기구에 대한 여러 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만큼 국회에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제출한 특별법만으로는 정부가 그리는 우주 전담기구의 그림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우주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나 한국천문연구원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항공분야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관할하고 국토교통부와 어떻게 역할 분배를 할 것인지 등 우주항공청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상황이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런 부분들이 제대로 토론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한계가 있더라도 우선 출범부터 시키고 보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조직이라는 것은 한번 틀을 갖게 되면 이를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서두르다가 현재의 과기부가 하고 있는 역할을 그대로 이식한 형태의 조직으로 만들어진다면 우주 분야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과 시너지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이러한 논의들을 한데 모아 내실있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21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으며 대한민국 우주 기술의 발전과 성공의 현장에 함께 해왔다. 다누리 성공 주역인 연구자들의 처우개선 문제부터 정부가 우주분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는 우주산업클러스터 정책까지 다양한 현안들을 지켜봐 왔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우주 분야의 중요성과 가능성에 크게 공감한다. 그래서 졸속으로 추진되는 우주 전담기구에 대한 우려도 크다. 대한민국 우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확실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우주 전담기구가 설립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해나갈 것이다. 조승래 제 20대 21대 국회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국회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혁신특별위원장 2023.06.02
[여영준] 대한민국 사회가 마주한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와 국회의 과제 우리 앞에 놓인 미래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최근 개인의 삶 관점에서 2050년 대한민국의 미래 사회 모습을 다양한 형태로 전망하고자 시도했다(국회미래연구원 ’23년도 연구과제 『대한민국 미래전망 연구-개인의 삶 관점 미래 사회 전망』). 분석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 사회가 마주한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 앞에는 다음과 같은 미래 시나리오가 존재하며 일부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암울한 미래를 전망케 함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하나는 ‘파편화된 균열과 분열 사회’가 고착화된 미래이다. 인공지능, 바이오, 플랫폼 등과 같은 기술혁신이 확대되더라도, 신기술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조율할 수 있는 체계와 정책 등이 적절히 마련되지 않음에 따라, 기술의 불안정성이 증대하고 각종 사회적 문제의 누적 등으로 인해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분열이 심화되는 사회로 묘사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기술과 윤리 간 딜레마 확대, 기술혁신과 관련한 다양한 가치의 충돌과 갈등 확대, 정보 과부하와 가짜뉴스·디스인포메이션 확산, 민주주의와 공론 형성의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은 점점 더 사회적 연대로부터 멀어지면서 '각자도생'의 생활양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커지며 개인의 정체성 혼란과 소외감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미래상(future image)은 사회 내 소수 지도자와 빅테크 기업 등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사회적 난제(기후위기, 기술발전, 빈곤 및 사회적 불평등, 재난 등)와 위기에 대처하고 이들이 사회와 기술혁신의 방향을 주도하는 사회의 모습이다. 여기에서는 새로운 ‘권위주의’와 ‘기술적 솔루션주의’가 만연한 모습이 전개된다. 여기에서 ‘기술적 솔루션주의(technological solutionism)’는 신기술이 사회, 정치, 윤리 등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에 있어 유일한 해결책이나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나 태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권력, 자원, 그리고 경제적 이득은 소수 리더와 특정 계층(집단), 기업들에 집중되며, 대다수 개인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나머지 일자리(자원)나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수의 리더와 계층에 의해 운용되는 사회 및 시장 체계 속 개인들은 보호받고 순응하는 주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경쟁에서 밀려난 이들은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박탈을 경험할 위험이 크다. 이는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사회 내 다양한 집단 간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미래 사회를 ‘권위주의와 기술 솔루션주의가 만연한 사회’로 특징지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시나리오와 다른 미래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이는 ‘협동적 다원주의 사회’이다. 이 미래상에서는 다양성과 협업, 그리고 조화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 및 경제체제가 실현되며, 소수 계층에 의한 시스템 운용이 아닌 다양한 시민들이 주도하는 미래 사회가 그려진다. 그리고 이 미래 사회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였을 때 발생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가치 충돌을 조율하고, 기술에 따른 잠재적 위협요소와 윤리적 문제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 및 규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이에 기술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고, 다양한 주체 간 협업과 조화가 일상화된 모습으로 전개된다. 이 미래상은 ‘다양성’을 근본적 가치로 삼으며, 개인의 자율성과 선택권, 그리고 역량개발과 자아실현의 기회 확대가 도모되는 사회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 가치, 관심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됨으로써, 주체적 시민으로서 타인과 지역사회 및 다른 집단과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더 나은 삶을 상상하고 실현할 수 있는 주체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언급한 ‘파편화된 균열과 분열 사회’와 ‘권위주의와 기술 솔루션주의가 만연한 사회’ 등은 우리에게 암울한 미래를 전망케 한다. 이에 반해 ‘협동적 다원주의 사회’ 미래상은 미래를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한다. 그리고 해당 미래 시나리오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규범적 미래이자 선호하는 미래(preferred future)임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 미래 사회에서는 자기 주도적 개인의 출현이 다양화되고 확대됨에 따라, 지역사회 기반 협력 네트워크 확대, 지역사회 활성화 및 균형발전 촉진, 역동적 경제・산업생태계 조성, 다양한 주체 간 협력 강화, 그리고 민주적이고 사회적인 대화 및 공론 형성 확대 등이 기대된다. 사회활동가 존 알렉산더와 작가 아리안 콘래드는 그들의 저서 『Citizens: Why the Key to Fixing Everything is All of Us』에서 이와 같은 미래상을 ‘시민적 미래(Citizen future)’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들은 ‘시민적 미래’를 “위계적인 피라미드 속 경쟁과 불평등, 사회적 불안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미래가 아닌, 다양한 시민이 서로 도우며 대안을 함께 탐색하고 실천하는 미래 공동체”로 표현하고 있다. 현재 상황을 비추어보았을 때 대한민국 사회는 암울한 미래 시나리오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 사회는 소득, 자산, 교육의 불평등이 대물림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고물가와 경제침체 아래, 불안정한 상황의 반복 속 미래의 희망을 꿈꾸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에 따라, 사회 구성원들의 계층이동 사다리에 대한 믿음과 기대는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수저계급론‘이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이에 무한경쟁체제 속 개개인들은 파편화되고 개인의 불안은 증가하며 상호 간의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통계청이 발간하는 우리나라 ‘대인 신뢰도’ 지수는 지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그에 따라 개개인들은 고립된 생활과 각자도생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사회 곳곳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협치와 합의는 찾아보기 어려우며, 갈등과 분열이 반복·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파편화된 균열과 분열 사회’와 ‘권위주의와 기술 솔루션주의가 만연한 사회’ 등 암울한 미래로의 진입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우리가 직면한 미래는 여러 가지 어려움과 도전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협동적 다원주의 사회’ 혹은 ‘시민적 미래’라는 새로운 미래 비전이다. 이러한 미래상에서 개인은 권위주의와 기술만능주의에 종속된 객체가 아니다. 