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미래전략을 설계하는 국회의 싱크탱크

미래연구

(21-01) 이머징 이슈 연구 미래연구의 쓸모는 사회변화의 중요한 징후를 앞서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이머징 이슈는 비록 데이터가 부족하고 공공의제로 다루지 않아 사회적으로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미래 우리사회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칠 변화의 징조들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정책과 학문영역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018년 창립 때부터 여러 방법으로 이머징 이슈 연구를 추진했다. 2020년부터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1년 이머징 이슈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논의와 평가를 바탕으로 2022년 주목할 이머징 이슈를 제시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미중 경쟁의 새로운 양상, 기후변화 대응으로 새로운 공간의 등장, 에너지 전환의 급진전, 탈사회화, 모자이크 가족의 등장 등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칠 이슈뿐 아니라, 로봇의 자율성 확대에 따른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 토지의 공공성 확대, 우주생활권 진입, 에코 파시즘 등 일어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회에 미칠 파급력은 있는 이슈도 제기되었다. 이처럼 우리사회가 아직 문제나 기회로 확신하지 못하는 이슈들을 제기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미래대응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이머징 이슈 연구는 중요하다. 이 보고서는 국내외 최고의 데이터 분석 및 미래연구 전문가들과 함께 기획하고 논의한 결과물이다. 본 연구의 결과물을 통해 우리나라가 다양한 사회 변화에 대한 전조나 징후를 인식하고 미래 준비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22.06.14
(21-02) 교육 불평등과 계층이동성 지난 수년간 한국의 사회적 담론은 불평등과 공정성에 집중되어 온 경향이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점점 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굳건해지고 재생산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사회 시스템을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계층 배경의 도움이 아닌 본인이 타고난 능력에만 기반해야 한다는 공정성에 대한 담론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현재 한국 사회가 더 불공정한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최상위 명문대 진학의 공정성에 대한 논의가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 획득 및 자원 분배 과정에서 핵심 자본으로 작용하는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 기회 배분을 중심으로 한국의 교육 불평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분석하였다. 즉,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지난 20세기 출생자들 사이에서 가족 배경에 따른 기회의 불평등 그리고 젠더에 따른 교육 불평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대학 진학 및 대학원 진학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다. 대학 진학에서 나타나는 기회 불평등 정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9개의 대표성 있는 조사 자료를 통합하여 한국 교육 기회 불평등 데이터베이스(KIEOD)를 구축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지난 5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가족 배경(부모의 고학력 여부로 측정)의 차이에 따른 대학 진학(전문대 및 4년제 대학 진학 여부)의 격차는 최근 출생자로 올수록 양적 측면에서는 감소했고, 상위권 명문대 진학이라는 질적 측면에서도 격차가 증가했다는 근거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양상이 발견되었다. 또한 남녀 간 대학 진학에서의 격차가 감소했고, 최근 출생자들 사이에서는 계층과 관계없이 여성의 우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상위권 대학 진학의 경우 최근 출생 코호트에서는 성별 격차가 사라지고 계층간 차이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공계열 전공 선택에서 성별 분리 양상은 공고하게 유지되고 최근 들어 강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특히 상위 계층 남성들이 최근으로 올수록 이공계열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다른 성별-계층 집단에 비해 두드러지게 강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대학원 진학에 대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및 성별의 영향력 분석을 위해 2010년~2018년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1년 이내 대학원 진학 확률은 구체적인 대학과 세부 전공 통제 후에도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은 남성보다 낮게 나타났으며,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부모 소득, 모친의 대학원 학력)이 성별에 따라 대학원 진학에 끼치는 영향도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성별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관련된 정책제언들을 제시하였다. 2022.06.14
(21-03)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과 사회적 이동성 연구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로 인한 디지털화 비용 감소 및 사양산업과 신산업의 등장은 노동시장 내 직무 대체 속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등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노동시장에서는 고학력·고숙련 근로자보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저숙련·저학력 근로자나 임시직·비정규직 직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이 겪을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저학력·저숙련의 특성을 갖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위한 평생학습의 역할이 강조된다.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경험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의 개선 방향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경력 초기 저숙련 근로자 집단, 노동시장 입직 이후 형식교육에 참여한 근로자 집단, 경력전환 근로자 집단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평생학습 참여 동기, 기회 및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평생학습 참여가 인적자본, 심리자본, 사회자본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이러한 평생학습 참여 경험이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과 어떠한 방식으로 연계되는지 질적연구를 통해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이 포함해야 하는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먼저,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저해요인과 촉진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취약계층 근로자가 학습에 대한 어려움에 대처하고 즐거움을 경험하여 지속적으로 평생학습에 참여하도록 평생학습 참여 동기 향상을 위한 학습상담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평생학습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대학의 평생직업교육훈련 기능 강화와 일터 현장에서 무형식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의 장기적 안정성과 취약계층의 사회적 계층이동을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력개발과 평생학습의 연계, 평생학습 결과의 사회적 인정 체계 확립 및 정착, 사회적 계층이동이 가능한 직종으로의 경력전환 지원이 필요함을 제언하였다. 2022.06.14
「국가미래전략 Insight」 노동시장 취약계층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 제언<제46호> 동 보고서는 경제 및 산업구조 변화와 노동시장의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경험 및 이를 통한 사회적 이동성에 관한 인식 실태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경력 초기 저숙련 근로자 집단, 노동시장 입직 이후 학위 취득을 위한 형식교육에 참여한 근로자 집단, 경력전환 및 경력단절 근로자 집단으로 분류하여 인터뷰를 실시하고 분석하였다. 그 결과, 공통적으로 취업 및 재취업, 숙련 수준 향상을 통한 소득 수준 향상이 취약계층 근로자들이 평생학습에 참여하는 주요 동기로 나타났다. 또한, 취약계층 근로자가 종사하는 직종에 따라 효과성이 높은 평생학습 유형이 다르게 나타났고, 지속적인 평생학습 참여와 학습 결과의 축적, 노동시장에서 인정하는 형태의 학습 결과를 획득할 때 사회적 이동성 향상과 연결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평생학습을 통해 자신감, 성취감, 학습·일·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 등 내적 성장 경험과 교육훈련 프로그램 강사나 동료학습자와의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사회·정서적 지지 경험이 평생학습 참여를 지속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인 성문주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평생학습이 사회적 이동성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종합적인 학습상담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숙련 수준 향상이 가능하도록 평생학습의 체계성을 향상하며, 평생학습 결과의 사회적 인정체계가 확립 및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2022.06.14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20. 1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20. 1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국회미래연구원에서는 미래를 위한 정책 발굴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석학들을 모시고, 격주 브라운백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년 1월 개최된 브라운백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 일 시 : 2020. 1월 격주 금요일 11:40-13:15 (1월10일, 1월31일)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 ○ 연 사 및 프로그램 : 하단 소개 <1.10 AI강국 구현을 위한 전략과 향후 과제>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문명사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이하, AI)은 모든 영역에 걸친 패러다임에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들은 이에 대한 대응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국가전략의 마련과 범정부적 실행이 필요하다. 정부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AI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경제 효과 창출과 삶의 질 영역 확대 목표를 제시한다. 향후 과제로 정책, 산업, 인프라, 기타 분야 등을 나누어 모색하고자 한다. *박원재는 현재 한국정보화진흥원 정책연구팀장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정부혁신평가 평가단 및 자문단 위원, 혁신성장본부 자문위원(기획재정부), 혁신자문단 위원(산업통상자원부), 제조AI데이터전략위원회 위원(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시티 얼라이언스 운영위원(국토교통부) 등을 역임하였다. 관련 분야로는 정부혁신, 정보화정책, 전자정부 등이 있다. <1.31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과 우리의 대응방안> 북한은 6차례의 핵실험과 화성-14·15형 등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으로 핵탄두로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이른바 ‘신종무기 4종 세트’로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피해 남한내 한·미 주요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이를 ‘핵무장선택권’ 전략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 유용원은 현재 조선일보 기자 및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육해공군 정책자문위원, 한국방위산업학회 대외협력위원, 항공소년단 이사등을 역임하였다. 국방부 출입한 현직 최장수 국방분야 담당 기자이며 조선일보 창간 이래 최다 사내 특종상을 기록하였다. 다음 '2020-3회 국회미래연구원 금요 브라운백 세미나'는 2월7일(금)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2022.06.24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19. 12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19. 12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국회미래연구원에서는 미래를 위한 정책 발굴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석학들을 모시고 매주 브라운백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19년 12월 개최된 브라운백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 일 시 : 2019. 12월 매주 금요일 11:40-13:15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 ○ 연 사 및 프로그램 : 하단 소개 <12.6 통근시간과 삶의 질 : 미래 교통정책에 대한 방향> 본 강연은 사회적 측면에서 통근만족도와 연관요인을 체계적으로 탐구해 직장인의 통근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대안 발굴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함. 특히, 국내여건이 충분히 반영된 통근시간의 만족도를 탐색해보고 이를 도시개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공유하고자 한다. *장재민은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에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에 있다. 서울연구원, 국토연구원, 회계법인 등에서 교통관<13련 연구 및 민자사업 연구경력이 있으며, 학술활동(논문게재 및 발표), 공모전(아이디어 상) 등 다수 수상경력이 있다. 관심분야는 교통과 융복합(부동산, 삶의 질 등)이 가능한 지표개발 및 민관 융복합 연구 등이다. <12.13 과학적 증거기반의 입법정책수립 - 이해충돌방지법안을 중심으로> 본 강연은 이해충돌방지법을 둘러싼 입법적 논의와 과학적 증거기반의 입법정책수립을 위한 데이터 기반의 입법 분석의 시도로서, 소셜빅데이터, 행동과학을 적용하여 이해충돌방지법안에 대해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유봉은 한국법제연구원 입법평가실 연구위원으로 재직중에 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에서“공법과 사법간의 갈등에 대한 분석연구: 환경사례를 중심으로” 라는 주제로 법학박사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법제연구원에서 환경법, 에너지법, 공직윤리등 다양한 공법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연구는 데이터 기반의 입법평가론연구(2019), 환경규제상의 인센티브에 관한 연구(2016), 공직윤리제도 개선을 위한 법제분석(2006)등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2.20 미래의 정책결정방식 -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 본 강연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이은 데이터 기반 행정, 데이터 기반 경제의 미래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미래의 정책 결정과정은 증거기반 정책결정(evidence-based policy making)의 맥락을 이은 데이터 기반 행정의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치와 데이터의 전략적 접근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과 정책 수립에 관해 모색하고자 한다. *황성수는 현재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정보통신기술발전에 따른 정부의 역할 및 공공성 증진에 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공공정보와 민간정보, 지역공간정보 융합 및 활용가능성, 공공데이터 개방에 따른 정부 부처 대응 방향성 모색, 스마트 정부시대의 참여적 거버넌스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Syracuse University에서 행정학 석사, University of Pittsburgh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Grand Valley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2022.06.24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정재민(법무부 법무심의관, 전 판사)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다 보니 공간의 미래, 교통의 미래, 물류의 미래 등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미래 담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미래 이야기가 그리 활기를 띠지 않는 것 같다. 법이 기본적으로 과거의 체제를 지키는 보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의 실무는 현재의 법을 적용하는 일이고, 법학은 현재의 법을 해석하는 데 대부분 역량을 쏟고 있다. 필자도 판사이던 시절에는 법이나 정의의 미래에 큰 관심이 없었다. 판사의 일은 과거에 일어난 특정 사건에 대해서 그 당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었던 법을 적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해 관심이 커진 것은 현직인 법무부에서 법무심의관으로 일하면서부터이다. 법무심의관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정부 부처나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이다. 법안(法案)은 현재 시점에서 아직 법이 아니다. 법의 미생이라고 할까. 법을 만든 사람이 쏘아 올린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그들이 선호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이다. 법안이 법이 되면 그 순간부터 그 법안이 품고 있는 청사진을 따라 강력한 힘으로 미래를 견인한다. 그러므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은 그 법안이 추구하는 미래 사회를 심의하는 일이다. 필자는 특히 정의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법률가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정의이기 때문이다. 정의를 염두에 두지 않고 법을 말하는 법률가는 신을 믿지 않으면서 성서의 구절만 말하는 성직자와 같다. 법무심의관으로서 법안을 심의할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근본적 고민이 있었다. 법안은 미래 사회를 설계하는 것이고, 미래의 정의는 과거의 정의와 다를 수 있을 것인데, 나는 과거의 정의의 관점에서만 미래의 법을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방식으로 미래를 위한 법안들을 심의한다면 결국 미래의 법도 과거의 굴레에 묶어두어서 진정한 미래의 법이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미래에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런 가운데 국회미래연구원이 제시한 2022년 주목할 15개의 이머징 이슈는 미래의 정의를 가늠하는 데 유용한 단서가 되었다. 그런데 무엇인가. 법철학적으로 복잡한 정의의 정의들이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의 오랜 믿음에서 정의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누가 나쁜 짓을 하면 천벌을 받거나 지옥에 간다고 생각했다. 현세에 복을 못 받은 사람들은 죽어서 복을 받는다고 믿었다. 그 배후에는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근대는 니체가 선언한 바와 같이 신이 죽은 시대이다. 신의 역할을 대체한 것이 정의다. 그런데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벌을 받는 정의와 복을 골고루 나누어 받는 정의는 성격이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자를 교정적 정의, 후자를 배분적 정의라고 불렀다. 교정적 정의는 쉽게 말해서 잘못한 만큼 대가를 치른다는 것으로 범죄자를 처벌할 때 주로 문제되는 정의다. 배분적 정의는 사회의 가치를 사회구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다. 필자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자유라고 생각한다. 돈도, 권력도, 시간도 자유가 화체된 것이다. 그런데 자유를 활용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흔히 ‘강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자유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필자는 이러한 교정적 정의와 배분적 정의의 관점에서 이머징 이슈들이 정의의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탈가족화, 탈사회화였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1인가구 비중이 15%에서 40%로 증가했다. 노년층은 사별, 중년은 이혼, 직장, 기러기 가족, 청년은 학업, 비혼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고독사가 폭증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었다. 우리 법무심의관실은 2021년 초에 사공일가(사회적 공존을 위한 1인가구)TF를 만들어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법안, 독신자에게도 친양자 입양을 허용하는 법안, 유류분에서 형제자매를 삭제하는 법안, 형법상 주거침입죄의 형량을 강화하자는 법안 등 1인가구를 위한 법안들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중에서 유류분에 관한 제도 변화는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류분은 상속 때 망인이 제3자에게 재산을 유증하겠다는 의사가 있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인과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상속분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자식이나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1/3이다. 그 배후에는 개인의 재산이 오로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가족의 것이라는 시각이 있고, 다시 그 바탕에는 농경사회의 가산관념이 있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관념에 균열이 시작된 것이다. 가족이 해체되는 마당에 다른 사회적 조직이나 모임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저녁 회식은 드물어졌다. 동문회 모임도 사라지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해지고, 전일제 노동이 감소하며, 원격근무, 유연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 대면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그에 따라 배달 산업도 폭증하고 있다. 비대면시대를 맞이해서 우리 법무부도 기존에 대면 회의를 요구하던 법인에 관한 규정들도 비대면 회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돌봄의 차이로 인한 정의의 문제 이머징 이슈 리포트가 ‘돌봄’을 중요한 미래 이슈로 꼽은 것도 신선한 통찰로 느꼈다. 논리적으로 보자면 탈사회화의 귀결로서 돌봄이 중요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동안에는 ‘돌봄’을 개인적 차원의 후순위 문제로만 이해하고 있었을 뿐, 우리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움직임으로까지는 보지 못했다. ‘돌봄’은 개개인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돌봄의 문제는 배분적 정의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과거 가족이나 소규모 공동체에서 상부상조를 통해 무료로 해결하던 ‘돌봄’이 이제는 유료로 아웃소싱을 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렇게 되면 ‘돌봄’을 구매할 경제적 여건이 되는 사람은 과거보다 더 편하게 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 몇 해 전에 서른 즈음의 두 청년이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자살방조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판결문을 최근 읽은 적이 있다. 이 청년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아침에 돈을 썼는데 어찌어찌 6만 원을 만들었어요. 돈 구하기 진짜 힘드네요. 더 구해볼게요.” “힘들죠, 도움이 못 되어서 죄송한다. 제가 제일 미안해요. 멀리서 오시구.”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급할 때 3만 원 구하기도 힘들더라구요. 참 쪽팔리고 서럽더라구요ㅠ” 약자들에게는 자살조차 이토록 어렵다. 데이터의 차이가 초래하는 정의의 문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과 같은 기술 발전이 미래를 크게 변화시킨다는 것은 누구나 말하는 것이지만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더 나아가 인공지능의 오용 가능성, 알고리즘의 편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이미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지만 그 알고리즘을 누가 어떤 공식으로 설계했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사람과 설계된 알고리즘으로 마치 커튼을 쳐 놓은 듯 모든 눈과 귀와 뇌가 차단된 사람의 자유의 크기는 같을 수 없다. 저크버그나 일런 머스크처럼 세상 사람들이 시시각각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받고 있는 사람들과 필자처럼 시시각각 이들에게 데이터를 갖다 주는 사람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러한 차이는 소득이나 상속재산의 차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불평등을 낳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그것이 과연 정의에 부합하는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흔치 않다. 유튜브에 “원숭이 뉴럴링크”라고 치면 ‘페이거’라는 원숭이가 전자오락을 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모니터 좌우에 세로 막대기가 아래위로 움직이면서 하얀 공을 화면 중앙으로 쳐내는 게임이다. 원숭이는 조이스틱을 쓰지 않는다. 원숭이는 뇌파로 게임을 하는 중이다. 원숭이 뇌에 칩을 심어서 원숭이의 뇌파가 외부로 전기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뉴럴링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회장으로 유명한 일런 머스크가 설립한 또 다른 회사이다. 이 회사는 이 칩을 사람의 머리에 심으려고 한다. 