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기고   >   미래칼럼

미래칼럼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외부 전문가의 기고문입니다
(본 기고문은 국회미래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조정훈] 미래, 인간은 퇴장할 것인가

작성일 : 2022-02-16 작성자 : 통합 관리자

미래, 인간은 퇴장할 것인가 글. 조정훈 국회미래연구원 객원필진(현 시대전환 당대표) 2022.02.16


미래, 인간은 퇴장할 것인가
글. 조정훈 국회미래연구원 객원필진(현 시대전환 당대표)


미래에는 로봇이 일을 대신에 할 것이고 인공지능이 작곡할 것이며 우주 관광이 일상화될 것이라고들 한다. 과학 상상화를 그리라고 하면 아이들은 빼놓지 않고 청소하는 로봇, 설거지하는 로봇을 그리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로켓을 그린다.


이상한 일이다. 미래를 이야기할 때 인간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유기윤 교수의 2090 예측에서 한 치도 벗어남이 없이 우리는 기술을 가진 상위 0.001%의 정보 기업가들을 위한 미래만을 그린다. 지식의 패러다임이 종교에서 과학으로 바뀌던 것처럼 인간도 정보화 문명에 밀려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려는 걸까.


그러나 우리 인간도 미래에 반드시 포함돼 있다. 있게 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우리를 향해 돌진하는 미래를 정치가 그저 감상이나 하고 있을 때, 인간은 일자리를 잃고 소수자를 내친다. 단군 이래 가장 많이 배웠다는 청년들은 자동화에 밀려 자기 밥벌이를 못 하고 있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며 직원들이 해고되고, 기업은 채용을 줄인다.


자동화로 실제 삶이 나아진 것도 사실은 아니다. AI(인공지능)를 참칭하나 기존의 ARS(자동응답시스템)와 별 다를 바 없는 기계 멘트만을 들으며 우리는 되도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종용받고, 중저가 식당에서는 직원을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디지털 문해력이 낮은 인구는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매는 게 일상이 됐다.


이 어설프나 이미 도래해버린 미래의 부작용은 모두 우리가 인간을 배제한 미래만을 상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올바르지 못한 상상에 제동을 걸어야 하는 정치가 그저 팔짱만 끼고(심지어는 응원하며) 이 사태를 방관하면서 상황은 점점 나빠져 가고 있다.


미래는 그런 게 아니다. 미래가 갑자기 어딘가에서 뿅 하고 나타나 모두의 일상이 전복되는 일은 없다. 미래와 현재의 경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미 지워지고 있다. 우리의 삶이, 기계가 아닌 인간의 삶이 바뀌고 있다.


기계가 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일이 무엇일지는 이미 지난 세기 동안 충분히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낡은 담론은 이제 폐기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기계가 아니라, 정보화 혁명이 아니라, 늦었지만 이제 우리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에 인간을 넣자. 기계가 인간의 일을 덜 수 있으니 이제는 조금 덜 일 해도 되는 인간의 미래. 정교해진 정보망이 인간의 불필요한 이동을 줄여주는 미래. 시대의 이기를 누리며 덜 죽되 '잘' 죽는 인간의 미래를 정치가 아주 구체적으로 상상해야 할 때이다.



조정훈 의원은..


최연소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세계은행 우즈베키스탄 사무소 대표, 아주대 통일연구소장, 재단법인 여시재 부원장 역임 후 2020년 총선에서 21대 국회 비례대표로 당선되었습니다. 현재 상업통상지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스스로를 '입법노동자'로 지칭하고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는 의미에서 '정훈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 제정법안 대표발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국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 발의, 주4일제 도입 추진 등 성실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조정훈 의원이 당대표로 있는 시대전환은 '진보' 혹은 '보수'라는 이분법적인 이념으로 분류되기를 거부하며 생활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생활진보' 플랫폼으로의 역할을 자청합니다.





조정훈

(현) 시대전환 당대표
(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아주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 및 아주통일연구소장
세계은행 우즈베키스탄 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