그리고 무한한 경쟁과 분열 속 각자도생의 삶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적이고 상호의존적인 공동체에서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주체로 인식된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직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 사회(미래 비전)로의 경로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앞에 높인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 중 ‘협동적 다원주의 사회’(‘시민적 미래’)로의 이행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민들과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상호 간의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공론의 장으로서 국회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 국회는 정치 양극화 심화 및 팬덤 정치의 확산 등의 모습을 보이며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결정과 입법 과정 실현에 한계를 보이며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정부 기관 중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최하위를 기록하는 모습과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지속해서 하락하는 추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다양한 시민들의 삶 관점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미래비전을 창출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에서, 국회는 다양한 시민들이 미래 사회를 설계하고 실현해나갈 수 있는 주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양한 가치와 의견을 한데 모아 조정·조율하고 타협으로 이끎으로써, 다양한 주체들의 가치가 합의된 미래 사회로의 이행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존 알랙산더와 아리안 콘래드는 ‘시민적 미래’에서 개개인은 “주변 세계를 적극적으로 형성하며, 지역 및 사회 그룹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현재와는 다른 더 나은 삶을 상상하며, 책임을 지고, 타인에게도 기회를 제공하는 존재”로 기술한다. 더불어 ‘시민적 미래’의 지도자들은 대중을 자기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시민으로 인식하고, 그렇게 대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새로운 출발을 앞둔 제22대 국회는 ‘협동적 다원주의 사회’ 실현과 ‘시민적 미래’ 설계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역할을 재정의하고 역량을 고도화해야 한다. 대중과 일반 시민들을 단순히 투표권을 행사하는 유권자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비전을 함께 창출해낼 수 있는 핵심 주체이자 동반자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에 따라 22대 국회는 첫째, 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소통을 통한 ‘참여적이고 민주적인 미래비전’ 수립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에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가 중심이 된 국가 미래비전 설계와 미래 논의를 뒷받침하는 공론의 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시민사회와의 연대체계 마련을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시민들과 미래세대와의 대화가 역동적으로 이뤄지는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미래세대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중요 미래 의제를 발굴하고 설정할 수 있는 역량 강화를 도모해야 한다. 핀란드는 미래위원회를 별도의 상임위원회로 두고, 미래 사회변화 방향을 전망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의제를 발굴하고 공공 포럼을 제공하는 등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를 참고하여, 우리 국회 역시 정책결정 및 입법 과정에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와 니즈가 반영된, ‘초당적 미래 의제’가 반영되도록 제도개선과 역량 강화를 이뤄낼 필요가 있다. 셋째, 국회는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위한 정책결정 및 입법 과정을 이행하는 데 있어 포괄적이고 투명한 거버넌스 형성을 촉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의 ‘시민 회의’처럼 정기적이고 구조화된 시민 참여형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통해 시민들이 정책 및 입법 과정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나아가, 국회의 의정활동 관련 데이터를 보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방하고 시민 참여형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장려함으로써,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의제를 제안하고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회는 시민들이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공동체 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국회는 기술적 감수성과 미래 문해력 함양을 필수적으로 이뤄낼 필요가 있다. 급변하는 기술혁신 흐름과 불확실한 미래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미래 기술 및 사회변화 트렌드를 이해하고 이를 정책 결정 과정 등에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국회는 신기술 및 미래 이슈가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기술 감수성과 미래 문해력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용을 국회 내 확대하고, 관련 역량 강화를 뒷받침하는 지원조직 기능 확대와 전문가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기술 및 사회변화 속에서 효과적인 정책 결정을 도모하고, 미래지향적인 법률과 규제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 새로운 미래 사회로의 전환은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그러나 국회가 적극적으로 미래비전 설계와 미래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고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구조를 마련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 나은 미래로의 진입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국회는 ‘시민적 미래’를 위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이를 통해 모든 시민이 더 나은 삶을 구상하고 실현할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2대 국회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진정한 시민적 참여 실현을 뒷받침함으로써, 정치적 양극화, 경제적 불안정, 그리고 갈등과 분열의 확대 등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협동적 다원주의 사회’로의 이행과 ‘시민적 미래’를 실현하는 공간으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 여영준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 부연구위원 2024.05.14
[김은아]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미래의 소비 해외여행 중에는 특정 상품군이 그 나라에 유통되지 않거나, 가게가 일찍 문을 닫아서 돈이 있어도 물건을 구입하지 못하거나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라도 휴대폰만 있으면 빠르고, 편하게, 때로는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물건을 구매하고 쉽게 받을 수 있다. 해외직구도 보편화되어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진 소비 천국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때때로 신기할 만큼 싼 가격 뒤에 숨겨진 비용이 있지 않을까?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이 가격이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 환경오염을 개의치 않는 나라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내가 몇천 원 지불하는 것으로 개도국의 환경을 파괴하고 누군가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용인할 권리를 누리는 것이 정당하거나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때이다. 현재의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가만히 살펴보면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상, 환경오염 등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다양한 현상은 자원의 과도한 사용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물질 소비 속도가 생산-소비 후 폐기되는 선형경제 시스템과 결합하는 경우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활동 또한 지속가능하지 않게 된다. 2019년 엘렌 맥아더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전체 온실가스배출량 중 제품생산으로 발생하는 배출량이 45%를 차지하며, 이 비중은 제품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계속 커지게 된다. 따라서 물질이 펑펑 쏟아져 나오는 “수도꼭지를 잠가야” 기후변화, 환경오염, 생물다양성, 자원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 12,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은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기업의 책임 있는 생산을 요구한다. 생산자의 참여와 정부의 역할과 같이 가시적으로 보일 수 있는 하위 지표가 눈에 띄지만, 결국 물질 사용의 끝단에 소비자가 있으므로 소비자의 역할이 핵심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속가능하지 않은 현재의 소비문화가 형성된 데에는 과연 ‘소비자’와 ‘생산자’ 중에 누구의 책임이 더 클까? 생산자는 수요가 있어서 생산한다고 할 것이고 소비자는 생산하는 곳이 있으니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책임인지를 밝히는 것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방법을 찾는 것이다. 진부한 대안이겠지만, 굳어진 관성을 깨고 행동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변화할 수밖에 없는 여건(규제)이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해야 하며, 변화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인센티브가 제공되어야 한다. 