칩이 사람 머리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이 머리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사람들 머리에 구글과 클라우드가 들어간다. 사람들 사이에 텔레파시도 가능해진다. 이런 시대가 오면 부자들은 자신의 뇌를 매우 우수한 컴퓨터와 연결시키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타고난 두뇌로 살아가야 한다. 회사에 취업 시험을 볼 때 그런 사람들 사이에 차등을 두는 것이 정의의 관점에서 정의로울까, 두지 않는 것이 정의로울까. 사람의 수명이 100세가 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과거 버전이 되었고 요즘은 150살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200년 이상 산다는 말도 나온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도 미래의 정의에 큰 영향을 준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알토스랩’이라는 회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서 인간을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노화를 방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다시 젊어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의 사장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인류가 10년 안에 수명탈출속도(Longevity Escape Velocity)에 진입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10년 안에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연장되는 속도가 나이를 먹는 속도를 따라잡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3살 더 먹더라도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5년 더 늘어나면 당분간은 늙지 않는 셈이 된다. 3D 프린터로 수술 중에 장기를 만들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유전적 질병을 제거할 수도 있다. 나노 로봇이 혈관으로 들어가서 혈관 속 막힌 곳을 뚫어줄 수도 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 사람을 죽이는 살인죄의 불법성 평가는 더 커지지 않을까. 19세기 이전에는 평균수명이 40살이 채 안 되었다고 한다. 그때 한 명을 살해한 것과 사람이 200살까지 사는 시대에 사람 한 명을 살해한 것은 불법성이 같을까. 그 살인자가 같은 기간의 징역형을 받는 것은 정의로울까. 200년씩 산다면 나중에 사람이 변화되고 선하게 교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보아서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논리가 강해질까. 영화 「스타워즈」에서처럼 다스베이더의 광선검에 오비완 케노비는 손목이 잘려나갔지만 금방 새로운 손목을 재생시킨다. 그렇게 의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서 상처가 쉽게 치유된다면 상해죄의 형량은 약해져야 할까. 어떤 사람은 200살을 살고 어떤 사람은 지금처럼 70살을 살면 직장에서 정년이라는 개념이 유지될 수 있을까. 이러한 수명의 차이는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있을까. 부자에 대한 누진세, 중과세를 적용하는 것처럼 오래 사는 사람에게 더 많은 사회적 의무를 부과해야 정의로운 것일까.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국제적 이슈들로는 미중 대립과 경쟁의 격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방사능 유출 문제, 온실가스 배출, 미세먼지, 기후위기를 비롯한 국제적 환경 재난으로 인한 국가 간 갈등 확대가 제시되어 있었다. 전쟁이나 무력 침략에 대한 대응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의 교정적 정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과거 수백 년 전부터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서구 국가들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최근 수십 년 동안 과거 서구 국가들이 배출한 탄소량을 훌쩍 넘어서는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 산업국들도 같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와 같은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 배분적 정의의 균형점을 재조정할 것이다. 법을 건물에 비유하자면 필자가 판사일 때는 현재 존재하는 건물만을 구석구석 살피고 활용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미래를 위한 법안을 만드는 법무심의관이 된 뒤로는 보다 새로운 건물을 지으려는 건축가처럼 건물을 둘러싼 빈공간을 살피게 된다. 건물 위로 몇 층을 더 올릴 수는 없을까, 옥상에 정원을 조성할 수는 없을까, 건물 주변의 공터를 더 좋은 생활 공간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하는 식이다. 빈 공간들은 미래로 가득 차 있다. 그러고 보면 미래 학자들은 빈 공간이 무엇으로 채워질까를 연구하는 분들이 아닌가 싶다.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우리나라 사회라는 건물이 앞으로 어떻게 빈공간을 채워나갈지를 가늠하는데 유용한 조감도를 제시한 것 같다. 법률가는 여기에서 미래의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나 정의는 법률가들만의 것은 아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이머징 이슈 리포트를 토대로 우리 사회의 미래와 정의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논의하는 일이 점점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2022.03.08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 우리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가: 또 하나의 오래된 미래, 체르노빌 글. 이상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나는 과거에 대해서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 『체르노빌의 목소리』 현재는 ‘지금부터 10만 년 이후까지의 시간’으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 김홍중, 「미래의 미래」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3분, 체르노빌 핵발전소 원자로 4호기가 폭발했다. 우크라이나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북쪽에 위치한 소도시 프리피야트에서 3km 떨어진 곳이었다.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가 1997년에 러시아어로 발간한 책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는 이 사건을 다룬다. 알렉시예비치는 1986년 당시 벨라루스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의 수도 민스크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었다. 벨라루스는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책이 출간될 시점에 벨라루스 국민 20%가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오염지역 거주민 210만명 중 70만명이 어린이였다. 방사선 피폭이 벨라루스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이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사건 이래 10여 년에 걸쳐 체르노빌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순국 소방대원의 아내, 심리학자, 일곱 살에 죽은 딸의 아버지,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고멜 주 주민, 전 프리피야트 주민, 호이니키 마을 주민, K 가족,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이주민, “주의 종”, 경찰, 해체작업자, 해체작업자의 아내, 방사선 선량기사, 운전병, 헬기조종사, “다양하고 복잡한 선천성 병리 현상”을 가진 채 태어난 딸의 엄마, 고멜국립대학교 교수, 사냥꾼, 카메라 감독, 마을 간호장, 언어학 교사, 가정실습 교사, 기자, 벨라루스 의원, 농업학 박사, 공화국협회 부대표, 소아과 전문의, 브라긴 마을 주민, 의사, 방사선 전문의, 산파, 수문기상학자, 화학 엔지니어, 전 벨라루스 과학 아카데미 핵에너지 연구소 소장·실험실 실장·선임 연구원, 환경 보호 감독, 역사학자, 시골 교사, 사진작가, 모길료프 문화예술대학 교수, 전 슬라브고로드 당 지역위원회 일등서기관, 모길료프 여성위원회 <체르노빌의 아이들> 대표, “무명”, 그리고 어린이들이었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이들의 목소리다. “목소리”로 옮겨진 러시아어 молитва의 뜻은 기도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2011년 6월에 출간되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지 3개월이 된 시점이었다.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이 책은 약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 알렉시예비치가 이 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작은 관심이 다시 일었다. 그러나 잠깐이었다. 책은 곧 묻혔다. 우리에게 미래라는 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체르노빌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핵발전소가 그것을 결정할 절대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건 자체가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서이지만 더욱 크게는 우리가 아직 그 사건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해서이다. 이 책은 특히 이 사건의 불가해성을, 이 사건에 대한 우리의 무개념을 집요하게 드러낸다. 한국어판 발간 시점을 기준으로 해도 10년이 된, 그리 주목받지 못한 이 책을 이야기해 보려는 이유다. * * *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사랑이 이어지기를, 생명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폭력이 이어지지 않기를, 죽음이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바라는 것의 지속을, 바라지 않는 것의 변화를 바란다. 그것을 우리는 보통 희망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체르노빌은 사랑과 폭력의 의미를, 생명과 죽음의 의미를 뒤바꿔놓았다. 30년차 산파는 “행복한 임산부를, 행복한 엄마를 본 지 오래됐다”며 말한다. “꿈 이야기를 한다. 발이 여덟 개 달린 송아지를 낳은 꿈, 고슴도치 머리가 달린 강아지를 낳은 꿈……. 이상한 꿈이다. 예전 여자들은 이런 꿈을 안 꿨다.” 유산한 여성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해서 아이를 갖고 싶었어요. (…) 내 아이는 죽은 채로 태어났어요. 손가락도 두 개 모자랐어요. 여자아이였어요. 난 울었어요. 손가락이라도 다 있었더라면……. 여자아이잖아요.” 심각한 장애를 갖고 태어난 딸과 병원에서 4년을 함께 생활하고 있던 엄마는 딸의 존재가 “자신과 남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들의 “사랑 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힘겹게 싸우면서도 “내가 사는 곳에서는 사랑에 빠지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고 말한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간 소방대원의 아내는 피폭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간 남편의 죽음을, 태어나 4시간 만에 죽은 딸의 죽음을 10년 만에 말하면서 묻는다. “사랑으로 죽이는 게 가능한가?” 이주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그들이 들고 있던 달걀과 우유, 양파와 호박을 빼앗아 묻어야 했던 군인은 “모든 것이 아름다웠던 황금빛 가을에” 사람들이 모두 미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사랑은 죽음이 되었다. 죽음은 더 이상 평범할 수 없게 되었다. 체르노빌은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시간 감각을 무너뜨렸다. 방사능은 10만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때까지 시간은 변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서의 생명은 살아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죽어가는 것이다. 10만 년 내에 ‘탄생’이란 불가능하다. 그때까지 미래는 오지 않는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미래의 미래」에서 이렇게 썼다. “생명을 가진 것들이 대규모로 사멸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했지만 ‘생명 그 자체’가 유지될 것이라는 희망이 꺼진 적은 없었다. (…) 태어날 사람들에 대한 아름다운 희망이 불가능해질 때, 인간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 수 있을까?” 우리는 미래를 잃어버렸다. 알렉시예비치는 이렇게 책을 시작한다. “나는 체르노빌의 증인이다. 무서운 전쟁과 혁명이 20세기를 대표한다고 하지만 체르노빌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20년이나 흘렀지만, 내가 증언하는 것이 과거인지, 또는 미래인지 나는 아직도 나 자신에게 묻고 있다. 그 사건은 너무나도 쉽게 진부한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시시한 공포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체르노빌을 새로운 역사의 시작으로 본다. 체르노빌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선지식이다. 왜냐하면 체르노빌로 인해 사람이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던 방식과 갈등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시간에 대한 주관을 이야기 속에 담는다. 그런데 체르노빌은 10만, 20만 년, 아니 그보다도 더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인생의 관점으로 볼 때, 영원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아직은 낯설기만 한 그 악몽의 의미를 이해하고 연구할 능력이 되는가?” 이 책은 읽기가 쉽지 않다. 서론-본론-결론과 같은, 시간을 따르거나 영역을 순서대로 짚는 논리의 형식으로 쓰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서는 맥락 없는 독백의 나열, 환상적인 말들의 이어짐으로 채워져 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묘사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었다고 말한다. “평범한 것이 하나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표현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체르노빌은 비유나 상징이 아니라 집이었”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 스스로의 삶도 “사건의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그저 암호라고 말한다. 암호는 풀 수 없다. 드러낼 수 있을 뿐이다. 그 기이함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알렉시예비치가 고안한 것이 ‘소설-코러스’라고 불리는 형식이다. “수많은 목소리들의 코러스로, 모든 상세한 것들의 콜라주”로 세상을 보고 삶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식은 이 책의 메시지와 조응한다. 체르노빌이 ‘수습’될 수 없는 것처럼, 체르노빌에 대한 이야기는 ‘정리’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체르노빌은 여전히 불가해한 사건이다. 그것은 과거로만 남아 있을 수 없다. 그것은 과거이자 현재다.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현재의 관점에서 잘 정리된 후일담일 수 없다. 그것은 현재이자 미래다. 그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말하려면, 그것에 조금이나마 다가가려면, 우리는 현실의 언어가 아니라 환상의 언어에 기댈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 * * 2021년 4월 13일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는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에 저장되어 있는 오염수를 2023년부터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을 한국 정부와 국민은 크게 우려한다. 일본 정부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과연 일본 정부는 책임을 질 수 있는가? 그러한 상황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정부가 과연 있을 수 있는가? 핵발전소 사고는 수습될 수 없다는 것을 체르노빌은 증언한다. 체르노빌 사고는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도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사고라서 수습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인류는 핵발전소가 지금도 방대하게 쏟아내고 있는 ‘죽음의 재’(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모른다. 고준위 핵폐기물을 ‘영구적’으로 ‘저장’할 시설은 이 세계에 없다. 2023년부터 가동을 준비 중인 시설은 한 곳 있다. 핀란드의 ‘온칼로’(숨겨진 곳)다. 이 시설이 설정한 최소 보관 기간은 10만 년이다. 기준에 따라 그 기간은 100만 년으로 산정되기도 한다. 10만 년 전은 지질 시간대로 홍적세에 해당한다.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시기로 추정되는 때가 30만 년 전이다. 핵발전소의 평균 운영 기간은 30년이다. 핵의 기원은 폭력이다. 핵의 목적은 폭력이다. 에너지원 그 어디에도 붙지 않는 “평화적 이용”이라는 딱지 자체가 핵의 성격을 드러낸다. 국가가 핵발전소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핵발전에 관한 한 국가는 언제나 수습의 주체가 아닌 가해의 주체였다. 국가는 언제나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사고는 반복되었다. 사고는 늘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였다. 1979년에 스리마일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소련은 그것을 자본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1986년에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서방 세계는 그것을 공산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2011년에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우리의 실패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일본의 실패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후쿠시마 사고도 결국에는 ‘수습된 것으로’ 기억될 것이다. 핵의 평화적 ‘사용’을 주창했던 미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사실상, 즉각, 지지했다. 핵발전의 ‘확대’를 관리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0년 12월에 이미 오염수 방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식으로 후쿠시마도, 그리 오래지 않아, 수습될 것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우리에게 묻는다. “신형 휴대전화 혹은 자동차와 삶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당신은 삶을 선택하겠다고 답하겠는가? 우리는 답이 자명해 보이는 이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2021년 4월 기준 지구에서 가동되는 원자로 444기 중 25%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 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이 예정된 원자로 145기 중 40%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것이다. 우리에게 체르노빌은 여전히 해석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체르노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은 아직 우리 문화 속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그것이 해석될 날은, 발터 벤야민이 『일방통행로』에서 썼던 것처럼, 이미 예언이나 경고를 놓쳐버린 후일지도 모른다. 2021.06.01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글. 전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자본주의 사회는 우리에게 말한다, “능력 있는 당신은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 과연 이것은 정당한가? 이런 덕목이 통용되는 사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 정의와 도덕에 대한 여러 편의 저서를 통해 한국에 널리 소개된 바 있는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센델 교수가 2020년,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신간을 발매했다.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있는 그의 저서로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되는데,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은 이에 더해 트럼프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굴욕의 정치’와 불평등의 심화,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변화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미국 사회의 거대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능력주의 (meritocracy)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그의 전작에서 논의된 정의의 다양한 개념들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2020년의 정치 지평으로 소환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센델은 능력주의에 대한 두 가지 서로 다른 문제의식을 비교하며 논의를 전개한다. 첫째, 능력주의의 실패는 그것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는가? 둘째, 혹은 능력주의의 실패는 능력과 성취를 사회적 분배의 기저 논리로 사용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데올로기의 근본적인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닌가? 저자는 단호히 후자의 입장을 취하며 독자로 하여금 ‘경쟁의 과정이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는 데에서 한 발 더 과감히 나아가기를 주문하고 있다. 센델 외에도 수많은 학자들이 능력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잠재적인 폭력성에 대해 경고해 왔다. 가장 대표적으로, 능력주의는 각종 사회적인 불평등과 차별을 정당한 것으로 합리화하는 성질을 띤다. 경제적 불평등은 노력과 성실성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합리화되며, 인종 간의 불평등 또한 인종의 문제가 아닌 개별 노동시장 참여자들의 능력의 문제인 것으로 탈바꿈한다. 극소수의 성공적인 흑인들의 예시는 능력주의의 이름으로 대다수의 억압받는 흑인들을 외면한다. 능력주의는 우리가 사는 사회의 제도와 구조를 통해 견고하게 그 생명을 이어나간다. 엘리트 교육을 받고 최고의 명문대학에 진학한 미국의 상위층 자녀들은 마치 통과의례라도 치른 듯 자신들의 성취를 노력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성공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의 논리로 내면화한다. 미국의 사회복지 시스템은 공공연히 자격이 있는 수혜자와 그렇지 못한 수혜자를 나누는데 골몰하고, 이 과정에서 동원된 각종 지표 (인종, 성별, 결혼 여부, 교육 수준, 노동 여부, 약물 기록 등) 는 사회적인 낙인 효과를 남기며 불평등의 재생산에 이바지한다.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깃발을 나부끼며 우리를 매혹시키지만, 실상 그것은 견고하게 반복되는 사회적 계층화를 정당화하는데 훨씬 더 유용하게 사용된다. 센델에 따르면 능력주의의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첫째, 능력주의는 그것에 반발하는 대중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반엘리트 정서를 품게 하고, 그 결과 대중이 트럼프라고 하는 최악의 대통령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둘째, 실질적으로 사회계층을 거슬러 오르는 사회적 이동성이 단절된 것과 마찬가지인 미국 사회에서, 능력주의의 환상은 대중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만들고 사회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소거시킨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우도 있음을 굳게 믿고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이상적인 시민의 상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폐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노력 이후에도 정당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한탄하는 시민들은 자신들의 비참함을 ‘노력’과 ‘자격’의 이름으로 판단하는 지도자들로부터 모욕감을 느낀다. 그 결과 이에 편승하는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되면, 이는 사회적 불평등의 사슬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옥죄인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부상과 그가 임기 중 내내 강조하던, 공정한 절차로 꿈을 이루어 나가는 미국인의 이상, 그리고 그 이후, 마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득세한 트럼프를 떠올려 본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심화된 미국 내 반이민자 정서와 인종차별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 보이면서도, 여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의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능력주의가 사회적으로 실패한 아이디어라는 점이 아니라, 사회적인 실패를 보이지 않게 덮어 놓을 수 있는 유용한 권력의 도구라는 점이다. 저자는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경신했던 전설적인 흑인 야구 선수 행크 에런의 이야기로 책을 마무리한다. 공과 배트가 없어 병뚜껑과 막대기로 야구 연습을 하고,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른 행크 에런의 스토리는 사회적 장벽에 맞서 운명을 개척한 미담으로만 읽혀야 할까? 오히려 우리는 “오직 홈런을 때려야만 벗어날 수 있는 인종주의의 부정의한 시스템을 혐오 (p. 348)”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능력주의를 표방하는 권력이 작동할 때, 불공정은 공정한 것으로 일상화되고, 소수의 ‘성공’은 미담이 되어 우리의 시대정신이 된다. 우리는 “뿌린 만큼 거두”고 “자신의 도덕성을 성취를 통해 증명”하는 세상을 표방하였던 자본주의의 선지자들의 미래 세대다. 우리의 미래는 다시 한번 우리가 지금 지향하고 있는 능력주의 사회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를 연구한다는 것은 견고하고 지속적인 사회 기저의 질서를 탐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연구의 다른 이름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질서에 대한 깊은 연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구조를 직시하고 나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그것이 공정성의 이름으로 합리화되는 미래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과정의 공정성을 넘어, 정의로운 결과를 위해 우리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2021.04.20

