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미래전략을 설계하는 국회의 싱크탱크

미래연구

(21-01) 이머징 이슈 연구 미래연구의 쓸모는 사회변화의 중요한 징후를 앞서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이머징 이슈는 비록 데이터가 부족하고 공공의제로 다루지 않아 사회적으로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미래 우리사회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칠 변화의 징조들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정책과 학문영역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018년 창립 때부터 여러 방법으로 이머징 이슈 연구를 추진했다. 2020년부터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1년 이머징 이슈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논의와 평가를 바탕으로 2022년 주목할 이머징 이슈를 제시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미중 경쟁의 새로운 양상, 기후변화 대응으로 새로운 공간의 등장, 에너지 전환의 급진전, 탈사회화, 모자이크 가족의 등장 등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칠 이슈뿐 아니라, 로봇의 자율성 확대에 따른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 토지의 공공성 확대, 우주생활권 진입, 에코 파시즘 등 일어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회에 미칠 파급력은 있는 이슈도 제기되었다. 이처럼 우리사회가 아직 문제나 기회로 확신하지 못하는 이슈들을 제기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미래대응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이머징 이슈 연구는 중요하다. 이 보고서는 국내외 최고의 데이터 분석 및 미래연구 전문가들과 함께 기획하고 논의한 결과물이다. 본 연구의 결과물을 통해 우리나라가 다양한 사회 변화에 대한 전조나 징후를 인식하고 미래 준비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22.06.14
(21-02) 교육 불평등과 계층이동성 지난 수년간 한국의 사회적 담론은 불평등과 공정성에 집중되어 온 경향이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점점 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굳건해지고 재생산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사회 시스템을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계층 배경의 도움이 아닌 본인이 타고난 능력에만 기반해야 한다는 공정성에 대한 담론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현재 한국 사회가 더 불공정한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최상위 명문대 진학의 공정성에 대한 논의가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 획득 및 자원 분배 과정에서 핵심 자본으로 작용하는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 기회 배분을 중심으로 한국의 교육 불평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분석하였다. 즉,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지난 20세기 출생자들 사이에서 가족 배경에 따른 기회의 불평등 그리고 젠더에 따른 교육 불평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대학 진학 및 대학원 진학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다. 대학 진학에서 나타나는 기회 불평등 정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9개의 대표성 있는 조사 자료를 통합하여 한국 교육 기회 불평등 데이터베이스(KIEOD)를 구축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지난 5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가족 배경(부모의 고학력 여부로 측정)의 차이에 따른 대학 진학(전문대 및 4년제 대학 진학 여부)의 격차는 최근 출생자로 올수록 양적 측면에서는 감소했고, 상위권 명문대 진학이라는 질적 측면에서도 격차가 증가했다는 근거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양상이 발견되었다. 또한 남녀 간 대학 진학에서의 격차가 감소했고, 최근 출생자들 사이에서는 계층과 관계없이 여성의 우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상위권 대학 진학의 경우 최근 출생 코호트에서는 성별 격차가 사라지고 계층간 차이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공계열 전공 선택에서 성별 분리 양상은 공고하게 유지되고 최근 들어 강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특히 상위 계층 남성들이 최근으로 올수록 이공계열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다른 성별-계층 집단에 비해 두드러지게 강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대학원 진학에 대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및 성별의 영향력 분석을 위해 2010년~2018년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1년 이내 대학원 진학 확률은 구체적인 대학과 세부 전공 통제 후에도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은 남성보다 낮게 나타났으며,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부모 소득, 모친의 대학원 학력)이 성별에 따라 대학원 진학에 끼치는 영향도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성별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관련된 정책제언들을 제시하였다. 2022.06.14
(21-03)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과 사회적 이동성 연구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로 인한 디지털화 비용 감소 및 사양산업과 신산업의 등장은 노동시장 내 직무 대체 속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등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노동시장에서는 고학력·고숙련 근로자보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저숙련·저학력 근로자나 임시직·비정규직 직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이 겪을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저학력·저숙련의 특성을 갖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위한 평생학습의 역할이 강조된다.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경험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의 개선 방향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경력 초기 저숙련 근로자 집단, 노동시장 입직 이후 형식교육에 참여한 근로자 집단, 경력전환 근로자 집단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평생학습 참여 동기, 기회 및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평생학습 참여가 인적자본, 심리자본, 사회자본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이러한 평생학습 참여 경험이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과 어떠한 방식으로 연계되는지 질적연구를 통해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이 포함해야 하는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먼저,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저해요인과 촉진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취약계층 근로자가 학습에 대한 어려움에 대처하고 즐거움을 경험하여 지속적으로 평생학습에 참여하도록 평생학습 참여 동기 향상을 위한 학습상담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평생학습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대학의 평생직업교육훈련 기능 강화와 일터 현장에서 무형식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의 장기적 안정성과 취약계층의 사회적 계층이동을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력개발과 평생학습의 연계, 평생학습 결과의 사회적 인정 체계 확립 및 정착, 사회적 계층이동이 가능한 직종으로의 경력전환 지원이 필요함을 제언하였다. 2022.06.14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20. 1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20. 1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국회미래연구원에서는 미래를 위한 정책 발굴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석학들을 모시고, 격주 브라운백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년 1월 개최된 브라운백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 일 시 : 2020. 1월 격주 금요일 11:40-13:15 (1월10일, 1월31일)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 ○ 연 사 및 프로그램 : 하단 소개 <1.10 AI강국 구현을 위한 전략과 향후 과제>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문명사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이하, AI)은 모든 영역에 걸친 패러다임에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들은 이에 대한 대응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국가전략의 마련과 범정부적 실행이 필요하다. 정부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AI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경제 효과 창출과 삶의 질 영역 확대 목표를 제시한다. 향후 과제로 정책, 산업, 인프라, 기타 분야 등을 나누어 모색하고자 한다. *박원재는 현재 한국정보화진흥원 정책연구팀장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정부혁신평가 평가단 및 자문단 위원, 혁신성장본부 자문위원(기획재정부), 혁신자문단 위원(산업통상자원부), 제조AI데이터전략위원회 위원(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시티 얼라이언스 운영위원(국토교통부) 등을 역임하였다. 관련 분야로는 정부혁신, 정보화정책, 전자정부 등이 있다. <1.31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과 우리의 대응방안> 북한은 6차례의 핵실험과 화성-14·15형 등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으로 핵탄두로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이른바 ‘신종무기 4종 세트’로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피해 남한내 한·미 주요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이를 ‘핵무장선택권’ 전략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 유용원은 현재 조선일보 기자 및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육해공군 정책자문위원, 한국방위산업학회 대외협력위원, 항공소년단 이사등을 역임하였다. 국방부 출입한 현직 최장수 국방분야 담당 기자이며 조선일보 창간 이래 최다 사내 특종상을 기록하였다. 다음 '2020-3회 국회미래연구원 금요 브라운백 세미나'는 2월7일(금)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2022.06.24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19. 12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19. 12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국회미래연구원에서는 미래를 위한 정책 발굴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석학들을 모시고 매주 브라운백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19년 12월 개최된 브라운백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 일 시 : 2019. 12월 매주 금요일 11:40-13:15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 ○ 연 사 및 프로그램 : 하단 소개 <12.6 통근시간과 삶의 질 : 미래 교통정책에 대한 방향> 본 강연은 사회적 측면에서 통근만족도와 연관요인을 체계적으로 탐구해 직장인의 통근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대안 발굴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함. 