최근 유럽은 제품 전 주기에 걸친 환경·인권 등 지속가능성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되는 디지털제품여권을 제도화하였고, 배터리여권의 경우 이미 많은 나라가 참여하고 있어 제도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을 촉진하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그린워싱을 방지하는 제도 또한 정비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친환경 소비가 활성화된다는 가정하에 제품의 환경발자국 등의 정보가 제품 구매에 중요한 결정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 변화로 인한 효과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 방식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 우선,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주체는 이익을 내는 활동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조업의 경우 현재 신제품 판매 단계에 이윤이 집중되어있다. 일부 렌탈 서비스와 유지·보수에서도 이익이 발생하지만, 신제품 판매에 비하면 적다. 선형경제의 시작점인 생산 단계에 집중되어있는 이윤 발생 구조가 점차 소비, 폐기를 아우르는 제품 전주기로 분산이 되어야, 즉 (공유를 통한) 사용, 재사용, 재정비, 재활용 등 제품 전 주기에 걸쳐 이윤이 더 많이 창출되는 구조로 전환되어야,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수록 이득인 구조에서 적게 생산하여도 제품이 더 많이 활용될수록 이득인 순환경제 시스템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방향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인센티브와 적절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할 때 기본적으로 가성비를 고려하지만, 그 외에도 구매 편의성과 생산자와 유통업체의 신뢰성을 고려하게 된다. 즉 바쁜 소비자가 신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제품 공유, 재사용, 재정비, 재활용과 같은 순환소비 활동을 선호할 수 있으려면 그 과정이 쉽고 믿을 만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다양한 제품군과 라이프사이클(즉, 신제품과 폐기 사이 단계)을 다루는 믿을만한 순환유통 전문 업체가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품질 보증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미 의류, 전자·전기제품 등을 수거하는 서비스가 일부 존재하기는 하나 더 다양한 업체가 생겨나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고품질의 재사용 상품을 판매할 수 있기를, 그리 하여 순환 소비가 보편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얼마 전에 순환경제를 공교육 과정 안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순환경제 교육의 첫 단계로 우리가 일상 소비 활동에서 지불하는 금액이 실제로 어떤 비용을 포함하고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을 제안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이 어떤 나라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생산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자원이 소모되며 어떤 오염물질이 발생하는지, 인권은 보호되는지, 사용 후에는 제품이 어디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알게 된다면 미래의 소비자가 책임 있는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비로소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자원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김은아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장 2024.05.07
[정훈] 에너지 정책의 정상화를 기대하며 지난 4월 총선이 끝나고 이제 제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있다. 총선 과정에서 다양한 이슈와 갈등이 있었지만, 개원을 앞둔 지금 이제는 우리 앞에 산적한 일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이 22대 국회의 소임일 것이다. 국민들은 새로운 국회에 대해 저마다의 기대와 바람을 갖고 있겠지만, 22대 국회가 풀어내야 할 큰 숙제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의 정상화라 할 수 있다. 에너지 설비는 인프라 구축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많은 투자가 필요하며 사용 수명도 길어, 에너지 정책은 중장기적 비전과 전략이 중요한 분야이다. 그리고 최근 국제적인 탄소중립 기조와 이로 인한 신산업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간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은 중장기적 비전보다는 정권 변화에 따라 그 방향성이 변화되면서 정책의 지속성과 일관성이 담보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탈석탄·탈원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였으나, 현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면서 에너지전환 정책의 방향성이 크게 바뀌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 정책이 정당 간의 정쟁 이슈가 되면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갈등 구도에 갇혀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함께 활용할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정치적 이견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원 간 대결 구도는 사실상 에너지 정책의 장기적 전략 수립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수차례 에너지원별 발전비중 목표를 수정해온 정부는 신규원전을 도입하기 위해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2023년 1월에 발표된 이후 2년 주기로 수립해야 할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기간을 앞당겨 2023년 7월에 제11차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그러나 당초 2023년 연말에 발표할 계획이었던 11차 계획 초안은 발표가 계속 지연되었으며, 총선 이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여전히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혹 근시일 내에 초안이 발표된다 하더라도 이후 전략영향평가와 공청회, 국회보고 과정 등을 거치려면 연내 확정이 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반면 국회 안에서도 양당 간 이견으로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필수적이고 시급한 에너지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했다. 해상풍력 특별법과 고준위방폐물 특별법,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안 등은 양 정당 모두 입법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였으나, 세부 쟁점에 대한 의견 차이로 결국 통과되지 못하고 22대 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2대 국회에서도 에너지 정책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정부와 국회 간, 장기 전략 수립과 입법에 있어서 엇박자가 지속된다면, 탄소중립 달성은 물론 국가 경쟁력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에너지 정책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먼저 에너지 정책의 의사결정 거버넌스를 개선하여 정치적 이념보다는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여 정책이 수립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기업들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고 국민들의 정책 신뢰도와 수용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한 덴마크 참고 사례가 있다. 1980년대 이후 풍력에 대한 꾸준한 투자로 풍력 강국이 된 덴마크는 2008년과 2011년, 그리고 2018년까지 수차례 의회와 정부가 에너지정책에 대한 초당적 합의를 통해 에너지 협정(Energy Agreement)을 체결함으로써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 협정을 통해 덴마크 의회와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비롯한 에너지 정책목표와 해상풍력 입찰 등 중요한 사항을 함께 결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덴마크 기업들과 국민들은 녹색전환에 적극 동참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수용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국내에서도 중장기 에너지 정책 방향성 설정에 있어 국회와 정부가 초당적으로 함께 결정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 수립과 입법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불필요한 에너지원 간 갈등 구도를 방지하고 에너지 정책에의 국민 참여도를 제고하기 위해,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에서의 이해관계자 공론화 및 의견수렴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프랑스는 독립행정기구인 국가공공토론위원회(CNDP, Commission Nationale du Débat Public)를 통해 에너지 정책뿐 아니라 국가 경제, 사회, 환경 또는 국토 개발 차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과 정책 결정 과정에 공론화를 통한 국민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이는 「환경헌장」에 따른 국민의 환경 정보 접근성과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 과정에의 참여 권리를 보장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프랑스는 이와 같은 공론화를 통해 정책의 완결성을 제고하고, 일관적이고 사회적 수용성이 높은 정책을 수립함으로써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정책에의 국민 참여를 보장하고 활성화한다면 에너지 전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과 양극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그렇기에 국민들이 22대 국회에 가장 바라는 것은 갈등과 대립보다는 대화와 협치를 통한 발전적 논의의 장으로서의 국회의 기능 회복이 아닐까 싶다. 아무쪼록 새로운 국회가 개원되면 에너지 정책의 정상화를 비롯해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2024.04.30