미래기고

[성문주] 누리호 성공, 기업가 정신 확산 계기 되기를 누리호 성공, 기업가 정신 확산 계기 되기를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독자기술로 실용위성 발사 능력을 갖춘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였다. 이는 위험을 감수하고 계속해서 도전한 결과이며 오랜 기간 경험을 통한 학습으로 이루어낸 산물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은 새롭고 낯선 길이지만 가치가 있기에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를 학습으로 연결함으로써 마침내 목적지에 이를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기업가정신은 주도적으로 기회를 포착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상품이나 서비스, 프로세스 등으로 만들어 가치를 창출하는 역량이라 정의할 수 있다. 기업가정신의 효과에 관한 연구들에 의하면, 기업가정신이 높은 개인은 직무수행 및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서 혁신행동을 보이고 이는 조직과 사회의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혁신활동을 촉진할 수 있으며 기술, 상품과 서비스, 조직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기업 및 국가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다. 특히,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특징을 나타내어 VUCA로 표현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도전하여 개인과 조직, 사회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기업가정신을 제고해야 한다. 이와 같은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사회 전반에 기업가정신이 잘 발현되고 있지 못하다. 청년 취업준비생의 3명 중 1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등 직업 선택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 탐색과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기업경영환경 및 기업가정신’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기업 및 기업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청장년층의 안정적인 직업 선호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2000년대 이후의 기업가정신이 그 이전 연대보다 낮은 수준이라 평가하였다. 기업가정신 수준에 관하여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에서 실시한 2019년 ‘기업가정신 실태조사’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해당 연구결과, 개인의 혁신성, 위험감수성, 시장선도성, 자율성, 성취욕구 등으로 구성된 기업가적 지향성이 보통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인의 문제해결 관련 인지 역량과 설득력, 네트워킹, 팀워크 등 대인관계 역량, 그리고 기회 포착, 시장 개척 등 사업화 역량으로 구성된 기업가적 역량의 수준도 보통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혁신 추구, 위험 감수, 새로운 기회 포착 등과 관련된 국민들의 기업가적 지향성을 강화하고, 문제해결, 대인관계 역량 등 개인의 기업가적 역량을 향상하기 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기업가정신 향상을 위해 초중등교육 및 대학교육에서는 진로교육 혹은 경력개발 프로그램과 연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제공하여 개인이 가진 잠재력을 기업가정신을 통해 실현하여 개인의 삶에서 의미있는 일을 찾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획일적인 지식 습득이 아닌 경험학습 원리를 적용하여 기업가적 활동을 체험하고 성찰을 통해 개별 상황에 적합한 형태로 응용가능한 지식을 획득하도록 해야 한다. 구직자 및 재직자 대상으로는 개인별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교육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내용과 방식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토론 및 멘토링 등 사회적 관계를 통해 학습하고 경력개발, 지식공유 네트워크를 형성·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에 더하여, 우리 사회의 문화가 기업가정신 향상을 어떠한 방식으로 저해하는지 심도 있게 살펴보아야 한다. 기업가정신을 저해하는 주요 문화적인 요인으로 불확실성 회피를 들 수 있다. 네덜란드 사회심리학자 홉스테드(Hofstead)의 ‘국가문화차원(Dimensions of National Cultures)’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불확실성 회피(uncertainty avoidance) 영역의 수준이 85점으로 미국(46점), 독일(65점), 핀란드(59점), 싱가포르(8점) 등에 비해 높게 나타나며, 그 격차도 큰 편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사회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불확실한 상황을 부정적으로 느끼고 안정성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불확실성 회피 경향이 강한 문화에서는 기존 사례를 통해 참고할 만한 모범답안이 존재하지 않거나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고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과 혁신이 촉진되기 어렵다. 이와 같은 문화가 어떤 배경이나 사건, 환경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형성되는 것인지 면밀한 검토와 함께 실패를 허용하는 사회안전망 구축 등을 통해 기업가정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다양하고 종합적인 정책방안을 탐색해야 할 것이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을 통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기업가정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가치가 있다면 위험을 감수하여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그 과정에서 실패와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학습하고 실행하는 기업가정신이 사회 곳곳에 확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기업가정신이 활발히 발현되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내실 있는 정책적 지원이 증가하기를 기대해본다.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2022.06.28
[박상훈] 팬덤 정치, 무엇이 왜 문제인가 팬덤 정치, 무엇이 왜 문제인가 1. 정치학의 개념 중에는 실제 정치 현실에서 먼저 만들어져 사용되다가 사후에 학자들에 의해 이론화된 사례가 많다. 대표적으로 민주주의(dēmokratía)가 그렇다. 처음 이 말은 데모스(dêmos)로 불리는 보통의 일반 시민들도 크라토스(krátos), 즉 통치할 수 있다는 견해를 비난하려는 사람들이 조롱을 목적으로 만든 용어였다. 그런 말이 정치철학자들에 의해 군주정이나 귀족정과 구분되는 정치체제의 한 유형을 뜻하는 말로 발전한 것은 한참 지나서였다. 지금 논란이 되는 ‘팬덤 정치’라는 통속어는 어떨까? 의미 있는 정치 용어로 발전할 수 있을까? 그러려면 먼저 개념화가 필요하다. 2. 팬덤 정치란 정당의 공식적 가치나 이념보다는 정치 엘리트 개인의 ‘개성적 힘’에 의존하는 대중 정치를 가리킨다. 대개는 제도화된 정치과정 밖으로부터 지지자들이 ‘무(無)정형적인 집단적 열정’을 분출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체제 안으로 안착하기 어려운 ‘휘발성, 가변성’의 특징도 있다. 그 때문에 길지 않은 주기로 수혜자와 피해자가 교차되기도 한다. 한때 팬덤 정치의 수혜자였다가 지금은 ‘친명’ 팬덤의 공격을 받게 된 ‘친문’ 팬덤이 대표적인 예다. 정치가의 관점에서 팬덤 정치는 ‘사인화(私人化)된 권위자원’의 빠른 축적을 목적으로 하는 지지 동원정치다. 지지자의 관점에서는 익명의 대중적 열정을 통해 정치과정을 지배할 수 있다는, 일종의 ‘시민적 효능감’을 표출하는 행위다. 단순히 선호나 지지 성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정당의 결정을 좌우하고 주도하려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종류의 압력 정치(pressure politics)’라 할 수 있다. 팬덤 정치는 조건적이다. 팬덤 리더의 호소력과 영향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가 힘을 잃으면 팬덤의 동력은 빠르게 약화한다. 새로운 대상을 찾아 옮겨가기도 한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가면서 친문 팬덤이 친명 팬덤으로 옮겨 간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정도는 약하지만, 친박 팬덤의 약화와 친윤 팬덤으로의 이동도 같은 현상이다. 이런 가변성은 팬덤 지지가 크게 세 유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첫 번째 유형은 ‘추종형 팬덤’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팬덤 리더를 신뢰하고 따르려 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충성형 팬덤이다. 두 번째 유형은 ‘편익 추구형 팬덤’이다. 이들은 팬덤 리더의 성공을 통해 지위나 관직을 얻고자 한다. 주로 정치 영역 안에 있는 내부자인 이들은 사실상 팬덤 정치를 기획하고 움직이는 ‘팬덤 활동가’다. 이들에게 팬덤 정치는 일종의 합리적 투자행위다. 팬덤 리더가 힘을 잃거나 바라는 편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 새로운 팬덤을 찾아 가장 먼저 떠나는 이들이다. 흥미로운 것은 세 번째 유형이다. 이들은 팬덤 리더를 통해 정치 참여의 효용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정치 효능감 추구형 팬덤’이다. 이들은 정치 영역 밖에서 활동하고, 지위나 편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두 번째 편익 추구형 팬덤 활동가들과 구분된다. 팬덤 리더가 힘을 잃어도 팬덤을 옮겨가지 않는 첫 번째 유형의 추종형 내지 충성형 팬덤과도 다르다. 팬덤 리더가 영향력을 유지하는 한에서만 팬덤을 지속하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상황이 바뀌면 정치 효능감을 얻고자 새로운 팬덤 리더를 찾는다. 단, 두 번째 유형의 편익 추구형 팬덤과는 달리 이동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주저하며 옮겨간다는 점에는 차이가 있다. 팬덤 정치의 가변성은 편익 추구형 팬덤 활동가들과 정치 효능감 추구형 팬덤 지지자들에서 발원한다. 팬덤 현상이 절대적이고 맹목적인 지지의 양상으로 나타나다가도 상황이 바뀌면 유동성을 갖게 되는 것은 바로 이들의 존재 때문이다. 이것이 말해주는 바는 이렇다. 팬덤 리더와 팬덤 지지자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조건에서만 강한 팬덤은 작동한다. 상호 간의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면 팬덤의 이동과 새 팬덤의 형성이 이어진다. 그렇기에 야심을 가진 정치인일수록 자신도 힘을 키워가다 보면 언젠가 팬덤이 옮겨오거나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놓을 수가 없다. 그 때문에 팬덤 정치는 많은 이들의 우려나 비판에도 불구하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3. 대중의 지지와 참여 없는 민주정치는 없다. 팬덤 없는 정치가는 승자가 될 수 없다. 대중의 지지와 팬덤은 정당의 지지 기반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선거 경쟁을 민주적으로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군주정이 참주정으로 퇴행할 수 있고, 귀족정이 과두정으로 나빠질 수 있듯, 민주정 역시 대중 선동에 쉽게 휘둘릴 수 있다. 인간의 역사에는 이 같은 사례가 아주 많다. 야심을 가진 정치 엘리트가 팬덤의 동원에 성공하게 되면 그는 민주적 책임성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한다. 그런 팬덤 리더의 야심을 지지자들이 수용할 때쯤이면, 합리적 경쟁 대신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시작된다. 팬덤 리더에 비판적인 정치인들에 대한 팬덤 지지자들의 압력 동원이 ‘시민참여’, ‘국민주권’, ‘직접 정치’의 이름으로 극대화되는 것도 이때쯤이다. 팬덤 리더에 대한 지지 행동은 순식간에 다른 정치인에 대한 적대와 공격 행동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그 대상은 당 안팎을 가리지 않고 팬덤 리더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로 확대된다. 민주주의는 ‘평등한 참여’의 원리로 작동한다. 누구의 의사도 평등하게 존중되어야 한다는 일인 일표의 원칙을 따른다. 이를 위해서는 참여의 범위(scope)를 확대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팬덤 정치는 참여의 강도(intensity)에 의존한다. 높은 지지 강도를 가진 소수의 지지자 집단이 과다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가 팬덤 정치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란 참여의 범위는 좁고, 참여의 강도는 강렬해지는 정치다. 팬덤 정치가 정당을 지배하면 당 밖의 열정적 소수자 집단(passionate minority)이 당을 지배하게 된다. 오래된 당원이나 대의원은 영향력을 강제로 축소당한다. 참여는 불평등해지고 대표는 왜곡된다. 이들 열정적 지지자 집단은 대개 비(非)가시적이다. 참여는 하되 누군지 특정되지 않는다. 오로지 대대적인 압력이 동원될 때만 그 실체와 위력을 볼 수 있다. 권력은 있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신종 영향력 집단의 출현은 팬덤 정치의 또 다른 부작용이다. 공화정의 기초 원리는 ‘권력이 있는 곳에 책임’을 부과하는 데 있다. 권력의 비가시성(invisibility) 내지, 정치의 숨은 권력화는 필연적으로 전제정을 낳는다. 민주주의도 책임 있는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팬덤 정치가 일깨워 준다. 시민에게는 자유를, 정치가에게는 책임을 부과하는 체제가 민주주의다. 팬덤 정치는 시민이 헌신하고 정치가는 자유로운 민주주의를 낳는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요) 현상’에서 보듯, 정치가의 실패를 지지자가 대신 미안해하는 ‘전도된 윤리론’을 낳는다. 팬덤 정치는 자유를 위협하고 권력자에 의존적인 심리를 키운다. 팬덤 정치는 롤러코스터 정치다. 절차적 합리성에 따른 안정된 변화가 아닌, 파격과 의외가 반복되는 불안정한 정치다. 팬덤 정치는 단순한 지지 행동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 집단들 사이의 혐오와 적대의 교환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 상태를 분열과 미움의 상태로 이끈다는 데 있다. 정보나 지식, 판단은 음모론과 기획론에 쉽게 휘둘리며, 그로 인해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신뢰와 협동의 시민 문화가 자라날 기반을 파괴한다. 팬덤 정치는 내용 없는 ‘정서적 급진주의’를 가져온다. 반(反)개혁이라는 말이 곧 공격의 표식이 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는 참을 수 없는 적의를 갖게 하는 정치를 한편으로 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의 유사종교화’를 부추긴다. 팬덤 리더에게는 박해받는 선(善)의 구현자 내지 정치적 구원자의 이미지가 부여된다. 긴 시간의 협상과 조정을 필요로 하는 정당정치나 의회정치가 팬덤 리더의 개혁 의지 실현에 방해되는 기득권 집단들의 농간으로 규정될 때도 있다. 공식 절차와 제도화된 정치과정에 대한 존중도 팬덤 지지자들에게는 박약하다. 팬덤 정치는 당내 다원주의를 위협한다. 이견과 비판은 공격의 대상이 되고, 당내 갈등 구조는 팬덤 리더의 성이나 이름을 따라 친O-비O-반O 같은 저차원의 양상을 띤다. 다원적 요구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대표하는 정당 지도자 혹은 그런 지도자가 나올 수 있는 당내 환경이 파괴되고 나면 남는 것은 적나라한 승패뿐이다. 당직과 공직을 둘러싼 당내 경쟁은 사활적일 수밖에 없다. 정책 의제를 둘러싼 토론이나 정책이 중심이 된 세력연합은 나타날 수 없다. 결국 권력 투쟁과 그것을 위한 ‘룰 싸움’이 당을 압도한다. ‘승리가 곧 정의’가 된. 팬덤 리더는 있으나 정당 리더는 나올 수 없는 환경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팬덤 정치가 낳는 언어의 저질화도 큰 문제다. 개혁을 포함해 많은 정치 언어들이 저급하게 희화화하는데도 그 틀 안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이 인식되지 않는다. 말은 흉기가 되고, 서로 침 뱉고 모욕하는 것이 정치의 일상이 된다. 거부감을 갖게 하는 시위 형태가 양산되고 이들과 더불어 유튜브 정치꾼들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그런데도 이 모든 것은 팬덤의 유불리를 기준으로 자신들에게는 과도하게 관용적이고, 상대에게는 과도하게 적대적일 뿐, 공정한 대응은 없다. 도덕적 감각의 상실을 뜻하는 ‘내로남불’ 정치를 동반하는 팬덤 현상은 보편적 사회정의나 규범을 허물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4. 팬덤 리더나 지지자들은 시민 직접 정치를 주장한다. 제도와 규정, 절차에 따르는 긴 논의와 결정 과정을 우회해, 자신들이 신뢰하는 팬덤 리더와 이를 지지하는 시민이 수직적으로 직접 연결되는 일원적(一元的) 정치를 원한다. 평등하게 대화하고 조정하고 심의하고 협상하고 합의하는 여야의 정당정치나 의회정치는 원칙 없는 타협이나 부정의한 거래로 비난당할 뿐이다. 팬덤 지지자들은 정치에 일상적으로 관심을 갖고, 정치에 관여하려는 열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일상의 정치화’, ‘정치의 일상화’는 그들의 구호다. ‘국민주권’과 ‘시민참여’는 그들의 민주적 신조다. 자신들과 의견을 달리 하는 정치가를 공격하고 모욕하면서도 그 때문에 도덕적 불편함 같은 것은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일은 반개혁적인 정치가를 응징하는 민주 시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로 생각한다. 지도자와 대중이 수직적으로 직접 연결되는 정치는 고대 직접 민주주의가 직면했던 최대의 어려움이었다. 고대 직접 민주주의는 여야의 정당이나 이익결사체들 사이는 물론 입법-행정-사법의 기능 사이의 수평적 상호작용이 없는, 일종의 ‘수직적 정치’를 특징으로 한다. 10일 정도에 한 번 열렸던 시민총회에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었고, 공직에는 짧은 임기와 연임 불가라는 제한 조치가 있었기에 시민들이 번갈아 직접 정부를 운영할 수 있었다. 비록 전체 인구의 5% 안팎이 참여하는 시민총회였고, 그나마 5분이라도 발언할 기회는 참석한 시민의 1% 미만만 누릴 수 있었으며, 공직의 기능은 지극히 단순했지만 놀랍게도 그런 민주주의가 2백 년 가까이 지속되었다. 이 체제의 단점 가운데 하나는 시민 대중이 독단적인 주장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있었다. 당시의 용어로 말하면 데마고그(demagogue)와 참주(tyrant), 즉 대중 선동에 능한 지도자의 출현을 늘 두려워해야 했다. 그런 점에서 고대 직접 민주주의는 주기적으로 참주나 데마고그를 몰아내야 유지되는 민주주의였다. 