특히, 국내여건이 충분히 반영된 통근시간의 만족도를 탐색해보고 이를 도시개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공유하고자 한다. *장재민은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에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에 있다. 서울연구원, 국토연구원, 회계법인 등에서 교통관<13련 연구 및 민자사업 연구경력이 있으며, 학술활동(논문게재 및 발표), 공모전(아이디어 상) 등 다수 수상경력이 있다. 관심분야는 교통과 융복합(부동산, 삶의 질 등)이 가능한 지표개발 및 민관 융복합 연구 등이다. <12.13 과학적 증거기반의 입법정책수립 - 이해충돌방지법안을 중심으로> 본 강연은 이해충돌방지법을 둘러싼 입법적 논의와 과학적 증거기반의 입법정책수립을 위한 데이터 기반의 입법 분석의 시도로서, 소셜빅데이터, 행동과학을 적용하여 이해충돌방지법안에 대해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유봉은 한국법제연구원 입법평가실 연구위원으로 재직중에 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에서“공법과 사법간의 갈등에 대한 분석연구: 환경사례를 중심으로” 라는 주제로 법학박사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법제연구원에서 환경법, 에너지법, 공직윤리등 다양한 공법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연구는 데이터 기반의 입법평가론연구(2019), 환경규제상의 인센티브에 관한 연구(2016), 공직윤리제도 개선을 위한 법제분석(2006)등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2.20 미래의 정책결정방식 -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 본 강연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이은 데이터 기반 행정, 데이터 기반 경제의 미래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미래의 정책 결정과정은 증거기반 정책결정(evidence-based policy making)의 맥락을 이은 데이터 기반 행정의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치와 데이터의 전략적 접근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과 정책 수립에 관해 모색하고자 한다. *황성수는 현재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정보통신기술발전에 따른 정부의 역할 및 공공성 증진에 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공공정보와 민간정보, 지역공간정보 융합 및 활용가능성, 공공데이터 개방에 따른 정부 부처 대응 방향성 모색, 스마트 정부시대의 참여적 거버넌스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Syracuse University에서 행정학 석사, University of Pittsburgh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Grand Valley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2022.06.24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정재민(법무부 법무심의관, 전 판사)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다 보니 공간의 미래, 교통의 미래, 물류의 미래 등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미래 담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미래 이야기가 그리 활기를 띠지 않는 것 같다. 법이 기본적으로 과거의 체제를 지키는 보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의 실무는 현재의 법을 적용하는 일이고, 법학은 현재의 법을 해석하는 데 대부분 역량을 쏟고 있다. 필자도 판사이던 시절에는 법이나 정의의 미래에 큰 관심이 없었다. 판사의 일은 과거에 일어난 특정 사건에 대해서 그 당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었던 법을 적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해 관심이 커진 것은 현직인 법무부에서 법무심의관으로 일하면서부터이다. 법무심의관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정부 부처나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이다. 법안(法案)은 현재 시점에서 아직 법이 아니다. 법의 미생이라고 할까. 법을 만든 사람이 쏘아 올린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그들이 선호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이다. 법안이 법이 되면 그 순간부터 그 법안이 품고 있는 청사진을 따라 강력한 힘으로 미래를 견인한다. 그러므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은 그 법안이 추구하는 미래 사회를 심의하는 일이다. 필자는 특히 정의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법률가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정의이기 때문이다. 정의를 염두에 두지 않고 법을 말하는 법률가는 신을 믿지 않으면서 성서의 구절만 말하는 성직자와 같다. 법무심의관으로서 법안을 심의할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근본적 고민이 있었다. 법안은 미래 사회를 설계하는 것이고, 미래의 정의는 과거의 정의와 다를 수 있을 것인데, 나는 과거의 정의의 관점에서만 미래의 법을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방식으로 미래를 위한 법안들을 심의한다면 결국 미래의 법도 과거의 굴레에 묶어두어서 진정한 미래의 법이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미래에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런 가운데 국회미래연구원이 제시한 2022년 주목할 15개의 이머징 이슈는 미래의 정의를 가늠하는 데 유용한 단서가 되었다. 그런데 무엇인가. 법철학적으로 복잡한 정의의 정의들이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의 오랜 믿음에서 정의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누가 나쁜 짓을 하면 천벌을 받거나 지옥에 간다고 생각했다. 현세에 복을 못 받은 사람들은 죽어서 복을 받는다고 믿었다. 그 배후에는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근대는 니체가 선언한 바와 같이 신이 죽은 시대이다. 신의 역할을 대체한 것이 정의다. 그런데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벌을 받는 정의와 복을 골고루 나누어 받는 정의는 성격이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자를 교정적 정의, 후자를 배분적 정의라고 불렀다. 교정적 정의는 쉽게 말해서 잘못한 만큼 대가를 치른다는 것으로 범죄자를 처벌할 때 주로 문제되는 정의다. 배분적 정의는 사회의 가치를 사회구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다. 필자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자유라고 생각한다. 돈도, 권력도, 시간도 자유가 화체된 것이다. 그런데 자유를 활용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흔히 ‘강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자유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필자는 이러한 교정적 정의와 배분적 정의의 관점에서 이머징 이슈들이 정의의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탈가족화, 탈사회화였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1인가구 비중이 15%에서 40%로 증가했다. 노년층은 사별, 중년은 이혼, 직장, 기러기 가족, 청년은 학업, 비혼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고독사가 폭증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었다. 우리 법무심의관실은 2021년 초에 사공일가(사회적 공존을 위한 1인가구)TF를 만들어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법안, 독신자에게도 친양자 입양을 허용하는 법안, 유류분에서 형제자매를 삭제하는 법안, 형법상 주거침입죄의 형량을 강화하자는 법안 등 1인가구를 위한 법안들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중에서 유류분에 관한 제도 변화는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류분은 상속 때 망인이 제3자에게 재산을 유증하겠다는 의사가 있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인과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상속분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자식이나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1/3이다. 그 배후에는 개인의 재산이 오로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가족의 것이라는 시각이 있고, 다시 그 바탕에는 농경사회의 가산관념이 있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관념에 균열이 시작된 것이다. 가족이 해체되는 마당에 다른 사회적 조직이나 모임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저녁 회식은 드물어졌다. 동문회 모임도 사라지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해지고, 전일제 노동이 감소하며, 원격근무, 유연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 대면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그에 따라 배달 산업도 폭증하고 있다. 비대면시대를 맞이해서 우리 법무부도 기존에 대면 회의를 요구하던 법인에 관한 규정들도 비대면 회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돌봄의 차이로 인한 정의의 문제 이머징 이슈 리포트가 ‘돌봄’을 중요한 미래 이슈로 꼽은 것도 신선한 통찰로 느꼈다. 논리적으로 보자면 탈사회화의 귀결로서 돌봄이 중요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동안에는 ‘돌봄’을 개인적 차원의 후순위 문제로만 이해하고 있었을 뿐, 우리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움직임으로까지는 보지 못했다. ‘돌봄’은 개개인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돌봄의 문제는 배분적 정의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과거 가족이나 소규모 공동체에서 상부상조를 통해 무료로 해결하던 ‘돌봄’이 이제는 유료로 아웃소싱을 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렇게 되면 ‘돌봄’을 구매할 경제적 여건이 되는 사람은 과거보다 더 편하게 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 몇 해 전에 서른 즈음의 두 청년이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자살방조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판결문을 최근 읽은 적이 있다. 이 청년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아침에 돈을 썼는데 어찌어찌 6만 원을 만들었어요. 돈 구하기 진짜 힘드네요. 더 구해볼게요.” “힘들죠, 도움이 못 되어서 죄송한다. 제가 제일 미안해요. 멀리서 오시구.”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급할 때 3만 원 구하기도 힘들더라구요. 참 쪽팔리고 서럽더라구요ㅠ” 약자들에게는 자살조차 이토록 어렵다. 데이터의 차이가 초래하는 정의의 문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과 같은 기술 발전이 미래를 크게 변화시킨다는 것은 누구나 말하는 것이지만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더 나아가 인공지능의 오용 가능성, 알고리즘의 편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이미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지만 그 알고리즘을 누가 어떤 공식으로 설계했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사람과 설계된 알고리즘으로 마치 커튼을 쳐 놓은 듯 모든 눈과 귀와 뇌가 차단된 사람의 자유의 크기는 같을 수 없다. 저크버그나 일런 머스크처럼 세상 사람들이 시시각각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받고 있는 사람들과 필자처럼 시시각각 이들에게 데이터를 갖다 주는 사람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러한 차이는 소득이나 상속재산의 차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불평등을 낳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그것이 과연 정의에 부합하는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흔치 않다. 유튜브에 “원숭이 뉴럴링크”라고 치면 ‘페이거’라는 원숭이가 전자오락을 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모니터 좌우에 세로 막대기가 아래위로 움직이면서 하얀 공을 화면 중앙으로 쳐내는 게임이다. 원숭이는 조이스틱을 쓰지 않는다. 원숭이는 뇌파로 게임을 하는 중이다. 원숭이 뇌에 칩을 심어서 원숭이의 뇌파가 외부로 전기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뉴럴링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회장으로 유명한 일런 머스크가 설립한 또 다른 회사이다. 