미래소식

[중앙선데이] “협치의 시간, 여야 대화 통로부터 열어야” “협치의 시간, 여야 대화 통로부터 열어야” 인터뷰. 박현석 거버넌스그룹장 정당학회·중앙SUNDAY 총선 좌담 - 전문가들이 본 4·10 총선 4·10 총선 이후 한국 정치가 미지의 경로로 들어섰다. 최고의 여소야대(與小野大)다. 노태우 대통령이 총선 후 20개월만인 1990년 1월 3당 합당에 나섰을 때 여당(민정당)은 지금보다 17석 많은 125석(전체 299석)이었다.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5년 임기 내내 여소야대를 한다는 게 (여권으로선) 가장 뼈아픈 지점이 아닐까 싶다. 양극화 과정이 심한 가운데 ‘분점 정부’(의회 다수당과 대통령 소속 정당이 다른 것)가 되면 정치든 협치를 통해 성과를 내야 할 텐데 지금 구도에선 상당히 불리하다. 이제 시간은 야당 편이다.” “전국 선거처럼 치러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다 표출됐지만, 유권자 입장에선 정당이나 지역구 의원들을 평가할 기회는 놓친, 되게 잃은 게 많은 선거일 수 있다.” 11일 중앙SUNDAY와 한국정당학회(회장 박원호 서울대 교수)의 긴급 총선 좌담회에서 나온 진단들이다. 박 회장과 박현석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과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임유진 강원대 교수가 함께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협치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175석의 더불어민주당엔 ‘제도적 인내’(forbearance)를 요청했고, 쪼그라들고 있는 국민의힘에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대가 잘 안 돼야 내게 집권기회가 오는 대통령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 고민도 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윤 대통령에겐 개헌 이니셔티브가 기회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권 심판론 커지며 ‘전국 선거’ 돼버린 총선…지역구 의원 평가할 기회 사라져 Q. 결국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A. 이재묵=“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대통령에 대한 불만 중 윤 대통령은 특히 불통·일방독주가 많다. 처음엔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이젠 외신에서도 ‘입틀막’이라고 한다. 여당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도 지나치게 용산 입김이 들어갔다는 보도도 있었다. 야당 대표가 아무리 인기 없고 사법리스크가 있다 해도 대통령이 2년간 안 만난 경우는 없었다. 사법 리스크가 있는 건 사법부가 판단하면 될 문제이지, 행정부 수반이 판단할 건 아니다. 야당과 소통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A. 박현석=“대통령의 소통은 정치권 내 반대자들과의 소통과 국민·유권자·시민과의 소통, 두 차원으로 볼 수 있는데 둘 중 하나라도 했으면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의대 증원 문제도 전형적인 예다. 민주당도 의대 정원 증원을 주장했었다. 지금이라도 소통해야 한다.” A. 임유진=“정당 내부도 소통 자체가 너무 안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선거에서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운 사람들만 살아남았다는 걸 잘 봐야 한다.” A. 박원호=“윤 대통령이 특정 정책 영역에서 굉장히 큰 실책이 있었다기보다 스타일이나 컬처라고 해야 하나 그런 문제가 지적되곤 하는데, 저도 동의한다. 한국에서 소위 보수가 새로운 기반(segment)을 찾은 게 2007년, 2008년 MB(이명박)를 당선시킬 때였다. 당시 정두언 의원이 3중(中)을 말했다. 정치적 중도, 영호남이 아닌 서울, 그리고 중산층이다. 좀 리버럴한 스타일로 민정계 보수와는 확실히 다른 사람들이다. 박근혜 정부 때 떨어져 나갔고 촛불을 들었고 윤 대통령을 찍었다. 이들이 지금의 윤 대통령과 문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느냐, 나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아무리 밀턴 프리드먼 책을 가지고 입으론 자유주의를 말해도 행동은 자유주의가 아니지 않나. 리버럴한 이들 유권자를 끌고 갈 정도의 힘이라면 이준석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데 당 안에 함께 있지 못하고 쫓아내니 이길 수가 없다.” 박 교수는 2016년 총선이 정당과 유권자 간 안정적이고 장기적 관계 맺기가 흔들린 순간(realignment·리얼라인먼트)이었다고 주장해왔다. 민주당에 변함없이 강한 지지를 보내는 4050세대가 인구학적 다수를 점하면서다. 그는 ‘보수의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석·이재묵 교수도 비슷한 인식이다. 실제 2008년 총선 이후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작아졌다(18대 153석→151석→122석→103석→108석). “이번에 수도권에서 살아남은 후보들을 보면 다 중도에 가깝다. 보수정당이 어떻게 가야 할지 방향은 나와 있다”(박현석), “수도권 중심, 앞으로 성장할 세대 중심으로 노선을 재정비해야 하는데, 자꾸 선거 결과가 영남 쪽으로 국한된다. 대통령도 위기의식을 느끼면 대구 서문시장에 가지 않나”(이재묵)라고 했다. Q. 결국 정권심판 선거가 됐다. A. 이재묵=“총선을 통해 지역구에서 4년간 제대로 일했는가를 보고 잘한 사람은 더 칭찬해주고 못 한 사람은 벌해야 하는데 대통령에 대한 불만, 중간평가의 수단으로만 온전히 써버리게 되니까 결과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다 표출됐지만, 유권자들 입장에선 지역구 의원들을 평가할 기회는 다 사라진 셈이 됐다.” A. 임유진=“의회 정치를 잘하는 나라를 보면 대부분 의원이 선수(選數)가 높다. 우린 공천에서 제일 마이너스 되는 게 선수였다. 이들의 전문성은 무시되고 윤석열·이재명과의 관계만 남아 아쉽다. 학생들에게 진짜 설명할 방법이 없다.” A. 박원호=‘전국 선거’가 돼, 로컬(지역구) 이슈들은 다 사라져 버리게 됐다. 전국 선거 프레임은 여당엔 절대로 유리할 수 없다. 지지율 36%짜리 대통령의 코테일(coattails, 선거에서 같은 당의 후보자들을 함께 당선시키는 대통령이나 유력자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해볼 수 있는 게 없다. Q. 윤 대통령은 정치인 되길 꺼린 것 같다. A. 박원호=“아직 정치인이 아닌 듯하다. 용산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때문에 졌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걱정스럽다. 진짜 강조하고 싶은 게 정치도 전문직이란 거다. 대통령만 아니라 국회의원도 몇 선씩 한 사람들은 전문직이다. 입법도 나름대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다. 물갈이의 이면엔 막대한 코스트가 있다.” Q. 한 위원장의 역할은 어떻게 평가하나. A. 박현석=“신선했고 팬덤이 있었지만, 대세를 어찌 해보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정치인으로 훈련받지 않아서 국가 비전이 없다 보니 (한 위원장에게서) 나오는 말들이 다 민주당을 공격하는 것들이었다. 그게 여당 포지션이면 표를 얻기 힘들다. 당으로 봐선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한동훈 개인으로 보면 고생스럽긴 했겠지만, 정치가 정말 힘듦을 크게 깨달은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본다.” Q. 이재명 대표는 초유의 거대 여당 대표지만 사법 리스크는 여전하다. 사법부가 고민하게 될 듯하다. A. 박원호=“이 대표가 잘해서 압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거보다 더 잘할 수 있었다. 본인이 선택한 거다. 만약 대통령의 비토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200석을 넘겼다면 훨씬 더 압박·책임을 느꼈을 것이다. 이 대표가 정치력이 있다면 당장 무엇을 한다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선거 결과가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고 그래서도 당연히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문제를 옆으로 제쳐놓으면 이 대표로선 급할 게 없다. 기다리고 있으면 대통령으로부터 연락이 오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 A. 박현석=“8월이면 전당대회다. 조국혁신당이 있고 전대를 하게 되면 강성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있기에 이 대표에게도 기회가 있을 수 있으나, 이 대표도 반대보단 국가를 끌어갈 지도자의 자격이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대안도 비전도 꼭 제시해야 한다.” A. 임유진=“대항하고 적대하면서 자신의 힘을 키워왔기 때문에 180석 가까운 걸 이끌며 더 커지고 더 싸우게 될까 걱정이다.” A. 박원호=“민주주의가 존속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제도적 인내’다. 권력의 자기 자제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데 무력화하지 않는 것 내지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가지 않는 것,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울 수 있음에도 여당 등 다른 정당과 협력해 진행하는 것,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 Q. 야권의 압승에 조국 대표가 결과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다. 12석의 대표가 됐는데 그가 정치적 용서를 받았다고 보나. A. 이재묵=“지지를 확인한 정도라고 생각한다. 4050에선 상당한 지지를 받았지만 일부 조사를 보면 20대에선 0% 나왔다. 안티테제로만 어필했다. 다음 대선을 생각하려면 분명 확장성이 있어야 한다.” A. 박원호=“어떤 연구자가 카톡으로 ‘도덕성에는 유효기간이 있는 것 같다’고 보내왔더라. 측은지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걸로 정치적 미래, 대선주자까지 갈 수 있느냐, 전 지금은 좀 아닌 것 같다.” 이번에도 거대 양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우회해 위성정당을 만들며 비례의석을 대거 휩쓰는 폐해를 보였다. 동시에 민주당·국민의힘의 득표율은 5.4%포인트 차에 불과했으나 지역구 의석은 71석이나 차이 나는 비례성 문제도 여전했다. Q. 위성정당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A. 박원호=“위성정당은 제도를 해킹한 것이다. 원래 멸칭(蔑稱)인데 이젠 준위성정당이란 희한한 얘기까지 한다. 병립형보다 지금이 더 나쁜 것 같다. 지역구 정당은 위성정당 여러 개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었다. 