오스트라시즘(도편추방제)으로 불리는, 지금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이지만, 인기 있는 정치가를 일정 기간 도시국가 밖으로 추방했다 불러들이는 일을 반복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현대 민주 공화정은 데마고그와 참주, 오늘날의 용어로 말하면 포퓰리스트의 출현을 막으려는 제도적 노력의 산물이었다. 공화정은 세습 대신 선출, 혈통 대신 시민 동의의 원리로 대표를 선발하는 정부 원리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선출직 시민 대표들에게 공권력 집행을 맡기되, 그들이 가진 권력은 수평적으로 쪼개고 분립시켜서 상호 견제하게 했다. 시민 개개인에게는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기본권을 갖게 했고, 그들이 달리 가진 이익과 열정은 결사와 집단, 정당의 형태로 실현할 수 있게 했다. 이 모든 것을 헌법상의 확고한 권리로 공식화했고, 그 핵심은 다원주의에 있었다. 하지만 현대의 민주 공화정도 늘 실패의 가능성을 갖는다. 그 어떤 제도나 규범으로도 참주나 포퓰리스트를 완전히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니 풀리테(mani pulite)는 '깨끗한 손'이라는 이탈리아어다. 1992년부터 시작된 검찰과 사법당국의 정치 부패 조사 작업을 뜻한다. 2년에 걸친 수사 기간 동안 담당 검사는 ‘국민적 영웅’이 되었고 그의 손에 이탈리아 정당정치는 완전히 붕괴되었다. 그 과정에서 성공한 팬덤 정치가가 베를루스코니다.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와 미국의 트럼프 당선도 크게 보아 유사한 현상이다. 대중적 열광을 동반했고 그와 함께 소수 인종에 대한 공격과 반이민 정서의 동원 등 어느 모로 보나 민주주의 발전에 긍정적일 수 없는 부작용이 이어졌다. 물론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은 비교할 수 없이 광범한 대중 참여를 동반했던 전체주의였다. 권위주의가 대중의 참여를 억제하고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조장한 체제였다면, 전체주의는 사회구성원을 대중운동의 형태로 동원하고 정치화했던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전체주의의 억압적인 측면에만 주목하면 그 체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갈등도 분열도 없는 완전한 국가, 같은 민족 안에서의 이상적인 복지체제를 꿈꿨다. 그런 미래에 대한 대중적 열광이 있었기에, 이 길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진 이질적 구성원들에게 대규모 폭력이 쉽게 허용되었다. 5. 일상과 정치의 건강한 분리 없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적 린치가 가능하다면 민주주의 이전에 인간 삶부터 견딜 수가 없게 된다. 과거 독일에서처럼 누군가 유대인 상점에 좌표를 찍으면 밤사이 법의 보호에서 벗어난 곳이 되어 상점 유리창을 깨도 되는 일이 재현될 수 있다. 처음에는 유대인이었지만 그 대상이 동성애자·집시·공산주의자로 쉽게 확대되었듯, 비슷한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정견이 다른 것 때문에 누군가가 너무 미워지면 팬덤을 넘어 전체주의적 심성을 갖게 될 수 있다. 누군가를 향해 빨갱이, 종북, 적폐 세력, 토착왜구, 반개혁세력, 친일파로 낙인찍고 싶어지면 민주주의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자극해 자신이 싫어하는 대상에 더 많은 공격이 가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되면 그때부터는 정치를 내전(civil war)으로 만들 수 있음을 걱정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다. 언제든 오류나 실수의 가능성을 안고 사는 존재다. 그런 자각 위에서 이견으로부터 배우고 이견과 협력할 수 있는 시민성이 커져야 민주주의가 산다. 이견을 가진 시민은 배제해야 할 악이나 적이 아니다. 생각이 다를 뿐인 동료 시민이다. 차이와 다름 속에서 서로 공통의 관점을 조금씩 늘려 가려 노력해야 우리 서로는 같은 미래를 공동으로 일궈가는 협업자가 될 수 있다. 말이 저급한 자들을 승자로 만드는 팬덤 정치로는 미래를 만들 수 없다. 무례한 정치 언어 사용자들이 위세를 떨치면 민주주의도 정치도 품격을 잃고 만다. 팬덤 정치는 권력자를 위한 정치다. 시민을 일방적 추종자로 만들어 이용하려는 심리를 키운다. 사람들을 공격자나 파괴자로 만드는 정치가 팬덤 정치다. 일이 그렇게 돌아가면 정치만이 아니라 세상을 온통 어둡고 우울한 곳으로 만든다. 팬덤 정치는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다. 여야가 공익을 두고 합리적으로 경쟁할 수 없는 정치를 가져온다. 서로 등지고 자신의 지지자를 향해 상대를 일러바치고 아첨하는 정치를 낳는다. 이런 정치는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정치의 기능을 없애고, 오늘도 내일도 또 모레도 트집 잡고 시비할 거리를 찾아 서로 모욕하는 정치다. 그런 팬덤 정치는 ‘천민민주주의’를 낳는다. 돈벌이 그 자체가 목적인 천민자본주의(pariah capitalism)처럼 추종과 인기 그 자체가 목적인 정치를 낳는다. 오만한 정치, 질리게 하는 정치를 가져온다. 팬덤 정치는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다원주의를 위협한다. 의견의 다원적 표출을 어렵게 한다. 대통령인 사람, 대통령이 될 사람을 중심으로 한 사인화된 정치를 키운다. 정당 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공존하면서 토론하는 다원주의가 없다면 죽은 정당이다. 권력에 맹종하면 공안 정당에 가까워진다. 매력도 실력도 책임감도 다정함도 핏기도 온기도 없는 정당을 팬덤 정치가 만든다. 팬덤 정치가 대중적 열광과 함께 역사와 국가에 대한 신성화를 추구하는 단계가 되면 정말로 위험해진다. 엄숙주의와 역사주의로 자신의 외관을 두르는 사람은 선동가일 가능성이 높다. 세상을 걸고 도박하는 정치가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역사, 민족, 국가, 국민, 개혁, 청산, 대개조 등을 쉽게 연호하는 정치가는 늘 경계해야 한다. 모든 것을 걸자고 말하는 정치는 극단주의를 키운다. 팬덤 정치는 모욕을 감수하라는 억지 정치다. 시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켜 놓고, 인간관계를 증오와 혐오로 갈라놓고 뒤에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는 정치다. 팬덤 정치는 서로가 다르게 옳기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신들만 옳기 위한 정치다. 그건 정치가 아니라 독단이다. 독단은 정치의 적이다. 우리에게 정치가 필요한 것은 보통 시민의 삶의 조건을 살피고 그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생산과 돌봄, 은퇴 후의 삶을 계획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다. 우리에게는 그런 정치가 필요하다. 정치는 권력자를 위한 것도 국가를 위한 것도 아니다. 구성원들의 삶이 좀 더 협동적인 방향으로 개선될 때 정치의 가치가 빛난다. 정치가의 표정은 공공재다. 시민을 웃게 할 수 없는 정치, 사회를 밝게 만들 수 없는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 정치가 이 세상을 밝고 다정한 곳으로 만들어야 할 소명을 버리면 우리들의 삶은 위험해진다. 팬덤 정치는 우리를 웃게 만들 수 없는 정치다. 우리에게는 그런 정치가 필요하지 않다. 결국, 팬덤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 2022.06.21
[정훈] 글로벌 에너지 안보 위기와 신정부의 에너지 정책 글로벌 에너지 안보 위기와 신정부의 에너지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세계는 에너지 안보, 식량 안보, 경제 안보 등 다층적 안보 위기에 직면해있다.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와 기후위기로 인해 이미 다양한 안보 문제가 제기되고 있던 상황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안보 위기를 극대화시키며 세계를 더욱 거대한 불확실성의 시대로 밀어넣고 있는 중이다. 러시아의 침공 직후부터 가장 큰 위기로 대두된 것은 에너지 안보 위기이다. 이미 기후변화 대응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수급 불안정과 에너지 가격 급등을 야기했고 이에 따라 일부 국가는 당장의 에너지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증가시키는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추진해오던 에너지 전환 정책에 혼선이 생기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 안보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작년까지 기후위기 대응과 전 지구적 탄소중립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던 세계는 이제 각국의 자원 확보와 자국의 이익 보호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해 세계 에너지 전문가들은 1970년대 있었던 석유파동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보다 더 크고 오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는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기간 산업으로, 세계는 그간 수차례 산업혁명과 위기를 겪으며 새로운 에너지원을 도입하며 경제 발전을 이룩해왔다. 1차 산업혁명은 석탄을, 2차 산업혁명은 석유와 전기를 확산시켰으며,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을 겪으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원자력과 가스가 확산되었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후변화와 3차 산업혁명 이슈가 대두되며 신재생에너지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며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위해 석탄과 석유 기반의 안정적 에너지 공급 방식을 탈피하여 재생에너지 중심의 친환경적 에너지원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과정 중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이 돌발 변수는 에너지를 전환하는 과도기적 시기의 불안정성을 극대화시켜 석유, 석탄, 가스 등의 에너지 공급망 변화와 에너지 가격 급등을 야기하여 경제위기와 함께 세계적 탄소중립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주도하던 유럽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브릿지 역할로 활용하려 했던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에너지 안보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유럽은 난방과 산업용 외에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 해결을 위한 백업 전원으로 천연가스 활용이 증가해왔다. 그리고 그간 석탄발전 비중을 낮추면서 천연가스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고, 그중에서도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40%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에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러시아가 에너지 자원을 무기 삼아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이 에너지 안보에 발목이 잡혀 세계 질서를 어지럽힌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과 러시아에 전쟁 자금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며 유럽을 필두로 한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 후퇴와 화석연료로의 회귀 움직임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IEA, UN 등 국제기구들은 당장의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화석연료로 회귀하는 것은 더 위험한 선택이며, 각국의 에너지 자립과 에너지 자원의 무기화 방지를 위해서라도 탄소중립 정책을 더 가속화하여 탈탄소 사회로의 이행을 빠르게 추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을 활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 중에서 유럽은 러시아 에너지로부터의 독립과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선택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 ‘REPower EU’ 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기존 40%에서 45%로 높이고 이를 위해 2030년까지 3,000억 유로를 투자할 것을 결정했다. 그리고 2027년까지 러시아 에너지로부터의 완전한 자립을 목표로 제시하고 이를 위해 LNG 수급을 다양화하여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체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에너지 수입국이자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전략이 더욱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6.6% 수준으로 낮은 상황이며, 천연가스 비중도 20% 이하로 높지 않고 러시아로부터의 수입량도 많지 않아 아직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제재와 공급망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결과적으로 국내 LNG 수급과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석탄발전 감소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브릿지 에너지원으로 LNG를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전개될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도 탄소중립이라는 거시적 테두리 안에서 중단기적 에너지 위기 대응과 장기적인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과학적, 경제적 근거에 기반하여 설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간 에너지 정책에 투영되어 있던 정치적 이념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에너지 정책이 정치적 쟁점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에너지 정책에 대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객관적 평가보다는 정권 교체를 근거로 에너지 정책 방향을 뒤바꾸곤 했다. 수소와 자원 외교가 그러했으며, 최근에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대립 구도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된 결과는 현재와 같은 안보 위기 시대에 에너지 자립은 고사하고 에너지 위기에 대한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알 수 있다. 지난달 출범한 신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자력을 확대할 것을 예고하였다. 이에 따라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에너지 전환 정책의 틀과 방향성이 대대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에너지 정책 변화는 과거의 폐단을 답습할 가능성이 높고 또 다른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의 화석연료 가격 급등과 에너지 수급 문제를 생각하면 원자력 활용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중단기적 대안으로 신규 원전을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신규 원전 건설에 소요되는 시간과 국민 수용성, 폐기물 처리 방안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위기 극복 대안으로 신규 원전을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유럽이 EU taxonomy(유럽연합 녹색 분류 체계)에 원자력을 포함시키고 프랑스 등 일부 회원국에서 신규 원전 확대를 계획하고 있음에도 ‘REPower EU’에 원자력 발전소 추가 건설을 담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또한 장기적으로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위한 수단으로 원전을 어느 정도까지 활용할 것인지도 향후 결정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안은 소수의 정책결정자들이 결정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지난달 인수위는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의 의미를 ‘이념편향과 분열을 극복하고, 국력을 결집해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를 열망’하는 ‘국민의 염원’에 있다고 해석했다. 신정부가 이러한 국민의 염원을 에너지 정책에도 투영하여 정치적 이념을 배제하고 불확실한 시대에 에너지 안보를 위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여 국민의 삶 개선이라는 근본적인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를 기대한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前 LG 화학 기술연구원 前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카이스트 물리학 박사 2022.06.14