이 회사는 이 칩을 사람의 머리에 심으려고 한다. 칩이 사람 머리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이 머리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사람들 머리에 구글과 클라우드가 들어간다. 사람들 사이에 텔레파시도 가능해진다. 이런 시대가 오면 부자들은 자신의 뇌를 매우 우수한 컴퓨터와 연결시키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타고난 두뇌로 살아가야 한다. 회사에 취업 시험을 볼 때 그런 사람들 사이에 차등을 두는 것이 정의의 관점에서 정의로울까, 두지 않는 것이 정의로울까. 사람의 수명이 100세가 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과거 버전이 되었고 요즘은 150살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200년 이상 산다는 말도 나온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도 미래의 정의에 큰 영향을 준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알토스랩’이라는 회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서 인간을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노화를 방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다시 젊어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의 사장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인류가 10년 안에 수명탈출속도(Longevity Escape Velocity)에 진입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10년 안에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연장되는 속도가 나이를 먹는 속도를 따라잡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3살 더 먹더라도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5년 더 늘어나면 당분간은 늙지 않는 셈이 된다. 3D 프린터로 수술 중에 장기를 만들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유전적 질병을 제거할 수도 있다. 나노 로봇이 혈관으로 들어가서 혈관 속 막힌 곳을 뚫어줄 수도 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 사람을 죽이는 살인죄의 불법성 평가는 더 커지지 않을까. 19세기 이전에는 평균수명이 40살이 채 안 되었다고 한다. 그때 한 명을 살해한 것과 사람이 200살까지 사는 시대에 사람 한 명을 살해한 것은 불법성이 같을까. 그 살인자가 같은 기간의 징역형을 받는 것은 정의로울까. 200년씩 산다면 나중에 사람이 변화되고 선하게 교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보아서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논리가 강해질까. 영화 「스타워즈」에서처럼 다스베이더의 광선검에 오비완 케노비는 손목이 잘려나갔지만 금방 새로운 손목을 재생시킨다. 그렇게 의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서 상처가 쉽게 치유된다면 상해죄의 형량은 약해져야 할까. 어떤 사람은 200살을 살고 어떤 사람은 지금처럼 70살을 살면 직장에서 정년이라는 개념이 유지될 수 있을까. 이러한 수명의 차이는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있을까. 부자에 대한 누진세, 중과세를 적용하는 것처럼 오래 사는 사람에게 더 많은 사회적 의무를 부과해야 정의로운 것일까.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국제적 이슈들로는 미중 대립과 경쟁의 격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방사능 유출 문제, 온실가스 배출, 미세먼지, 기후위기를 비롯한 국제적 환경 재난으로 인한 국가 간 갈등 확대가 제시되어 있었다. 전쟁이나 무력 침략에 대한 대응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의 교정적 정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과거 수백 년 전부터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서구 국가들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최근 수십 년 동안 과거 서구 국가들이 배출한 탄소량을 훌쩍 넘어서는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 산업국들도 같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와 같은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 배분적 정의의 균형점을 재조정할 것이다. 법을 건물에 비유하자면 필자가 판사일 때는 현재 존재하는 건물만을 구석구석 살피고 활용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미래를 위한 법안을 만드는 법무심의관이 된 뒤로는 보다 새로운 건물을 지으려는 건축가처럼 건물을 둘러싼 빈공간을 살피게 된다. 건물 위로 몇 층을 더 올릴 수는 없을까, 옥상에 정원을 조성할 수는 없을까, 건물 주변의 공터를 더 좋은 생활 공간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하는 식이다. 빈 공간들은 미래로 가득 차 있다. 그러고 보면 미래 학자들은 빈 공간이 무엇으로 채워질까를 연구하는 분들이 아닌가 싶다.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우리나라 사회라는 건물이 앞으로 어떻게 빈공간을 채워나갈지를 가늠하는데 유용한 조감도를 제시한 것 같다. 법률가는 여기에서 미래의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나 정의는 법률가들만의 것은 아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이머징 이슈 리포트를 토대로 우리 사회의 미래와 정의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논의하는 일이 점점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2022.03.08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 우리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가: 또 하나의 오래된 미래, 체르노빌 글. 이상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나는 과거에 대해서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 『체르노빌의 목소리』 현재는 ‘지금부터 10만 년 이후까지의 시간’으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 김홍중, 「미래의 미래」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3분, 체르노빌 핵발전소 원자로 4호기가 폭발했다. 우크라이나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북쪽에 위치한 소도시 프리피야트에서 3km 떨어진 곳이었다.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가 1997년에 러시아어로 발간한 책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는 이 사건을 다룬다. 알렉시예비치는 1986년 당시 벨라루스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의 수도 민스크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었다. 벨라루스는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책이 출간될 시점에 벨라루스 국민 20%가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오염지역 거주민 210만명 중 70만명이 어린이였다. 방사선 피폭이 벨라루스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이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사건 이래 10여 년에 걸쳐 체르노빌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순국 소방대원의 아내, 심리학자, 일곱 살에 죽은 딸의 아버지,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고멜 주 주민, 전 프리피야트 주민, 호이니키 마을 주민, K 가족,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이주민, “주의 종”, 경찰, 해체작업자, 해체작업자의 아내, 방사선 선량기사, 운전병, 헬기조종사, “다양하고 복잡한 선천성 병리 현상”을 가진 채 태어난 딸의 엄마, 고멜국립대학교 교수, 사냥꾼, 카메라 감독, 마을 간호장, 언어학 교사, 가정실습 교사, 기자, 벨라루스 의원, 농업학 박사, 공화국협회 부대표, 소아과 전문의, 브라긴 마을 주민, 의사, 방사선 전문의, 산파, 수문기상학자, 화학 엔지니어, 전 벨라루스 과학 아카데미 핵에너지 연구소 소장·실험실 실장·선임 연구원, 환경 보호 감독, 역사학자, 시골 교사, 사진작가, 모길료프 문화예술대학 교수, 전 슬라브고로드 당 지역위원회 일등서기관, 모길료프 여성위원회 <체르노빌의 아이들> 대표, “무명”, 그리고 어린이들이었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이들의 목소리다. “목소리”로 옮겨진 러시아어 молитва의 뜻은 기도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2011년 6월에 출간되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지 3개월이 된 시점이었다.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이 책은 약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 알렉시예비치가 이 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작은 관심이 다시 일었다. 그러나 잠깐이었다. 책은 곧 묻혔다. 우리에게 미래라는 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체르노빌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핵발전소가 그것을 결정할 절대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건 자체가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서이지만 더욱 크게는 우리가 아직 그 사건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해서이다. 이 책은 특히 이 사건의 불가해성을, 이 사건에 대한 우리의 무개념을 집요하게 드러낸다. 한국어판 발간 시점을 기준으로 해도 10년이 된, 그리 주목받지 못한 이 책을 이야기해 보려는 이유다. * * *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사랑이 이어지기를, 생명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폭력이 이어지지 않기를, 죽음이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바라는 것의 지속을, 바라지 않는 것의 변화를 바란다. 그것을 우리는 보통 희망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체르노빌은 사랑과 폭력의 의미를, 생명과 죽음의 의미를 뒤바꿔놓았다. 30년차 산파는 “행복한 임산부를, 행복한 엄마를 본 지 오래됐다”며 말한다. “꿈 이야기를 한다. 발이 여덟 개 달린 송아지를 낳은 꿈, 고슴도치 머리가 달린 강아지를 낳은 꿈……. 이상한 꿈이다. 예전 여자들은 이런 꿈을 안 꿨다.” 유산한 여성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해서 아이를 갖고 싶었어요. (…) 내 아이는 죽은 채로 태어났어요. 손가락도 두 개 모자랐어요. 여자아이였어요. 난 울었어요. 손가락이라도 다 있었더라면……. 여자아이잖아요.” 심각한 장애를 갖고 태어난 딸과 병원에서 4년을 함께 생활하고 있던 엄마는 딸의 존재가 “자신과 남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들의 “사랑 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힘겹게 싸우면서도 “내가 사는 곳에서는 사랑에 빠지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고 말한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간 소방대원의 아내는 피폭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간 남편의 죽음을, 태어나 4시간 만에 죽은 딸의 죽음을 10년 만에 말하면서 묻는다. “사랑으로 죽이는 게 가능한가?” 이주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그들이 들고 있던 달걀과 우유, 양파와 호박을 빼앗아 묻어야 했던 군인은 “모든 것이 아름다웠던 황금빛 가을에” 사람들이 모두 미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사랑은 죽음이 되었다. 죽음은 더 이상 평범할 수 없게 되었다. 체르노빌은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시간 감각을 무너뜨렸다. 방사능은 10만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때까지 시간은 변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서의 생명은 살아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죽어가는 것이다. 10만 년 내에 ‘탄생’이란 불가능하다. 그때까지 미래는 오지 않는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미래의 미래」에서 이렇게 썼다. “생명을 가진 것들이 대규모로 사멸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했지만 ‘생명 그 자체’가 유지될 것이라는 희망이 꺼진 적은 없었다. (…) 태어날 사람들에 대한 아름다운 희망이 불가능해질 때, 인간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 수 있을까?” 우리는 미래를 잃어버렸다. 알렉시예비치는 이렇게 책을 시작한다. “나는 체르노빌의 증인이다. 