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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칼럼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외부 전문가의 기고문입니다
(본 기고문은 국회미래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곽재원] 국회미래연구원 춘계 학술대회를 보며

작성일 : 2019-05-16 작성자 : 국회미래연구원

국회미래연구원 춘계 학술대회를 보며

곽재원 교수


현) 가천대학교 교수(국회미래연구원 운영자문위원)


전) 서울대학교 공대 객원교수


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





국회미래연구원이 지난 3일 미래학회와 함께 ‘2019년 공동 춘계 학술대회’를 열었다. 5월 24일 창립 1주년을 앞두고 

‘인간과 삶에 관한 떠오르는 거대 이슈’(Big Emerging Issues on Humen and Lives)를 주제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이 학술대회는 국회미래연구원과 미래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기술혁신학회 미래연구위원회가 동참하며 여러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이 미래비전을 공유하는 뜻 깊은 기회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연구원은 과거사와 현실적인 문제에 경도하기 쉬운 국회의 미래지향적인 입법 활동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국가 운용에 있어서 미래에 대한 안목을 넓히고 미래를 대비한 정책 활동에 기여하기 위한 여러 분야의 이슈를 발굴ㆍ제시하고, 제언하는 기관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미래연구원이 그동안 연구하고 탐색해 온 결과물들을 중간 점검하는 장(場)으로 볼 수 있다. 학술대회에 참여한 학회 대표들과 미래학자들의 발표와 토론 내용은 앞으로 미래 연구를 한층 깊이 있고, 격조있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내용에 대한 필자 나름의 평가다. 

이날 주제발표, 세션Ⅰ, 세션Ⅱ로 나눠 진행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들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보면서 나름대로 평가해 본다.


우선 첫 번째 주제발표인 ‘대한민국 2050의 미래’가 주는 의미는 30년 뒤 미래로부터의 경종을 통해 ‘바람직한 사회로의 준비’를 겨냥한 것으로 매우 신선한 시도로 전달된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외 문제와 지구적 과제를 망라한 13개 분야에 대한 연구를, 예측(미래 시나리오)→선택(바람직한 미래)→전략(미래대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국정개혁방향 제시까지 시야를 넣었다는 것도 훌륭한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바람직한 사회의 종착역은 결국 신뢰사회다. 이는 모든 미디어들이 여론 조사를 할 때마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결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국회 미래연구원의 미래연구 프레임에서는 ‘신뢰’라는 항목을 표면적으로 드러내어 강조하거나,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정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이 남는다. 결론적으로 우리 미래의 역동성과 행복한 삶의 조건(환경)을 담보하는 요인으로서 13개 분야를 선정하고, 시나리오와 정책과제를 도출한 것은 대단히 유익한 시도였다고 평가된다. 뿐만아니라 앞으로 후속 연구가 한층 절실하다는 점과, 사회각계의 폭넓은 관심이 요구된다는 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세션1: Humen’에서는 지금까지 제4차 산업혁명이나 미래라는 타이틀로 열렸던 수많은 세미나, 포럼들은 주로 ‘AI(인공지능)과 로봇 등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라는 질문과 이에 대한 적절한 해소책을 논의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의미를 찾게 되었다. ‘트랜스 인간’, ‘네트워크 사이보그 정치인’, ‘공유인간’ 등에 대한 논의는 기존의 경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이 발표들은 ‘우리 스스로가 AI화, 로봇화가 되어가는 가운데 앞으로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라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면서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으며, 더 큰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2050년은 타임스팬으로 봤을 때 30년 뒤 즉, 한 세대 뒤의 전망이다. 과학기술의 급속한 진전과 사회변화를 생각하면 매우 시의적절한 시도라 평가할 수 있다.

‘세션Ⅰ’은 아쉬움도 남기고 있다. 좀 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미래의 변화된 삶들을 빅 데이터로 만들어 새로운 가상세계(cyber world)와 현실세계(real world)를 연계시켜 나가는 SNS에 대한 연구가 추가되었다면 발표들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임팩트가 더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향후의 과제로 삼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세션Ⅰ’은 제4차 산업혁명을 맞고 있는 우리의 삶에 대한 현재진행형과 미래완료형이라는 두 개의 맥락을 커버하려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


마지막으로 ‘세션2: Lives’에서는 현실세계로 온 통속의 뇌와 디지털 범용기술’은 미시적이고 전문적인 기술영역을 과학적 상상력과 사회적 상상력의 두 테두리 안에서 알기 쉽게 전해준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책적 사고와 전략적 사고까지 제시하며 현실세계에서의 응용과 그 전망을 밝혀주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초고령 도시에서의 삶’은 초고령화 시대의 노인을 ‘새로운 노인세대’라는 개념으로 짚어봄으로써 이런 종류의 테마가 가진 진부성을 극복했다고 평가된다. 베이비붐 노인(달라진 노인),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생활양식, 사회활동 참여라는 밝은 시각에서 접근한 내용이 참신하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종전의 ‘소비적 복지’ 개념을 ‘생산적 복지’ 또는 ‘창조적 복지’개념으로 진전시키는데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발표에서 야심적으로 내세운 고령화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에서 제시한 ‘시설요양→살던 곳에서 늙어가기→지역사회에서 늙어가기’는 매우 바람직한 모델이지만 노인들이 주로 도시 아파트에 살거나, 인구가 희박한 지역에 떨어져 사는 경우가 대부분인 국내 실정에는 보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초고령 도시에서의 삶’은 어떤 내용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를 다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노인의 웰빙과 웰다잉은 경제에 못지않게 문화적 접근이 절실한 만큼 정책의 수요자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면밀한 수요조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인의 양극화 문제도 치열하게 검토해야 정책이 견고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둠스데이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의 마찰을 둘러싼 여러 요인과 환경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미중 무역마찰은 기술마찰이며, 결국 테크노 헤게모니 쟁탈을 중심으로 한 미중 패권전쟁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미중 마찰에 대한 견해와 이론들은 거의가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측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이다. 대중(對中)견제론이 그 바탕이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 러시아,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와 연관된 나라들의 인식도 담아내야 할 시기가 왔다고 판단된다. 이 발표는 이런 과제를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