이번 선거사에 기록될 것 중 하나는 정의당 계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의석 획득 기준인 3%에 미달한) 2.14%였다. 위성정당 안에 안 들어가서 그런 건데 안타까운 일이다.” A. 박현석=“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게 비례성 높은 선거제가 필요하고 소수의 목소리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게 하려는 거였는데 둘 다 실패한 셈이 됐다. 양당 간 불비례성이 정치를 나쁘게 만드니, 이를 해소하기 위해 비례의석을 넓혀가면 군소 정당의 진입 장벽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희망한다.” Q. 단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싸우는 게 정치를 나쁘게 한다는 점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러려면 개헌해야 하지만. A. 박원호=“대선뿐 아니라 지역구 선거까지 결선투표하자고 말해왔다. 지금은 유권자들에게 0 또는 1의 신호를 보낼 수밖에 없게 돼 있는데 그거 말고도 다른 옵션이 많다는 걸 알려야 한다. 결선투표하는데 150억~200억원이 든다고 하는데 갈등을 더 해결할 수 있다면 그 정도 쓰는 건 별문제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구조적으로 손대기 어렵게 돼 있다. 정권 초기엔 누구도 안 하려고 한다. 대통령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으려나. 뭔가 판을 흔들고 싶다면 꺼낼 수도 있긴 하겠다.” A. 이재묵=“선거도 선거지만 다들 대통령제에 문제 있다는 걸 안다. 제로섬이다. 상대 진영의 대통령이 성공하면 나의 집권 기회는 줄어드는 거니, 협치보단 상대가 잘 안 되어야 하는 게 구조화되고 있다. 그간 불행한 대통령이 많았다. 정치인들이 이제는 여야 할 것 없이 권력구조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출처 : 중앙선데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2244#home 2024.04.15
보좌진이 선택한 제21대 국회의 주요 입법과 제22대 국회의 입법과제 보좌진이 선택한 제21대 국회의 주요 입법과 제22대 국회의 입법과제 -21대 국회 주요 입법성과는 노란봉투법, 중대재해 처벌법, 스토킹방지법 -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현곤)은 미래전략에 대한 심층분석 결과를 적시 제공하는 브리프형 보고서인 「Futures Brief」 제24-04호(표제: 보좌진이 선택한 제21대 국회의 주요입법과 제22대 국회의 입법과제)를 5월 7일 발간했다. 보좌진들이 선택한 제21대 국회의 주요 입법성과는 빈도순으로 일명 ‘노란봉투법’, 약칭 ‘중대재해처벌법’, 약칭 ‘스토킹방지법’이 상위를 차지하였다. 제22대 국회에서 지속해서 다뤄야 할 법안으로는 빈도수로 간호법, 차별금지법, 일명 노란봉투법, 약칭 양곡관리법이 상위에 올랐다. 이 결과는 2023년 연말 보좌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인식 설문조사에서 주관식으로 질문한 데에 대한 응답 결과를 종합한 것이다. 상위권에 포함된 법안들을 살펴보면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법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국민의힘 소속 응답자들의 선호가 반영된 법안은 제22대 국회의 입법과제로 제시된 재정준칙법률안,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 등이다. 내용 면에서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법률과 법률안들을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이 다수 포함되었으며, 노동 관련 법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었던 소수자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률, 지역균형 및 개발 관련 법률 등이 다수를 차지하였다. 박현석 연구위원은 “대통령의 잦은 거부권 행사나 원내 다수당의 일방적인 입법은 결국 이후 선거에서 집권당이 바뀌거나 원내 의석분포가 변화하게 되면 원상복귀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요한 법안들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정당 간의 타협을 통한 초당적 다수의 지지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문의 관련 연락처】 - 보도내용 문의 : 박현석 거버넌스그룹장(02-2224-9830) 김현지 행정원(02-2224-9821) 2024.05.03
입법안 키워드로 본 국회상임위별 미래의제 제시 국회미래연구원, 입법안 키워드로 본 국회상임위별 미래의제 제시 - 데이터 분석, 설문조사, 전문가 검토를 통하여 선정된 총 14건의 미래의제 분석 -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현곤)은 미래전략에 대한 심층분석 결과를 적시 제공하는 브리프형 보고서인 「국가미래전략 Insight」 제95호(표제: 입법안 키워드로 본 국회상임위별 미래의제)를 4월 29일 발간했다. 보고서는 국회상임위별 미래의제에 대하여 국내외 문헌 및 통계자료, 국회에서의 논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분석한 결과와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도출한 시사점, 그리고 국회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한 정책과 입법 중심의 제언들을 담고 있다. 국회상임위별 미래의제는 총 14건으로 다음과 같다. · 법사위 –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감사원 직무감찰 권한 · 기재위 – 미래 국가전략기술 R&D 및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 교육위 –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중장기 과제 · 과방위 – 안전성 강화를 위한 원자력안전 규제기관 개편 방안 · 외통위 –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과 사회통합 · 국방위 – 디지털 전환과 지능정보기술 중심의 국방 선진화 · 행안위 – 미래세대(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통학버스 운전자 정책 · 문체위 – 생성AI 확산과 저작권 이슈의 부상 · 농해수위 – 청년을 통한 농촌의 미래 지속가능성 제고 · 산자위 -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미래형 에너지시스템 · 복지위 - 마약류 중독자의 치료법적 접근법에 대한 주요국 사례 및 향후 과제 · 환노위 – 미래사회의 변화와 근로시간에 관한 논의 · 국토위 – 스마트 건설기술을 통한 미래 건축물 안전 확보 · 여가위 – 이주배경청소년 지원 정책의 변화와 미래 과제 한편 상기 미래의제들은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선정되었다. 1) 22년 1월 1일부터 23년 2월 28일까지 제안된 제·개정 법률안 중 23년 2월 28일 기준 국회상임위에 계류 중인 법률안 4,901건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을 실시한 결과 70개의 키워드가 도출되었고, 2) 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70개 키워드에 대하여 국회의원이 인식하는 미래의제로서 중요도를 확인하였으며, 3) 분야별 전문가들과 함께 관련 쟁점들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미래의제 분석주제가 최종 선정되었다. 유희수 연구지원실장 등 연구진은 “입법안 심사 시 대부분 현안 관점에서 논의가 이루어지나, 다수의 법률안들이 제·개정을 통하여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분석과 시사점 도출, 정책 제언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과 상임위 입법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제22대 국회 개원을 한 달 앞둔 시점에 제21대 국회의 입법안을 바탕으로 중장기 미래의제들을 살펴보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문의 관련 연락처】 - 보도내용 문의 : 유희수 연구지원실장(02-2224-9802) 김현지 행정원(02-2224-9821) 2024.05.03
[05.08] "뉴스1-국회미래연구원 미래포럼 2024" 공동 주최 ○주제: 미국 대선과 22대 국회: 길을 묻다 ○일시: 2024.05.08.(수) 08:30~16:30 ○장소: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 ○내용: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현곤)은 뉴스 통신사 뉴스1과 '미국 대선과 22대 국회:길을 묻다'를 주제로 한 "뉴스1 미래포럼(NFF) 2024"을 5월 8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공동 주최했다. 이영섭 뉴스1 대표이사의 개회사와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의 환영사로 시작한 미래포럼은, 한덕수 국무총리,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인선 국민의힘 국회의원,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신원식 국방부 장관,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니콜라스 발렌티노 미시간대 정치학과 교수,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영규 현대자동차 부사장 등이 참석하였다. 특히 "美대선의 향방은? 후보별 공약, 정치 환경, 유권자 분석" 세션에서는 박현석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이 좌장 역할을 했으며, 니콜라스 발렌티노 미시간대 교수, 폴공 미국 루거센터 선임연구원, 윤광일 숙명여대 교수가 이 주제에 대해 논했다. 오후 세션에선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좌장으로 '22대 국회에 바란다'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으며 주현 산업연구원장은 미국 대선과 우리 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무역연구원장은 미국 차기 리더십의 향방과 통상질서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했다. 정훈택 세종대 화학과 교수의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산업에 대한 강연에 이어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이 '모빌리티 전환과 한국의 대응 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했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를 좌장으로 '한국 경제 생존 전략'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 출처: news1 2024.05.17