무서운 전쟁과 혁명이 20세기를 대표한다고 하지만 체르노빌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20년이나 흘렀지만, 내가 증언하는 것이 과거인지, 또는 미래인지 나는 아직도 나 자신에게 묻고 있다. 그 사건은 너무나도 쉽게 진부한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시시한 공포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체르노빌을 새로운 역사의 시작으로 본다. 체르노빌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선지식이다. 왜냐하면 체르노빌로 인해 사람이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던 방식과 갈등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시간에 대한 주관을 이야기 속에 담는다. 그런데 체르노빌은 10만, 20만 년, 아니 그보다도 더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인생의 관점으로 볼 때, 영원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아직은 낯설기만 한 그 악몽의 의미를 이해하고 연구할 능력이 되는가?” 이 책은 읽기가 쉽지 않다. 서론-본론-결론과 같은, 시간을 따르거나 영역을 순서대로 짚는 논리의 형식으로 쓰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서는 맥락 없는 독백의 나열, 환상적인 말들의 이어짐으로 채워져 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묘사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었다고 말한다. “평범한 것이 하나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표현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체르노빌은 비유나 상징이 아니라 집이었”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 스스로의 삶도 “사건의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그저 암호라고 말한다. 암호는 풀 수 없다. 드러낼 수 있을 뿐이다. 그 기이함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알렉시예비치가 고안한 것이 ‘소설-코러스’라고 불리는 형식이다. “수많은 목소리들의 코러스로, 모든 상세한 것들의 콜라주”로 세상을 보고 삶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식은 이 책의 메시지와 조응한다. 체르노빌이 ‘수습’될 수 없는 것처럼, 체르노빌에 대한 이야기는 ‘정리’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체르노빌은 여전히 불가해한 사건이다. 그것은 과거로만 남아 있을 수 없다. 그것은 과거이자 현재다.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현재의 관점에서 잘 정리된 후일담일 수 없다. 그것은 현재이자 미래다. 그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말하려면, 그것에 조금이나마 다가가려면, 우리는 현실의 언어가 아니라 환상의 언어에 기댈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 * * 2021년 4월 13일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는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에 저장되어 있는 오염수를 2023년부터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을 한국 정부와 국민은 크게 우려한다. 일본 정부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과연 일본 정부는 책임을 질 수 있는가? 그러한 상황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정부가 과연 있을 수 있는가? 핵발전소 사고는 수습될 수 없다는 것을 체르노빌은 증언한다. 체르노빌 사고는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도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사고라서 수습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인류는 핵발전소가 지금도 방대하게 쏟아내고 있는 ‘죽음의 재’(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모른다. 고준위 핵폐기물을 ‘영구적’으로 ‘저장’할 시설은 이 세계에 없다. 2023년부터 가동을 준비 중인 시설은 한 곳 있다. 핀란드의 ‘온칼로’(숨겨진 곳)다. 이 시설이 설정한 최소 보관 기간은 10만 년이다. 기준에 따라 그 기간은 100만 년으로 산정되기도 한다. 10만 년 전은 지질 시간대로 홍적세에 해당한다.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시기로 추정되는 때가 30만 년 전이다. 핵발전소의 평균 운영 기간은 30년이다. 핵의 기원은 폭력이다. 핵의 목적은 폭력이다. 에너지원 그 어디에도 붙지 않는 “평화적 이용”이라는 딱지 자체가 핵의 성격을 드러낸다. 국가가 핵발전소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핵발전에 관한 한 국가는 언제나 수습의 주체가 아닌 가해의 주체였다. 국가는 언제나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사고는 반복되었다. 사고는 늘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였다. 1979년에 스리마일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소련은 그것을 자본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1986년에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서방 세계는 그것을 공산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2011년에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우리의 실패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일본의 실패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후쿠시마 사고도 결국에는 ‘수습된 것으로’ 기억될 것이다. 핵의 평화적 ‘사용’을 주창했던 미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사실상, 즉각, 지지했다. 핵발전의 ‘확대’를 관리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0년 12월에 이미 오염수 방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식으로 후쿠시마도, 그리 오래지 않아, 수습될 것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우리에게 묻는다. “신형 휴대전화 혹은 자동차와 삶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당신은 삶을 선택하겠다고 답하겠는가? 우리는 답이 자명해 보이는 이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2021년 4월 기준 지구에서 가동되는 원자로 444기 중 25%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 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이 예정된 원자로 145기 중 40%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것이다. 우리에게 체르노빌은 여전히 해석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체르노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은 아직 우리 문화 속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그것이 해석될 날은, 발터 벤야민이 『일방통행로』에서 썼던 것처럼, 이미 예언이나 경고를 놓쳐버린 후일지도 모른다. 2021.06.01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글. 전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자본주의 사회는 우리에게 말한다, “능력 있는 당신은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 과연 이것은 정당한가? 이런 덕목이 통용되는 사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 정의와 도덕에 대한 여러 편의 저서를 통해 한국에 널리 소개된 바 있는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센델 교수가 2020년,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신간을 발매했다.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있는 그의 저서로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되는데,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은 이에 더해 트럼프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굴욕의 정치’와 불평등의 심화,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변화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미국 사회의 거대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능력주의 (meritocracy)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그의 전작에서 논의된 정의의 다양한 개념들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2020년의 정치 지평으로 소환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센델은 능력주의에 대한 두 가지 서로 다른 문제의식을 비교하며 논의를 전개한다. 첫째, 능력주의의 실패는 그것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는가? 둘째, 혹은 능력주의의 실패는 능력과 성취를 사회적 분배의 기저 논리로 사용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데올로기의 근본적인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닌가? 저자는 단호히 후자의 입장을 취하며 독자로 하여금 ‘경쟁의 과정이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는 데에서 한 발 더 과감히 나아가기를 주문하고 있다. 센델 외에도 수많은 학자들이 능력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잠재적인 폭력성에 대해 경고해 왔다. 가장 대표적으로, 능력주의는 각종 사회적인 불평등과 차별을 정당한 것으로 합리화하는 성질을 띤다. 경제적 불평등은 노력과 성실성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합리화되며, 인종 간의 불평등 또한 인종의 문제가 아닌 개별 노동시장 참여자들의 능력의 문제인 것으로 탈바꿈한다. 극소수의 성공적인 흑인들의 예시는 능력주의의 이름으로 대다수의 억압받는 흑인들을 외면한다. 능력주의는 우리가 사는 사회의 제도와 구조를 통해 견고하게 그 생명을 이어나간다. 엘리트 교육을 받고 최고의 명문대학에 진학한 미국의 상위층 자녀들은 마치 통과의례라도 치른 듯 자신들의 성취를 노력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성공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의 논리로 내면화한다. 미국의 사회복지 시스템은 공공연히 자격이 있는 수혜자와 그렇지 못한 수혜자를 나누는데 골몰하고, 이 과정에서 동원된 각종 지표 (인종, 성별, 결혼 여부, 교육 수준, 노동 여부, 약물 기록 등) 는 사회적인 낙인 효과를 남기며 불평등의 재생산에 이바지한다.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깃발을 나부끼며 우리를 매혹시키지만, 실상 그것은 견고하게 반복되는 사회적 계층화를 정당화하는데 훨씬 더 유용하게 사용된다. 센델에 따르면 능력주의의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첫째, 능력주의는 그것에 반발하는 대중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반엘리트 정서를 품게 하고, 그 결과 대중이 트럼프라고 하는 최악의 대통령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둘째, 실질적으로 사회계층을 거슬러 오르는 사회적 이동성이 단절된 것과 마찬가지인 미국 사회에서, 능력주의의 환상은 대중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만들고 사회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소거시킨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우도 있음을 굳게 믿고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이상적인 시민의 상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폐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노력 이후에도 정당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한탄하는 시민들은 자신들의 비참함을 ‘노력’과 ‘자격’의 이름으로 판단하는 지도자들로부터 모욕감을 느낀다. 그 결과 이에 편승하는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되면, 이는 사회적 불평등의 사슬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옥죄인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부상과 그가 임기 중 내내 강조하던, 공정한 절차로 꿈을 이루어 나가는 미국인의 이상, 그리고 그 이후, 마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득세한 트럼프를 떠올려 본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심화된 미국 내 반이민자 정서와 인종차별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 보이면서도, 여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의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능력주의가 사회적으로 실패한 아이디어라는 점이 아니라, 사회적인 실패를 보이지 않게 덮어 놓을 수 있는 유용한 권력의 도구라는 점이다. 저자는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경신했던 전설적인 흑인 야구 선수 행크 에런의 이야기로 책을 마무리한다. 공과 배트가 없어 병뚜껑과 막대기로 야구 연습을 하고,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른 행크 에런의 스토리는 사회적 장벽에 맞서 운명을 개척한 미담으로만 읽혀야 할까? 오히려 우리는 “오직 홈런을 때려야만 벗어날 수 있는 인종주의의 부정의한 시스템을 혐오 (p. 348)”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능력주의를 표방하는 권력이 작동할 때, 불공정은 공정한 것으로 일상화되고, 소수의 ‘성공’은 미담이 되어 우리의 시대정신이 된다. 우리는 “뿌린 만큼 거두”고 “자신의 도덕성을 성취를 통해 증명”하는 세상을 표방하였던 자본주의의 선지자들의 미래 세대다. 우리의 미래는 다시 한번 우리가 지금 지향하고 있는 능력주의 사회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를 연구한다는 것은 견고하고 지속적인 사회 기저의 질서를 탐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연구의 다른 이름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질서에 대한 깊은 연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구조를 직시하고 나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그것이 공정성의 이름으로 합리화되는 미래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과정의 공정성을 넘어, 정의로운 결과를 위해 우리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2021.04.20