[김수흥] 소멸위기의 지방, 대한민국의 미래는? 소멸위기의 지방, 대한민국의 미래는? 극심한 양극화와 지방소멸의 위기에 봉착해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역사에서 배운 것처럼 어떤 어려운 일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애써 장밋빛 미래를 그려 보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함도 늘 가까이에 있다. 소멸위기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의 절박한 심정이 그렇다. 멧 데이먼 주연의 SF영화 ‘엘리시움’을 보면 서기 2154년을 배경으로 황폐화된 지구에는 대다수 사람들이 난민처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엘리시움이라는 이름의 우주정거장에는 선택받은 1%의 사람들만 풍족한 생활과 평화를 누리며 산다. 지구인들은 끊임없이 엘리시움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 비교되는 버려진 지구와 천국같이 묘사되는 엘리시움의 간극은 마치 오늘날 대한민국의 비수도권과 수도권의 모습과 같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뿐만 아니라 국민의 의식구조와 가치관까지 수도권 쏠림현상을 겪고 있다. 가속도가 붙은 이 현상은 결국 공멸의 시대를 불러올 것이 자명하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단기간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성장의 이면에서는 필연적으로 양극화라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역대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행정수도와 혁신도시 건설,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파격적인 정책을 펼쳐온 이유다. 정치권에서도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수많은 법률과 대책을 내놓았으나 여전히 균형추는 더 기울어질 뿐이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지방이 곧 소멸할 것이라는 비관론이다. 최근 균형발전을 위한 담론은 저성장, 저출산을 전제로 한 지방소멸로 집중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주민들이 태어난 연고지를 떠나 수도권으로 이주하고 있는 현실은 수도권에는 동맥경화, 비수도권에는 영양실조와 같은 만성질환적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급격한 수도권 유입은 지방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대학들이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내몰려 있다. 수도권에서의 생활이 청년층에게 마냥 희망적인 것도 아닐지라도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한민국 정부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등 혁신산업에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나 대부분 수도권에 편중돼 있고 일부도 충청권에 머물러 있다. 결국 지방에는 청년에게 주어지는 기회 자체가 없다는 얘기다. 기회의 불균형이 곧 지방소멸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는 점을 외면하고 있다. 정치권도 이러한 현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균형발전에 대한 어젠다는 숱하게 논의되어 왔지만 항상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었다. 지난 대선에서도 균형발전은 그럴싸하게 포장지로 싸여 쓰였을 뿐 온데간데 없다. 균형발전 이슈를 일컬어 우리 사회의‘회색코뿔소’라 비유하는 이유다. 즉, 낙후지역을 낙오자로 만들어 버린 정치적 결과는 민주적 기본질서와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고다. 균형발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첫 번째 단계로 지방의 상향평준화를 목표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비수도권에 수도권 수준의 유무형의 사회경제적 인프라 구축을 선행해야 국가 전체의 생산성 향상, 제한된 자원의 효과적인 이용, 사회적 갈등 비용의 감소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혁신도시 사례와 같이 단순히 하드웨어의 이전만으로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 지역에 정주하는 것이 수도권으로의 이전보다 휠씬 낫다는 인식과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의 재배치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 거버넌스의 구축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산업화 시대처럼 정부 주도의 거버넌스로는 기업들을 움직이는 것은 어렵다. 기업에게 충분한 유인책을 제시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환기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이미 필자가 작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제안한 기회발전특구(ODZ·Opportunity Development Zone)를 윤석열 정부가 인수위 단계부터 받아들였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아울러 리쇼어링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유리한 여건도 조성되고 있다. 지방 투자 기업에 파격적인 세제, 금융혜택을 지원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선순환적 구조를 만들어내는 방법도 유효하다. 특히 낙후된 지역의 중소도시들을 강소도시로 육성하여 균형발전 촉진을 위한 핵심 거점을 갖춰나가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균형발전정책을 총괄할 주무부처 신설이 필요하다. 현재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있으나 예산 배정 등 효과적인 정책집행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책수립부터 의견수렴, 정책집행에 이르기까지 국토의 균형발전을 총괄하는 국가균형발전부와 대통령실에 균형발전수석을 설치하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일극주의와 국토의 불균형발전은 성장의 한계에 봉착한 우리 사회에 가장 위험한 뇌관이다. 우리가 살아갈 미래가 비극적 결과로 갈 것인지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반석 위에 설 것인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수흥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전북 익산시甲, 더불어민주당)(현) 2021년 국회 전반기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조세소위 위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재정분권특별위원회 위원 2021년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운영위원(현) 2022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현) 2022년 국회운영위원회 위원(현) 2022년 더불어민주당 초과세수 진상규명과 재정개혁추진단 간사(현) 2022.06.30
[태영호] 대한민국의 미래는 외교가 결정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외교가 결정한다 1991년 12월 21일, 소련이 해체되며 냉전 종식된 후, 대한민국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단일 초강대국이자 동맹인 미국이 국제사회에 제시한 안전하고 자유로운 바다와 하늘의 통행에 기반한 국제무역망을 통해, 자원이 부족해 항상 고생해왔던 대한민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물론, 도중 IMF라는 위기가 있었지만, 그를 더욱 앞서나가기 위해 신발 끈을 동여매는 기회로 삼아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서 있다. 이는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보건 재난 속에서 이루어 낸 성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우린 다시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그동안 수면 아래서 부딪혀오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2018년 무역 갈등으로 수면 위로 부상했다. 불공정 무역으로 시작된 갈등은 중국의 신장·위구르 강제수용 문제, 불법 기술 탈취 문제, 대만 문제까지 번져, 남중국해에서 양국의 군함이 대치하는 상황까지 악화했다. 그 상황 속에서 지난 2월 24일 발생한 러시아의 불법적 우크라이나 침공은 가히 신냉전 시대로의 진입을 상징하는 사건이 됐다. 미·중 무역 분쟁은 촘촘하게 짜여 있던 공급망을 기초부터 흔들어 각국이 생산기지를 모두 자국으로 돌려오는 리-쇼어링(Re-shoring)을 촉발했다.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자원 부국이자 군사 강국은 자신들의 자원 수출을 일방적으로 통제해 외교적 무기화하고 있다. 2021년 요소수 대란 사태와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발 세계적 에너지·물류 대란은 우리의 삶 속으로까지 번져왔다. 에너지, 원자재와 물류비용 상승은 우리의 의식주 모든 부문에 강력한 인플레 요인으로서 가히 월급 빼고 모든 것이 오른다는 사람들의 한숨이 필자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고 있다. 이런 국제적 혼란을 틈타 북한은 올해 들어 19번째, 윤석열 정부 출범 후 4번째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극초음속 탄도미사일부터 300mm 미만 재래식 방사포까지 북한은 다양한 종류 방법으로 도발을 전개하였다. 하지만 더욱 주시해야 하는 부분은 북한이 한 도발 중, 지난 5월 25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일 직후 러시아와 중국과 연계하여 일어난 도발도 있다는 것이다. 그전까지의 도발은 북한의 행위와 그를 러시아와 중국이 묵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난 25일의 도발은 한·미·일의 외교적 공조에 대응하는 북·러·중의 공동 도발의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러시아와 중국의 군 항공기의 한·일의 방공식별구역 진입이 먼저 있었고, 그 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었다. 이렇게 극동에서 동맹 블록 간의 실질적인 대결이 일어난 것은 냉전 종식 후 처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 세계는 전략적 모호성이 훌륭한 외교적 방침으로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린 어디서 해법을 찾아야 할까? 답은 바로 역사다. 놀랍게도 근대의 역사를 다시 돌이켜 보면, 우린 현재와 같이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이미 한 번 겪어보았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세계는 영국과 러시아라는 두 강대국이 벌이는 “그레이트 게임”의 무대였다. 유라시아 전역의 패권을 두고 양국은 좁게는 아프가니스탄과 인도에서, 넓게는 흑해 크림반도 연안에서 극동의 사할린 반도에서 끊임없이 충돌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1885년 영국의 거문도 점령사건과 러시아 제국의 제주도 점령 미수사건이다. 하지만 조선, 그리고 그 뒤를 이은 대한제국은 근시안적인 외교정책을 넘어 국제외교의 큰 그림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36년 동안 국권 상실의 치욕과 74년 동안 계속 중인 분단의 아픔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은 놀라우리만큼 국제정세와 외교적 이슈에 관해 관심이 적다. 가장 최근의 예가 바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 때의 일이다. 타 선진국과는 달리 일국의 정상이 하는 화상 연설 자리임에도 국회 도서관 강당의 좌석조차 채우지 못했다. 연설 후에 의례 따르는 기립 박수조차 없었다. 그 자리에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와 같이 있었던 필자의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그 후 언론과 국민도 준엄하고 당연한 질타를 정치권에 했지만, 그 관심도 점점 사그라들었다. 오히려 많은 정치인은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실질적인 지원 요청에 대해 러시아와의 무역 등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오히려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정부에 경제를 버릴 셈이냐는 비판을 가할 정도다. 하지만 눈치를 보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외교정책은 급변하고 있는 세상에서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렵다. 시진핑 주석의 3 연임을 앞두고 중국은 더욱 가열찬 패권주의적 행보를 거듭하며 홍콩의 일국양제를 무력화하고 대만을 실질적인 무력으로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보였듯 역내 패권을 위해 타국의 영토주권을 침탈하고 그를 비판하는 세계를 상대로 천연자원을 무기화하여 강경한 대응을 하고 있다. 그에 맞서 미국과 유럽을 위시한 서방 동맹국은 단결하여 기술·경제·안보 블록을 만들어 맞대응하고 있다. 바로 우리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쿼드(QUAD), 그리고 D10(민주주의 10개국·Democracy 10)이다. 이들은 모두 다른 구성체임에도 참가국들은 비슷하며, 무엇보다 전부 경제와 안보,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불가분의 가치로서 공유한다. 즉, 더 이상 외교적으로 경제와 안보를 분리할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물론 러시아와 중국을 모두 이웃하고 있는 우리의 지정학적인 문제나 북한 문제에 있어 앞 두 나라의 역할을 생각할 때, 대한민국의 외교정책은 리만가설 수준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린 근시안적인 정책 결정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외교 대전략을 수립하고 미래를 위해 현재의 작은 차질은 과감하게 이겨 나가야 한다. 우리의 아픈 역사는 정교하고 확실하며, 큰 그림을 보는 외교만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확고하게 할 수 있다고 보여주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격언을 우리는 깨야만 한다. 태영호 2017-2018 : 국가안보전략원 자문연구위원 2020.5~ 제21대 국회의원 2021.6 ~ 2022.4 국민의힘 원내부대표 2022.6 ~ 국민의힘 국제위원회 위원장 2022.06.23
[강득구] 교육불평등 시대 우리 아이들 교육불평등 시대 우리 아이들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끝났다고 한다. 이 말도 꽤 오래전부터 써왔던 터라 지금은 이미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시대를 교육적으로 어떤 시대로 정의할 수 있을까? 최근 들어 가장 회자되는 말이 ‘교육불평등의 시대’라는 말이다. 코로나19로 교육격차라는 말이 등장했고, 기존의 교육양극화는 물론 교육손실, 교육공백이라는 말이 널리 전해졌다. 이 말들은 모두 우리 아이들의 교육불평등과 맞닿아 있다. 코로나19로 교육기회와 교육여건, 교육활동과 교육성취라는 측면에서 공교육이라면 반드시 확보해야 할 것들이 부자와 빈자, 도시와 농촌, 앞선 세대와 후세대 사이에서 그 격차가 극명하게 벌어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격차의 소식은 지난 3년 우리 아이들을 어둠과 고통 속에 빠뜨렸다. 그 가운데 두 사건은 국민과 학부모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우선 2020년 6월과 9월, 창녕에서 심한 학대를 받은 아홉 살 A양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오랫동안 살던 4층 빌라 테라스에 갇혀 있다가 테라스 난간을 타고 옆집으로 탈출해 빠져나오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학대는 끔찍했다. A양의 부모는 쇠젓가락을 달구어 A양의 발바닥을 지지기도 했고, 프라이팬으로 손가락에 화상을 입혔으며, 쇠막대와 빨래건조대로 폭행을 가했다. 심지어 글루건을 발등에 쏘기도 하고, 욕조에 머리를 박는 일도 흔했다. 집에서 탈출하기 이틀 전부터 A양은 쇠사슬에 목이 묶여 테라스에 감금돼 있었다. 탈출 당시 A양은 잠옷 차림에 맨발이었고, 집 밖 도로변에서 이웃 주민에게 발견돼 경찰에 신고되었다. 또 하나의 사건은 2020년 9월 14일 오전 11시 43분에 일어난 인천 라면형제 사건이다. 이 사건은 12살 B군과 8살 C군 형제가 집에 방치되면서 벌어진 화재사망 사건이다. 인천 미추홀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살던 이 형제들은 7시간 50분간 방치되어 있었다. 라면을 먹다가 집에 불이 나 C군은 치료 도중 사망했고, B군은 전신 40% 화상을 입었다. 이 화재는 두 아이의 엄마가 집을 떠난 사이에 발생했고, 그 시간은 코로나19가 아니라면 학교에 있을 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게 교육불평등은 얼마나 큰 피해를 안겼을까? 2020년 9월, 코로나19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교육공백으로 인한 손해를 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했었다. 이 때 예측은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으로 전 세계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이 평균 1.5%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보았다. 우리나라는 GDP 1%P 하락 시, 근로빈곤층이 7만~8만 명, 신용불량자가 22만 명씩 증가한다고 보았다. 실제 우리나라는 1년 중 3분의 2 학습결손 시 3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337조 7000억 원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022년 우리나라 국가 예산 규모가 607조 원인데, 실로 엄청난 비용이 아닐 수 없다. 2020년 10월, 미국에서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되었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읽기’는 87%만 배웠고, ‘수학’은 67%만 배웠다고 보고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결손은 심해졌고, 백인보다 유색인종에서 2배 이상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 즉 ‘취약계층’에게 보편적인 현상이고, ‘코로나 세대’, ‘팬데믹 세대’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웠다. 코로나19로 학교 문을 걸어 잠그고 방역에만 집중했던 우리나라도 2020년 6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발표되었었는데,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평가 결과는 먼저 상위그룹을 보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중학교 국어·영어, 고등학교 국어에서 모두 감소했다. 중3의 경우, 전년도(2019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 82.9%, 영어 72.6%였지만, 지난해에는 75.4%, 63.9%로 각각 7.5%P, 8.7%P 하락했다. 고등학교 국어도 같은 기간 77.5%에서 69.8%로 7.7%P 낮아졌다. 이 평가는 코로나19 상황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실시됐으며, 전체 중3·고2 학생(77만 1563명)의 약 3%인 2만 117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기초학력 미달비율을 보면, 중학교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중3 국어의 경우, 전년 4.1%에서 6.4%로, 영어는 3.3%에서 7.1%로 각각 2.3%P, 3.8%P씩 늘었다. 특히, 고등학교 국어·수학·영어에서 모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했다. 국어는 4.0%에서 6.8%로, 수학은 9.0%에서 13.5%, 영어 3.6%에서 8.6%로 상승한 것이다. 수학의 경우, 고3, 중3 모두 기초학력 미달 비중이 10%를 넘어 10명 중 1명이 ‘수포자’가 되었다는 상황은 교육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학교생활의 행복도 역시 전년 대비 중학교는 4.9%P, 고등학교는 3.5%P 감소했다. 학생들의 만족도·적응도 등을 나타내는 학교생활 행복도는 2013년 이후 꾸준히 증가, 매년 60% 안팎의 결과를 나타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된 작년에는 중학교 59.5%, 고교 61.2%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이렇게 코로나19로 인한 교육불평등과 ‘코로나 세대’의 출현은 ‘코로나19 교육결손 세대’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원격수업 동안 학생들의 학습 기회를 계획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한 점도 코로나19를 책임져야 할 기성세대의 몫이 되었다. 이제 방역이 완화되고 전면 등교가 일상화가 된 지금, 이전을 잘 되돌아 보고 책임 있게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20년 한 연구가 주목을 받았다. “학습부진학생은 어떻게 성장하는가?”