기관동정

[05.08] "뉴스1-국회미래연구원 미래포럼 2024" 공동 주최

○주제: 미국 대선과 22대 국회: 길을 묻다 ○일시: 2024.05.08.(수) 08:30~16:30 ○장소: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 ○내용: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현곤)은 뉴스 통신사 뉴스1과 '미국 대선과 22대 국회:길을 묻다'를 주제로 한 "뉴스1 미래포럼(NFF) 2024"을 5월 8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공동 주최했다. 이영섭 뉴스1 대표이사의 개회사와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의 환영사로 시작한 미래포럼은, 한덕수 국무총리,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인선 국민의힘 국회의원,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신원식 국방부 장관,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니콜라스 발렌티노 미시간대 정치학과 교수,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영규 현대자동차 부사장 등이 참석하였다. 특히 "美대선의 향방은? 후보별 공약, 정치 환경, 유권자 분석" 세션에서는 박현석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이 좌장 역할을 했으며, 니콜라스 발렌티노 미시간대 교수, 폴공 미국 루거센터 선임연구원, 윤광일 숙명여대 교수가 이 주제에 대해 논했다. 오후 세션에선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좌장으로 '22대 국회에 바란다'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으며 주현 산업연구원장은 미국 대선과 우리 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무역연구원장은 미국 차기 리더십의 향방과 통상질서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했다. 정훈택 세종대 화학과 교수의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산업에 대한 강연에 이어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이 '모빌리티 전환과 한국의 대응 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했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를 좌장으로 '한국 경제 생존 전략'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 출처: news1

2024.05.17

스크롤이동

연구보고서

(기획연구보고서23-02)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 및 정책 방향
연구 책임자 : 여영준

1. 연구 배경 및 목적 글로벌 긴축, 3高(금리・환율・물가) 등 대내・외 경제 리스크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투자 시장의 위축 등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기반이 약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그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및 국가 경제체제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나라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주요 정책 및 입법과제를 발굴하는 데 목적이 있다. 2. 주요 내용 본 연구에서는 벤처・스타트업의 성장단계(phase)별 관련 법률 및 정책 탐색과 정책문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입법 정비사항, 예산 수반사항, 규제완화 등 행정조치사항 탐색과 제안을 이뤄내고자 한다. 세부적으로 벤처・스타트업의 주요 성장단계별 주요 이슈인 기업가정신 교육시스템 및 기술창업 활성화, R&D 및 기술료 징수 문제, CVC, 세컨더리펀드, M&A 활성화 등에 초점을 맞춰 주요 도전과제와 관련 조직,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이해 심화를 이뤄내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의 주요 성장단계별 주요 정책・입법 이슈를 포괄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3. 정책 대안 및 시사점 본 연구의 주요 제언들은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이 성장 과정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도전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기반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연구결과물에 근거한 실질적인 국회 내 법률 재개정 추진에 기여하고, 연구결과물에 기반하여 중기부 등 연관 정부부처 및 기관에 대한 국회의 정책 점검 기능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2023-12-31
(기획연구보고서23-01)노동시간 법제 변화의 정치 과정
연구 책임자 : 정혜윤