미래기고

[이선화] 복지 이중구조 해소 위한 사회적 논의 시작해야 복지 이중구조 해소 위한 사회적 논의 시작해야 세계 주요 국가가 코로나19 방역 조치들을 해제 또는 완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지하였으며 10월부터는 국내 입국 관련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도 해제된다. 2020년 1월 국내 첫 확진자가 보고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코로나19가 가져올 파장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적어도 ‘보건’ 위기의 끝이 보이는 듯하지만,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충격의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위기는 국가나 사회 시스템의 강점과 취약성을 드러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사회안전망 이중구조가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봉쇄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우리나라의 현재 사회안전망의 기본 틀은 김대중 정부가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붕괴한 사회경제시스템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구축되었다. 김대중 정부는 지역과 직업으로 쪼개져 있던 의료보험을 단일의 건강보험으로 통합하고 국민연금을 전국민 대상으로, 고용보험을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하였다. 분절화되어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하지 못한 사회보험을 보편적 제도로 통합하고 확대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보험의 보편화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함께 진행되었다. 확대된 사회보험의 혜택을 누리려면 안정적으로 기여금을 지급할 수 있는 노동시장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IMF 구제금융 이후의 노동시장 구조는 기여금 지급이 가능한 안정적 고용의 비중을 축소시켰다. 정기적으로 사회보험료 지급이 가능한 계층이 대체로 안정적 고용을 보장받는 정규직 임금노동자로 한정되는 상황에서 사회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한 결과 노동시장 이중성에 따른 경제적 격차는 사회보험 영역에서 확대되는 역설적 결과가 초래되었다. 인하대 윤홍식 교수는 실업, 질병, 노령 등 사회적 위험에 대응해 제도화된 복지정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 고용과 소득을 보장받는 계층에게 집중되는 한국 복지체제의 모순을 복지의 ‘역진적 선별성’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이러한 이중구조 또는 역진적 선별성의 문제는 2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서울대 구인회 교수팀이 행정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10월 기준 우리나라의 18~59세 인구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66.2%에 불과하였는데 이는 그간 알려진 것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다. 특히 소득 하위 20%의 가입률은 51.7%로 상위 20%에 비해 17%P 낮을 뿐 아니라 평균 가입기간은 81개월로 수급자격인 120개월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게 발생하였다(한겨레 신문, 2022년 6월 6일자 보도). 같은 해 고용보험은 전체 취업자 2,740만명 가운데 약 절반만이 가입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실직과 노령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는 국민의 절반만을 수혜대상으로 하는 반쪽의 안전망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한 위기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주춧돌로 삼는 한국 공적 복지제도가 국가적 위기 대응에 갖는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해 3월 실시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1월 이후 응답자의 18.6%가 실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중 정규직이 7.2%임에 비해 비정규직은 35.8%에 달하였으며 저임금노동자 40.5%, 고임금노동자 3.8%로 임금 수준에 따라서도 코로나의 고통은 차별화되었다(노컷뉴스, 2021년 3월 29일자 보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비용이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에 집중되어 발생한 것이다. 지난 해 실시간 소득파악 제도(RTI, Real Time Information)가 시행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이다. 실시간 소득파악 시스템은 소득기반 고용보험과 재난 지원금 등 복지인프라 구축을 위해 일용근로자 등의 소득자료 제출주기를 기존의 연·반기·분기 단위에서 월 단위로 단축하여 매월 수집하는 제도이다. 국세청은 최근 제도 시행 후 1년간 건설현장의 일용근로자, 방문판매원 등 비정형 근로자 670만 명에 대한 소득자료를 매월 수집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고 발표하였다. 이 시스템은 당초 ‘소득기반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고용이 일정하지 않은 일용근로자, 플랫폼 노동자 등으로 고용보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월 단위 소득자료 파악 시스템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소득기반 전국민 고용보험 제도는 복지 이중구조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해법이었다. 다만, 이 제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는 불투명해졌다. 일각에서는 실시간 소득파악을 고용보험만이 아닌 소득 기반의 포괄적 사회보장제도로 확산하는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지 사각지대는 고용보험뿐만 아니라 노령연금이나 사회서비스 영역에서도 해소되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국민연금 개혁, 다양한 사회부조와 사회서비스를 활용하는 맞춤형 처방을 주장한다. 연금이나 고용보험기금 등 재원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 하며 구체적 재원조달계획이 없는 복지의 확대는 허구에 불과하다는 입장에서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전 국민 고용보험을 승계한다는 입장이었으나 국정과제에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하였다. 어떤 방향이 되었든 팬데믹으로 확인된 사회보험 이중구조의 문제를 덮어두고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사회경제질서에 대응하기 어렵다. 5년의 시간은 길지 않다. 국회 차원의 연금개혁 추진과 함께 고용보험 부문에서도 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하루빨리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2022.10.04
[허종호] 국민 정신 건강 위한 심리 및 상담 진영 간의 통합법 필요 국민 정신 건강 위한 심리 및 상담 진영 간의 통합법 필요 요즘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만나면 오은영 박사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오은영 박사가 출연하는 한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아이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안하고 해결되고 있는지 모니터한다. 아이가 의료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심리 상담을 통해 아이 및 부모의 생각과 행태를 수정하고 결국은 상담을 의뢰한 가족의 삶의 질이 한 단계 나아지는 것을 보게 된다. 갈등이 해소되고,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가슴 뭉클함을 경험하게 된다. 오은영 박사가 이전부터 아이를 대상으로 비슷한 상담 방송 프로그램을 해왔음에도 최근에 더 큰 관심이 집중된 것은 우리 주변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심리상담의 필요가 급증해서는 아닐까. 실제로 최근 장기화한 코로나19 상황으로 국민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극대화되어 우울 및 고립감 등을 호소하며 심리상담 등 심리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증가하였다.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총 인구대비 1년간 유병률(11.9%, ‘16 정신질환실태조사)과 정신건강 의료서비스 이용 현황을 고려할 때, 정신건강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의 수는 약 299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공공 상담서비스는 인력과 서비스 대상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신적·심리적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조기에 증상을 완화 또는 전원시킬 수 있는 비의료 심리상담 서비스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민간 심리상담서비스 질에 대한 편차로 인하여 국민들이 적합한 전문가를 찾아서 상담을 받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어 서비스 접근성에 어려움이 있어 왔다. 특히, 자격 관리체계가 부재하고 자격의 기준도 통일되지 않아 민간자격증 종류가 5500가지가 넘는 등 전문성이 입증되지 않은 민간자격증과 시설이 난립하며 내담자에 대한 성폭력이 일어나는 등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이에 심리상담 서비스의 국가 자격증화를 통해 심리상담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최종윤 의원, 전봉민 의원, 서정숙 의원, 심상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4개의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에 제출되어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자격의 명칭 및 자격의 기준 등 몇 가지 쟁점을 두고 심리 진영과 상담 진영 간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국회의 법제화 원리와 구조상 심리진영과 상담진영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한 법안만을 통과시키거나, 각각을 개별적으로 통과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양 진영의 핵심 주장을 담은 통합법안화가 절실하다. 바람직한 입법안은 다양한 분야의 심리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하되, 일정의 전문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자격 기준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또한, 통합법안은, 일부 비전문 심리상담사로 인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존 민간 심리상담사의 비의료 영역의 상담심리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민 정신건강에 나름 이바지한 측면을 고려하여 자격에 대한 입법화가 비전문가를 걸러내는 동시에 기존 서비스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법안의 통과로 인하여 기존에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있는 일부 사람들이 상담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거나, 특정 학과나 전공이 절대적인 우위를 독점하는 방식으로 법제화가 진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심리 진영과 상담 진영은 본 관련 법안을 통해 국민의 정신건강, 마음건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공공선의 차원에서 대승적인 양보와 협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럴 수 있다면, 국민에게 법 제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신속하고 질 높은 심리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직역 및 이해당사자들과의 충분한 소통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특정 행위의 독점적 지위를 선언하고 이를 법률로 보장받으려는 시도는 자칫 직역 이기주의로 비쳐 직역 간 갈등을 초래할 뿐 아니라 법제화의 주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앞선 정책 및 입법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정 직역의 전문성은 장기적인 교육이나 국가 자격증화 등으로 자동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전문성은 전문직과 사회가 맺고 있는 계약서 없는 계약이다. 전문직은 봉사와 헌신, 윤리와 책임을 기반으로 사회에 봉사하고 그것을 사회가 인정하고 높이 평가할 때 자율성과 독점성이 허용되는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허종호 국회미래연구원 삶의질데이터센터장 2022.09.27