를 주제로 한 연구였다. 4년 동안 50명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습부진학생들을 추적한 종단연구였다. 답은 이렇다. 어려움에 처한 학습부진학생들을 위해 우선 빠르게 진단하고, 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를 쌓고, 개개인에게 지속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학습관리 방법도 익히고, 세분화 된 학습자료도 제공하며, 성공 경험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 그 가운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학습에 몰입하는 경험, 즉 ‘잉크 떨어뜨리기’는 꼭 필요하다. 재난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가혹하다고 한다. 재난은 모두에게 힘들고, 그래서 모두가 서로를 끌어안아 주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재난이 집단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다르다. 그 집단이 대응하는 방법도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러기 때문에, 재난은 각자를 각기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간다. “부자는 재난을 이용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그렇게 못한다.”는 [재난불평등]의 저자 머터(John C. Mutter)는 이를 신랄하게 밝혀주고 있다. 교육불평등을 안타까워만 할 일은 아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학교든 지역사회든 중앙정부든 팔을 걷어붙이고 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이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어려운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와 지원이야말로 교육불평등을 완화하거나 해소하는 일이면서 미래 대한민국에 감당하기 어려운 기회비용을 사전에 막는 미래투자이자 공교육이 해야 할 일이다. 강득구 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018. 10. ~ 2019. 05. 민주연구원 자치발전연구센터 본부장 2016. 10. ~ 2018. 03. 경기도 연정부지사 2014. 07. ~ 2016. 01. 경기도의회 의장 20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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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만은 어떻게 ‘행복지수 아시아 1위’가 되었나 대만은 어떻게 ‘행복지수 아시아 1위’가 되었나 지난 3월 발표된 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서 대만은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혔다. 올해 대만의 행복지수는 6.512점으로 전체 146개국 중 26위였다. 중국(72위)은 물론 일본(54위), 한국(59위)도 멀찌감치 따돌렸다.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이후 4년째 이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유엔 행복보고서는 행복도를 설명하는 지표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구매력평가 기준), 사회적 지지(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줄 사람 여부), 기대수명, 삶에서의 선택 자유, 관용(지난 한 달 동안 기부 여부), 부패 인식(부패가 만연하다고 생각하는지 여부) 6가지를 이용한다. 대만은 이 가운데 사회적 지지와 관용, 선택의 자유 3가지 항목에서 한국보다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행복조사와 함께 실시하는 갤럽의 긍정·부정 감정 조사에서도 하루 전에 웃거나 즐거운 일, 흥미로운 일이 어느 정도 있었는지를 평가하는 긍정 정서에서 대만은 41위로 한국(117위)을 크게 앞서 있다. 대만이 애초부터 아시아 1위였던 건 아니다. 2013년 행복보고서에선 한국과 대만이 둘 다 행복지수 6.2점대로 세계 40위권이었다. 그러나 이후 두 나라의 방향이 엇갈렸다. 한국은 행복지수가 크게 떨어져 순위가 내려간 반면 대만은 지수와 순위가 계속 상승세를 탔다. 대만 행복지수 상승을 이끈 3가지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서도 대만인들의 행복지수가 상승한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국회미래연구원 삶의질데이터센터가 대만의 행복수준 상승의 원인을 분석한 ‘국민행복 포커스’ 보고서를 28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환의 계기가 된 건 2016년 국민당에서 민주진보당으로의 정권교체였다. 보고서는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청년들이 대만섬을 귀신들린 저주의 섬(귀도)이라고 자조할 정도로 대만인들 사이에선 사회 불만이 팽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최저임금법 등 친서민 정책과 반도체와 같은 핵심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통해 경제와 사회의 활력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허종호 센터장은 “6가지 행복 지표의 변화를 연도별로 살펴본 결과 대만인들의 행복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물질적 생활 수준과 사회적 지지, 선택의 자유 3가지로 추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높은 경제성장에 따른 생활수준 향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지난 2년 동안 사상 최장, 최고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한국이 2020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제가 출렁이는 사이 대만은 2020년 3.1%, 2021년 6.28%로 계속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세계 1위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가 이끈 반도체 수출 호조가 큰 역할을 했다. 이에 힘입어 대만은 1인당 지디피(GDP)에서도 조만간 한국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만의 1인당 지디피는 3만3775달러로 한국(3만4801달러)에 거의 근접해 있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 성공적인 강력한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가 한껏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특히 마스크 공급 대란이 일어나자 재빨리 디지털 마스크 배급 시스템을 만들고 이 시스템에 시민 개발자가 만든 ‘마스크맵’을 결합시켜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이는 또 한국의 ‘마스크 5부제’ 원형 모델이 되기도 했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한 이후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있지만, 존스홉킨스의대 코로나자원센터 집계에 따르면 현재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27명으로 한국(48명)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2003년 사스 경험에 기반한 신속한 방역 대응, 견고한 바이러스 검사, 엄격한 입국자 검역, 적절한 개인보호장비 배분, 바이러스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전달, 높은 보건 의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열린 정부’를 내세운 차이잉원 정부의 투명한 정책과 소통에 대한 신뢰가 상승하면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마스크 착용, 외출 자제 등으로 호응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대란 속에서 사회연결망을 통해 시민들의 ‘난 OK, 너 먼저’ 운동이 일어나 위기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헬조선’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 셋째로는 개혁적 조처를 통한 사회통합과 자유의 확대다. 대만 정부는 높은 경제 성과를 토대로 사회안전망 강화에 힘써 최저임금, 육아수당 인상에 나서는 한편 젠더와 소수자 등 정체성 정치에서도 개방적인 태도로 시민들의 사회적 자유를 확대했다. 예컨대 대만은 2019년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보고서는 대만이 밖으로 중국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내부의 민주주의와 자유 실현을 강조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2021년 미국의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세계자유지수에 따르면 대만의 자유 지수는 세계 7위에 올라 있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21년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선 한국(42위)에 이어 43위를 차지했다. 올해 2월에는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매긴 ‘2021년 민주주의 지수’에서 세계에서 8번째로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로 선정됐다. 보고서는 한때 ‘귀도’로 자조하던 대만의 행복도가 상승한 것은 ‘헬조선’으로 자조하는 한국 사회에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강조했다. 허종호 센터장은 “코로나19의 통제에서 벗어나 일상 생활로 복귀하고 있는 지금, 한국의 행복도 향상을 위해서는 세계적 경기 침체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통합과 자유 확대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원문: https://www.hani.co.kr/arti/science/future/1049075.html 2022.06.30
[매일경제] 주택 양도소득세를 조세답게 주택 양도소득세를 조세답게 글.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주택분 양도소득세는 정권의 철학에 따라 기조가 바뀌어왔지만 1주택자 양도소득 과세에서만큼은 정권별로 근본적 이견이 없어 보인다. 문재인정부의 경우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부동산 관련 세 부담 강화를 통해 주택 시장을 안정화한다는 정책 기조를 견지했음에도 1주택자 양도소득만큼은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현 정부 또한 1주택자 양도소득에 대한 문제 제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양도소득세는 그 이름에서 드러나듯 소득과세의 한 유형이다. 통상의 소득세에서 가장 기본적 조세 원리는 동일 소득에 대해 동일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문제는 1주택자 양도소득에 대해서만큼은 이 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1주택자의 경우 양도가액 12억원까지는 양도차익의 크기에 상관없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며 여기에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추가된다. 간단한 예를 들어 확인해보자. 5억원에 구매한 주택을 10년 실거주 후 15억원에 매각하는 1주택자에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는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약 500만원이다(A). 연평균으로 환산 시 양도소득 1억원에 대해 약 0.5% 실효세율이 부과된 셈이다. 다음으로 모든 조건이 동일하지만 주택 취득가액이 10억원인 경우(B) 양도차익 7억원(B1)과 10억원(B2)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각각 519만원, 1472만원이다. 연평균 세율로 환산하면 각각 0.74%와 1.47%에 해당한다. 한편 근로소득이라면 1억원에 대한 가구 평균 세 부담률은 11%(근로소득 간이세액표 3인 가구, 1자녀 기준) 정도다(C). 세 가지 사례에서 세 부담액은 여러모로 납득하기 어렵다. 10억원의 양도차익에 대해 B에는 A보다 3배 높은 세금이 부과됐다. 10억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한 A와 7억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한 B에 부과된 세금이 거의 차이가 없다. 더욱이 소득 원천에 있어서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노동소득이 부가가치 창출과 무관한 자본이득에 비해 세 부담이 월등히 높다는 점도 조세 형평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1주택자 양도소득세 경감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논거는 '거주 이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기존 주택 매각을 통한 구매력을 보전해줘야 주택 소유자가 기존 수준의 주거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논리다. 일견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디테일로 들어가면 맹점투성이다. 우선,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주거비 부담 증가는 무주택 근로소득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일어나지만 근로소득세제에서는 소득 구매력 보전을 위한 조세 경감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앞의 사례에서 보유 기간 10년 동안 전혀 실거주하지 않더라도 양도소득세는 A의 경우 2884만원, B1은 3020만원, B2는 7793만원에 불과하다. 온전히 투자 용도로 보유됐음에도 근로소득세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세율이 부과된 것이다. 셋째, 양도가액 12억원 내에서는 2년 실거주 요건만 만족하면 양도차액 전액이 비과세되기 때문에 거주 편의성이 낮더라도 조세 회피를 목적으로 한 실거주가 유도된다. 결국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경감은 거주 이전의 자유라는 명분을 내세우고는 있으나 투자수익에 대한 세금으로부터의 자유가 제도의 본질에 더 가까워 보인다. 무엇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 이상적 대안은 보유 주택 수와 무관하게 양도소득을 종합소득 체계로 포함해 과세하고 1주택자에 대해서는 일정액의 소득공제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보다 실용적인 대안으로 양도소득 분류과세 체계를 유지하는 경우라면 비과세 기준금액 인하, 양도가액에 기준한 비과세 적용 폐지, 실거주 요건 강화, 일정 기간 내 비과세 횟수 또는 한도 제한 등을 통해 조세 형평성을 부분적으로라도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 출처: 매일경제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2/06/571594/ 2022.06.30
청년미래위원회 발대식 개최 국회미래연구원, 청년미래위원회 발대식 개최 - 미래연구 과정에 청년세대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기획 -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현곤)은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2년 ‘청년미래위원회’ 발대식을 개최했다. 발대식은 미래연구원 소개, 환영사, 위촉장 수여, 미래비전 공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청년미래위원회는 국회미래연구원의 미래연구 과정에 청년세대의 입장을 반영하고, 연구원의 연구결과를 청년세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으며 2021년도에는 ‘미래크리에이터’ 라는 명칭으로 활동한 바 있다. 청년미래위원으로 선정된 9명은 앞으로 △청년미래위원 주도 학술행사 기획 및 주관, 발제/토론 △기관 연구과정 참여(미래이슈에 대한 청년 관점의 의견제시 및 인터뷰 참여 등) △국제기구 회의 참여(해외 청년과의 미래대화) △기관 연구성과확산/홍보 컨텐츠 제작 등의 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은 “주요 미래이슈에 대한 청년미래위원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청년세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할 수 있는 장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문의 관련 연락처】 - 보도내용 문의 : 김병수 연구기획팀장(02-2224-9819) 전예솔 행정원(02-2224-9821) 2022.06.29
「국민행복FOCUS」 1호 발행 국회미래연구원,「국민행복FOCUS」 1호 발행 -최근 대만의 행복수준 상승이 한국에 주는 함의 제시-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현곤)은 원내 삶의질데이터센터 주도로 한국인의 행복 관련 연구 결과 및 정책적 함의를 제공하는 「국민행복FOCUS」제1호(표제 : 최근 대만의 행복수준 상승이 주는 시사점)를 6월 29일 발간했다. 대만은 중국의 군사위협 및 경제 억압 정책에도 불구하고 2년(2021~2022년) 연속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서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본 보고서는, 아직까지 대만의 행복 수준의 상승 원인에 대한 본격적인 학술적 근거는 찾기 어려우나, 가용한 데이터와 최근 대만의 정책적 변화 등을 통해 행복 수준을 높인 요인들을 탐색해보고 국내에 대한 함의를 정리하고자 했다. 연구 결과, 대만의 행복 상승의 비결은 물질적 생활 수준의 향상,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비율의 향상, 인생을 자기마음대로 삶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응답한 정도의 상승으로 볼 수 있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대만 국민의 행복을 가져온 원인은 차이잉원 정부의 정책 추진으로 인한 ①높은 경제성장률, ②공적인 코로나 방역으로 인한 정부 신뢰 상승, ③사회 개혁을 통한 사회통합 및 자유 확대로 인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상대적으로 낮은 행복 수준은 낮은 사회적 신뢰, 취약한 사회적 지지, 낮은 자율감, 높은 부패 인식, 과도한 상호 비교 및 경쟁체제, 상호 배타적이고 경쟁적인 행복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만이 한때 귀신들린 저주받은 섬이라는 뜻의 “귀도”라고 불렸으나 정책적 노력을 통해 행복 수준이 향상되었다는 사례는 청년세대 일부에서 “헬조선”이라 일컬어지는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저자인 허종호 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일상 생활로 복귀하고 있는 현재, 한국의 행복도 향상을 위해서는 세계적 경제 침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자유 확대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문의 관련 연락처】 - 보도내용 문의 : 허종호 삶의질데이터센터장(02-2224-9812) 전예솔 행정원(02-2224-9821) 2022.06.29