1. 연구 배경 및 목적 이 연구는 노동시간 관련 법제가 변화한 국면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사회에서 노동시간 의제가 어떠한 방식으로 다루어져 왔는지를 살펴본다. 노동시간 의제의 시기별 특징을 구분하고, 이를 통해 특정 정부의 특정 맥락에서 취해진 조치에 대한 찬반 판단을 넘어선 중장기적 관점에서 노동시간에 관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하고자 했다. 2. 주요 내용 노동시간 법제 과정을 형식적 제도 도입기(1953년~1988년), 작용과 반작용의 시기(1989년~1997년), 법제 제도화(1998년 ~현재) 등 3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 1)‘노동시간 단축(규제 강화)’ 또는 ‘노동시간 유연화(규제 완화)’라는 의제의 성격, 2) 논의의 장(국회 및 기타 공간) 또는 주체의 성격, 3) 단독 의제인지 병행 의제(집단적 노동관계법)인지 여부 등을 통해 시기별 법제 변천의 과정을 밝히고 있다. 본 보고서는 크게 6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과 2장은 연구의 문제의식과 배경, 시기 구분의 세 차원을 밝힌다. 3장에서는 첫 번째 시기(1953~1988년)로 노동시간 법제의 형식이 실질적 법규범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시기를 다루고 있다. 4장은 노동시간 관련 법제도가 실질화되는 한편‘단축’과‘유연화’조치라는 중대 법제정이 있었던 작용과 반작용의 두 번째 시기(1989~1997년)를 분석한다. 5장에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2003년 주 40시간제와 2018년 52시간 상한제라는 노동시간 단축이 이루어진 정치과정의 특징을 담았다. 6장은 논의를 요약하고 연구 함의를 분명히 하고자 했다. 3. 정책 대안 및 시사점 이 연구는 민주화 이후에도 시간 법제 논의가 권위주의체제 유산이 연결되는 부분을 밝히고 있다. 노사 자율과 자치 영역은 억제하는 대신 국가 행정 규제를 통해 노동자 보호를 꾀하는 점이다. 그런데 이제 노동시간 논의는 개별노동관계법 개정을 넘어서 집단적 노동관계법과 함께 논의가 필요하며, 노동정책뿐 아닌 산업정책 등 보다 내실 있는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기획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2023-12-31
(총서23-02) 미래사회 대응 정책-인구변화와 정부 중장기 전략
연구 책임자 : 민보경

(1) 연구배경 및 목적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경험하지 못했던 인구감소, 초고령화 등의 인구변화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급속한 변화 속에서 미래를 잘 준비하고 있는가? 정부는 중장기 관점에서 잘 대응하고 있는가? 본 연구는 인구변화 관련 정부 중장기 전략을 검토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노인건강 정책, 국방인력 정책, 이민 정책, 인구감소 지역 정책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주요내용 초고령사회와 노인건강 정책을 살펴보기 위해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등을 살펴본 결과 국가 단위의 중장기계획이 건강하고 인간다운 고령사회 구축을 위한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미래사회 대응 지표와 연계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인구감소와 국방인력 정책을 살펴본 결과, 국방개혁기본계획은 정권교체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하며, 국방중기계획의 상비병력 규모 50만명은 실질적으로 달성하기 곤란한 목표임을 확인하였다. 인구감소와 이민 정책의 경우, 관련 예산의 상당한 비중은 다문화가족 지원으로 쓰이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 등의 정책적 고려는 미흡하였다. 인구감소 지역 정책을 살펴본 결과, 주로 경제적 측면에서 인구감소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있어 보다 다각적인 측면에서의 전략 수립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미래사회 대응 지표체계를 통해 정부의 중장기 전략을 연계할 수는 있었으나 보다 구체적이고, 다층적인 지표를 보완하여 정부정책 평가를 위한 정교한 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장기 미래대응의 관점에서 인구감소, 고령화 등 인구변화 관련 예산에 대해 중장기 관점에서 정부의 기획성과 계획성을 강화하고 입법부 차원에서의 국가 중장기 전략을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3-12-31
(연구보고서 23-12) 정치 양극화의 실태와 개선방안
연구 책임자 : 박현석

1. 연구 배경 및 목적 정치 양극화로 인한 적대적인 정치행태가 민주주의의 퇴행으로 이어지는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한국의 경우 극단주의 세력이 정치권의 주류로 부상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정당 간의 적대적 대립이 심화되는 정치 양극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치 양극화의 심화로 정당 간의 타협이 사라지면서 정책 논쟁이 실종되고 정치의 사회갈등 관리 기능이 약화되었다. 이 연구는 한국의 정치 양극화 실태를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 2. 주요 내용 유권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일반 시민들은 상대 정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양극화의 정도가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양극화와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한 설문실험 결과 정당의 이념적 양극화가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로 이어진다는 경험적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반면 국회의원 보좌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수의 응답자들이 정당과 정치인의 양극화는 유권자의 양극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상호 모순적으로 보이는 유권자 조사결과와 보좌진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일반 유권자의 양극화는 심각하지 않으나 양극화된 열성 지지자들과 정당 활동가들이 정당과 정치인의 양극화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 정책 대안 및 시사점 일반적인 유권자들의 다양한 선호가 정치권에서 대표되고 경쟁할 수 있도록 열성 지지자들의 선호가 과대대표되는 정치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개헌, 법개정 등 제도변화가 없더라도 수행할 수 있는 행위자 차원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정책 차원에서는 수도권-지역 균열, 연금과 세대 갈등 등 기존의 지역-이념의 중첩된 균열구조와 교차하는 새로운 균열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중장기 정책의제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 둘째, 정당 내에 다양한 파벌이 공존할 수 있도록 중앙집중적 공천제도를 개혁하는 등 정당 민주주의를 확립해야 한다. 셋째, 대의원제의 실질화 등을 통해 열성 지지자들이 과대대표되는 현상을 완화하고 정당의 조정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당원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2023-12-31
(연구보고서 23-11) 국민과 미래대화 연구-이머징 시티즌을 찾아서
연구 책임자 : 박성원

1. 연구 배경 및 목적 올해 국민과 미래 대화 연구는 이머징 시티즌을 발굴하고 이들과 미래 대화를 추진했다. 이머징 시티즌(emerging citizen)은 아직 소수지만 조만간 다수가 될 시민으로, 다가올 문제를 앞서 경험하고 대안을 내놓으려고 노력하는 개인들이다. 우리말로 창발적 시민으로 호명하고 이들을 찾아 함께 미래를 전망하고, 희망하는 선호미래와 필요한 정책을 논의했다. 2. 주요 내용 올해는 부산지역 주민들, 청년정치인들, 원폭피해자, 원전마을 사람들, 다문화이주민 여성들, 가족돌봄청년들, 대안학교 교사, 지방의 인문사회대학원생들, 소년범 변호인, 탈북여성들과 이들의 자녀들, 성소수자 등을 만나 이머징 시티즌의 관점에서 우리사회가 어떤 미래를 지향해야 하는지 분석했다. 부산지역 시민들과 미래대화를 통해 도시의 선호미래를 들어보았고, 청년정치인들도 만나 우리사회 정치인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토론했다.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추진하기 어려워하는 지방대학의 인문사회대학원 청년들도 만났으며, 대안학교 교사도 만나 교육의 미래를 들어보았다. 원폭피해자와 원전마을 사람들도 만나 미래의 핵 전쟁 위험에 대해서도 논의해보았다. 소년범 변호인, 탈북여성과 이들의 자녀들, 성소수자들은 우리사회의 시민에 대한 정의가 매우 협소함을 드러내주었다. 3. 정책 대안 및 시사점 국회가 적극적으로 이머징 시티즌을 발굴하고 이들과 함께 사회적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이머징 시티즌의 미래 인식은 사회적 경고등 역할을 하며 이제까지 한국사회의 성공을 이뤘던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미래대화에 참여한 시민들은 우리사회가 추구할 가치와 비전, 중장기적 전략과 단기적 과제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앞으로 더 자주, 적극적으로 이들과 함께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 이머징 시티즌은 한국사회가 더 포용적 사회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이들의 문제를 푸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사회를 더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2023-12-31
(연구보고서 23-10) 데이터로 보는 미래사회 리포트 2023
연구 책임자 : 민보경

