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미래전략을 설계하는 국회의 싱크탱크

미래연구

(21-01) 이머징 이슈 연구 미래연구의 쓸모는 사회변화의 중요한 징후를 앞서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이머징 이슈는 비록 데이터가 부족하고 공공의제로 다루지 않아 사회적으로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미래 우리사회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칠 변화의 징조들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정책과 학문영역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018년 창립 때부터 여러 방법으로 이머징 이슈 연구를 추진했다. 2020년부터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1년 이머징 이슈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논의와 평가를 바탕으로 2022년 주목할 이머징 이슈를 제시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미중 경쟁의 새로운 양상, 기후변화 대응으로 새로운 공간의 등장, 에너지 전환의 급진전, 탈사회화, 모자이크 가족의 등장 등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칠 이슈뿐 아니라, 로봇의 자율성 확대에 따른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 토지의 공공성 확대, 우주생활권 진입, 에코 파시즘 등 일어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회에 미칠 파급력은 있는 이슈도 제기되었다. 이처럼 우리사회가 아직 문제나 기회로 확신하지 못하는 이슈들을 제기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미래대응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이머징 이슈 연구는 중요하다. 이 보고서는 국내외 최고의 데이터 분석 및 미래연구 전문가들과 함께 기획하고 논의한 결과물이다. 본 연구의 결과물을 통해 우리나라가 다양한 사회 변화에 대한 전조나 징후를 인식하고 미래 준비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22.03.23
(21-02) 교육 불평등과 계층이동성 지난 수년간 한국의 사회적 담론은 불평등과 공정성에 집중되어 온 경향이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점점 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굳건해지고 재생산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사회 시스템을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계층 배경의 도움이 아닌 본인이 타고난 능력에만 기반해야 한다는 공정성에 대한 담론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현재 한국 사회가 더 불공정한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최상위 명문대 진학의 공정성에 대한 논의가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 획득 및 자원 분배 과정에서 핵심 자본으로 작용하는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 기회 배분을 중심으로 한국의 교육 불평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분석하였다. 즉,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지난 20세기 출생자들 사이에서 가족 배경에 따른 기회의 불평등 그리고 젠더에 따른 교육 불평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대학 진학 및 대학원 진학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다. 대학 진학에서 나타나는 기회 불평등 정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9개의 대표성 있는 조사 자료를 통합하여 한국 교육 기회 불평등 데이터베이스(KIEOD)를 구축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지난 5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가족 배경(부모의 고학력 여부로 측정)의 차이에 따른 대학 진학(전문대 및 4년제 대학 진학 여부)의 격차는 최근 출생자로 올수록 양적 측면에서는 감소했고, 상위권 명문대 진학이라는 질적 측면에서도 격차가 증가했다는 근거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양상이 발견되었다. 또한 남녀 간 대학 진학에서의 격차가 감소했고, 최근 출생자들 사이에서는 계층과 관계없이 여성의 우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상위권 대학 진학의 경우 최근 출생 코호트에서는 성별 격차가 사라지고 계층간 차이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공계열 전공 선택에서 성별 분리 양상은 공고하게 유지되고 최근 들어 강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특히 상위 계층 남성들이 최근으로 올수록 이공계열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다른 성별-계층 집단에 비해 두드러지게 강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대학원 진학에 대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및 성별의 영향력 분석을 위해 2010년~2018년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1년 이내 대학원 진학 확률은 구체적인 대학과 세부 전공 통제 후에도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은 남성보다 낮게 나타났으며,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부모 소득, 모친의 대학원 학력)이 성별에 따라 대학원 진학에 끼치는 영향도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성별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관련된 정책제언들을 제시하였다. 2022.03.23
(21-03)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과 사회적 이동성 연구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로 인한 디지털화 비용 감소 및 사양산업과 신산업의 등장은 노동시장 내 직무 대체 속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등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노동시장에서는 고학력·고숙련 근로자보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저숙련·저학력 근로자나 임시직·비정규직 직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이 겪을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저학력·저숙련의 특성을 갖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위한 평생학습의 역할이 강조된다.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경험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의 개선 방향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경력 초기 저숙련 근로자 집단, 노동시장 입직 이후 형식교육에 참여한 근로자 집단, 경력전환 근로자 집단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평생학습 참여 동기, 기회 및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평생학습 참여가 인적자본, 심리자본, 사회자본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이러한 평생학습 참여 경험이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과 어떠한 방식으로 연계되는지 질적연구를 통해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이 포함해야 하는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먼저,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저해요인과 촉진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취약계층 근로자가 학습에 대한 어려움에 대처하고 즐거움을 경험하여 지속적으로 평생학습에 참여하도록 평생학습 참여 동기 향상을 위한 학습상담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평생학습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대학의 평생직업교육훈련 기능 강화와 일터 현장에서 무형식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의 장기적 안정성과 취약계층의 사회적 계층이동을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력개발과 평생학습의 연계, 평생학습 결과의 사회적 인정 체계 확립 및 정착, 사회적 계층이동이 가능한 직종으로의 경력전환 지원이 필요함을 제언하였다. 2022.03.23
「국가미래전략 Insight」 ‘국가’와 ‘국민’을 줄여 써야 할 국회 <제44호> 본 보고서는 ‘국가’와 ‘국민’이라는 표현이 과용되어 온 우리 국회의 정치 언어 사용 관행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우리 국회도 예나 지금이나 대통령제의 모델 국가인 미국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는 ‘미국 시민’이라 칭하고, ‘닉슨 행정부, 공화당 정부’, ‘카터 행정부, 민주당 정부’로 표현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나 우리 민주주의를 말할 때면 ‘국민’이라는 표현 일색이 되고, ‘문재인 행정부’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로 표기하고 ‘정당의 정부’라는 문법은 사용되지 않는다. 일종의 이중적 태도가 관행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민주 국가’라는 표현이 나을까 ‘민주 정부’라는 표현이 나을까? ‘민주당 국가’가 맞을까 ‘민주당 정부’가 맞을까? ‘책임 국가’와 ‘책임 정부’, ‘대의 국가’와 ‘대의 정부’ 가운데 어떤 표현이 옳을까? ‘민주 시민’ 대신 ‘민주 국민’이라고 하면 어떨까? ‘시민교육’ 대신 ‘국민교육’이라 하고, ‘세계시민’ 대신 ‘세계국민’이라고 해도 될까? ‘시민단체’ 대신 ‘국민단체’, ‘시민운동’ 대신 ‘국민운동이라고 하면 어떤 느낌일까? 분명 민주주의와 잘 호응하는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정부, 국민과 시민 사이의 표현은 잘 구분해 사용하지 않는다. 국가나 국민을 앞세우는 것이 과거 민주화 이전의 관행으로 여기기 쉽지만, 사실과 다르다. 과거에는 우리 국회에서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의장’, ‘동료 의원 여러분’, ‘의원 동지 여러분’을 썼어도 ‘국민 여러분’은 사용된 적은 거의 없었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국민 여러분’을 잘 사용하지 않았다. 초기 국회에서는 국민만이 아니라 인민이나 시민도 사용되었고, ‘자유당 정부’, ‘민주당 정부’ ‘공화당 정부’라는 표현도 살아 있었다. 오히려 우리 국회의 정치 용어 사용법은 최근으로 오면서 더욱 국가나 국민 일색이 되고 있다. 올해 국회 본회에서는 ‘시민사회’, ‘공동체’ 같은 용어를 사용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의원이나 대통령이 시민을 국민이라 호명하는 것은 자신들이 곧 국가이거나 통치자이고 시민은 보호를 받아야 하는 피통치자로 여기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다. 가능한 국가 대신 정부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정부라는 표현을 의식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정당 책임 정치론’을 공약하며 “문재인 정부 대신 더불어민주당 정부”라고 불리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최근 윤석열 차기 대통령도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의 정부”를 말한 바 있다. 그에 맞게 21대 하반기 국회에서부터는 ‘윤석열 행정부’와 ‘국민의힘 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책임 정치의 원리를 진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물론 문제의 핵심은 ‘국민’과 ‘국가’ 일색의 정치 언어를 개선하는 데 있지, ‘국가’나 ‘국민’이라는 표현을 없애자는 데 있지는 않다. 자연스럽게 정부나 사회, 공동체, 시민사회, 사회구성원, 시민 등 다원적 가치를 담은 정치 언어가 늘어나고, 서로 공존하면서 우리 사회의 여러 목소리가 의회정치를 통해 표출될 수 있는 언어 환경이 중요하다. 말이 다원화되어야 실제 정치도 다원화의 전망을 가질 수 있다. 2022.05.02
「국제전략 Foresight」 국제질서의 변화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지정학적 함의 <제8호> 박성준 부연구위원은 미중 기술패권경쟁이 점차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립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이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한 뒤 장기적인 시계에서 우리나라의 국제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중 기술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첨단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재편(디커플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과 중국의 외교 전략은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결집과 대립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는 이러한 양상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박성준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국제질서의 흐름을 분석하고 장기적인 시계에서 러시아 경제제재의 지정학적 함의를 분석하였다. 보고서에서 제시된 주요 함의는 세계 경제의 파편화와 탈세계화 흐름 증대 가능성, 권위주의 진영을 중심으로 한 대안적 글로벌 금융시스템 탐색,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안보의 상충,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립 심화 등이 있다. 박성준 부연구위원은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립 양상이라는 국제질서의 변화,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높은 무역의존도 및 남북문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공급망 안정성 강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국제전략 기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2022.04.26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20. 1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20. 1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국회미래연구원에서는 미래를 위한 정책 발굴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석학들을 모시고, 격주 브라운백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년 1월 개최된 브라운백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 일 시 : 2020. 1월 격주 금요일 11:40-13:15 (1월10일, 1월31일)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 ○ 연 사 및 프로그램 : 하단 소개 <1.10 AI강국 구현을 위한 전략과 향후 과제>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문명사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이하, AI)은 모든 영역에 걸친 패러다임에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들은 이에 대한 대응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국가전략의 마련과 범정부적 실행이 필요하다. 정부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AI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경제 효과 창출과 삶의 질 영역 확대 목표를 제시한다. 향후 과제로 정책, 산업, 인프라, 기타 분야 등을 나누어 모색하고자 한다. *박원재는 현재 한국정보화진흥원 정책연구팀장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정부혁신평가 평가단 및 자문단 위원, 혁신성장본부 자문위원(기획재정부), 혁신자문단 위원(산업통상자원부), 제조AI데이터전략위원회 위원(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시티 얼라이언스 운영위원(국토교통부) 등을 역임하였다. 관련 분야로는 정부혁신, 정보화정책, 전자정부 등이 있다. <1.31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과 우리의 대응방안> 북한은 6차례의 핵실험과 화성-14·15형 등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으로 핵탄두로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이른바 ‘신종무기 4종 세트’로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피해 남한내 한·미 주요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이를 ‘핵무장선택권’ 전략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 유용원은 현재 조선일보 기자 및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육해공군 정책자문위원, 한국방위산업학회 대외협력위원, 항공소년단 이사등을 역임하였다. 국방부 출입한 현직 최장수 국방분야 담당 기자이며 조선일보 창간 이래 최다 사내 특종상을 기록하였다. 다음 '2020-3회 국회미래연구원 금요 브라운백 세미나'는 2월7일(금)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2021.03.11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19. 12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19. 12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국회미래연구원에서는 미래를 위한 정책 발굴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석학들을 모시고 매주 브라운백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19년 12월 개최된 브라운백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 일 시 : 2019. 12월 매주 금요일 11:40-13:15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 ○ 연 사 및 프로그램 : 하단 소개 <12.6 통근시간과 삶의 질 : 미래 교통정책에 대한 방향> 본 강연은 사회적 측면에서 통근만족도와 연관요인을 체계적으로 탐구해 직장인의 통근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대안 발굴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함. 특히, 국내여건이 충분히 반영된 통근시간의 만족도를 탐색해보고 이를 도시개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공유하고자 한다. *장재민은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에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에 있다. 서울연구원, 국토연구원, 회계법인 등에서 교통관<13련 연구 및 민자사업 연구경력이 있으며, 학술활동(논문게재 및 발표), 공모전(아이디어 상) 등 다수 수상경력이 있다. 