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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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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고문은 국회미래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함명식] 중국몽이 완성되는 2050년 중국의 미래는

작성일 : 2020-01-21 작성자 : 통합 관리자



중국몽이 완성되는 2050년 중국의 미래는





中 지린대학 공공외교학원 부교수



美 버지니아대 정치학 박사






패권국인 미국과 신흥강대국인 중국의 경쟁과 갈등을 설명하는 방법으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용어가 널리 회자되고 있다. 특히 하버드대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의 저서 Destined for War가 국내에 소개되고 미중 두 나라 사이의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미래 두 강대국 사이의 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비록 국제정치 역사의 전환기 마다 만들어진 이 덫에서 빠져나온 국가들이 일부 존재한다 할지라도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에 진행되는 경제력의 축소, 이데올로기와 정치체제의 차이점은 두 나라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어두운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발생하려면 한 가지 사실이 전제돼야 한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쇠퇴하고 중국은 계속해서 힘을 비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 날처럼 글로벌한 국제정치경제체제에서 단지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으로 국가의 국력을 재단할 수는 없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의 역량은 이들이 국제질서에서 발휘하는 리더십, 두 국가가 창출하고 공공재를 제공해 온 국제제도의 존재와 이들의 영향력, 그리고 두 나라가 형성해 온 소프트파워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미국과 중국이 지니고 있는 파워와 이들의 간극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는 가정 하에 중국은 과연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인가? 만약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는다면 그 시점은 언제쯤일까? 이 과정을 살펴보는 준거점으로 중국이 상정하는 미래를 인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2017년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자대회에서 시진핑은 2050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중국몽(中國夢)에 도달하기 위한 3단계 전략을 제시했다. 


1단계는 1921년 창당된 중국공산당 백주년을 즈음한 2020년까지 모든 중국인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이룩하는 것이다. 2단계는 2035년까지 혁신형 국가를 건설해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3단계는 중국 건국 백주년(2049년) 이듬해인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강국을 완성하는 것인데 이때 핵심 사항은 군사굴기를 통해 세계적 강대국화를 이룩하는 것이다.


필자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논하기에 앞서 과연 중국몽이 이루어질지 모르는 2050년이라는 미래에 중국이 ‘갈라파고스 함정’(Galapagos Syndrome)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국제 표준에 적합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품, 기술, 서비스 등을 특정 지역의 수요에만 맞춰 생산하다 보니 국제적 경쟁력에서 뒤쳐짐을 의미하는 갈라파고스 함정은 일본 및 기타 나라의 경쟁력 상실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제 용어이다. 필자는 이를 현 중국 지도자인 시진핑이 주창하는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사상’과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로 확산시키려는 중국적 가치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인용해 봤다.


현재 중국은 국제정치경제의 주요 흐름인 자유주의,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 좋은 거버넌스, 투명성, 공정성 등의 국제 규범을 외면한 채 대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 지배와 권위주의 정치체제를 강화하고, 대외적으로 ‘중국 특색’의 강조를 통해 비자유주의 규범을 확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중국 모델’, ‘중국 특색의 소프트파워’로 강조되는 중국적 가치와 시스템은 개발도상국이나 권위주의 정치시스템을 공유하는 국가들을 제외한 국제사회에서 보편된 규범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우려는 이미 중국이 내정 문제로 간주하는 홍콩과 대만에서 입증되고 있다. 2019년 지속된 홍콩 시위와 구의원 선거 결과, 2020년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바로 그 것이다. 중국이 강조하는 일국양제 시스템을 민주주의와 자유를 억압하려는 것으로 인식하는 젊은 세대의 저항은 향후 이들이 사회의 리더로 성장하는 이삼십년 후, 정확히 중국몽이 이루어지는 그 시점에, 중국과 더욱 치열한 대립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중국이 경제발전에 수반되는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추진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산당 일당 지배의 강화는 미래에 중국이 감당해야 할 값비싼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다.


두 개의 꿈이 이루어지는 2050년의 중국은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