(1) 연구배경 및 목적 복잡하고 불확실한 정책 환경 속에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합리적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이자 국가 정책의 최종 결정기관으로 그 기능이 확대되고 있으며 국회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중장기 관점에서 국가정책을 조망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실증적 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미래사회의 대응력과 준비 상황을 진단하기 위해 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는 종합적·구체적 지표체계를 구축하여 사회변화의 진단과 분석을 실증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인구구조 변화 등 인구변화 메가트렌드에 대해 우리 사회가 잘 준비하고 대응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주요내용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 고령화 사회, 인구구조 변화 등 인구요인은 장기적으로 광범위하고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한 준비 및 대응 전략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인구변화는 현재의 경제사회시스템을 유지하기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새로운 사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기회 요인도 존재한다. 스마트 성장사회는 기술과 제도 혁신을 통해 경제활동과 사회를 발전시켜 번영을 가져오는 미래사회 모습으로 인구 고령화 시대에 고령층에 대한 디지털 접근성과 역량은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역량 수준은 여전히 낮으므로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지속가능한 안심 사회를 위한 지표를 살펴본 결과 어린이집 및 유치원 이용률은 증가 추세를 나타냈으며, 온실가스배출량,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전년도 대비 개선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협력 사회 관련 지표들을 살펴본 결과 먼저, 성불평등 지수를 국제적으로 비교한 결과 순위가 낮아졌음을 확인하였다.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미래사회 대응지표를 통해 살펴본 결과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문제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해 청년, 노인, 여성 등 세분화된 하위 지표 구축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미래사회 대응지표 체계에 대한 주기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주기로 어떠한 절차를 거쳐 미래비전을 설정하고, 핵심전략과 주요 모니터링 지표를 도출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3-12-31
(연구보고서 23-09) 중장기 한반도 의회외교-의제와 전략
연구 책임자 : 김태경

(1) 연구배경 및 목적 본 연구는 중장기 한반도 미래전략의 관점에서 한반도 의회외교의 의제와 추진 전략을 탐색한다. 중장기 한반도 의회외교 연구는 [중장기 국제전략과 의회외교] 계속과제의 일환으로, 한반도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한반도 의회외교의 목적은 중장기 미래 지평의 한반도 의제에서 행정부와 독립적인 국회의 이니셔티브를 정립하는 것이다. (2) 주요내용 본 연구는 초당적 최소주의 합의(minimalist consensus)를 가능하게 하는 중장기 한반도 의회외교 의제 선정을 위해 중장기 한반도 미래전략의 관점을 도입했다. 2022년 국회미래연구원 <중장기 한반도 미래전략: 한반도 연합적 거버넌스> 연구결과는 한반도 평화구축, 통합의 규범미래를 위한 선결과제로 정치군사적 긴장 완화, 평화의 제도화를 제시하는 한편 시민사회와 공진하는 거버넌스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반도 미래전략의 전제조건, 정책 경로, 중장기 전략 및 단기 우선순위와의 연관성을 고려해, 본 연구는 △중장기 평화구축을 염두한 군비통제, △궁극적인 평화구축의 결과이자 평화과정과 병행 연계하는 방법론으로서 의미를 갖는 인권 의제를 한반도 의회외교 의제로 설정했다. 연구는 두 가지 의제 쟁점 분석 및 평화과정, 인권ㆍ이행기정의 주요 사례 교훈 도출, 각 의제 관련 국회 입법 노력을 검토하고 의제 추진 전략으로 군비통제・인권 의제의 통합적 추진, 의제 연계 전략을 제시했다.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평화과정 및 이행기정의 사례국의 경험, 현재 국회 내 이념적 양극화의 지형을 고려할 때, 한반도 의회외교 의제 실현의 중요한 조건으로 협의주의적 대화와 협상의 환경 구축을 우선 강조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반도 의제 관련 국회의 위상을 제고하는 중장기 한반도 의회외교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서는 국내정치-남북관계-대외적 차원 각각의 층위에서 다양한 네트워킹 전략이 필요하다. 군비통제-인권 의제 연계 전략은 협의주의적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론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초당적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폭넓은 네트워킹 전략으로도 의의가 있다.

2023-12-31
(연구보고서 23-08) 경제안보와 의회외교
연구 책임자 : 박성준

(1) 연구배경 및 목적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에 따라 산업정책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및 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의 입법을 통해 산업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한 자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은 녹색전환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일찍부터 적극적으로 녹색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입법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의회외교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의회외교는 의원 간 교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국가 간 공식적인 외교에서 다루기 어려운 민감한 주제를 보다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의회외교를 통해 주요국의 입법에 우리나라의 입장을 반영하고, 의회외교를 통해 파악한 동향과 정보를 활용하여 국내에서 적절한 입법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2) 주요내용 본 보고서에서는 먼저 수출통제개혁법, 반도체 및 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미국의 산업정책 관련 입법을 살펴보았다. 입법 과정, 주요 내용, 파급효과 등을 살펴보았으며, 이와 더불어 미국 국내 정치 요인의 분석을 통해 의회외교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였다. 다음으로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녹색전환 관련 입법을 살펴보았다. 미국의 녹색전환 입법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기반시설 투자 및 일자리법을 중심으로 검토하였고, 유럽연합의 녹색전환 정책은 유럽기후법, 탄소중립산업법, 핵심원자재법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입법과 관련된 정치적, 제도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어 의회외교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였다.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본 보고서의 의회외교 관련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은 산업정책과 녹색전환 정책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연결되어 개별 의원의 이해관계와 관련이 크므로 이를 잘 파악하여야 한다. 둘째, 유럽연합의 녹색전환 관련 의사결정 참여자와 절차가 다양하므로 현지 정보에 정통한 기관과 협력해야 한다. 셋째, 의회외교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한미의원연맹을 조속히 창설하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넷째, 의회외교가 국회의원의 입법 역량 강화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우리나라 외교역량의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확립해야 한다.

202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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