관심분야는 교통과 융복합(부동산, 삶의 질 등)이 가능한 지표개발 및 민관 융복합 연구 등이다. <12.13 과학적 증거기반의 입법정책수립 - 이해충돌방지법안을 중심으로> 본 강연은 이해충돌방지법을 둘러싼 입법적 논의와 과학적 증거기반의 입법정책수립을 위한 데이터 기반의 입법 분석의 시도로서, 소셜빅데이터, 행동과학을 적용하여 이해충돌방지법안에 대해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유봉은 한국법제연구원 입법평가실 연구위원으로 재직중에 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에서“공법과 사법간의 갈등에 대한 분석연구: 환경사례를 중심으로” 라는 주제로 법학박사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법제연구원에서 환경법, 에너지법, 공직윤리등 다양한 공법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연구는 데이터 기반의 입법평가론연구(2019), 환경규제상의 인센티브에 관한 연구(2016), 공직윤리제도 개선을 위한 법제분석(2006)등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2.20 미래의 정책결정방식 -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 본 강연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이은 데이터 기반 행정, 데이터 기반 경제의 미래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미래의 정책 결정과정은 증거기반 정책결정(evidence-based policy making)의 맥락을 이은 데이터 기반 행정의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치와 데이터의 전략적 접근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과 정책 수립에 관해 모색하고자 한다. *황성수는 현재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정보통신기술발전에 따른 정부의 역할 및 공공성 증진에 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공공정보와 민간정보, 지역공간정보 융합 및 활용가능성, 공공데이터 개방에 따른 정부 부처 대응 방향성 모색, 스마트 정부시대의 참여적 거버넌스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Syracuse University에서 행정학 석사, University of Pittsburgh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Grand Valley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2021.03.11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정재민(법무부 법무심의관, 전 판사)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다 보니 공간의 미래, 교통의 미래, 물류의 미래 등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미래 담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미래 이야기가 그리 활기를 띠지 않는 것 같다. 법이 기본적으로 과거의 체제를 지키는 보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의 실무는 현재의 법을 적용하는 일이고, 법학은 현재의 법을 해석하는 데 대부분 역량을 쏟고 있다. 필자도 판사이던 시절에는 법이나 정의의 미래에 큰 관심이 없었다. 판사의 일은 과거에 일어난 특정 사건에 대해서 그 당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었던 법을 적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해 관심이 커진 것은 현직인 법무부에서 법무심의관으로 일하면서부터이다. 법무심의관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정부 부처나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이다. 법안(法案)은 현재 시점에서 아직 법이 아니다. 법의 미생이라고 할까. 법을 만든 사람이 쏘아 올린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그들이 선호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이다. 법안이 법이 되면 그 순간부터 그 법안이 품고 있는 청사진을 따라 강력한 힘으로 미래를 견인한다. 그러므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은 그 법안이 추구하는 미래 사회를 심의하는 일이다. 필자는 특히 정의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법률가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정의이기 때문이다. 정의를 염두에 두지 않고 법을 말하는 법률가는 신을 믿지 않으면서 성서의 구절만 말하는 성직자와 같다. 법무심의관으로서 법안을 심의할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근본적 고민이 있었다. 법안은 미래 사회를 설계하는 것이고, 미래의 정의는 과거의 정의와 다를 수 있을 것인데, 나는 과거의 정의의 관점에서만 미래의 법을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방식으로 미래를 위한 법안들을 심의한다면 결국 미래의 법도 과거의 굴레에 묶어두어서 진정한 미래의 법이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미래에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런 가운데 국회미래연구원이 제시한 2022년 주목할 15개의 이머징 이슈는 미래의 정의를 가늠하는 데 유용한 단서가 되었다. 그런데 무엇인가. 법철학적으로 복잡한 정의의 정의들이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의 오랜 믿음에서 정의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누가 나쁜 짓을 하면 천벌을 받거나 지옥에 간다고 생각했다. 현세에 복을 못 받은 사람들은 죽어서 복을 받는다고 믿었다. 그 배후에는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근대는 니체가 선언한 바와 같이 신이 죽은 시대이다. 신의 역할을 대체한 것이 정의다. 그런데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벌을 받는 정의와 복을 골고루 나누어 받는 정의는 성격이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자를 교정적 정의, 후자를 배분적 정의라고 불렀다. 교정적 정의는 쉽게 말해서 잘못한 만큼 대가를 치른다는 것으로 범죄자를 처벌할 때 주로 문제되는 정의다. 배분적 정의는 사회의 가치를 사회구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다. 필자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자유라고 생각한다. 돈도, 권력도, 시간도 자유가 화체된 것이다. 그런데 자유를 활용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흔히 ‘강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자유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필자는 이러한 교정적 정의와 배분적 정의의 관점에서 이머징 이슈들이 정의의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탈가족화, 탈사회화였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1인가구 비중이 15%에서 40%로 증가했다. 노년층은 사별, 중년은 이혼, 직장, 기러기 가족, 청년은 학업, 비혼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고독사가 폭증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었다. 우리 법무심의관실은 2021년 초에 사공일가(사회적 공존을 위한 1인가구)TF를 만들어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법안, 독신자에게도 친양자 입양을 허용하는 법안, 유류분에서 형제자매를 삭제하는 법안, 형법상 주거침입죄의 형량을 강화하자는 법안 등 1인가구를 위한 법안들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중에서 유류분에 관한 제도 변화는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류분은 상속 때 망인이 제3자에게 재산을 유증하겠다는 의사가 있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인과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상속분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자식이나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1/3이다. 그 배후에는 개인의 재산이 오로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가족의 것이라는 시각이 있고, 다시 그 바탕에는 농경사회의 가산관념이 있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관념에 균열이 시작된 것이다. 가족이 해체되는 마당에 다른 사회적 조직이나 모임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저녁 회식은 드물어졌다. 동문회 모임도 사라지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해지고, 전일제 노동이 감소하며, 원격근무, 유연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 대면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그에 따라 배달 산업도 폭증하고 있다. 비대면시대를 맞이해서 우리 법무부도 기존에 대면 회의를 요구하던 법인에 관한 규정들도 비대면 회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돌봄의 차이로 인한 정의의 문제 이머징 이슈 리포트가 ‘돌봄’을 중요한 미래 이슈로 꼽은 것도 신선한 통찰로 느꼈다. 논리적으로 보자면 탈사회화의 귀결로서 돌봄이 중요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동안에는 ‘돌봄’을 개인적 차원의 후순위 문제로만 이해하고 있었을 뿐, 우리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움직임으로까지는 보지 못했다. ‘돌봄’은 개개인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돌봄의 문제는 배분적 정의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과거 가족이나 소규모 공동체에서 상부상조를 통해 무료로 해결하던 ‘돌봄’이 이제는 유료로 아웃소싱을 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렇게 되면 ‘돌봄’을 구매할 경제적 여건이 되는 사람은 과거보다 더 편하게 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 몇 해 전에 서른 즈음의 두 청년이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자살방조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판결문을 최근 읽은 적이 있다. 이 청년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아침에 돈을 썼는데 어찌어찌 6만 원을 만들었어요. 돈 구하기 진짜 힘드네요. 더 구해볼게요.” “힘들죠, 도움이 못 되어서 죄송한다. 제가 제일 미안해요. 멀리서 오시구.”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급할 때 3만 원 구하기도 힘들더라구요. 참 쪽팔리고 서럽더라구요ㅠ” 약자들에게는 자살조차 이토록 어렵다. 데이터의 차이가 초래하는 정의의 문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과 같은 기술 발전이 미래를 크게 변화시킨다는 것은 누구나 말하는 것이지만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더 나아가 인공지능의 오용 가능성, 알고리즘의 편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이미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지만 그 알고리즘을 누가 어떤 공식으로 설계했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사람과 설계된 알고리즘으로 마치 커튼을 쳐 놓은 듯 모든 눈과 귀와 뇌가 차단된 사람의 자유의 크기는 같을 수 없다. 저크버그나 일런 머스크처럼 세상 사람들이 시시각각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받고 있는 사람들과 필자처럼 시시각각 이들에게 데이터를 갖다 주는 사람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러한 차이는 소득이나 상속재산의 차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불평등을 낳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그것이 과연 정의에 부합하는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흔치 않다. 유튜브에 “원숭이 뉴럴링크”라고 치면 ‘페이거’라는 원숭이가 전자오락을 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모니터 좌우에 세로 막대기가 아래위로 움직이면서 하얀 공을 화면 중앙으로 쳐내는 게임이다. 원숭이는 조이스틱을 쓰지 않는다. 원숭이는 뇌파로 게임을 하는 중이다. 원숭이 뇌에 칩을 심어서 원숭이의 뇌파가 외부로 전기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뉴럴링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회장으로 유명한 일런 머스크가 설립한 또 다른 회사이다. 이 회사는 이 칩을 사람의 머리에 심으려고 한다. 칩이 사람 머리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이 머리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사람들 머리에 구글과 클라우드가 들어간다. 사람들 사이에 텔레파시도 가능해진다. 이런 시대가 오면 부자들은 자신의 뇌를 매우 우수한 컴퓨터와 연결시키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타고난 두뇌로 살아가야 한다. 회사에 취업 시험을 볼 때 그런 사람들 사이에 차등을 두는 것이 정의의 관점에서 정의로울까, 두지 않는 것이 정의로울까. 사람의 수명이 100세가 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과거 버전이 되었고 요즘은 150살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200년 이상 산다는 말도 나온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도 미래의 정의에 큰 영향을 준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알토스랩’이라는 회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서 인간을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노화를 방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다시 젊어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의 사장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인류가 10년 안에 수명탈출속도(Longevity Escape Velocity)에 진입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10년 안에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연장되는 속도가 나이를 먹는 속도를 따라잡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3살 더 먹더라도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5년 더 늘어나면 당분간은 늙지 않는 셈이 된다. 3D 프린터로 수술 중에 장기를 만들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유전적 질병을 제거할 수도 있다. 나노 로봇이 혈관으로 들어가서 혈관 속 막힌 곳을 뚫어줄 수도 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 사람을 죽이는 살인죄의 불법성 평가는 더 커지지 않을까. 19세기 이전에는 평균수명이 40살이 채 안 되었다고 한다. 그때 한 명을 살해한 것과 사람이 200살까지 사는 시대에 사람 한 명을 살해한 것은 불법성이 같을까. 그 살인자가 같은 기간의 징역형을 받는 것은 정의로울까. 200년씩 산다면 나중에 사람이 변화되고 선하게 교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보아서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논리가 강해질까. 영화 「스타워즈」에서처럼 다스베이더의 광선검에 오비완 케노비는 손목이 잘려나갔지만 금방 새로운 손목을 재생시킨다. 그렇게 의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서 상처가 쉽게 치유된다면 상해죄의 형량은 약해져야 할까. 어떤 사람은 200살을 살고 어떤 사람은 지금처럼 70살을 살면 직장에서 정년이라는 개념이 유지될 수 있을까. 이러한 수명의 차이는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있을까. 부자에 대한 누진세, 중과세를 적용하는 것처럼 오래 사는 사람에게 더 많은 사회적 의무를 부과해야 정의로운 것일까.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국제적 이슈들로는 미중 대립과 경쟁의 격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방사능 유출 문제, 온실가스 배출, 미세먼지, 기후위기를 비롯한 국제적 환경 재난으로 인한 국가 간 갈등 확대가 제시되어 있었다. 전쟁이나 무력 침략에 대한 대응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의 교정적 정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과거 수백 년 전부터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서구 국가들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최근 수십 년 동안 과거 서구 국가들이 배출한 탄소량을 훌쩍 넘어서는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 산업국들도 같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와 같은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 배분적 정의의 균형점을 재조정할 것이다. 법을 건물에 비유하자면 필자가 판사일 때는 현재 존재하는 건물만을 구석구석 살피고 활용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미래를 위한 법안을 만드는 법무심의관이 된 뒤로는 보다 새로운 건물을 지으려는 건축가처럼 건물을 둘러싼 빈공간을 살피게 된다. 건물 위로 몇 층을 더 올릴 수는 없을까, 옥상에 정원을 조성할 수는 없을까, 건물 주변의 공터를 더 좋은 생활 공간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하는 식이다. 빈 공간들은 미래로 가득 차 있다. 그러고 보면 미래 학자들은 빈 공간이 무엇으로 채워질까를 연구하는 분들이 아닌가 싶다.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우리나라 사회라는 건물이 앞으로 어떻게 빈공간을 채워나갈지를 가늠하는데 유용한 조감도를 제시한 것 같다. 법률가는 여기에서 미래의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나 정의는 법률가들만의 것은 아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이머징 이슈 리포트를 토대로 우리 사회의 미래와 정의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논의하는 일이 점점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2022.03.08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 우리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가: 또 하나의 오래된 미래, 체르노빌 글. 이상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나는 과거에 대해서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 『체르노빌의 목소리』 현재는 ‘지금부터 10만 년 이후까지의 시간’으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 김홍중, 「미래의 미래」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3분, 체르노빌 핵발전소 원자로 4호기가 폭발했다. 우크라이나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북쪽에 위치한 소도시 프리피야트에서 3km 떨어진 곳이었다.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가 1997년에 러시아어로 발간한 책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는 이 사건을 다룬다. 알렉시예비치는 1986년 당시 벨라루스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의 수도 민스크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었다. 벨라루스는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책이 출간될 시점에 벨라루스 국민 20%가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오염지역 거주민 210만명 중 70만명이 어린이였다. 