[입찰] 국회미래연구원 위탁용역(2022 한국인의 행복조사(2차조사)) 공고

1. 입찰에 부치는 사항 구매관리번호 : 12-22-8-0749 - 00 수 요 기 관 : 국회미래연구원 계 약 방 법 : 일반경쟁 품 명 : 기타연구조사서비스 수 량 : 1 단 위 : 식 분 할 납 품 : 불가 입 찰 방 법 : 일반(총액)협상에의한계약 입찰(개찰)일시 : 2022/04/06 11:00 납 품 기 한 : 2022/08/30 사 업 금 액 : 260,000,000원 추 정 가 격 : 236,363,636원 (* 부가세별도) 입 찰 건 명 : 2022 한국인의 행복조사(2차조사) 입 찰 방 식 : 전자입찰 전자입찰서접수개시일자 : 2022/04/04 10:00 전자입찰서마감일시 : 2022/04/06 10:00 공동계약 : 불가 2. 입찰참가자격 2-1. 아래의 자격을 모두 갖춘 자이어야 합니다. ①「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입찰참가자격등록규정」에 의하여 나라장터(G2B)에 입찰서제출 마감일 전일까지 학술·연구용역(업종코드 : 1169)으로 입찰참가자격을 등록한 자 2-2.「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제27조의5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3항에 따라 ‘조세포탈 등을 한 자’로서 유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입찰에 참여 할 수 없습니다. 입찰자는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3항 각 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서약서를 입찰시 제출하여야 합니다. 만일 서약내용이 허위로 판명될 경우 계약의 해제ㆍ해지를 당할 수 있고,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나라장터 시스템을 이용하여 제출하는 경우에는 전자입찰서에 동 서약서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전자입찰서 제출로 서약서 제출을 갈음합니다. 2-3. 조달청 입찰참가자격 등록관련 안내 2-3-1. 등록장소 : 조달청 조달등록팀 또는 각 지방조달청 경영관리과(팀). 2-3-2. 조달청의 경쟁입찰 참가자격등록은 수시로 가능하며, 입찰참가를 위해서는 입찰서 제출 마감일 전일까지 등록을 하여야 합니다. 등록절차와 나라장터(G2B) 이용안내는 정부조달콜센터(☎ 지역번호없이 1588-0800, FAX: 042-472-2297)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2-3-3. 입찰보증금 : 입찰참가자는 반드시 이 건 입찰공고 보증금항의 내용을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2-3-4. 안전입찰 : 전자입찰은 반드시 나라장터 안전 입찰서비스를 이용하여 입찰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자세한 사항은 안전 입찰서비스 유의사항 안내 참고) ※ 이 입찰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전자입찰특별유의서」제7조 제1항 제1-1호에 따라 안전 입찰서비스를 이용하여 입찰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다만, 안전 입찰서비스의 설치 및 작동 오류 등으로 안전 입찰서비스 사용이 곤란한 자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전자입찰특별유의서」제7조 제1항 제8호의 절차에 따라 예외적으로 기존 웹방식(안전 입찰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기존 웹브라우저 이용)에 의한 전자입찰서 제출이 가능합니다. 2-3-5. 지문인식 : 본 입찰은 ‘지문인식 신원확인 입찰’이 적용되므로 개인인증서를 보유한 대표자 또는 입찰대리인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전자입찰특별유의서」제7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미리 지문정보를 등록하여야 전자입찰서 제출이 가능합니다. 다만, 지문인식 신원확인 입찰이 곤란한 자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전자입찰특별유의서」제7조 제1항 제6호 및 제7호의 절차에 따라 예외적으로 개인인증서에 의한 전자 입찰서 제출이 가능합니다. 4. 공동계약 : 동 입찰건은 공동수급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5. 입찰서 제출 및 개찰 5-1. 입찰서 제출기간 : 1. 입찰에 부치는 사항의 전자입찰서 제출기간 참조 5-1-1. 입찰서는 나라장터에 의해 전자적으로만 제출하여야 하며, 입찰서와 제안서 중 어느 하나라도 미제출시에는 입찰무효처리 됩니다. 5-1-2. 본 사업금액은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금액이므로 입찰자가 면세사업자인 경우 입찰금액은 반드시 부가가치세를 포함하여 투찰하여야 하며, 입찰결과 낙찰자가 면세사업자인 경우 낙찰금액에서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차감한 금액을 계약금액으로 합니다. 5-2. 입찰서 개찰 일시 및 장소 5-2-1. 가격개찰일시 : 제안서 기술능력평가 후 5-2-2. 개찰장소 :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 6. 제안서 제출 및 접수(온라인 제출) 제안서 제출 서류 및 안내사항은 반드시 제안요청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6-1. 본 사업은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평가 세부기준」에 따라 제안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여야 하며, 수요기관에서 평가합니다. 6-2. 제출기간 : 입찰서 제출 기간과 동일 6-3. 제안서(증빙서류 등 포함)는 반드시 나라장터(e-발주시스템)를 통하여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제안서 제출은 입찰서 제출 여부에 관계없이 제안서 제출이 허용하오니, 원활한 제안서 제출을 위하여 가급적 마감일 전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6-4. 기술제안서는 다음과 같이 파일명을 지정하여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① 정성제안서 1식(증빙서류 포함) ② 정량제안서 1식(증빙서류 포함) ③ 발표자료 1식(PPT파일) ④ 기타서류 (실적 증명서 및 입찰참가자격 확인서류) (1) 나라장터에서 출력한 “경쟁입찰참가자격등록증” 1부 (2) 법인 등기사항증명서(개인사업자인 경우 사업자등록증) 1부 6-5. 제안서는 “조달업체 매뉴얼”을 참고하여 제안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여 주시기 바라며,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조달청 e-발주시스템 유지·운영팀 (042-724-6414, 6118, 6467)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e-발주시스템(http://rfp.g2b.go.kr) ⇒ 메인화면 ⇒ “조달업체 매뉴얼” - 정성적 제안서 : 제안서 제출메뉴 → 평가분야의 ‘정성제안서' 선택 제출 - 정량적 제안서 : 제안서 제출메뉴 → 평가분야의 ‘정량제안서' 선택 제출(정량 평가 적용 시) - 제안요약서 : 제안서 제출메뉴 → 평가분야의 ‘제안요약서' 선택 제출(제안요약서 제출 시) - 발표자료 : 제안서 제출메뉴 → 평가분야의 '발표자료' 선택 제출(발표 평가 적용 시) - 기타서류 (입찰참가자격 확인서류) : 제안서 제출메뉴 → 평가분야의 '입찰서 기타서류' 선택 제출 6-6. 기타 유의사항 6-6-1. 제안서는 e-발주시스템을 통해 제출하여야 하며, 반드시 e-발주시스템에서 제안서 최종제출 여부를 확인하시고, 최종적으로 제출한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정상여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6-6-2. e-발주시스템을 통해 제출하는 제안서류 일체는 PDF 파일 형식으로 제출하여야 하며, 총 용량은 300MB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6-6-3. 입찰자는 반드시 제안서의 정상송신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며, 미확인으로 발생되는 모든 책임은 입찰참가자에게 있습니다. 6-6-4. 제안서 제출확인 방법 ① 나라장터를 통한 제안서 제출확인 방법 공고상세 “제안서 제출/결과확인” 버튼으로 제안서 제출여부 확인 ② e-발주시스템을 통해 제안서를 제출 한 경우 e-발주시스템 “제안 > 제안내역확인” 메뉴에서 제출여부 확인 6-6-5. 제안서 제출 시 계약담당공무원의 제안관련 문의를 위하여 제안 담당자정보를 입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이름, 전화번호 등) 6-6-6. e-발주시스템을 통해 제출된 제안서를 기준으로 제출 여부를 판단함으로 제안서(전자파일)가 마감일시까지 나라장터 서버에 수신되지 않을 경우와 첨부 파일의 하자인 경우 제출하지 아니한 것으로 간주하며, 제안서 미제출시 입찰 무효처리 됩니다. 단, 평가참고자료(제안요약서 등) 미제출시 제안서와 제안서에 포함된 서류로만 평가합니다. 6-6-7.「전자조달의 이용 및 촉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제6항, 「조달청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 평가 세부기준」 제6조의2 및 제7조를 준용하여 처리합니다. 6-6-8. 우선협상대상자는 수요기관에서 요구할 경우 제안서 내용이 수록된 CD 또는 인쇄물형태의 제안서를 추가 제출하여야 합니다. ※ 자세한 사항은 첨부된 입찰공고문과 제안요청서를 확인하여주시기 바랍니다.

2022.03.16

기관동정

연구보고서

(21-01) 이머징 이슈 연구
연구 책임자 : 박성원

미래연구의 쓸모는 사회변화의 중요한 징후를 앞서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이머징 이슈는 비록 데이터가 부족하고 공공의제로 다루지 않아 사회적으로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미래 우리사회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칠 변화의 징조들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정책과 학문영역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018년 창립 때부터 여러 방법으로 이머징 이슈 연구를 추진했다. 2020년부터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1년 이머징 이슈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논의와 평가를 바탕으로 2022년 주목할 이머징 이슈를 제시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미중 경쟁의 새로운 양상, 기후변화 대응으로 새로운 공간의 등장, 에너지 전환의 급진전, 탈사회화, 모자이크 가족의 등장 등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칠 이슈뿐 아니라, 로봇의 자율성 확대에 따른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 토지의 공공성 확대, 우주생활권 진입, 에코 파시즘 등 일어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회에 미칠 파급력은 있는 이슈도 제기되었다. 이처럼 우리사회가 아직 문제나 기회로 확신하지 못하는 이슈들을 제기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미래대응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이머징 이슈 연구는 중요하다. 이 보고서는 국내외 최고의 데이터 분석 및 미래연구 전문가들과 함께 기획하고 논의한 결과물이다. 본 연구의 결과물을 통해 우리나라가 다양한 사회 변화에 대한 전조나 징후를 인식하고 미래 준비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21-12-31
(21-02) 교육 불평등과 계층이동성
연구 책임자 : 성문주

지난 수년간 한국의 사회적 담론은 불평등과 공정성에 집중되어 온 경향이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점점 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굳건해지고 재생산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사회 시스템을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계층 배경의 도움이 아닌 본인이 타고난 능력에만 기반해야 한다는 공정성에 대한 담론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현재 한국 사회가 더 불공정한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최상위 명문대 진학의 공정성에 대한 논의가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 획득 및 자원 분배 과정에서 핵심 자본으로 작용하는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 기회 배분을 중심으로 한국의 교육 불평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분석하였다. 즉,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지난 20세기 출생자들 사이에서 가족 배경에 따른 기회의 불평등 그리고 젠더에 따른 교육 불평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대학 진학 및 대학원 진학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다. 대학 진학에서 나타나는 기회 불평등 정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9개의 대표성 있는 조사 자료를 통합하여 한국 교육 기회 불평등 데이터베이스(KIEOD)를 구축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지난 5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가족 배경(부모의 고학력 여부로 측정)의 차이에 따른 대학 진학(전문대 및 4년제 대학 진학 여부)의 격차는 최근 출생자로 올수록 양적 측면에서는 감소했고, 상위권 명문대 진학이라는 질적 측면에서도 격차가 증가했다는 근거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양상이 발견되었다. 또한 남녀 간 대학 진학에서의 격차가 감소했고, 최근 출생자들 사이에서는 계층과 관계없이 여성의 우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상위권 대학 진학의 경우 최근 출생 코호트에서는 성별 격차가 사라지고 계층간 차이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공계열 전공 선택에서 성별 분리 양상은 공고하게 유지되고 최근 들어 강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특히 상위 계층 남성들이 최근으로 올수록 이공계열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다른 성별-계층 집단에 비해 두드러지게 강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대학원 진학에 대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및 성별의 영향력 분석을 위해 2010년~2018년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1년 이내 대학원 진학 확률은 구체적인 대학과 세부 전공 통제 후에도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은 남성보다 낮게 나타났으며,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부모 소득, 모친의 대학원 학력)이 성별에 따라 대학원 진학에 끼치는 영향도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성별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관련된 정책제언들을 제시하였다.

2021-12-31
(21-03)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과 사회적 이동성 연구
연구 책임자 : 성문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로 인한 디지털화 비용 감소 및 사양산업과 신산업의 등장은 노동시장 내 직무 대체 속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등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노동시장에서는 고학력·고숙련 근로자보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저숙련·저학력 근로자나 임시직·비정규직 직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이 겪을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저학력·저숙련의 특성을 갖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위한 평생학습의 역할이 강조된다.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경험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의 개선 방향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경력 초기 저숙련 근로자 집단, 노동시장 입직 이후 형식교육에 참여한 근로자 집단, 경력전환 근로자 집단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평생학습 참여 동기, 기회 및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평생학습 참여가 인적자본, 심리자본, 사회자본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이러한 평생학습 참여 경험이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과 어떠한 방식으로 연계되는지 질적연구를 통해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이 포함해야 하는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먼저,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저해요인과 촉진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취약계층 근로자가 학습에 대한 어려움에 대처하고 즐거움을 경험하여 지속적으로 평생학습에 참여하도록 평생학습 참여 동기 향상을 위한 학습상담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평생학습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대학의 평생직업교육훈련 기능 강화와 일터 현장에서 무형식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의 장기적 안정성과 취약계층의 사회적 계층이동을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력개발과 평생학습의 연계, 평생학습 결과의 사회적 인정 체계 확립 및 정착, 사회적 계층이동이 가능한 직종으로의 경력전환 지원이 필요함을 제언하였다.

2021-12-31
(21-04)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산업지원 입법과제 연구
연구 책임자 : 정훈

기후위기 가속화로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기후변화대응 정책을 강화하고 관련 법제를 재편하고 있으며,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책 강화 및 법제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며, 특히 산업 부문의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본 연구는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국내 기후변화 대응 법제와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국내외 기후위기 대응 법제와 정책 동향을 비교·분석 함으로써 선진국 수준으로의 법제 개선 방향성과 산업 부문의 입법적·정책적 지원 방안을 제안하였다. 문헌 조사와 주제어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국내외 주요 기후위기 정책 및 법령을 비교·분석하였으며, 전문가 델파이 설문을 통해 국내 기후변화 대응 법제 및 산업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방향성을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기존 기후변화 법제 및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형식적 의견 수렴’과 ‘성급하고 폐쇄적인 입법 과정’이 지적되었으며, 선진국 수준로의 규제를 강화하고 국내 산업계의 탄소중립 전환 촉진과 수출 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제를 개선해야 함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하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입법 방향성과 산업지원을 위한 입법과제를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향후 수십년간 우리 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의 근간이 될 탄소중립 기본법의 개선 방향성과 실질적인 탄소중립 정책에 반영되어야 할 제도 개선 방안들을 제안하는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결과가 기후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나라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입법적·정책적 기반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1-12-31
(21-05) 탄소국경조정 대응 산업지원 정책과제와 정책효과 예측 연구
연구 책임자 : 정훈

최근 유럽연합(EU)에서 발표한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의 도입은 국제 무역질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수출의존도가 높고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을 주력산업으로 하는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 도입에 따른 국내 산업계의 추가 부담 비용 규모를 산출함으로써 탄소국경조정 도입이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산업지원 정책과제를 도출하였으며 그중 주요 정책과제의 파급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환경산업연관분석(EEIO) 모형을 이용하여 탄소국경조정 도입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30년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이 전면도입될 경우 국내 산업계는 수조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이는 GDP를 비롯한 사회적 효용, 투자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효율 향상과 같은 저탄소 정책 이행으로 산업 부담액이 감소하는 것을 통해 에너지전환 정책 강화 및 이행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이후 탄소국경조정 도입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문가 델파이 설문을 시행하여 10개의 산업지원 정책과제를 도출하였으며, AHP를 통해 시급성과 효과성을 기준으로 산업지원 정책과제의 우선순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①R&D 지원, ②세제 혜택, ③금융지원, ④산업별 맞춤형 지원, ⑤제도 혁신, ⑥보급・상용화 지원, ⑦인프라 구축, ⑧정책 거버넌스, ⑨거래제 합리화, ⑩교육과 홍보 순으로 도출되었다. 이 중 1순위로 도출된 R&D 지원 정책에 대해 연산일반균형(CGE) 모형을 이용하여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주요 거시경제 지표 회복, 경제체제 전반의 저탄소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산업지원 정책이 경제·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정량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탄소국경조정 뿐 아니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체계적인 산업지원 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확증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 연구 결과가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기후위기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회를 마련하고 미래지향적 방향을 찾아가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2021-12-31
(21-06)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혁신성장을 위한 전략과제 연구
연구 책임자 : 여영준