[민보경] 노인과 청년의 조건 노인과 청년의 조건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세계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2022년 9.8%에서 2070년 20.1%로 증가하지만, 한국의 노인 비율은 2022년 17.5%에서 2070년 46.4%까지 높아진다고 한다. 전체인구를 연령순서로 나열할 때 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를 뜻하는 중위연령은 한국의 경우 2022년 45.0세에서 2070년 62.2세로, 세계인구의 중위연령(2022년 30.2세, 2070년 38.8세)과 비교할 때 심각한 차이를 체감한다. 지금 한국에서는 마흔 살 정도면 상대적으로 젊게 느껴지지만 50년 뒤에는 환갑이 되어도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나이가 가지는 의미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국제연합(UN),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사회에서 고령 지표의 기준으로 통용되는 65세 기준은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1981년 제정된 노인복지법은 65세 기준을 명시하고 있는데, 그 당시 기대수명은 66.7세이었다. 이후 40여년이 지난 2020년의 기대수명은 83.5세이니 그간 65세 기준을 바라보는 인식은 달라져 노인의 연령 기준을 높이자는 사회적 논의도 시작되었다. 청년의 나이도 시대적 흐름과 사회 분위기가 반영될 수 있다. 청년(靑年)은 사전적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을 뜻하며 굳이 나이를 기준으로 자격을 정하기보다는 주로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이미지로 사용되어 왔다. 국제적으로 UN, OECD는 청년의 나이 범주를 15-24세로 하여 고용률, 실업률 등의 통계를 작성한다. 우리나라의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연령대를 19-34세로 명시하고 있으며,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시행령은 15-29세를 청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등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청년의 기준은 더욱 다양해져 역세권 청년주택, 한국토지주택공사 행복주택 청년혜택, 그리고 서울, 인천, 경북 등 광역자치단체 청년기본조례는 청년을 19-39세로 규정하고 있으며, 젊은 층의 인구가 적은 의령군, 장흥군 등의 기초자치단체는 청년의 범위를 49세까지 확장하기도 한다. 청년의 연령 기준이 제각각인 배경은 청년층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졌고, 그에 대한 대책들이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청년의 고용 사정이 악화되면서 첫 직장에 들어가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고,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며, 안정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녹록지 않다. 인생의 여정에 있어 이행(transition)의 기간에 있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청년 정책의 대상이 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제각각인 청년의 범위와 기준은 정책상의 혼돈과 불편함을 야기하고 일관성과 효과성에 있어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청년정책이 무엇이고, 청년의 의미가 무엇인지 보다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청년기가 길어짐에 따라, 연령대별로 다양하고 촘촘한 정책이 요구된다.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정책들을 통일되게 추진하는 것보다는 일정한 연령대별로 나눠서 혹은 정책영역이나 지역여건에 맞게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생물학적 나이보다는 취업, 부모로부터의 독립 등 이행기에 초점을 맞춰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 지원이 있어야 한다. 노인의 기준은 어떠한가. 시대적 분위기가 평균수명 연장, 인구 감소, 재정 부담 등 여러 측면에서 노인 연령 기준의 상향이라는 필요조건을 갖췄더라도 이제 본격적 논의가 시작되면 많은 사회적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 경로우대제도가 축소돼 당사자들의 반발을 사는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정년 연장, 연금, 노인 빈곤, 노인 일자리, 노후생활 지원, 의료 보장 등 사회 시스템의 근간을 건드려야 하는 다양한 이슈들이 얽힌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노인 연령 상향 역시 다각적으로,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할 문제이다. 가령, 지하철 65세 이상 무료승차를 재정 적자 측면에서만 살펴볼 수는 없다. 지하철 무료승차가 노인의 이동성(mobility)을 향상시켜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많은 연구 결과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노인의 일상생활을 보면 교통수단 그 이상을 의미하며, 특히 저소득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OECD 평균보다 훨씬 높고 노인 자살률이 OECD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당장 노인 연령 기준이 높아지면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되는 상황에 처하는 노인이 늘어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인구감소시대, 사람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늙은 사람, 젊은 사람, 모두에 대해 더 많은 투자, 가치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고령화에 대한 적절한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예상보다 빠르게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였고, 노인이나 청년 문제의 본질을 생각해볼 겨를 없이 정책의 효과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심화될 사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노인과 청년의 조건을 다시 정하는 일은 인구와 경제 등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급하더라도 차근차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청년과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들은 사업마다 목적이 다르고 특징이 있으므로 사업별 적절한 연령 기준을 살펴봐야 한다. 각종 경제사회정책을 위한 노인과 청년의 기준을 획일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분야별 검토를 통해 적절하고 정교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2022.09.20
[박영순] 개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 개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 1948년 7월 전문과 본문 총 10장 130조로 구성된 대한민국 제헌헌법이 제정·공포된 이래, 지금까지 9차례의 개헌이 있었다. 제헌헌법이 제정된 이후 70여 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우리는 평균 8년에 한 번꼴로 개헌을 했던 셈이다. 주요 개헌 사례를 잠깐 살펴보면, 먼저 이른바 ‘발췌개헌’으로 알려진 1952년 1차 개헌은 이승만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와중에 임시수도였던 부산에서 이뤄졌다. 1954년 2차 개헌은 ‘사사오입’이라는 말로 더 유명한데, 대통령의 3선 제한 철폐가 주요 골자였으며, 1972년의 7차 개헌은 악명 높은 ‘유신헌법’의 선포였다. 공교롭게도 모두가 헌법 개정의 필요성보다는 권력자의 정권 연장을 위한 도구로 개헌이 이뤄진 사례들이었다. 마지막 개헌은 달랐다. 이전까지 8차례의 개헌 중 5차례가 권력자의 정권 연장을 위한 도구였던 반면, 9번째인 마지막 개헌은 군사독재에 맞선 국민이 민주화 투쟁의 결과로 쟁취한 산물이었다. 1987년 10월 국민투표에서 93.1%라는 압도적 찬성을 얻어 공포된 현행 헌법은 제헌국회 이후 최초로 여·야 합의에 의한 개헌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덧 현행 헌법도 개정된 지 35년이 지났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무려 강산이 세 번 반이나 바뀔 동안 헌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그 폐해와 부작용도 적지 않다. 1987년 6월 이후 우리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군사독재가 종식되고, 문민정부가 출범했다. 90년대 후반에는 헌정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졌으며, 21세기 들어서는 촛불혁명을 통한 평화적 정권교체에 이르기까지 가파르게 민주화가 진행됐다. 경제적으로도 눈부신 성장을 통해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사태와 미국발 금융위기를 겪으며, 실업자와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빈부 격차와 양극화가 심화됐다. 사회적으로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문제가 새롭게 대두됐다. 세계화도 급격히 진행돼 외국인 노동자 유입과 국제결혼 급증으로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변모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4차산업혁명으로 요약되는 급격한 정보화도 진행됐다. 이밖에 3년 차에 접어든 팬데믹은 새로운 사회 변화를 초래했으며, 냉전의 최전선이었던 87년에 비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도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권력구조의 측면에서 5년 단임제의 한계와 부작용을 지적하며,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주장이 그동안 정치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되기는 했다. 4년 중임제 개헌,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내각제 개헌 등 대안도 다양했다. 하지만 권력구조 개편을 차치하더라도, 달라진 시대상과 사회상은 35년 전 만들어진 낡은 헌법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예를 들어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이미 2019년 250만명을 돌파해 전체 인구의 5%를 넘어섰지만, 우리 헌법 어디에도 이들의 인권과 기본권에 대한 조항은 없다. 현행 헌법의 기본권 조항이 ‘인간’이 아닌 ‘국민’의 기본권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등권 조항도 마찬가지다. 헌법 제11조 제1항은 차별 금지 사유로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 세 가지만 명시하고 있는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보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참고로 유럽연합 기본권 헌장 제21조는 “성별, 인종, 피부색, 종족 또는 사회적 신분, 유전적 특징 언어, 종교 또는 세계관, 정치적 또는 여타의 견해, 소수민족에의 소속, 재산, 출생, 장애, 연령 또는 성적취향을 근거로 어떠한 차별도 금지되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다양성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는 차별 금지 사유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예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헌법 제19조, 제20조에 명시된 양심과 종교의 자유도 문제다.