방사선 피폭이 벨라루스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이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사건 이래 10여 년에 걸쳐 체르노빌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순국 소방대원의 아내, 심리학자, 일곱 살에 죽은 딸의 아버지,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고멜 주 주민, 전 프리피야트 주민, 호이니키 마을 주민, K 가족,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이주민, “주의 종”, 경찰, 해체작업자, 해체작업자의 아내, 방사선 선량기사, 운전병, 헬기조종사, “다양하고 복잡한 선천성 병리 현상”을 가진 채 태어난 딸의 엄마, 고멜국립대학교 교수, 사냥꾼, 카메라 감독, 마을 간호장, 언어학 교사, 가정실습 교사, 기자, 벨라루스 의원, 농업학 박사, 공화국협회 부대표, 소아과 전문의, 브라긴 마을 주민, 의사, 방사선 전문의, 산파, 수문기상학자, 화학 엔지니어, 전 벨라루스 과학 아카데미 핵에너지 연구소 소장·실험실 실장·선임 연구원, 환경 보호 감독, 역사학자, 시골 교사, 사진작가, 모길료프 문화예술대학 교수, 전 슬라브고로드 당 지역위원회 일등서기관, 모길료프 여성위원회 <체르노빌의 아이들> 대표, “무명”, 그리고 어린이들이었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이들의 목소리다. “목소리”로 옮겨진 러시아어 молитва의 뜻은 기도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2011년 6월에 출간되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지 3개월이 된 시점이었다.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이 책은 약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 알렉시예비치가 이 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작은 관심이 다시 일었다. 그러나 잠깐이었다. 책은 곧 묻혔다. 우리에게 미래라는 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체르노빌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핵발전소가 그것을 결정할 절대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건 자체가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서이지만 더욱 크게는 우리가 아직 그 사건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해서이다. 이 책은 특히 이 사건의 불가해성을, 이 사건에 대한 우리의 무개념을 집요하게 드러낸다. 한국어판 발간 시점을 기준으로 해도 10년이 된, 그리 주목받지 못한 이 책을 이야기해 보려는 이유다. * * *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사랑이 이어지기를, 생명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폭력이 이어지지 않기를, 죽음이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바라는 것의 지속을, 바라지 않는 것의 변화를 바란다. 그것을 우리는 보통 희망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체르노빌은 사랑과 폭력의 의미를, 생명과 죽음의 의미를 뒤바꿔놓았다. 30년차 산파는 “행복한 임산부를, 행복한 엄마를 본 지 오래됐다”며 말한다. “꿈 이야기를 한다. 발이 여덟 개 달린 송아지를 낳은 꿈, 고슴도치 머리가 달린 강아지를 낳은 꿈……. 이상한 꿈이다. 예전 여자들은 이런 꿈을 안 꿨다.” 유산한 여성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해서 아이를 갖고 싶었어요. (…) 내 아이는 죽은 채로 태어났어요. 손가락도 두 개 모자랐어요. 여자아이였어요. 난 울었어요. 손가락이라도 다 있었더라면……. 여자아이잖아요.” 심각한 장애를 갖고 태어난 딸과 병원에서 4년을 함께 생활하고 있던 엄마는 딸의 존재가 “자신과 남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들의 “사랑 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힘겹게 싸우면서도 “내가 사는 곳에서는 사랑에 빠지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고 말한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간 소방대원의 아내는 피폭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간 남편의 죽음을, 태어나 4시간 만에 죽은 딸의 죽음을 10년 만에 말하면서 묻는다. “사랑으로 죽이는 게 가능한가?” 이주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그들이 들고 있던 달걀과 우유, 양파와 호박을 빼앗아 묻어야 했던 군인은 “모든 것이 아름다웠던 황금빛 가을에” 사람들이 모두 미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사랑은 죽음이 되었다. 죽음은 더 이상 평범할 수 없게 되었다. 체르노빌은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시간 감각을 무너뜨렸다. 방사능은 10만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때까지 시간은 변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서의 생명은 살아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죽어가는 것이다. 10만 년 내에 ‘탄생’이란 불가능하다. 그때까지 미래는 오지 않는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미래의 미래」에서 이렇게 썼다. “생명을 가진 것들이 대규모로 사멸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했지만 ‘생명 그 자체’가 유지될 것이라는 희망이 꺼진 적은 없었다. (…) 태어날 사람들에 대한 아름다운 희망이 불가능해질 때, 인간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 수 있을까?” 우리는 미래를 잃어버렸다. 알렉시예비치는 이렇게 책을 시작한다. “나는 체르노빌의 증인이다. 무서운 전쟁과 혁명이 20세기를 대표한다고 하지만 체르노빌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20년이나 흘렀지만, 내가 증언하는 것이 과거인지, 또는 미래인지 나는 아직도 나 자신에게 묻고 있다. 그 사건은 너무나도 쉽게 진부한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시시한 공포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체르노빌을 새로운 역사의 시작으로 본다. 체르노빌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선지식이다. 왜냐하면 체르노빌로 인해 사람이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던 방식과 갈등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시간에 대한 주관을 이야기 속에 담는다. 그런데 체르노빌은 10만, 20만 년, 아니 그보다도 더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인생의 관점으로 볼 때, 영원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아직은 낯설기만 한 그 악몽의 의미를 이해하고 연구할 능력이 되는가?” 이 책은 읽기가 쉽지 않다. 서론-본론-결론과 같은, 시간을 따르거나 영역을 순서대로 짚는 논리의 형식으로 쓰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서는 맥락 없는 독백의 나열, 환상적인 말들의 이어짐으로 채워져 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묘사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었다고 말한다. “평범한 것이 하나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표현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체르노빌은 비유나 상징이 아니라 집이었”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 스스로의 삶도 “사건의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그저 암호라고 말한다. 암호는 풀 수 없다. 드러낼 수 있을 뿐이다. 그 기이함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알렉시예비치가 고안한 것이 ‘소설-코러스’라고 불리는 형식이다. “수많은 목소리들의 코러스로, 모든 상세한 것들의 콜라주”로 세상을 보고 삶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식은 이 책의 메시지와 조응한다. 체르노빌이 ‘수습’될 수 없는 것처럼, 체르노빌에 대한 이야기는 ‘정리’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체르노빌은 여전히 불가해한 사건이다. 그것은 과거로만 남아 있을 수 없다. 그것은 과거이자 현재다.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현재의 관점에서 잘 정리된 후일담일 수 없다. 그것은 현재이자 미래다. 그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말하려면, 그것에 조금이나마 다가가려면, 우리는 현실의 언어가 아니라 환상의 언어에 기댈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 * * 2021년 4월 13일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는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에 저장되어 있는 오염수를 2023년부터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을 한국 정부와 국민은 크게 우려한다. 일본 정부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과연 일본 정부는 책임을 질 수 있는가? 그러한 상황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정부가 과연 있을 수 있는가? 핵발전소 사고는 수습될 수 없다는 것을 체르노빌은 증언한다. 체르노빌 사고는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도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사고라서 수습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인류는 핵발전소가 지금도 방대하게 쏟아내고 있는 ‘죽음의 재’(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모른다. 고준위 핵폐기물을 ‘영구적’으로 ‘저장’할 시설은 이 세계에 없다. 2023년부터 가동을 준비 중인 시설은 한 곳 있다. 핀란드의 ‘온칼로’(숨겨진 곳)다. 이 시설이 설정한 최소 보관 기간은 10만 년이다. 기준에 따라 그 기간은 100만 년으로 산정되기도 한다. 10만 년 전은 지질 시간대로 홍적세에 해당한다.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시기로 추정되는 때가 30만 년 전이다. 핵발전소의 평균 운영 기간은 30년이다. 핵의 기원은 폭력이다. 핵의 목적은 폭력이다. 에너지원 그 어디에도 붙지 않는 “평화적 이용”이라는 딱지 자체가 핵의 성격을 드러낸다. 국가가 핵발전소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핵발전에 관한 한 국가는 언제나 수습의 주체가 아닌 가해의 주체였다. 국가는 언제나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사고는 반복되었다. 사고는 늘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였다. 1979년에 스리마일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소련은 그것을 자본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1986년에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서방 세계는 그것을 공산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2011년에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우리의 실패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일본의 실패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후쿠시마 사고도 결국에는 ‘수습된 것으로’ 기억될 것이다. 핵의 평화적 ‘사용’을 주창했던 미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사실상, 즉각, 지지했다. 핵발전의 ‘확대’를 관리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0년 12월에 이미 오염수 방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식으로 후쿠시마도, 그리 오래지 않아, 수습될 것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우리에게 묻는다. “신형 휴대전화 혹은 자동차와 삶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당신은 삶을 선택하겠다고 답하겠는가? 우리는 답이 자명해 보이는 이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2021년 4월 기준 지구에서 가동되는 원자로 444기 중 25%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 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이 예정된 원자로 145기 중 40%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것이다. 우리에게 체르노빌은 여전히 해석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체르노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은 아직 우리 문화 속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그것이 해석될 날은, 발터 벤야민이 『일방통행로』에서 썼던 것처럼, 이미 예언이나 경고를 놓쳐버린 후일지도 모른다. 2021.06.01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글. 전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자본주의 사회는 우리에게 말한다, “능력 있는 당신은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 과연 이것은 정당한가? 이런 덕목이 통용되는 사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 정의와 도덕에 대한 여러 편의 저서를 통해 한국에 널리 소개된 바 있는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센델 교수가 2020년,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신간을 발매했다.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있는 그의 저서로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되는데,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은 이에 더해 트럼프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굴욕의 정치’와 불평등의 심화,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변화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미국 사회의 거대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능력주의 (meritocracy)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그의 전작에서 논의된 정의의 다양한 개념들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2020년의 정치 지평으로 소환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센델은 능력주의에 대한 두 가지 서로 다른 문제의식을 비교하며 논의를 전개한다. 첫째, 능력주의의 실패는 그것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는가? 둘째, 혹은 능력주의의 실패는 능력과 성취를 사회적 분배의 기저 논리로 사용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데올로기의 근본적인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닌가? 저자는 단호히 후자의 입장을 취하며 독자로 하여금 ‘경쟁의 과정이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는 데에서 한 발 더 과감히 나아가기를 주문하고 있다. 센델 외에도 수많은 학자들이 능력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잠재적인 폭력성에 대해 경고해 왔다. 가장 대표적으로, 능력주의는 각종 사회적인 불평등과 차별을 정당한 것으로 합리화하는 성질을 띤다. 경제적 불평등은 노력과 성실성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합리화되며, 인종 간의 불평등 또한 인종의 문제가 아닌 개별 노동시장 참여자들의 능력의 문제인 것으로 탈바꿈한다. 극소수의 성공적인 흑인들의 예시는 능력주의의 이름으로 대다수의 억압받는 흑인들을 외면한다. 능력주의는 우리가 사는 사회의 제도와 구조를 통해 견고하게 그 생명을 이어나간다. 엘리트 교육을 받고 최고의 명문대학에 진학한 미국의 상위층 자녀들은 마치 통과의례라도 치른 듯 자신들의 성취를 노력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성공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의 논리로 내면화한다. 미국의 사회복지 시스템은 공공연히 자격이 있는 수혜자와 그렇지 못한 수혜자를 나누는데 골몰하고, 이 과정에서 동원된 각종 지표 (인종, 성별, 결혼 여부, 교육 수준, 노동 여부, 약물 기록 등) 는 사회적인 낙인 효과를 남기며 불평등의 재생산에 이바지한다.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깃발을 나부끼며 우리를 매혹시키지만, 실상 그것은 견고하게 반복되는 사회적 계층화를 정당화하는데 훨씬 더 유용하게 사용된다. 센델에 따르면 능력주의의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첫째, 능력주의는 그것에 반발하는 대중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반엘리트 정서를 품게 하고, 그 결과 대중이 트럼프라고 하는 최악의 대통령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둘째, 실질적으로 사회계층을 거슬러 오르는 사회적 이동성이 단절된 것과 마찬가지인 미국 사회에서, 능력주의의 환상은 대중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만들고 사회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소거시킨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우도 있음을 굳게 믿고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이상적인 시민의 상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폐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노력 이후에도 정당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한탄하는 시민들은 자신들의 비참함을 ‘노력’과 ‘자격’의 이름으로 판단하는 지도자들로부터 모욕감을 느낀다. 그 결과 이에 편승하는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되면, 이는 사회적 불평등의 사슬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옥죄인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부상과 그가 임기 중 내내 강조하던, 공정한 절차로 꿈을 이루어 나가는 미국인의 이상, 그리고 그 이후, 마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득세한 트럼프를 떠올려 본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심화된 미국 내 반이민자 정서와 인종차별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 보이면서도, 여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의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능력주의가 사회적으로 실패한 아이디어라는 점이 아니라, 사회적인 실패를 보이지 않게 덮어 놓을 수 있는 유용한 권력의 도구라는 점이다. 저자는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경신했던 전설적인 흑인 야구 선수 행크 에런의 이야기로 책을 마무리한다. 공과 배트가 없어 병뚜껑과 막대기로 야구 연습을 하고,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른 행크 에런의 스토리는 사회적 장벽에 맞서 운명을 개척한 미담으로만 읽혀야 할까? 오히려 우리는 “오직 홈런을 때려야만 벗어날 수 있는 인종주의의 부정의한 시스템을 혐오 (p. 348)”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능력주의를 표방하는 권력이 작동할 때, 불공정은 공정한 것으로 일상화되고, 소수의 ‘성공’은 미담이 되어 우리의 시대정신이 된다. 우리는 “뿌린 만큼 거두”고 “자신의 도덕성을 성취를 통해 증명”하는 세상을 표방하였던 자본주의의 선지자들의 미래 세대다. 우리의 미래는 다시 한번 우리가 지금 지향하고 있는 능력주의 사회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를 연구한다는 것은 견고하고 지속적인 사회 기저의 질서를 탐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연구의 다른 이름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질서에 대한 깊은 연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구조를 직시하고 나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그것이 공정성의 이름으로 합리화되는 미래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과정의 공정성을 넘어, 정의로운 결과를 위해 우리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2021.04.20

