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기고   >   청년칼럼

청년칼럼

국회미래연구원 청년미래위원회의 기고문입니다
(본 기고문은 국회미래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김민정] 고령화 시대 속 세대갈등 협력의 길을 모색하며

작성일 : 2023-08-30 작성자 : 통합 관리자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지금 필요한 일 글.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2023.1.31



고령화 시대 속 세대갈등 협력의 길을 모색하며



2022년 기준, 한국의 65살 이상 고령인구가 9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인구에서 17.5%를 차지한 수치(출처1)로, 노인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의 진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관련 정책들을 수립하며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에서는 연령주의와 세대갈등이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현대 사회에서 노인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어 생산성이 없는, 부양해야 할 인구로 인식된다. 특히 ‘노인 부양비 증가’,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라는 키워드와 하류 노인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그 인식을 더 고착화한다. 실제로, 노인을 떠올리면 ’빈약함’, ’폐쇄적’, ’의존적’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쉽게 연상되고,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만 들어가도, ‘꼰대’, ‘틀딱’ 등의 노인 폄하성 단어를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꼰대’라는 단어가 들어간 드라마나 대중가요는 세대갈등을 우리나라의 한 문화로 자리 잡은 듯 보여준다. 경로(敬老)가 아닌 혐로(嫌老)의 사회가 된 것이다.
또한, 한국리서치가 제공한 2023 세대 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국민 절반은 세대갈등이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출처2). 세대갈등은 특정 세대만이 아닌 모든 세대에게 피해를 준다. 그리고 한 나라 안에서 세대 간 배척과 존중의 부재는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켜 사회통합을 저해한다. 이런 현상 속에서 세대 갈등을 야기하는 구조적인 요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 VS 노인 대립구조를 양산하는 정책과 언론

세대갈등의 논란이 있는 정책과 언론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먼저, 국민연금과 같이 기금으로 운용되는 사회복지 정책은 세대갈등에 민감한 이슈이다. 급격한 인구감소와 적게 내고 많이 주는 연금제도 운용 방식으로 인해 2055년쯤 국민연금이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석명 연구위원은 2088년 국민연금 누적적자는 1경 7000조에 이를 것이고, 연금개혁이 미뤄진다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25만 명의 세대가 70-100만 명을 부양해야 하는 사태까지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불안감으로 “청년의 등골을 빼먹는 거 아니냐”라는 반응과 함께, 보험료를 납부하더라도 나중에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 판단하여 청년들은 연금 가입을 거부하곤 한다.
정책 운용의 방식에도 문제가 있지만, 몇몇 언론에서는 국민연금에 ‘MZ 세대의 희생’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노인 세대에게만 유리한 제도인 것처럼 나타내고 있다. 이런 편협한 시각은 고령자들을 생산성은 없는데, 세금만 축내는 ‘연금충’의 존재로 인식하게 부추기고, 청년들이 미래에 사회복지 수혜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정책 불신과 불만을 가지게 만든다.

노인 일자리 문제도 그렇다. 최근에 청년 일자리 지원보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등의 노인 일자리 지원 정책이 증가하면서 청년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기존 인력이 퇴직하지 않으면, 신규 일자리 창출에 지장이 가고, 임금피크제 인원이 증가하면 젊은 근로자들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이다. 특히 임금피크제를 비교적 빠르게 도입한 금융권에서는 젊은 직원들이 고령 근로자가 자리만 차지한다며 비판했고, 일부 임금피크제 적용 노인들은 업무는 그대로인데 급여만 감소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정책적인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노인이 일자리를 강탈한다’, ‘청년의 밥그릇을 빼앗는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해 일자리 세대갈등을 강조하는 언론의 문제점도 있다. 이러한 접근은 노인과 청년 간 이득과 손해만을 강조하는 이분법적인 논리로 세대 간 대립과 분리를 촉진하며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이러한 일자리 세대갈등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다. 청년과 노년층이 원하는 일자리의 성격은 대체로 다르기 때문에 노년의 기회 확대가 청년층의 기회를 감소시킬 가능성은 낮다. 또한, 동아일보에서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9.8%가 “정년을 현재보다 연장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라는 의견에 찬성했다(출처3).  청년이 정년 연장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로부터 언론에서 일자리 세대갈등을 부각시키는 접근은 사실보다 과장되며,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세대 갈등의 미래와 대응 방안

국민연금과 일자리 문제만이 아니다. 최근에도 대중교통 무임승차 연령 조정 문제에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현실적으로 어떤 정책이든 완벽하게 만들기란 어렵고, 이해관계에 따라 피해자와 수혜자가 나뉠 수밖에 없다. 저출산 고령화의 가속으로 여러 정책과 사회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논의되는 가운데, ‘청년 VS 노인’이라는 이분법적인 관점으로만 본다면, 우리나라는 ‘갈등 공화국’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한 세대만을 위한”이라는 이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미래를 고려하는 거시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정치적 이해와 선거에 좌우되지 않고, 대한민국의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보완에 초당적인 합의를 해야 한다. 또한, 현재의 청년세대와 고령세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포괄하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기획이 필요하다. 세대 간 이해와 공감을 높일 수 있는 사회 인식 전환 프로그램이 증진되면 국민들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세대 간 통합 필요성을 알고, 무분별한 편가르기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언론에서는 기사 제목과 내용이 사회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 고려하여 클릭 유발 기사로 세대갈등을 이용하는 것을 매우 지양해야 한다. 미디어에서도 세대별 특징에 대한 예능 콘텐츠를 많이 생산하고 있는데, 서로를 풍자의 대상으로 여기기보다는, 세대 간 이해를 촉진하는 긍정적인 콘텐츠를 생성하고 보급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은 청년, 중장년, 노년이 연속선상에 있는 개념임을 인지하고, 가치관의 차이를 이해하면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와 언론, 미디어, 그리고 국민 모두 노력한다면 세대 갈등은 점차 해결될 수 있다. 모두가 웃으며 소통하는 더 나은 고령화 사회가 오길 희망한다.



- 출처1 : 박종오, 「고령인구 900만명 돌파…노인을 위한 한국, 어떻게?」, 『한겨레』, 2022.09.30,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60660.html 
- 출처2 : 이효, 「국민 10명중 8명 “세대갈등 심각하다”…‘매우 심각’ 전년대비 5%p↑」, 『강원도민일보』, 2023.03.15,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60660.html 
- 출처3 : 김예윤 외1명 「2030세대 80% “정년 늘리거나 없애야”」, 『동아일보』, 2023.03.22,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30322/118456178/1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정훈

김민정

국회미래연구원 청년미래위원회 위원


위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 4유형에 해당하며 출처표시 + 비상업적 이용만 가능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저작권 정책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