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에 제정된 까닭에 사상의 자유가 빠져 있다. 국민의 의무와 관련해서도 현행 헌법은 모든 국민은 근로, 납세, 국방, 교육 등 4대 의무를 지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사회에서 국가가 국민에게 노동을 강요하는 근로의 의무 규정은 논리적 모순이다. 또한 납세와 국방의 의무는 몰라도 근로와 교육이 개별 법률이 아닌 과연 헌법상 국민의 의무로 명시되는 것이 타당한가를 두고 논란이 있다. 또한 ‘노동’이 아닌 ‘근로’라는 용어 역시 ‘부지런히 일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시대착오적인 표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화의 급격한 진전에 따라 SNS 등 새로운 매체와 미디어가 등장했지만, 우리 헌법에는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만이 적시돼 있다. 다양한 방식의 의사 표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표현의 자유’로 확대·변경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과거 권위주의 독재정권하에서 제정된 현행 헌법에는 몇몇 독소조항도 여전히 남아있는데, 기본권을 제한하는 조항과 관련해서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 국민들을 억압하는 대표적 사유로 악용돼온 만큼 삭제가 바람직하다. 또한 제21조 제3항과 제4항의‘통신·방송·신문의 설립은 법률로 정한다’,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근거로 한 언론 기능 제한 예시는 권력 등이 언론 출판의 자유를 자의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얼마 전 김진표 국회의장이 개헌 논의 필요성을 역설하자, 정치권이 다시 한번 개헌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개헌은 이제 더 이상 정치권만의 의제가 아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률이 우리 사회의 질서와 작동원리에 대한 세부 규정이라면, 헌법은 법률의 근간이 되는 기본규정이다. 35년이나 된 낡은 규범을 유지하면서, 미래의제에 대해 논의하고 미래사회로 나아가기를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모순이고 헛된 망상이다. 가파르게 진행된 민주화와 고도의 경제 발전, 높아진 시민 의식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투명성, 공정성, 안전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포용성 등에서 여전히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1987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인구감소, 고령화, 양극화, 지방소멸의 문제가 우리 앞에 직면해 있다. 개인정보 보호 및 정보 소외 계층의 정보 접근권 보장, 아동 학대 및 범죄 예방을 위한 아동 인권 조항,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권리’를 의미하는 안전권 조항의 신설 등도 시대변화에 따라 반드시 헌법에 새롭게 추가돼야 할 내용들이다. 우리 사회에서 개헌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인 이유이다. 박영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을지도위원회 위원 2022.09.22
[홍석준] 규제개혁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규제개혁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규제개혁은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한 미래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규제개혁에 성공한 나라는 미래의 문을 열고 앞으로 나아가지만, 규제개혁에 실패한 나라는 과거에 갇혀 퇴보할 뿐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과거에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었던 먹거리 산업들은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신산업 육성을 통해 혁신적인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의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들이 기업의 발목을 잡고 투자를 저해하고 있다. 낮은 출산율과 인구고령화로 성장동력은 둔화하고 있고 국제적인 경제 여건도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과 규제 남발로 인해 민간의 활력은 저하되고 성장 잠재력은 악화되었다. 혁신과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낡고 불합리한 규제의 혁파와 이를 통한 경제활력 회복 및 경쟁력 개선 없이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 더 늦기 전에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민간이 역동적으로 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규제개혁 과제들이 많지만, 특히 과도한 기업 형벌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다. 행정제재로 충분한 사안에 대해서도 기업 경영자를 구속하고 처벌하는 우리나라의 과잉형벌은 기업가의 혁신 의지를 꺾고 우리나라를 투자하기 싫은 나라로 만들고 있다. 위법행위와 처벌 간의 균형이 이루어진 비례성의 원칙에 기반한 기업 형벌 완화를 통해 기업의 자율적 경영이 보장되는 환경을 만들고 국내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규제개혁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주로 논의되고 있지만, 국민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국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야에서도 필요하다. 규제개혁이라고 하면 경제 분야에 국한된 문제이거나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정책으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규제개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 규제개혁은 인권의 문제이고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된 민생의 문제이며, 국가의 전 분야, 국민 전체의 일상과 관련된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전체 국민의 삶을 업그레이드 하고 불편함을 없앰으로써 국민 편의를 증진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미래 국가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이러한 규제개혁은 단순히 원론적 접근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개별 규제 사안들에 대한 정책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원격의료를 예로 들면 단순히 원격의료를 허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원격의료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려한 세심한 정책 디자인이 규제개혁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성공적인 규제개혁을 위해서는 국민경제 파급효과와 국민생활 불편해소, 실현 가능성 3가지를 기준으로 판단한 뒤 규제개혁 방향이 확정된 사안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면서 개혁 절차를 밟아 나가야 한다. 환경과 여건 변화를 잘 고려해야 하며, 규제개혁으로 인해 이익을 보는 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이 동시에 발생하는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부분은 적절한 보상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국민경제 파급효과와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이슈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하며, 미래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신산업에 대한 역동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제개혁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규제개혁은 역대 정부가 모두 추진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그 원인은 최고 결정권자인 대통령의 추진 의사가 연속적이지 못했고, 제도화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혁에 대한 의지는 그 어느 정부보다 높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제도화에 성공하는 일이다. 특히, 규제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공무원에 대한 면책, 인센티브 등 행정부 내의 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규제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국회의원이 발의하는 법안들의 상당수가 새로운 규제를 만들거나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들이다. 정부의 경우 새로운 규제를 만들거나 규제를 강화할 때 규제영향분석을 통해 사전적인 통제를 하고 있지만 국회법에는 그러한 강행규정이 없다. 의원입법을 통한 규제 강화에 대한 아무런 통제 장치가 없는 것이다. 국회의원 법안 중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적절한 사전 규제영향분석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회 차원의 규제개혁특위 구성을 통해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 법률들을 발굴하고 개선해야 한다. 규제개혁은 미래를 준비하는 길이며, 국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미래 세대의 행복을 위한 열쇠는 규제개혁에 있다. 대한민국이 규제의 모래주머니를 달고 발전하지 못한 채 머물러 있지 않도록 모래주머니를 제거해야 한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밀어주는 역동적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낡은 규제를 혁파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야 한다. 규제개혁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홍석준 現 제21대 국회의원(대구 달서구 갑) 現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現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장 現 국민의힘 중산층 서민경제 위원장 前 대구광역시청 경제국장 2022.09.15
[오영환] 미래복합재난에 대한 진단과 대응 미래복합재난에 대한 진단과 대응 올여름 최악의 폭염과 가뭄이 유럽을 덮쳤다. 프랑스 지롱드 지역의 산불 피해 면적은 수도인 파리의 배가 넘고, 서울의 절반 가까운 넓이다. 또한 유럽에서 16세기 이후 500년 만이라는 최악의 가뭄으로 수위가 줄며, 곳곳에서 다양한 유적이 재발견되는 일도 발생했다. 스페인 중부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는 저수량이 28%로 떨어져 물에 잠겼던 기원전 5000여 년 전의 '과달페랄 고인돌'(Dolmen of Guadalperal)이 드러났다고 한다. 고대 유적의 발견은 의미 있지만, 그 과정을 생각하면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파키스탄은 6월부터 시작된 폭우로 전체 국토의 3분의 1이 피해를 입었고, 의료시설 파괴로 인한 의료시스템 붕괴, 전염병 위협이 현실화되었다. 우리 또한 지난 8월 초의 폭우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헤아리기 어려운 피해를 겪은 데 이어 태풍 ‘힌남노’가 포항 등 남부 도시에 물폭탄을 쏟아부었다. 지구 한 쪽에서는 극단적 가뭄이 나타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폭우로 고통을 겪는 이상 기후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상황과 함께 재난은 갈수록 복합적이고, 그렇게 될수록 그 피해 또한 훨씬 커진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의 전통적인 구분은 현실에서는 개념적 의미만 있을 뿐, 실제로는 동시다발적 또는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가 한창 확산되던 시기에 여름 수해복구 지원은 많은 제약을 받았으며, 지진이나 태풍 등의 자연재난은 원전의 안전을 위협한다.