미래기고

[민보경] 파친코와 이주민의 도시 파친코와 이주민의 도시 최근 TV 시리즈로 만들어져 화제가 된 소설 '파친코'(Pachinko)는 낯선 땅에 정착한 이방인이 겪는 구조적 차별과 배척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주류사회에 편입할 수 없었던 재일 한국인들은 경제적 부를 일구기 위해 일본인이 천시하여 멀리하는 파친코 장에 뛰어들었다. 주인공 선자의 아들들이 젊어서부터 일하거나 아니면 중간에 학문을 그만두고 선택한 곳도, 미국에서 선진 교육을 받은 손자가 돌아온 곳도 결국은 파친코 장이다. 외국인에게 폐쇄적이고 진입장벽이 높은 사회에서의 소설 속 험난한 삶은 세계 곳곳에 사는 이주민과 이민자가 지닌 보편적인 상처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한다. 우리나라가 세계화를 정책 아젠다로 설정한 것은 김영삼 정부 시절인데, 아이러니하게도 IMF 구제금융으로 인해 반강제로 세계적 자본주의 체계에 편입되게 된다. 이후 자본이나 물적 자원의 국가 간 이동 외에도 사람들의 이동도 크게 늘었다. 법무부 체류 외국인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장기 또는 단기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1998년 30만 8000여 명에 불과하였으나 2020년 203만 6000여 명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1998년 0.66%에서 2013년 3.0%를 넘어 2017년 4.2%, 2018년 4.5%, 2019년 4.9%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93%로 감소하였으나 이제 외국인은 낯선 존재가 아니다. 더 나아가 이민자들은 우리나라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경제에도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민자 체류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5월 기준 15세 이상 귀화허가자를 포함한 이민자 상주인구는 138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민자의 90%는 아시아에서 왔으며, 한국계 중국이 52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 19만여 명, 중국 13만여 명, 기타 아시아 39만여 명이다. 이들은 주로 광·제조업(43.3%), 도소매·음식·숙박업(18.9%), 사업·개인·공공서비스(16.3%), 건설업(11.9%), 농림어업(7.1%) 등에 종사하고 있다. 도시의 관점에서 외국인의 증가는 도시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만들어내는 힘이 될 수 있다. 경영전략가 게리 하멜(Gary Hamel)은 저서 <경영의 미래>에서 다양성은 여러 곳에서 유입된 사람들과 더불어 발견과 발명의 연쇄반응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도시계획운동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는 도시가 성장하는 이유를 다양한 배경을 가진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혁신에서 찾는다. 서로 비슷한 사람들과 비슷한 사고만으로 창조적인 변화를 만들기 곤란하며, 다양한 배경과 사고방식을 소유한 사람들이 교류를 증가시키면서 더 넓은 사고의 폭과 새로운 시각을 형성할 수 있다. 외국인들이 만들어내는 역동성과 활력은 화려한 도시가 아닌 일손이 필요한 농촌, 공장, 건설 현장에서 빛을 발한다. 특히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에 외국인이 유입되면 새로운 변화가 나타난다. 외국인의 경제적 활동으로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며, 이는 낙후된 지역의 토지 및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쳐 도시의 모습과 공간구조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반면, 외국인의 증가는 지역에 긴장감과 대립을 불러올 수도 있다. 외국인 이주민이 많은 지역에서는 경제적으로 이주민 의존도가 매우 커 한국인과 이주민이 경제공동체로 끈끈하게 묶여 있더라도 그들은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즉, 같이 살고 있으나 같이 살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특정 지역에서의 외국인 쏠림현상이 강해지면서 내국인이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며, 익숙했던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적대적 감정이 들기도 한다. 다양한 문화의 공존은 때때로 예상치 못한 갈등과 충돌을 가져온다. 처음에는 노동력 공급 차원에서만 바라봤던 외국인 노동자의 역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경제적 영향과 사회통합의 차원으로 복잡해진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지역주민 10명 중 1명 이상 외국인인 곳들이 있는데, 전국에서 외국인 주민 비율이 높은 지방자치단체는 2020년 기준 충북 음성군(14.6%), 서울 영등포구(13.5%), 서울 금천구(13.1%), 경기 안산시(13.1%) 등이다. 이들 지역은 이주민이 많은 곳에 이주민이 몰리는 경향까지 더해지면서 이주민들의 도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산의 원곡동, 서울의 대림동 등 이주민들의 집단거주지로 변화되고 있는 곳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나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정책적 노력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주민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우리 사회가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유지될 수 없는 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지만 앞으로 우리가 당면할 문제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진전이 없어 보인다. 이주민 증가와 다문화는 필연적인 우리의 미래다. 찬성하거나, 반대할 문제가 아니라 이미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변화와 발전은 현재 5%의 한국을 구성하고 있으나 앞으로 더욱 증가하게 될 외국인들과 그들과 함께 살아갈 우리들의 모습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집은 있다. 소설 <파친코> 속의 뿌리 깊은 차별과 배타적인 사회구조에 저항하면서 꿋꿋이 살아내는 선자네의 삶을 보며, 집을 떠나 우리 사회에 들어온 또 다른 선자네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들여다보게 된다. 도시도 사람도 모두 진화한다. 낯선 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의 모습이 어떨지, 그리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이다. 민보경 국회미래연구원 삶의질그룹장 2022.05.17
[김유빈] 전략기술 확보를 위한 글로벌 총력전 전략기술 확보를 위한 글로벌 총력전 과학기술은 경제, 산업 등 국가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인임과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GVC, Global Value Chain)을 비롯해 외교·안보적으로도 그 가치가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이 사실상 기술 패권 경쟁의 양상을 보이면서, 세계는 ‘전략기술’을 중심으로 연대와 동맹을 통해 새로운 질서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경제적 가치 창출과 더불어 국가의 흥망(興亡)을 좌우할 수 있는 외교·안보적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전략기술을 발굴하고 확보하는 것이 국가 차원의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차전지, AI(인공지능), 반도체, 양자 등 전략기술을 두고 미국, EU,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 말 10대 전략기술을 발표하고, 관련 기술 확보에 국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육성 전략 및 관련 법·제도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사회의 급변과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신흥기술(emerging technology)의 부상은 과학기술 강국인 우리에게는 전략기술 확보를 통해 새로운 국제 질서 정립, 이른바 기정학(技政學, tech-politics)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나, 전략기술이 새로운 국제 질서 정립의 전환적 요소로 떠오르는 만큼, 전략기술 확보 과정 또한 기존의 관성과는 다른 새로운 틀과 체계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국가적 차원의 중요한 미래기술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평가하여 전략기술 후보군을 신속히 발굴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기업 등 기획 자원을 활용하여 공급망, 통상, 핵심기술 등 다양한 관점의 동향 분석을 수행하고, 국가적 차원의 전략기술 확보를 위한 중장기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전략기술은 성장 동력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경제적 측면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패권 경쟁 속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안보적 의미에 주목한다. 따라서, 전략기술 확보는 공공 투자 전략의 일환이다. 최종적인 목적지와 방향을 정하고 이에 기반하여 전략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임무(mission)’의 설정 과정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둘째, 정해진 중장기 방향에 따라 원활하게 임무가 수행되기 위해서는 ‘전략기술의 혁신 시스템’이 함께 전환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공공 부문의 국가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민간으로 공공기술을 이전하여 고도의 경제 성장을 견인해 왔다. 그러나 민간 부문의 역량이 충분하게 높아지고, 민간 스스로가 독자적인 투자 전략에 따라 행동하게 되면서 국가전략과 연계가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전략기술 확보를 위해 각각의 다른 기능과 역할을 가진 산학연 혁신 주체가 독자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하되, 전략적 연계를 위한 융합 연구 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출연연이 산학연 융합 체계의 ‘공공 허브(hub)’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즉, 정부 중장기 방향 내에서 전략기술 확보를 위한 ‘임무’를 중심으로 민간을 포함한 다양한 혁신 주체의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 또한, 세부 이행 과정에서 참여 주체의 육성·보호·지원을 위한 전방위적 정책 및 제도 마련의 매개 역할을 해야 한다. 전략기술과 연계한 전문인력 양성체계, 핵심기술 보호 및 향후 기업의 시장 진출을 지원 정책 등이 예가 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출연연은 임무와 관련된 정부 중장기 방향의 보완을 유도할 수 있도록 피드백에 기반한 ‘정책 환류’ 체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전략기술을 포함한 ‘신흥기술의 미래사회 영향력’에 대한 다각적 분석을 강화해야 한다. 신흥기술이 가지는 경제·사회적 영향력을 광범위하게 분석하여 부정적 편익은 대비하고, 긍정적 편익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분석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 법에 근거하여 정부 중심의 기술영향평가(technology assessment)가 시행되고 있으나, 수행 주체, 분석 방법, 활용 방안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의회가 미래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입법 및 제도적 불비 사항, 법률 제·개정 사항, 규제 완화 또는 선제적 규제 조치 마련 등 미래기술 영향평가 결과가 관련 제도 및 중장기 정책설계 과정에 직접 활용될 수 있도록 기존 분석 체계에 대한 보완적 접근이 고민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 안보를 위한 전략기술의 보호 및 관리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 전략기술의 연구개발(R&D)에 더해 보호(protection)의 개념이 함께 고려된 종합적 ‘R&DP’로 정책 설계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치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핵심기술 보유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기술 및 인력 유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략기술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제는 기업도 단순히 경제 주체가 아닌 ‘안보 자산’으로 개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전략기술을 중심으로 경제, 산업, 기업, 정부를 연계한 통합적 정책 수립을 통해 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을 넘어 적극적 기술 보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에 더해 전략기술 전주기 간 모니터링을 통해 연구활동, 기업활동, 국제 공동연구 과정의 기술 유출 징후,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 징후 및 전략기술 유출 가능성 등을 사전 예측 활동을 통해 선제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은 전략기술 관련 인재 확보를 위해 핵심기술 분야의 인재 육성 정책뿐 아니라, 이민법까지 개정해 글로벌 인재의 유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중국은 전략기술 분야 투자 확대와 더불어 기술 표준 체계의 자국 영향력 강화를 통해 제3세계를 비롯한 글로벌 기술규범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그야말로 기술 패권을 둘러싸고 G2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5월 10일 새로운 정부가 본격 출범했다. 새 정부는 인수위를 통해 AI, 미래 네트워크(6G) 등 ‘디지털 국가전략’ 추진을 통한 전략기술 지원을 강조한 바 있다. 국회는 올해 초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통과시켰고, 현재는 ‘국가전략기술육성법’이 발의되어 검토 중이다. 정권의 변동과 관계없이 전략기술 확보와 육성을 위한 체계는 일관되고 신속히 준비되어야 한다. 전략기술 확보를 위한 글로벌 총력전에 주춤할 시간이 없다. 김유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現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겸임교수 前 국가핵융합연구소 혁신전략부장 前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기술전략팀 책임연구원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행정학박사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공학박사 2022.05.11
[박성원] 보상적 성장의 대가 보상적 성장의 대가 일제 해방 이후 한국사회의 변화를 학계에서는 추격형 성장으로 정리한다. 한국이 선진국과의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맹렬히 노력했고, 그 결과 경제적으로 성장했다는 뜻이다. 과학기술의 격차도 상당히 따라잡았고, 이제는 세계 1위의 기술력과 생산력을 자랑하는 품목도 많다. 최근에는 문화와 예술에서도 한국의 약진은 놀랍다. 20세기 말까지 우리가 경험했던 한국의 급성장을 요즘엔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7%대의 높은 경제적 성장을 일궈냈던 경험을 희구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성장지상론’을 주장하지만, 예전과 다른 시각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그려보려는 시도는 논할만하다. 지난 2월16일 <참성장포럼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손종칠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는 참성장은 일과 여가, 돌봄, 환경, 인적자본 등 삶의 질과 관련된 것들의 가치를 재평가하거나 성장시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면 기존의 경제성장을 측정했던 국내총생산(GDP)의 관행에서 간과하거나 무시했던 요인들을 드러내야 한다. 예를 들면, 소득불평등의 확대나 가사 돌봄 노동의 불평등은 삶의 질을 감소시키는 요소지만, 경제성장을 측정하는데 고려하지 않았다. 이런 불평등은 사회 후생의 감소로 평가해야 한다. 또한 물질적 성장을 위해 훼손된 환경도 비용으로 추정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의 관점에서 환경오염의 피해는 고려하지 않았다. 시장거래에 기반한 가격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5일 개최된 한국정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한국정책학회 30주년 기념 재발견시리즈의 첫 번째로 ‘성장’이라는 화두를 놓고 학자들 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중앙대학교 문태훈 교수는 우리 사회가 추진했던 경제성장은 결과적으로 빈부격차 확대, 일자리 감소, 환경파괴, 대규모 감염병 확산 등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대안으로 지속가능발전론이 등장했지만, 기존의 경제개발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 때문에 미래세대의 복지수준을 낮추지 않겠다는 목표는 요원해졌다. 문태훈 교수는 생태경제학적 관점에서 자원을 덜 소비하고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사람들의 사회적 교류는 활발하고 이를 통해 새롭고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전환적 성장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미래연구원도 지난해 국가중장기아젠다 연구를 통해 성장사회를 벗어나 성숙사회를 추구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3000명의 온라인 조사와 202명의 시민이 참여한 숙의토론형 공론조사를 통해 새로운 선호미래상으로 ‘성숙사회’를 도출했다. 성숙사회는 효율성과 능력주의에 기반한 국가 주도의 경제적 성장주의에서 벗어나려는 사회다. 각 개인의 처지에 맞게 성장의 기회를 주는 형평성, 사회적 신뢰나 연대, 건강의 증진 같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 생물다양성 보존과 기후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회다. 이런 논의들의 공통점은 성장 그 자체를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시장적 전략을 기획하지도 않는다. 대신에 그간 우리 사회가 거의 신앙에 가까울 정도로 경제성장에 집착한 데 따른 부정적 효과에 주목하자고 주장한다. 모든 정책에는 음과 양이 있다. 그러나 부정적 효과가 긍정적 효과를 압도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의 지속가능성은 현격히 떨어진다. 생물학에서는 ‘보상적 성장’이라는 이론이 있다. 영어로는 ‘compensatory growth’ 또는 ‘catch-up growth’로 표현한다(앞서 우리 사회의 지난 역사를 추격형 성장이라고 했는데, 영어식 표현도 catch-up growth로 같다). 보상적 성장은 예컨대, 좋지 않은 환경에서 태어난 동물이 비록 좋은 환경에서 태어난 동물과 비교해 몸집이 작게 태어나도 다시금 좋은 환경이 주어지면 마치 보상이라도 하듯 급격히 성장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물보다 몸집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이처럼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것을 보상적 성장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급성장에는 대가가 따른다. 보상적 성장을 다룬 문헌 중 2001년 멧카페(N. Metcalfe)와 모나간(P. Monaghan)의 주장은 매우 흥미롭다(논문의 제목은 Compensation for a bad start: grow now, pay later?). 저자들은 보상적 성장기를 거친 생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조사했다. 예컨대, 즉각적으로 치를 수 있는 부정적 효과로는 포식(predation)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몸집이 급성장하면 포식자의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굶주림을 견디는 힘도 약해진다. 보상적 성장기를 보낸 애벌레는 식량 부족의 상황에 맞닥뜨리면 다른 애벌레와 비교해 이를 견뎌내는 힘이 약하다. 중기적으로 치러야 하는 부정적 대가로는 지방 침착(fat deposition, 주요 장기에 지방이 쌓이는 것)의 증가(대서양 연어에서 발견)나 세포의 수명과 관련된 텔로미어(telomere)의 마모(쥐에서 발견)를 들 수 있다.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 대가로는 인슐린 조절의 문제(쥐나 인간에게서 발견), 성인 비만(인간), 수명의 단축(쥐나 금화조에서 발견) 등이 발견되었다. 저자들은 이런 증세들은 실험실에서 발견한 것이고 아직 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지만, 급성장을 추구했던 우리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 사회를 하나의 급성장한 개체로 본다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부정적 현상은 보상적 성장의 대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성과주의로 증가하는 과로사와 과로자살, 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 우울감의 증가, 사회적 신뢰나 연대의 감소, 혐오와 차별의 증가 등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여전히 ‘더’ 성장하지 못해서, 또는 성장의 동력이 약화하여 생기는 현상으로 이해한다면 오히려 이런 현상은 더 악화될 수 있다. 이제는 성장에 대한 전망이 아니라 성장의 다양한 대가에 대한 전망으로 사회적 관심이 쏠려야 한다. 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前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연구위원 University of Hawaii at Manoa Political Science (Futures Studies) Ph.D 2022.05.03