우리 경제는 코로나19를 경험하며 글로벌 공급망, 산업경쟁력, 지역사회, 그리고 경제사회 전반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도래함을 경험하였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히 회복을 논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노멀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미래 경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성장과 발전 중심의 혁신정책을 넘어, 얼마나 빠르게 충격과 위기 등 불안정 요소를 극복해낼 수 있는지와 관련한 리질리언스 역량 확보가 중요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정량적 분석연구와 정성적 연구를 상호결합함으로써, 코로나 시대 중장기 환경변화 양상을 특징짓는 메가트렌드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시나리오별 정책대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에 따라, 코로나 발발 이후 시기별 환경변화를 특징짓는 주요 동인들을 파악하고, 동인 간 상호작용에 따른 글로벌 환경변화 양상을 파악함으로써, 다양한 미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그리고, 도출한 주요 시나리오별 정책과제를 제안함으로써, 회복탄력적 혁신체제로의 이행을 뒷받침하는 정책대안 탐색을 이뤄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미래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국가 혁신정책 설계 및 이행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개될 다양한 혁신시스템 내 기회와 위기를 예측하는 데 있어, 시나리오 기반 분석연구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력 강화를 위한 주요 정책대안 논의가 파편화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본 연구는, 미래지향적, 체계적, 통합적 접근에 바탕을 둔 전략적 미래예측 기반 전략도출 연구라는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 전략적 미래예측으로부터 제안된 정책과제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취약성을 완화하고, 새로운 기회의 가능성을 강화해 우리나라 혁신체제의 시스템 리질리언스 역량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1-12-31
(21-07) 국가별 인구구조 및 사회지출 비교·분석
연구 책임자 : 이채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특성과 사회지출 구조, 자원배분 효율성 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경제수준(GDP)에 비해 세수가 낮고 고령인구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수준이 비슷한 국가 중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가장 높지만,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아 1.0대에 근접했다. OECD 회원국의 특성과 사회지출 규모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한국은 총세입과 사회지출 간의 긍정적 상관관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저부담 저복지 국가에 속하고, 노인인구 비율은 중·저집단에 속하며, 사회지출 규모는 유사한 수준의 노인인구 비율을 가진 국가군에 비해 낮다. 한편, 한국은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높고 사회지출이 낮은 국가로, 이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아직 은퇴하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현저한 저출산율에도 불구하고 사회지출 규모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지출의 효율성을 분석하기 위해 확률변경모형(SFA)을 적용한 결과, 국가별로 소득불평등이나 주관적 삶의 만족도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은 중위수준을 보였다. 15년 동안, 한국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여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정권이나 정책환경 변화에 따라 연도별, 기본계획별로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다. 소요예산의 경우 정도 차이가 있었지만 모든 정책분야 예산이 매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증가율도 높아졌다. 정부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정책의 만족도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맞벌이 가구와 베이비부머로 정책대상을 확대하고, 범사회적 정책 협력을 도모하고자 했다. 제3차 계획은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기존 두 계획과 차별화된다. 3차 계획은 과제를 줄이고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다. 정책목표와 관련이 없는 과제는 예산을 점검하고 역량을 실효성 있는 업무에 집중하기 위한 기본계획에서 제외되고 기존 과제를 분류해 중요도에 따라 자율성을 부여했다.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보다 효율적으로 개편되기 위해서는 개별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이들 주요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효율성 제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2021-12-31
(21-08) 저출생·고령사회 정책 평가
연구 책임자 : 이채정

본 보고서는 생애주기별 사회적 위험의 분포를 살펴보고,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포함된 정책에 대한 성과평가 결과를 메타평가하였으며, 아동·노인 대상 지역별 사회서비스의 분포와 격차 등을 분석하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한 저출생·고령사회 대응 정책을 평가하여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먼저 소득 빈곤뿐 아니라 직접적인 빈곤 경험을 의미하는 물질적 빈곤이 신체적·정신적 건강부터 자살까지 다양한 분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정신건강이나 자살위험 등 정책적 개입이 필요한 사안은 정부 정책에 포함되지 않았고, 각종 사회서비스 제공을 통한 문제 완화에 필수적인 전달체계 구축 및 관리와 관련한 정책 추진과제도 없었다. 장기적으로는 소득보장정책 등 현금성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교육·의료·주거 등 다양한 사회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체계적인 정책조합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의 예산집행률이 낮기 때문에 유형별로 이들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분석해 정책 기획 및 집행 단계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정부의 실제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고령자 대상 정책의 예산 비중이 높아 은퇴 후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을 중심으로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추진됐을 가능성을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의 달성도가 미흡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향후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 중장년층의 은퇴와 고령인구 편입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고려해 다양한 중장년층 대상 사회정책을 통해 초고령사회 연착륙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넷째, 소득보장정책의 경우 예산집행률은 다른 정책에 비해 낮았지만 목표달성률은 높았다. 소득보장정책은 아동수당, 기초연금 등 현금이전 정책이 많아 다른 정책보다 목표 달성이 수월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다만, 미래사회 인구변화에 대응해 사회구조 전반의 변화와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목표집행률이 낮은 보건·의료·일자리·정착사업의 목표달성률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대규모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소득보장정책이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인구구조 변화로 촉발된 다양한 정책변화의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지역별 주요 사회서비스의 분포와 격차를 세밀하게 분석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효율적인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및 운영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아동·노인을 대상으로 한 주요 사회서비스의 분포와 격차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서비스의 종류와 지역에 따른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개편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인구분포를 고려하여, 특정 서비스 제공자의 과밀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대책과 함께, 서비스 유형별 전달체계의 양적·질적 확대 및 조정을 구체화하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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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프형 심층분석 보고서

「국가미래전략 Insight」 노동시장 취약계층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 제언<제46호>
연구 책임자 : 성문주

동 보고서는 경제 및 산업구조 변화와 노동시장의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경험 및 이를 통한 사회적 이동성에 관한 인식 실태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경력 초기 저숙련 근로자 집단, 노동시장 입직 이후 학위 취득을 위한 형식교육에 참여한 근로자 집단, 경력전환 및 경력단절 근로자 집단으로 분류하여 인터뷰를 실시하고 분석하였다. 그 결과, 공통적으로 취업 및 재취업, 숙련 수준 향상을 통한 소득 수준 향상이 취약계층 근로자들이 평생학습에 참여하는 주요 동기로 나타났다. 또한, 취약계층 근로자가 종사하는 직종에 따라 효과성이 높은 평생학습 유형이 다르게 나타났고, 지속적인 평생학습 참여와 학습 결과의 축적, 노동시장에서 인정하는 형태의 학습 결과를 획득할 때 사회적 이동성 향상과 연결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평생학습을 통해 자신감, 성취감, 학습·일·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 등 내적 성장 경험과 교육훈련 프로그램 강사나 동료학습자와의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사회·정서적 지지 경험이 평생학습 참여를 지속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인 성문주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평생학습이 사회적 이동성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종합적인 학습상담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숙련 수준 향상이 가능하도록 평생학습의 체계성을 향상하며, 평생학습 결과의 사회적 인정체계가 확립 및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2022-05-30
「국가미래전략 Insight」 ‘국가’와 ‘국민’을 줄여 써야 할 국회 <제44호>
연구 책임자 : 박상훈

본 보고서는 ‘국가’와 ‘국민’이라는 표현이 과용되어 온 우리 국회의 정치 언어 사용 관행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우리 국회도 예나 지금이나 대통령제의 모델 국가인 미국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는 ‘미국 시민’이라 칭하고, ‘닉슨 행정부, 공화당 정부’, ‘카터 행정부, 민주당 정부’로 표현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나 우리 민주주의를 말할 때면 ‘국민’이라는 표현 일색이 되고, ‘문재인 행정부’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로 표기하고 ‘정당의 정부’라는 문법은 사용되지 않는다. 일종의 이중적 태도가 관행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민주 국가’라는 표현이 나을까 ‘민주 정부’라는 표현이 나을까? ‘민주당 국가’가 맞을까 ‘민주당 정부’가 맞을까? ‘책임 국가’와 ‘책임 정부’, ‘대의 국가’와 ‘대의 정부’ 가운데 어떤 표현이 옳을까? ‘민주 시민’ 대신 ‘민주 국민’이라고 하면 어떨까? ‘시민교육’ 대신 ‘국민교육’이라 하고, ‘세계시민’ 대신 ‘세계국민’이라고 해도 될까? ‘시민단체’ 대신 ‘국민단체’, ‘시민운동’ 대신 ‘국민운동이라고 하면 어떤 느낌일까? 분명 민주주의와 잘 호응하는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정부, 국민과 시민 사이의 표현은 잘 구분해 사용하지 않는다. 국가나 국민을 앞세우는 것이 과거 민주화 이전의 관행으로 여기기 쉽지만, 사실과 다르다. 과거에는 우리 국회에서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의장’, ‘동료 의원 여러분’, ‘의원 동지 여러분’을 썼어도 ‘국민 여러분’은 사용된 적은 거의 없었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국민 여러분’을 잘 사용하지 않았다. 초기 국회에서는 국민만이 아니라 인민이나 시민도 사용되었고, ‘자유당 정부’, ‘민주당 정부’ ‘공화당 정부’라는 표현도 살아 있었다. 오히려 우리 국회의 정치 용어 사용법은 최근으로 오면서 더욱 국가나 국민 일색이 되고 있다. 올해 국회 본회에서는 ‘시민사회’, ‘공동체’ 같은 용어를 사용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의원이나 대통령이 시민을 국민이라 호명하는 것은 자신들이 곧 국가이거나 통치자이고 시민은 보호를 받아야 하는 피통치자로 여기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다. 가능한 국가 대신 정부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정부라는 표현을 의식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정당 책임 정치론’을 공약하며 “문재인 정부 대신 더불어민주당 정부”라고 불리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최근 윤석열 차기 대통령도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의 정부”를 말한 바 있다. 그에 맞게 21대 하반기 국회에서부터는 ‘윤석열 행정부’와 ‘국민의힘 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책임 정치의 원리를 진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물론 문제의 핵심은 ‘국민’과 ‘국가’ 일색의 정치 언어를 개선하는 데 있지, ‘국가’나 ‘국민’이라는 표현을 없애자는 데 있지는 않다. 자연스럽게 정부나 사회, 공동체, 시민사회, 사회구성원, 시민 등 다원적 가치를 담은 정치 언어가 늘어나고, 서로 공존하면서 우리 사회의 여러 목소리가 의회정치를 통해 표출될 수 있는 언어 환경이 중요하다. 말이 다원화되어야 실제 정치도 다원화의 전망을 가질 수 있다.

2022-05-02
「국제전략 Foresight」 국제질서의 변화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지정학적 함의 <제8호>
연구 책임자 : 박성준

박성준 부연구위원은 미중 기술패권경쟁이 점차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립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이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한 뒤 장기적인 시계에서 우리나라의 국제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중 기술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첨단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재편(디커플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과 중국의 외교 전략은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결집과 대립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는 이러한 양상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박성준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국제질서의 흐름을 분석하고 장기적인 시계에서 러시아 경제제재의 지정학적 함의를 분석하였다. 보고서에서 제시된 주요 함의는 세계 경제의 파편화와 탈세계화 흐름 증대 가능성, 권위주의 진영을 중심으로 한 대안적 글로벌 금융시스템 탐색,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안보의 상충,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립 심화 등이 있다. 박성준 부연구위원은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립 양상이라는 국제질서의 변화,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높은 무역의존도 및 남북문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공급망 안정성 강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국제전략 기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2022-04-25
「국가미래전략 Insight」 기후변화 5대 영향 영역과 적응입법 아젠더 <제43호>
연구 책임자 : 김은아

본 연구에서는 기후변화 영향 중 특히 파급력이 클 수 있는 영역을 파악하고, 파급력이 높은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국내에서의 법적인 기반이 충분히 갖추어졌는지를 진단하여 미흡한 부분을 우선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입법 아젠더를 제시함 본 연구에서는 기후변화 영향을 예측한 가장 공신력 있는 문헌인 IPCC 평가보고서 1-6에서 다룬 기후변화 영향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분석과 토픽 분석을 통하여 사회 파급효과가 클 가능성이 높을 기후변화의 영향을 살펴보았으며, 분석결과 파급력이 높은 5대 영향 영역으로 수자원 관리, 해양환경 보전, 기후보건, 자연재난 대응, 식량 공급이 도출됨 기후변화 5대 영향 영역에 대한 입법 활동 집중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의안 발의 현황을 분석하였으며, 의안의 제안이유와 법안 발의 주요 내용 분석을 보완하기 위하여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나 법안 발의가 없거나 미흡한 영역(기후보건, 식량 공급, 자연재난 대응)에 관한 주요 현행법을 분석함 모든 정책영역에서 기후변화가 주요 의제가 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기후변화 적응력을 향상하기 위한 주요 정책의 이행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기후변화 적응법 제정을 고려해볼 수 있으며, 파급력이 높은 기후변화 영향 영역에 대한 입법 아젠더를 제시함

2022-04-18
「국가미래전략 Insight」 디지털전환 시나리오별 한국 경제사회의 중장기 변화 전망과 시사점 <제42호>
연구 책임자 : 여영준

보고서는 연산일반균형(CGE) 모형기반 시뮬레이션 체계를 활용하여, 미래 디지털전환 시대 환경변화에 따른 파급효과를 사전적으로 전망하였다. 디지털전환 시대 환경변화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탐색하고, 시나리오별 파급효과를 경제성장, 노동시장, 산업활동 및 가계소득 분포 등 다양한 측면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사회의 디지털전환 수용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가능성과 주요 도전과제를 식별하고, 디지털전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정책설계 및 수립의 과학화에 기여하고자 시도하였다. 저자인 여영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제도적, 정책적 환경이 기술변화 속도에 발맞춰 진화하지 않는다면, 중장기적으로 디지털전환 시대 기술변화의 편향성에 의한 잠재적 부작용이 산업 집중도 강화, 노동시장 양극화 및 소득 불평등 악화 등 형태로 확대될 수 있음을 전망하였다. 반면, 개인에 교육과 학습 기회가 풍부하게 제공되어, 다양한 학습활동 및 직무전환 노력이 촉진되는 경우, 디지털전환 시대 경제성장의 포용성이 확보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구체적으로, 경제체제 내 근로자들의 평생학습 활동이 보장되고, 관련 제도적 환경이 재구축될 때, 노동시장 분화 현상이 완화되고 고용구조의 건전성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가계소득 분포 측면에서도 양극화 현상을 다소 해소할 수 있음을 전망했다. 그에 따라, 향후 디지털전환 시대 비전으로서 디지털전환 기술과 학습 간 경주(race) 속 직무(숙련) 공급과 수요 간 상호작용이 촉진되는 “창조적 학습하는” 혁신체제를 지향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에, 디지털전환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주요 정책과제로서 ▼디지털전환 기술확산을 위한 제도 정비, ▼디지털전환 외부효과 확대를 위한 플랫폼 확대를 제안하였다. 더불어, 디지털전환 기술발전에 대한 노동시장 적응력 확대를 위한 주요 정책과제로서 ▼인적자원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평생학습 및 재교육 지원체계 정비, ▼노동시장 규범 재정립 등을 제안하였다. 저자인 여영준 박사는 “디지털전환 주요 핵심 기술의 발전이 미래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사전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 대응을 통해 어떻게 긍정적 영향을 부정적 영향보다 크게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향후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는, 디지털전환 기술에 의한 직무 및 숙련 수요변화와 학습에 의한 역량(과업) 공급변화 사이의 정교한 균형 상태를 유지하면서 국가 발전 경로를 개척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래 환경변화에 따른 중장기 파급효과 산출을 뒷받침하는 분석 도구가 비교적 미흡한 현실을 미루어 보았을 때, 본 연구의 주요 결과물은 향후 전략적 미래예측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분석틀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20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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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서 2022.4.7 ~ 20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