[이은주] 기후 위기 대응책으로서 철도교통 기후 위기 대응책으로서 철도교통 프랑스 파리의 이달고 시장은 ‘15분 동네’ 정책을 통해 차량 이동과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전거로 집에서 15분 이내 거리에 직장, 학교, 병원, 공공시설 등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파리 시의회는 올해까지 도심 내 차량 통행을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했으며, 이 지역에는 팬데믹 기간 동안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자전거 전용 차선이 그려졌다.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보행자와 자전거에 우선권을 준 것이다.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교통정책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며 파리는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우리나라도 자동차에서 공공교통으로 교통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꾼다면 도시의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도로에서는 1억톤에 가까운 온실가스가 배출되며, 교통부문 중 도로에서 발생한 온실가스가 95.86%를 차지한다. 이 온실가스는 매년 증가해왔는데, 20년 동안 두 배로 불어난 대한민국 자동차 수와 연장된 도로길이를 고려하면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이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주 에너지원인 휘발유와 경유는 정제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한다.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서는 내연기관 자동차 이용률을 낮춰야 한다. 그리고 자동차를 대신할 공공교통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철도교통은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으로서 기후위기의 대응책이 될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철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도로 대비 24분의 1 수준이고, 사회·환경비용은 도로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운송과 대중교통이 공존하는 교통 환경 아래에서, 철도는 화물차의 물류수송 역할과 시민들의 발이 되는 대중교통 역할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 철도교통 활성화는 궁극적으로 도로의 전체 교통량을 줄어들게 해 탄소 감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철도교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도로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철도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열차가 운행되는 철도 영업노선은 1970년대 이후 5년에서 10년마다 3100㎞ 정도 연장됐는데, 같은 기간 동안 고속도로 및 일반도로는 약 2배 수준으로 확충됐다. 자동차의 수송분담률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50%를 넘은 반면, 철도의 수송분담률이 20% 안팎에 머문 이유이다. 교통이 혼잡한 도시에서 시민들의 주요 대중교통수단인 도시철도에도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도시철도는 1974년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 이후로 현재 서울시와 전국 5개 광역시의 경계를 넘어 꾸준히 확장 중이다. 서울지하철은 한 해 28억8000만명이 이용하여,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이용객 수를 기록했다. 도시철도는 최근 40년간 노선 확장과 대중교통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했으나 매년 운영 적자로 인해 시설 확대와 안전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적자의 대부분은 고령자·장애인·유공자들의 무임승차제도인 공익서비스(PSO)로 인한 비용 손실분이다. 이은주 의원실은 도시철도 무임수송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도시철도법 개정안을 발의해 논의에 부쳤지만, 재정당국의 반대로 인해 통과가 막힌 상황이다. 기후위기 대응책으로 철도, 도시철도의 역할 강화를 고려한다면, 국회의 PSO법 통과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나서서 다방면으로 철도 환경을 개선한다면 지난 몇 년 동안 답보상태인 화물운송과 대중교통의 철도 수송분담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수송부문 녹색전환을 위한 그린뉴딜정책에는 기존의 내연기관을 전기·수소차로 바꾸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동차를 덜 타도되는 도시,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하기 안전한 도시, 대중교통으로 편리하게 이동 가능한 도시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파리의 15분 도시 계획이나 자가용 이용량을 줄이는 미국 LA의 그린뉴딜모빌리티 전략처럼 자동차의 총수요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면서 철도를 중심으로 한 공공교통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철도교통은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의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은주 현) 제21대 국회의원 (정의당, 비례대표) 현) 정의당 원내대표 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전)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정책실장 2022.05.11
[이명수] 지속가능한 국정 미래설계 체계를 구축하자 지속가능한 국정 미래설계 체계를 구축하자 공무원 초임 시절, 일본에 방문한 적이 있다. 놀라웠던 일 중 하나가 일본은 국가 주도의 100년짜리 인재 육성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었다. 인적 자원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시스템 마련 등 먼 미래의 시점에서 일본의 모습을 바탕으로 상당히 구체적 비전을 수립하고 있었다. 당시 국가적 계획이라고 해봤자 5개년, 길어봤자 10개년이었던 대한민국과 대비되는 초장기적인 국가 플랜이라니 참으로 신선하고 신기하기까지 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사르트르(J.P. Sartre)는 “인간(人間)은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 자신을 던지는 존재”라고 설파한 바 있다. 더욱이, 위험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현대사회에서 미래예측은 필수적이다. 성공적인 국가 비전은 해당 국가의 비약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해외 선진 주요국들은 다양한 형태의 국가미래전략기구를 행정부 직속 또는 보좌기구 소속으로 두어 짧게는 10년 길게는 100년 이후의 미래예측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미국의 국가정보위원회, 영국의 전략국, 프랑스의 전략분석센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은 총체적이고 체계적이며 분석적인 미래예측작업을 수행한다. 선진 주요국의 국가미래전략기구의 특징을 살펴보면, 국가의 미래전략을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정부기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시계(time-horizon)를 가지고 있다. 또한 국내의 정책뿐만 아니라 국제 정책까지 포괄하는 시각에서 국가의 전략적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결국, 미래대응 의지와 능력이 선진사회·선진국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우리도 대한민국의 현실을 토대로 중장기 플랜을 세워 국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가 먼 미래를 바라보고 비전과 청사진을 세우는 것, 바로 지속가능한 국정 미래설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국가의 흥망성쇠가 달려있는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미래계획 추진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미래계획이 가까운 미래에 국한되어 단기 현안에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시급한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의 해결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기적인 것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중장기적 미래계획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미래설계와 관련한 R&D예산 및 투자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R&D연구소에 대한 천문학적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미래 현안과 관련한 투자는 미흡하다. 전 세계적 위험 요소 및 변화 환경에 대응하는 국가전략, 지속가능한 환경 조성, 고령사회, 사회 소외 계층 복지 문제, 신성장 동력과 같은 주제는 선진 미래전략기구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다. 이러한 장기적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미래 핵심의제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민관(民官) 합동의 노력이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민관의 협력이 있긴 하지만 이 역시 미약한 실정이며, 민간 연구기관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의 네트워크가 보다 긴밀하게 구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협력적 관계를 형성하여 국제무대에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방향으로 국가의 미래설계를 그려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대안적 발전 모델을 마련하고 미래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종합해보면 한국형 국정 미래설계 체계를 위해 범 정부차원의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미래전략기구를 구성하고 미래예측에 기반을 둔 국가비전 정립과 미래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정 소관부처를 넘어서 광범위하게 국내외 다양한 현안을 다룰 수 있는 범부처적 협조와 연계가 필요하다. 또한 대한민국의 세계 최고 수준인 IT 기술력을 활용하여 국가 지식기반 인프라와 미래예측 인프라를 구축하여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앞서가는 선진 국정운영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 필자가 2008년 처음 국회에 입성했을 때 아쉽다고 느꼈던 점은 국회가 과거 또는 현재의 단기적·지엽적 현안에만 몰두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미래를 대비하는 국회 차원의 기구를 마련하자고 당시 국회 부의장에게 건의한 바 있다. 추후 논의가 가속화되어 국회미래연구원이 탄생했고, 이는 미래지향적인 국회 정책역량 강화 측면에 있어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라는 생각이 든다. 어언 2년이 넘도록 지속된 코로나 사태로 대한민국 경제 전반이 흔들리고, 특히 대한민국 경제의 허리라고 불리는 자영업자·소상공인 계층은 생계에 직격타를 맞았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친 전염병이기에 이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고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는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했어야 했다. 코로나19 이전 사스와 메르스 등의 감염병이 대한민국을 위협할 때마다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돼왔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우리로서는 코로나 사태를 대비할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이를 수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뼈저린 반성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가 산적해있다. 심각한 수도권 인구 쏠림현상, 초저출산·고령화 현상 등이 그것인데 과거부터 지금까지 뚜렷한 해결책 없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이러한 현상들이 이대로 고착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과 우려가 든다. 이러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래설계에 대한 저노력, 저의지, 저관심을 우선적으로 극복하여야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수단과 제도를 뛰어넘어 백지상태에서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미래에 대한 논의와 비전을 세워야 한다. 과거 1997년 외환위기와 최근의 코로나 사태 그리고 초저출산·고령화 문제까지 우리가 조금 더 조기에 예측하고 대비하였다면 최악의 사태는 면했을 것이다. 인생 100세 시대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120세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요즘이다. 정치·경제·과학·기술·사회 등 생활 전반에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국제관계가 증대되고 기술이 발전하며 기존에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화할수록 미래 예측은 더욱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계획수립과 구축은 필수적이다.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기도 하지만 곧 닥쳐올 미래를 살아갈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대비는 비단 미래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생존전략이 된다. 미래에 대한 준비는 국가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국가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전략 제시를 통해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 불확실성에 대한 해소를 통해 삶의 목표를 세우고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는 미래전략적 시각을 가지고 철저하게 중장기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 국정 미래설계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부와 국회, 대학과 기업이 머리를 맞대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명수 (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2021.8~ 국민의힘 충청남도당 위원장 2021.1~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상임고문 2020.9~ 제21대 국회의원 (충남 아산시갑/국민의힘) 2020.7~ 제21대 국회 전반기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2020.5~2020.9 제21대 국회의원 (충남 아산시갑/미래통합당) 2020.2~2020.5 제20대 국회의원 (충남 아산시갑/미래통합당) 2022.05.03
[강민정] 교육, 교육 그리고 교육 교육, 교육 그리고 교육 바야흐로 대전환의 시대다. 전 지구적 감염병 위기와 기후 위기는 지금까지 우리가 견지해온 인간 중심의 삶과 성장 중심 삶에 대한 뼈아픈 반성과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글보다는 영상을 통해,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우리는 더 많은 소식을 접하고 소통한다. 올해는 특히 정치적인 대전환도 예고되어 있다. 얼마 전 우리는 대통령 선거를 치렀고, 얼마 후에는 지방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누구의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중앙과 지역 모든 차원에서 이루어질 정치적 변화는 상당한 정책 변화와 그로 인한 일상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전면적 대전환의 시기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냐 만은 그래도 내게 가장 중요한 세 가지만 꼽으라면 나는 단연 ‘교육, 교육 그리고 교육’이라 말하고 싶다. 사실 이 표현은 1996년 영국 노동당의 대표 토니 블레어가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차기 정부의 세 가지 우선순위를 말하며 사용한 표현이다. 토니 블레어는 대처의 신자유주의 정책 결과 만연한 개인주의 등으로 와해된 사회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중요한 요인이 교육이라는 인식에서 이 표현을 사용했다. 나는 교육이 지극히 개인적인 성취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의 질적 수준 및 변화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따라서 교육자만이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활동을 하는 많은 이들이 더욱 교육에 관심을 갖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이 표현을 곧잘 빌려 쓴다. 하물며 우리가 경과하고 있는 이 대전환 시기에는 더더욱 교육이 중요하다. 교육을 통해 우리는 기존의 지식과 경험을 확장하고 이를 밑거름 삼아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며 더불어 그러한 변화 속에 미래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보다 중요하게는 교육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우리에게 어떠한 변화들이 필요한지 즉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함께 모색할 기회를 가진다. 교육은 성장의 과정 중에 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본질상 항상 ‘미래’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가히 쓰나미급 규모와 초음속급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중심 사회를 살아갈 이들에게 필수로 요구되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일은 미래교육의 핵심과제라 할 수 있다. 최근 소위 ‘미래교육’ 담론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 교육이나 코딩 교육과 같은 각종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에 대한 논의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디지털 중심 사회에서 디지털 문해력을 갖추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디지털 문해력에 대한 논의가 주로 디지털 도구를 다루는 기능적 영역에 국한된다면 미래를 주도적으로 살아갈 통합역량을 갖추기보다 디지털 사회의 하위 기능인을 양산하는 교육에 갇힐 수도 있다. 디지털 중심 사회는 자율, 분권, 네트워크를 특징으로 한다. 다시 말해 ‘분권화된 네트워크 속에서 자율적 존재’로 살아가는 능력이 요구된다. 수직적 관계보다는 수평적 관계, 네트워크가 유지되기 위한 전제인 다양성을 인정하며 소통할 줄 아는 능력, 자율적 존재의 동전의 양면같은 주체적 삶의 태도가 미래사회를 살아갈 필수역량이 된다. 이런 역량을 갖출 때 디지털 기능인이 아닌 디지털 창조인이 될 수 있다. 지식을 암기하여 습득하는 능력이 중심인 시대가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매체에 넘쳐나는 지식들 중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활용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창조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일 역시 비판적 사고와 협력적 태도를 가질 때만 가능해진다. 그런데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이러한 역량은 우리가 민주시민의 역량과 태도라 불러왔던 것들과 겹치거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교육은 자라나는 세대가 기성의 사회질서에 자연스럽게 편입되도록 돕거나, 생산적 활동 특히 경제활동에 필요한 자격을 갖추도록 하는 기능에 몰두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는 사이 자신의 고유함을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화롭게 풀어내며 개인의 실현과 공동체적인 발전을 동시에 꾀하는 그런 민주적 시민으로서의 성장 기회는 좀처럼 갖기 어려웠다. 다행히 혁신학교나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이름들로 설명될 수 있는 여러 노력들 덕분에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민주적인 학교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미래를 준비하는 배움의 기회도 더 많이 가질 수 있었다. 대전환의 국면 속에서 우리는 더욱 과감한 상상과 대담한 변화의 노력을 요구받고 있다. 몇몇 열망을 가진 교육자들 만에 의한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위한 교육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전 사회적 차원의 논의와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하다. 이 점에서 지난해 11월 유네스코가 펴낸 교육 보고서는 매우 시의적절한 제안들을 담고 있다.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인류와 살아있는 지구의 미래가 중대한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우리는 공동의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을 시급히 재구상해야만 한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교육의 공공목적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회 전체의 노력 즉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을 준비해야 한다. 협력과 협동, 연대의 원칙 아래 모두가 평생 동안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동시에 정의롭고 형평성 있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단순한 공공재정의 투입을 넘어 모두가 함께 교육에 관한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점에서 교육은 '공동재'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교육에 있어 수동적 객체로 여겨져 온 학생들이 능동적인 배움의 주체로 곳곳에서 더 많은 목소리를 보다 자유롭게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교육 영역에도 굵직한 변화들이 예상된다. 새로운 정부(교육부)도 곧 출범하고, 올 7월에는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염원해온 국가교육위원회 또한 출범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육부나 교육청, 그리고 단위학교의 역할들이 재설정될 것이다. 또 올해 말에는 우리가 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담고 있는 교육과정이 새롭게 개정되어 고시될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니 정말로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사회를 위한 교육,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을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이다. 강민정 2022. 3 ~ 더불어민주당 원내소통부대표 2022. 2 ~ 3 이재명대통령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교육대전환위원회 상임부위원장 겸 유세단장 2022.1 ~ 제 21대 국회의원(비례대표/더불어민주당) 2021.7 ~ 제21대 국회 전반기 예∙결산위원회 위원 2020. 7 ~ 제21대 국회 전반기 교육위원회 위원 2020.5 ~ 2022.1 제21대 국회의원(비례대표/열린민주당) 2022.04.27

미래소식

[한겨레] 새 대통령이 살펴야 할 3가지 징조 [뉴노멀-미래] 새 대통령이 살펴야 할 3가지 징조 글. 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10일 국회에 ‘위풍당당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이어 앞으로 5년의 국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새 대통령의 취임사가 시작되었다. 나는 의원회관 앞에서 수첩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의 말을 빠짐없이 기록하려고 했다. 현장에서 대통령의 어감과 어조까지 고려하면서 기록한 취임사의 핵심어는 “도약과 빠른 성장”이었다. 대통령은 이를 “오로지 과학과 기술, 혁신으로” 이뤄낼 수 있으며, 그건 “자유의 확대”라고 강조했다. 새 대통령은 국민을 “자유시민”으로 바꿔 불렀는데, 이는 도약과 빠른 성장에 이바지하는 시민을 지칭하는 말일 것이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성장은 ‘몸집이 커지는 성장’, ‘자손을 낳을 수 있는 성장’, ‘몸에 병이 들었을 때 치유하는 성장’으로 나눠볼 수 있다. 경제적 도약과 빠른 성장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한다면, 이 세가지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살피면 된다. 첫째, 몸집이 커지는 성장은 경제성장률로 확인할 수 있다.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의 분석을 보면, 우리나라는 지난 30년 동안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씩 하락했다. 대통령의 정치적 진영을 막론하고 벌어진 일이다. 게다가 인구도 감소해 국내총생산(GDP)의 양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 인구만으로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대통령이 자주 언급한 “세계시민”과의 연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구의 개념을 거주인구가 아닌 ‘관계인구’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우리나라가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외국인과 재외국민을 포함한 세계시민이 증가해야 하고, 이들이 우리나라를 자주 방문하면서 국내 경제활동을 늘려가야 한다는 얘기다. 둘째, 자손을 낳을 수 있는 성장은 출산율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지표를 보면 쉽지 않다. 합계출산율은 지속해서 하락해 2021년 0.81까지 떨어졌다. 추세를 전환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관점을 바꿔보자. 사실, 생물학에서 성장은 세포의 분화다. 이를 사회적으로 적용해보면, 사람이 사람을 낳고, 창업이 창업을 낳아야 하며, 정치적 정당이 정당을 낳아 그 수가 증가하고 다양해져야 한다. 현세대가 미래세대의 성장 기회를 가로채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성장을 막고, 양대 정당이 다른 정당의 탄생과 성장을 가로막는다면 성장할 수 없는 사회가 된다. 두번째 성장의 징조는 사회적 돌봄의 추세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만약, 1인 가구만 증가하고 서로 돌보지 않으며, 고독사와 자살률이 계속 증가한다면 두번째 성장은 요원하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선택 가족’(chosen family) 제도를 도입해 혈연과 혼인이 아니어도 원하는 사람끼리 모여 살면서 가족으로 신고한다. 이런 가족의 목표는 서로를 돌봐주는 것이다. 돌봄이 확대되지 않으면 미래세대의 생존 기반이 약화된다. 마지막으로, 손상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성장은 건강형평성을 살펴야 한다. 대통령은 세대와 계층, 사회경제적 위치, 거주 지역, 성별에 따른 건강 격차, 산업재해율, 과로사와 과로자살률을 살펴야 한다. 아파도 미안하지 않고, 아프면 쉴 수 있으며, 아파도 각자의 처지에서 생존할 수 있다면 세번째 성장이 가능하다. 전세계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하는 사람들을 발굴하는 ‘싱커스(Thinkers) 50’은 2018년 독일에서 활동하는 기업가이자 경영철학자인 앤더스 인셋을 미래혁신가로 선정했다. 그는 저서 <양자 경제>에서 “성장은 서로 다른 아이디어의 충돌에서 생겨나기에, 변화는 빠르지 않고 쉽지 않으며 오히려 고통스럽게, 느리게, 작은 보폭으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누군가 대통령에게 빠른 성장의 길이 있다고 말한다면, 대통령은 그를 멀리하는 게 좋다. 사기꾼이거나 거간꾼일 가능성이 크다. - 출처: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42886.html 2022.05.16
미래 전망의 프레임과 개선안 제안 국회미래연구원, 미래 전망의 프레임과 개선안 제안 - 국내 미래연구의 한계와 도전과제를 다룬 보고서 발간 -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현곤)은 미래전략에 대한 심층분석 결과를 적시 제공하는 브리프형 보고서인 「국가 미래전략 Insight」 제45호(표제: 미래 전망의 프레임과 개선안)를 5월 16일 발간했다. 이번 호는 국내 미래 전망 보고서들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려는 국회미래연구원의 새로운 시도를 다루고 있다. 이제까지 국내 미래연구들은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방법론의 부재, 정부의 단기적 이익 추구 경향, 해외 미래연구자와의 협업 부족, 예측의 과정에 시민들의 낮은 참여 등의 한계를 보였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국회미래연구원은 미래 전망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과 실천의 과정을 제기했다. 그 주요 내용으로 미래 전망에는 전망의 가치중심적 목표를 명시할 것, 예측방법론의 엄밀성과 타당성을 검증할 것, 전망의 다양한 내용을 제시할 것, 그리고 전망의 전략과 실천 과제를 제안할 것 등이다. 미래 전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바탕으로 국회미래연구원은 다양한 시민과 개인의 미래를 전망하고, 분야별 미래가 아닌 통합적 관점에서 미래사회를 전망하기로 했다. 또한 지금은 소수이지만 미래환경의 변화에 따라 다수가 될 이머징 시티즌(emerging citizen)을 발굴하고 이들의 삶도 전망하기로 했다. 【문의 관련 연락처】 - 보도내용 문의 : 박성원 연구위원(02-2224-9805) 전예솔 행정원(02-2224-9821) 2022.05.13
<‘국가’와 ‘국민’을 줄여 써야 할 국회> 보고서 발간 국회미래연구원, <‘국가’와 ‘국민’을 줄여 써야 할 국회> 보고서 발간 - 박상훈 연구위원, “다원적 가치를 담은 정치 언어가 늘어나야, 정치도 다원화 될 수 있어” -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현곤)은 미래전략에 대한 심층분석 결과를 적시 제공하는 브리프형 보고서인 「국가미래전략 Insight」 제44호(표제: ‘국가’와 ‘국민’을 줄여 써야 할 국회)를 5월 2일 발간했다. 본 보고서는 ‘국가’와 ‘국민’이라는 표현이 과용되어 온 우리 국회의 정치 언어 사용 관행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우리 국회도 예나 지금이나 대통령제의 모델 국가인 미국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는 ‘미국 시민’이라 칭하고, ‘닉슨 행정부, 공화당 정부’, ‘카터 행정부, 민주당 정부’로 표현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나 우리 민주주의를 말할 때면 ‘국민’이라는 표현 일색이 되고, ‘문재인 행정부’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로 표기하고 ‘정당의 정부’라는 문법은 사용되지 않는다. 일종의 이중적 태도가 관행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민주 국가’라는 표현이 나을까 ‘민주 정부’라는 표현이 나을까? ‘민주당 국가’가 맞을까 ‘민주당 정부’가 맞을까? ‘책임 국가’와 ‘책임 정부’, ‘대의 국가’와 ‘대의 정부’ 가운데 어떤 표현이 옳을까? ‘민주 시민’ 대신 ‘민주 국민’이라고 하면 어떨까? ‘시민교육’ 대신 ‘국민교육’이라 하고, ‘세계시민’ 대신 ‘세계국민’이라고 해도 될까? ‘시민단체’ 대신 ‘국민단체’, ‘시민운동’ 대신 ‘국민운동이라고 하면 어떤 느낌일까? 분명 민주주의와 잘 호응하는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정부, 국민과 시민 사이의 표현은 잘 구분해 사용하지 않는다. 국가나 국민을 앞세우는 것이 과거 민주화 이전의 관행으로 여기기 쉽지만, 사실과 다르다. 과거에는 우리 국회에서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의장’, ‘동료 의원 여러분’, ‘의원 동지 여러분’을 썼어도 ‘국민 여러분’은 사용된 적은 거의 없었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국민 여러분’을 잘 사용하지 않았다. 초기 국회에서는 국민만이 아니라 인민이나 시민도 사용되었고, ‘자유당 정부’, ‘민주당 정부’ ‘공화당 정부’라는 표현도 살아 있었다. 오히려 우리 국회의 정치 용어 사용법은 최근으로 오면서 더욱 국가나 국민 일색이 되고 있다. 올해 국회 본회에서는 ‘시민사회’, ‘공동체’ 같은 용어를 사용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의원이나 대통령이 시민을 국민이라 호명하는 것은 자신들이 곧 국가이거나 통치자이고 시민은 보호를 받아야 하는 피통치자로 여기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다. 가능한 국가 대신 정부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정부라는 표현을 의식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정당 책임 정치론’을 공약하며 “문재인 정부 대신 더불어민주당 정부”라고 불리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최근 윤석열 차기 대통령도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의 정부”를 말한 바 있다. 그에 맞게 21대 하반기 국회에서부터는 ‘윤석열 행정부’와 ‘국민의힘 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책임 정치의 원리를 진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물론 문제의 핵심은 ‘국민’과 ‘국가’ 일색의 정치 언어를 개선하는 데 있지, ‘국가’나 ‘국민’이라는 표현을 없애자는 데 있지는 않다. 자연스럽게 정부나 사회, 공동체, 시민사회, 사회구성원, 시민 등 다원적 가치를 담은 정치 언어가 늘어나고, 서로 공존하면서 우리 사회의 여러 목소리가 의회정치를 통해 표출될 수 있는 언어 환경이 중요하다. 말이 다원화되어야 실제 정치도 다원화의 전망을 가질 수 있다. 【문의 관련 연락처】 - 보도내용 문의 : 박상훈 연구위원(02-2224-9808) 전예솔 행정원(02-2224-9821) 2022.04.29

기관동정

연구보고서

(21-01) 이머징 이슈 연구
연구 책임자 : 박성원

미래연구의 쓸모는 사회변화의 중요한 징후를 앞서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이머징 이슈는 비록 데이터가 부족하고 공공의제로 다루지 않아 사회적으로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미래 우리사회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칠 변화의 징조들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정책과 학문영역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018년 창립 때부터 여러 방법으로 이머징 이슈 연구를 추진했다. 2020년부터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1년 이머징 이슈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논의와 평가를 바탕으로 2022년 주목할 이머징 이슈를 제시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미중 경쟁의 새로운 양상, 기후변화 대응으로 새로운 공간의 등장, 에너지 전환의 급진전, 탈사회화, 모자이크 가족의 등장 등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칠 이슈뿐 아니라, 로봇의 자율성 확대에 따른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 토지의 공공성 확대, 우주생활권 진입, 에코 파시즘 등 일어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회에 미칠 파급력은 있는 이슈도 제기되었다. 이처럼 우리사회가 아직 문제나 기회로 확신하지 못하는 이슈들을 제기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미래대응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이머징 이슈 연구는 중요하다. 이 보고서는 국내외 최고의 데이터 분석 및 미래연구 전문가들과 함께 기획하고 논의한 결과물이다. 본 연구의 결과물을 통해 우리나라가 다양한 사회 변화에 대한 전조나 징후를 인식하고 미래 준비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21-12-31
(21-02) 교육 불평등과 계층이동성
연구 책임자 : 성문주

지난 수년간 한국의 사회적 담론은 불평등과 공정성에 집중되어 온 경향이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점점 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굳건해지고 재생산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사회 시스템을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계층 배경의 도움이 아닌 본인이 타고난 능력에만 기반해야 한다는 공정성에 대한 담론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현재 한국 사회가 더 불공정한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최상위 명문대 진학의 공정성에 대한 논의가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 획득 및 자원 분배 과정에서 핵심 자본으로 작용하는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 기회 배분을 중심으로 한국의 교육 불평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분석하였다. 즉,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지난 20세기 출생자들 사이에서 가족 배경에 따른 기회의 불평등 그리고 젠더에 따른 교육 불평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대학 진학 및 대학원 진학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다. 대학 진학에서 나타나는 기회 불평등 정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9개의 대표성 있는 조사 자료를 통합하여 한국 교육 기회 불평등 데이터베이스(KIEOD)를 구축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지난 5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가족 배경(부모의 고학력 여부로 측정)의 차이에 따른 대학 진학(전문대 및 4년제 대학 진학 여부)의 격차는 최근 출생자로 올수록 양적 측면에서는 감소했고, 상위권 명문대 진학이라는 질적 측면에서도 격차가 증가했다는 근거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양상이 발견되었다. 또한 남녀 간 대학 진학에서의 격차가 감소했고, 최근 출생자들 사이에서는 계층과 관계없이 여성의 우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상위권 대학 진학의 경우 최근 출생 코호트에서는 성별 격차가 사라지고 계층간 차이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공계열 전공 선택에서 성별 분리 양상은 공고하게 유지되고 최근 들어 강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특히 상위 계층 남성들이 최근으로 올수록 이공계열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다른 성별-계층 집단에 비해 두드러지게 강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대학원 진학에 대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및 성별의 영향력 분석을 위해 2010년~2018년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1년 이내 대학원 진학 확률은 구체적인 대학과 세부 전공 통제 후에도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은 남성보다 낮게 나타났으며,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부모 소득, 모친의 대학원 학력)이 성별에 따라 대학원 진학에 끼치는 영향도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성별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관련된 정책제언들을 제시하였다.

2021-12-31
(21-03)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과 사회적 이동성 연구
연구 책임자 : 성문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로 인한 디지털화 비용 감소 및 사양산업과 신산업의 등장은 노동시장 내 직무 대체 속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등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노동시장에서는 고학력·고숙련 근로자보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저숙련·저학력 근로자나 임시직·비정규직 직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이 겪을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저학력·저숙련의 특성을 갖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위한 평생학습의 역할이 강조된다.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경험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의 개선 방향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경력 초기 저숙련 근로자 집단, 노동시장 입직 이후 형식교육에 참여한 근로자 집단, 경력전환 근로자 집단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평생학습 참여 동기, 기회 및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평생학습 참여가 인적자본, 심리자본, 사회자본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이러한 평생학습 참여 경험이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과 어떠한 방식으로 연계되는지 질적연구를 통해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이 포함해야 하는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먼저,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저해요인과 촉진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취약계층 근로자가 학습에 대한 어려움에 대처하고 즐거움을 경험하여 지속적으로 평생학습에 참여하도록 평생학습 참여 동기 향상을 위한 학습상담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평생학습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대학의 평생직업교육훈련 기능 강화와 일터 현장에서 무형식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의 장기적 안정성과 취약계층의 사회적 계층이동을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력개발과 평생학습의 연계, 평생학습 결과의 사회적 인정 체계 확립 및 정착, 사회적 계층이동이 가능한 직종으로의 경력전환 지원이 필요함을 제언하였다.

2021-12-31
(21-04)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산업지원 입법과제 연구
연구 책임자 : 정훈

기후위기 가속화로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기후변화대응 정책을 강화하고 관련 법제를 재편하고 있으며,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책 강화 및 법제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며, 특히 산업 부문의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본 연구는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국내 기후변화 대응 법제와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국내외 기후위기 대응 법제와 정책 동향을 비교·분석 함으로써 선진국 수준으로의 법제 개선 방향성과 산업 부문의 입법적·정책적 지원 방안을 제안하였다. 문헌 조사와 주제어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국내외 주요 기후위기 정책 및 법령을 비교·분석하였으며, 전문가 델파이 설문을 통해 국내 기후변화 대응 법제 및 산업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방향성을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기존 기후변화 법제 및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형식적 의견 수렴’과 ‘성급하고 폐쇄적인 입법 과정’이 지적되었으며, 선진국 수준로의 규제를 강화하고 국내 산업계의 탄소중립 전환 촉진과 수출 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제를 개선해야 함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하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입법 방향성과 산업지원을 위한 입법과제를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향후 수십년간 우리 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의 근간이 될 탄소중립 기본법의 개선 방향성과 실질적인 탄소중립 정책에 반영되어야 할 제도 개선 방안들을 제안하는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결과가 기후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나라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입법적·정책적 기반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1-12-31
(21-05) 탄소국경조정 대응 산업지원 정책과제와 정책효과 예측 연구
연구 책임자 : 정훈

최근 유럽연합(EU)에서 발표한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의 도입은 국제 무역질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수출의존도가 높고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을 주력산업으로 하는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 도입에 따른 국내 산업계의 추가 부담 비용 규모를 산출함으로써 탄소국경조정 도입이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산업지원 정책과제를 도출하였으며 그중 주요 정책과제의 파급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환경산업연관분석(EEIO) 모형을 이용하여 탄소국경조정 도입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30년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이 전면도입될 경우 국내 산업계는 수조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이는 GDP를 비롯한 사회적 효용, 투자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효율 향상과 같은 저탄소 정책 이행으로 산업 부담액이 감소하는 것을 통해 에너지전환 정책 강화 및 이행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이후 탄소국경조정 도입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문가 델파이 설문을 시행하여 10개의 산업지원 정책과제를 도출하였으며, AHP를 통해 시급성과 효과성을 기준으로 산업지원 정책과제의 우선순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①R&D 지원, ②세제 혜택, ③금융지원, ④산업별 맞춤형 지원, ⑤제도 혁신, ⑥보급・상용화 지원, ⑦인프라 구축, ⑧정책 거버넌스, ⑨거래제 합리화, ⑩교육과 홍보 순으로 도출되었다. 이 중 1순위로 도출된 R&D 지원 정책에 대해 연산일반균형(CGE) 모형을 이용하여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주요 거시경제 지표 회복, 경제체제 전반의 저탄소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산업지원 정책이 경제·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정량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탄소국경조정 뿐 아니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체계적인 산업지원 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확증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 연구 결과가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기후위기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회를 마련하고 미래지향적 방향을 찾아가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2021-12-31
(21-06)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혁신성장을 위한 전략과제 연구
연구 책임자 : 여영준

우리 경제는 코로나19를 경험하며 글로벌 공급망, 산업경쟁력, 지역사회, 그리고 경제사회 전반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도래함을 경험하였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히 회복을 논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노멀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미래 경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성장과 발전 중심의 혁신정책을 넘어, 얼마나 빠르게 충격과 위기 등 불안정 요소를 극복해낼 수 있는지와 관련한 리질리언스 역량 확보가 중요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정량적 분석연구와 정성적 연구를 상호결합함으로써, 코로나 시대 중장기 환경변화 양상을 특징짓는 메가트렌드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시나리오별 정책대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에 따라, 코로나 발발 이후 시기별 환경변화를 특징짓는 주요 동인들을 파악하고, 동인 간 상호작용에 따른 글로벌 환경변화 양상을 파악함으로써, 다양한 미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그리고, 도출한 주요 시나리오별 정책과제를 제안함으로써, 회복탄력적 혁신체제로의 이행을 뒷받침하는 정책대안 탐색을 이뤄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미래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국가 혁신정책 설계 및 이행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개될 다양한 혁신시스템 내 기회와 위기를 예측하는 데 있어, 시나리오 기반 분석연구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력 강화를 위한 주요 정책대안 논의가 파편화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본 연구는, 미래지향적, 체계적, 통합적 접근에 바탕을 둔 전략적 미래예측 기반 전략도출 연구라는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 전략적 미래예측으로부터 제안된 정책과제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취약성을 완화하고, 새로운 기회의 가능성을 강화해 우리나라 혁신체제의 시스템 리질리언스 역량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1-12-31
(21-07) 국가별 인구구조 및 사회지출 비교·분석
연구 책임자 : 이채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특성과 사회지출 구조, 자원배분 효율성 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경제수준(GDP)에 비해 세수가 낮고 고령인구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수준이 비슷한 국가 중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가장 높지만,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아 1.0대에 근접했다. OECD 회원국의 특성과 사회지출 규모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한국은 총세입과 사회지출 간의 긍정적 상관관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저부담 저복지 국가에 속하고, 노인인구 비율은 중·저집단에 속하며, 사회지출 규모는 유사한 수준의 노인인구 비율을 가진 국가군에 비해 낮다. 한편, 한국은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높고 사회지출이 낮은 국가로, 이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아직 은퇴하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현저한 저출산율에도 불구하고 사회지출 규모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지출의 효율성을 분석하기 위해 확률변경모형(SFA)을 적용한 결과, 국가별로 소득불평등이나 주관적 삶의 만족도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은 중위수준을 보였다. 15년 동안, 한국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여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정권이나 정책환경 변화에 따라 연도별, 기본계획별로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다. 소요예산의 경우 정도 차이가 있었지만 모든 정책분야 예산이 매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증가율도 높아졌다. 정부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정책의 만족도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맞벌이 가구와 베이비부머로 정책대상을 확대하고, 범사회적 정책 협력을 도모하고자 했다. 제3차 계획은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기존 두 계획과 차별화된다. 3차 계획은 과제를 줄이고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다. 정책목표와 관련이 없는 과제는 예산을 점검하고 역량을 실효성 있는 업무에 집중하기 위한 기본계획에서 제외되고 기존 과제를 분류해 중요도에 따라 자율성을 부여했다.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보다 효율적으로 개편되기 위해서는 개별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이들 주요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효율성 제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2021-12-31
(21-08) 저출생·고령사회 정책 평가
연구 책임자 : 이채정

본 보고서는 생애주기별 사회적 위험의 분포를 살펴보고,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포함된 정책에 대한 성과평가 결과를 메타평가하였으며, 아동·노인 대상 지역별 사회서비스의 분포와 격차 등을 분석하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한 저출생·고령사회 대응 정책을 평가하여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먼저 소득 빈곤뿐 아니라 직접적인 빈곤 경험을 의미하는 물질적 빈곤이 신체적·정신적 건강부터 자살까지 다양한 분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정신건강이나 자살위험 등 정책적 개입이 필요한 사안은 정부 정책에 포함되지 않았고, 각종 사회서비스 제공을 통한 문제 완화에 필수적인 전달체계 구축 및 관리와 관련한 정책 추진과제도 없었다. 장기적으로는 소득보장정책 등 현금성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교육·의료·주거 등 다양한 사회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체계적인 정책조합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의 예산집행률이 낮기 때문에 유형별로 이들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분석해 정책 기획 및 집행 단계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정부의 실제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고령자 대상 정책의 예산 비중이 높아 은퇴 후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을 중심으로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추진됐을 가능성을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의 달성도가 미흡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향후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 중장년층의 은퇴와 고령인구 편입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고려해 다양한 중장년층 대상 사회정책을 통해 초고령사회 연착륙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넷째, 소득보장정책의 경우 예산집행률은 다른 정책에 비해 낮았지만 목표달성률은 높았다. 소득보장정책은 아동수당, 기초연금 등 현금이전 정책이 많아 다른 정책보다 목표 달성이 수월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다만, 미래사회 인구변화에 대응해 사회구조 전반의 변화와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목표집행률이 낮은 보건·의료·일자리·정착사업의 목표달성률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대규모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소득보장정책이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인구구조 변화로 촉발된 다양한 정책변화의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지역별 주요 사회서비스의 분포와 격차를 세밀하게 분석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효율적인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및 운영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아동·노인을 대상으로 한 주요 사회서비스의 분포와 격차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서비스의 종류와 지역에 따른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개편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인구분포를 고려하여, 특정 서비스 제공자의 과밀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대책과 함께, 서비스 유형별 전달체계의 양적·질적 확대 및 조정을 구체화하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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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프형 심층분석 보고서

「국가미래전략 Insight」 ‘국가’와 ‘국민’을 줄여 써야 할 국회 <제44호>
연구 책임자 : 박상훈

본 보고서는 ‘국가’와 ‘국민’이라는 표현이 과용되어 온 우리 국회의 정치 언어 사용 관행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우리 국회도 예나 지금이나 대통령제의 모델 국가인 미국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는 ‘미국 시민’이라 칭하고, ‘닉슨 행정부, 공화당 정부’, ‘카터 행정부, 민주당 정부’로 표현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나 우리 민주주의를 말할 때면 ‘국민’이라는 표현 일색이 되고, ‘문재인 행정부’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로 표기하고 ‘정당의 정부’라는 문법은 사용되지 않는다. 일종의 이중적 태도가 관행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민주 국가’라는 표현이 나을까 ‘민주 정부’라는 표현이 나을까? ‘민주당 국가’가 맞을까 ‘민주당 정부’가 맞을까? ‘책임 국가’와 ‘책임 정부’, ‘대의 국가’와 ‘대의 정부’ 가운데 어떤 표현이 옳을까? ‘민주 시민’ 대신 ‘민주 국민’이라고 하면 어떨까? ‘시민교육’ 대신 ‘국민교육’이라 하고, ‘세계시민’ 대신 ‘세계국민’이라고 해도 될까? ‘시민단체’ 대신 ‘국민단체’, ‘시민운동’ 대신 ‘국민운동이라고 하면 어떤 느낌일까? 분명 민주주의와 잘 호응하는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정부, 국민과 시민 사이의 표현은 잘 구분해 사용하지 않는다. 국가나 국민을 앞세우는 것이 과거 민주화 이전의 관행으로 여기기 쉽지만, 사실과 다르다. 과거에는 우리 국회에서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의장’, ‘동료 의원 여러분’, ‘의원 동지 여러분’을 썼어도 ‘국민 여러분’은 사용된 적은 거의 없었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국민 여러분’을 잘 사용하지 않았다. 초기 국회에서는 국민만이 아니라 인민이나 시민도 사용되었고, ‘자유당 정부’, ‘민주당 정부’ ‘공화당 정부’라는 표현도 살아 있었다. 오히려 우리 국회의 정치 용어 사용법은 최근으로 오면서 더욱 국가나 국민 일색이 되고 있다. 올해 국회 본회에서는 ‘시민사회’, ‘공동체’ 같은 용어를 사용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의원이나 대통령이 시민을 국민이라 호명하는 것은 자신들이 곧 국가이거나 통치자이고 시민은 보호를 받아야 하는 피통치자로 여기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다. 가능한 국가 대신 정부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정부라는 표현을 의식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정당 책임 정치론’을 공약하며 “문재인 정부 대신 더불어민주당 정부”라고 불리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최근 윤석열 차기 대통령도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의 정부”를 말한 바 있다. 그에 맞게 21대 하반기 국회에서부터는 ‘윤석열 행정부’와 ‘국민의힘 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책임 정치의 원리를 진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물론 문제의 핵심은 ‘국민’과 ‘국가’ 일색의 정치 언어를 개선하는 데 있지, ‘국가’나 ‘국민’이라는 표현을 없애자는 데 있지는 않다. 자연스럽게 정부나 사회, 공동체, 시민사회, 사회구성원, 시민 등 다원적 가치를 담은 정치 언어가 늘어나고, 서로 공존하면서 우리 사회의 여러 목소리가 의회정치를 통해 표출될 수 있는 언어 환경이 중요하다. 말이 다원화되어야 실제 정치도 다원화의 전망을 가질 수 있다.

2022-05-02
「국제전략 Foresight」 국제질서의 변화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지정학적 함의 <제8호>
연구 책임자 : 박성준

박성준 부연구위원은 미중 기술패권경쟁이 점차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립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이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한 뒤 장기적인 시계에서 우리나라의 국제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중 기술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첨단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재편(디커플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과 중국의 외교 전략은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결집과 대립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는 이러한 양상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박성준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국제질서의 흐름을 분석하고 장기적인 시계에서 러시아 경제제재의 지정학적 함의를 분석하였다. 보고서에서 제시된 주요 함의는 세계 경제의 파편화와 탈세계화 흐름 증대 가능성, 권위주의 진영을 중심으로 한 대안적 글로벌 금융시스템 탐색,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안보의 상충,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립 심화 등이 있다. 박성준 부연구위원은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립 양상이라는 국제질서의 변화,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높은 무역의존도 및 남북문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공급망 안정성 강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국제전략 기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2022-04-25
「국가미래전략 Insight」 기후변화 5대 영향 영역과 적응입법 아젠더 <제43호>
연구 책임자 : 김은아

본 연구에서는 기후변화 영향 중 특히 파급력이 클 수 있는 영역을 파악하고, 파급력이 높은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국내에서의 법적인 기반이 충분히 갖추어졌는지를 진단하여 미흡한 부분을 우선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입법 아젠더를 제시함 본 연구에서는 기후변화 영향을 예측한 가장 공신력 있는 문헌인 IPCC 평가보고서 1-6에서 다룬 기후변화 영향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분석과 토픽 분석을 통하여 사회 파급효과가 클 가능성이 높을 기후변화의 영향을 살펴보았으며, 분석결과 파급력이 높은 5대 영향 영역으로 수자원 관리, 해양환경 보전, 기후보건, 자연재난 대응, 식량 공급이 도출됨 기후변화 5대 영향 영역에 대한 입법 활동 집중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의안 발의 현황을 분석하였으며, 의안의 제안이유와 법안 발의 주요 내용 분석을 보완하기 위하여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나 법안 발의가 없거나 미흡한 영역(기후보건, 식량 공급, 자연재난 대응)에 관한 주요 현행법을 분석함 모든 정책영역에서 기후변화가 주요 의제가 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기후변화 적응력을 향상하기 위한 주요 정책의 이행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기후변화 적응법 제정을 고려해볼 수 있으며, 파급력이 높은 기후변화 영향 영역에 대한 입법 아젠더를 제시함

2022-04-18
「국가미래전략 Insight」 디지털전환 시나리오별 한국 경제사회의 중장기 변화 전망과 시사점 <제42호>
연구 책임자 : 여영준

보고서는 연산일반균형(CGE) 모형기반 시뮬레이션 체계를 활용하여, 미래 디지털전환 시대 환경변화에 따른 파급효과를 사전적으로 전망하였다. 디지털전환 시대 환경변화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탐색하고, 시나리오별 파급효과를 경제성장, 노동시장, 산업활동 및 가계소득 분포 등 다양한 측면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사회의 디지털전환 수용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가능성과 주요 도전과제를 식별하고, 디지털전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정책설계 및 수립의 과학화에 기여하고자 시도하였다. 저자인 여영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제도적, 정책적 환경이 기술변화 속도에 발맞춰 진화하지 않는다면, 중장기적으로 디지털전환 시대 기술변화의 편향성에 의한 잠재적 부작용이 산업 집중도 강화, 노동시장 양극화 및 소득 불평등 악화 등 형태로 확대될 수 있음을 전망하였다. 반면, 개인에 교육과 학습 기회가 풍부하게 제공되어, 다양한 학습활동 및 직무전환 노력이 촉진되는 경우, 디지털전환 시대 경제성장의 포용성이 확보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구체적으로, 경제체제 내 근로자들의 평생학습 활동이 보장되고, 관련 제도적 환경이 재구축될 때, 노동시장 분화 현상이 완화되고 고용구조의 건전성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가계소득 분포 측면에서도 양극화 현상을 다소 해소할 수 있음을 전망했다. 그에 따라, 향후 디지털전환 시대 비전으로서 디지털전환 기술과 학습 간 경주(race) 속 직무(숙련) 공급과 수요 간 상호작용이 촉진되는 “창조적 학습하는” 혁신체제를 지향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에, 디지털전환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주요 정책과제로서 ▼디지털전환 기술확산을 위한 제도 정비, ▼디지털전환 외부효과 확대를 위한 플랫폼 확대를 제안하였다. 더불어, 디지털전환 기술발전에 대한 노동시장 적응력 확대를 위한 주요 정책과제로서 ▼인적자원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평생학습 및 재교육 지원체계 정비, ▼노동시장 규범 재정립 등을 제안하였다. 저자인 여영준 박사는 “디지털전환 주요 핵심 기술의 발전이 미래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사전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 대응을 통해 어떻게 긍정적 영향을 부정적 영향보다 크게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향후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는, 디지털전환 기술에 의한 직무 및 숙련 수요변화와 학습에 의한 역량(과업) 공급변화 사이의 정교한 균형 상태를 유지하면서 국가 발전 경로를 개척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래 환경변화에 따른 중장기 파급효과 산출을 뒷받침하는 분석 도구가 비교적 미흡한 현실을 미루어 보았을 때, 본 연구의 주요 결과물은 향후 전략적 미래예측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분석틀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2022-04-04
「국가미래전략 Insight」 코로나19 이후 미국 경제정책 패러다임 전환과 시사점 <제41호>
연구 책임자 : 이선화

이선화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 자본주의국가의 경제정책 기조의 변화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 및 정부 재정정책에 대한 이론적 컨센서스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와 관련한 학계의 쟁점을 상세하게 소개한 뒤 글로벌 경제정책의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정책적 과제에 대해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로버트 고든의 전통적 성장이론은 잠재산출이 경제의 기술적, 인구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가정하고 장기적 경제성장이 공급 측 요인, 특히 총요소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입장을 지지한다. 반면, 수요측 요인을 강조하는 연구들은 신경제 호황 이후의 성장 정체가 총수요의 구조적 부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로렌스 서머스는 미국의 경기 침체가 일시적 경기변동이 아닌 총수요의 구조적 부족에 기인한다는 장기정체론을 제기하였으며, 바이든 정부의 옐런 재무장관은 일시적 인플레이션을 허용하는 고압경제 정책을 주장했다. 보고서는 나아가 재정 확장과 투자 촉진, 불평등 개선과 사회안전망 강화 등과 같은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 장기정체 극복을 위한 수요측 이론의 정책적 해법이라고 평가하였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 주요 자본주의 국가가 거시경제 정책을 전환하게 하는 직접적 계기를 제공하였으며 경제성장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기초로 하여 통화정책 중심에서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과 재정의 경기조절 기능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정책 컨센서스의 변화가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40여 년간의 시장중심주의에서 탈피하여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미국 정부의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이 성공할 것인지는 미지수이지만 미국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정책 전환에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 연구위원은 “다만, 저출산·고령화의 속도, 노동시장 경직성이나 자본시장의 비효율성, 기축통화인 달러와 원화의 본질적 차이 등을 고려할 때, 미국 경제를 대상으로 한 정책 컨센서스가 한국 경제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려움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

2022-03-21
「국가미래전략 Insight」 타협의 정치와 갈등 관리: 한국의 법인세율 결정과정 분석 <제40호>
연구 책임자 : 박현석

박현석 거버넌스그룹장은 민주화 이후 최고법인세율 결정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과 타협의 양상을 추적하여 입법을 통한 정책결정의 영역에서는 제왕적 대통령의 일방주의 정치보다는 대통령과 의회, 여당과 야당의 타협을 통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져 왔음을 발견했다. 여소야대 국회가 등장한 경우 지금까지 국회는 2개 정당보다 많은 다수의 정당이 의석을 배분해 왔다. 최고법인세율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DJP 연합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공조 등 여당 주도의 연합 및 정책 공조를 통해 대통령의 의제가 입법에 반영되거나, 야당들이 공조를 통해 다수의 정책 연합을 형성하여 대통령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폭넓은 인사권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타당하지만, 입법을 통한 정책 결정의 영역을 살펴보면 민주화 이후로 대통령의 일방주의 정치가 지속되기보다는 정당 간의 타협을 통한 갈등관리의 경험이 축적되어 왔다. 대통령제 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다당제가 정착되면 여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여소야대의 국회가 교착상태에 빠져 정치적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으나, 법인세율 결정과정의 사례를 살펴본 결과 정당 간 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한국 정치의 구조적 제약 속에서도 정당들이 공조를 통해 협력해 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박현석 그룹장은 “이 보고서의 분석 결과는 개헌, 선거제도 개편 등을 통해 제도적 여건이 성숙된다면 다수의 정당이 논쟁하고 협력하며 갈등을 관리하고 더 나아가 중장기 정책을 제시하는 정치의 미래기획 기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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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서 2022.4.7 ~ 20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