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시작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통해 우리는 어떤 제2차, 제3차의 연속적인 피해가 있는지 알고 있지 않는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때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는 복합재난은 피해에 대한 복구보다 예측과 예방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경우 지난 폭우 상황을 보더라도 재난 예방 및 대비체계가 현재 효과적으로 구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미래복합재난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재난관리시스템을 보다 유연하게 재구축하고,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등 최신기술을 접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외국의 경우 하천에 제방 등의 시설을 설치하던 전통적 방식을 탈피하고, 하천 주변 지역을 고려하여 홍수 예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천 주변 지역 개발 수준이 높은 구간은 미리 설정한 위험 허용기준을 충족하도록 설계 빈도를 결정하고, 산지‧녹지 등의 구간은 설계 빈도를 하향 조정하여 불필요한 하천공사를 면제한다. 즉 예산‧경관‧환경 등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물이 흐르는 길(하도, 河道)이 아닌 물이 흐르는 주변(유역, 流域) 전체를 공간 범위로 확대하여 친환경적인 접근법도 검토되고 있다. 또한 향후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원전과 초고층 건축물에서의 재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재난발생 징조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재난전조정보시스템(가칭)을 구축해 재난이 발생하기 전 그 원인을 미리 제거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 지리정보시스템(GIS) 등을 활용한 비정형 관측 데이터의 수집 및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에 발생할 복합재난을 우리가 모두 예상할 수 없지만, 정부의 대비 정도에 따라 그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1년 전 발생한 출장세탁차량 폭발사고는 지하주차장 차량 666대에 피해를 입혔다. 고밀도 도시화로 대규모 지하공간이 조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추후 어떤 더 큰 재난이 발생할지 모른다. 노후화된 도심지 인근의 대형산업단지도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정부는 이런 취약 대상들을 미리 점검해 재난 대비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재난이 발생한 뒤에는 이미 늦은 것이다. 무엇보다 범부처적 예방, 통합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현재의 재난 총괄 부처인 행정안전부를 넘어서는 정부조직상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의 다른 업무와 달리 재난안전관리에는 그에 특화된 유기적 대처가 필요하고, 따라서 별도의 독립적인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현재의 재난관리본부를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확대 개편하는 것이든, 또 다른 대안이든 정부는 미래복합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조직을 하루빨리 마련하기를 바란다. 오영환 - 제21대 대한민국 국회의원(경기 의정부시갑)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운영위원회 위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전)중앙119구조본부 근무 - (전)119특수구조단 산악구조대원 20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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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불안한 세계와 개인의 고립 [뉴노멀-미래] 불안한 세계와 개인의 고립 글. 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변화의 징조를 읽는 방법으로 미래학은 ‘이머징 이슈’(emerging issue)를 분석한다. 이머징 이슈는 머지않은 미래에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를 쟁점이나 사건을 뜻한다. 필자가 참여한 국회미래연구원의 글로벌 이머징 이슈들을 통해 미래사회 변화를 전망해보자. 국제분야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 격화, 환경재난의 국가간 갈등이 예상된다. 미국은 경제와 안보를 엮어 반도체, 희토류, 의약품, 배터리 산업에서 동맹국들과 연합해 중국을 노골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환경문제는 한 사회의 노동, 복지, 주거, 식량과 밀접하게 연결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국가적 환경재난이 발생하면 외교문제로 비화한다. 정치분야에서는 탈탄소의 민주주의 시험과 에코파시즘이 눈에 띈다.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탈탄소화는 산업·교통은 물론 농업과 교육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과정에서 누가 이익을 보고 피해를 보게 될지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한 사회의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지 않으면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기후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이런 위기감이 고조되면 자연생태계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인간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는 에코파시즘의 등장이 예상된다. 경제분야에서는 탈성장론의 부각이 주목된다. 국내 출판계에서도 경제성장주의에서 벗어나자는 탈성장론이나 ‘적을수록 풍요롭다’는 주장의 책들이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올해 펴낸 정책보고서에서 처음으로 탈성장(degrowth)을 15회나 언급했다. 각국의 국내총생산(GDP)을 줄여서라도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해야 한다는 절박한 주장까지 담았다. 사회분야에서는 모자이크 가족의 확산, 탈사회화, 사회적 돌봄 증가에 관심이 쏠린다. 혈연과 혼인 관계가 아닌 남과 함께 살려는 모자이크 가족은 국내에서 비친족가구의 100만명 돌파로 가시화됐다. 혼자 살려는 개인도 증가한다. 이들은 플랫폼노동 증가, 원격근무 확산, 무엇이든 배달해주는 문화의 정착으로 사람을 만날 필요를 느끼지 못해 스스로 탈사회화한다. 반면, 비자발적으로 고립되는 고령층 1인가구, 고령 장애인 증가는 사회적 돌봄의 수요를 늘린다. 거주환경에서는 우주 생활권 진입, 지역 공용텃밭의 부각이 주목된다. 로켓기술의 비약적 발전, 우주 진출의 장애물 감소로 선진국들은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구축이나 달 상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난민과 다문화이주민이 증가하면서 이들이 현지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 수 있도록 공용텃밭을 가꾸는 실험이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더 빈번하게 차별과 불평등을 경험한 이민자들을 집밖으로 불러내 건강도 챙기고 사회적 연대감도 고취한다. 기술분야는 새로운 이슈들이 많은데, 기술과 사회를 엮은 ‘알고리즘 국가’가 눈에 띈다. 알고리즘 국가는 수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국가다. 데이터를 만드는 데 기여한 수많은 개인이 국가적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디지털 시민권이 부각된다. 단편적 정보들이지만 종합해보면 더 불안한 세계와 고립된 개인의 증가로 요약된다. 우주를 인간의 거주지로 고려할 만큼 기술이 발달해도 기후위기와 경제성장주의의 대립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공적 의사결정의 실패를 반복할 것이다. 이에 일부 시민은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고 급진주의자로 변모하고, 약자의 죽음을 방관하는 정치를 중단하라고 과격한 시위를 벌일 것이다. 탈사회화와 1인가족 증가에서 개인들은 기존의 가족이 아닌 새로운 가족에게서 위안을 얻거나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다. 아주 일부는 작은 공동체 중심의 생존전략을 모색하면서 희망을 심으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 출처: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59091.html 2022.09.19
'전례 없는' 키워드를 통해 도출한 9대 이머징 이슈 국회미래연구원, '전례 없는' 키워드를 통해 도출한 9대 이머징 이슈 - 불안한 세계와 고립된 개인의 증가, 민주주의의 위기 등 -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현곤)은 미래전략에 대한 심층분석 결과를 적시 제공하는 브리프형 보고서인 「Futures Brief」제8호(표제: 전례 없는 키워드를 통해 도출한 9대 이머징 이슈)를 10월 4일 발간했다. 컴퓨터 알고리즘과 전문가 분석을 통해 정기적으로 이머징 이슈(미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이슈)를 제기하고 있는 국회미래연구원은 「Futures Brief」제8호에서 ‘전례 없는’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1만 건의 영어 문헌을 수집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이주민 노동자들의 차별 심화, 세계로 번지고 있는 식량난, 해양 폭염과 어획량 감소, 도시와 자연의 새로운 결합 등 9대 이머징 이슈를 발굴했다. 특히, 이번 이머징 이슈에서는 분야를 특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이슈들이 많아 정부가 다부처 논의기구를 마련해 이머징 이슈에 대응해야 한다는 권고를 담았다. 박성원 연구위원은 9대 이머징 이슈의 시사점을 “시민들의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이슈들에 각국의 공공의사결정은 적시에 필요한 합의를 보지 못해 세상은 더욱 불안해지고, 개인은 점차 고립되어가는 미래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문의 관련 연락처】 - 보도내용 문의 : 박성원 연구위원(02-2224-9805) 전예솔 행정원(02-2224-9821) 2022.09.30
'제6회 국회미래포럼: 청년의 미래, 미래의 청년' 성황리에 마무리 국회미래연구원, '제6회 국회미래포럼: 청년의 미래, 미래의 청년' 성황리에 마무리 - 미래를 향한 청년정책 대안 모색 -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현곤)은 9월 29일 국회의원연구단체(국회2040청년다방ㆍ국민통합포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주최한 제6회 국회미래포럼 ‘청년의 미래, 미래의 청년’ 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제1부에서는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이 개회사를 하였다.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 유정주 국회2040청년다방 공동대표의원, 정운천 국민통합포럼 대표의원,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 및 이광재 국회사무총장이 축사를 하였다. 제2부에서는 이주형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가 <청년정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국회미래연구원 청년미래위원회 위원들이 <청년세대의 목소리-청년 주거ㆍ일자리ㆍ정치참여>를 주제로 발제하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이 좌장으로 참석하였으며,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 가원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 김민 기후변화 청년모임 Bigwave 대표, 송경원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장, 이상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천영민 한국고용정보원 청년정책허브센터장이 토론자로 참석하여 청년세대가 당면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청년이 꿈을 접으면 나라의 앞날을 기약할 수 없으며, 청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정에 청년의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으며, 유정주 의원은 “이번 포럼이 청년들의 삶을 깊이있게 진단하고,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논의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운천 의원은 “청년 한사람, 한사람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면, 여러 사람의 행동이 달라지고 시대적 대세까지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 강조하였다. 오영환 의원은 “이번 포럼에서 논의되는 다양한 청년 문제들을 귀담아듣고,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경태 의원은 “청년은 정치를 참여해야하는 주변인이 아니라 정치 주체”임을 강조하면서 “지속가능한 대한민국가과 미래사회를 위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 하였다. 이번 포럼은 다양한 청년이슈 중 청년문제의 본질적 측면에 보다 집중하여, ‘청년의 삶’과 직접 연관되어 있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였다. 김현곤 원장은 “청년세대야말로 미래사회의 주역”이라 강조하면서 “제6회 국회미래포럼을 계기로 청년들의 더 나은 미래와 청년정책의 보다 나은 대안들을 모색하겠다”고 하였다. 한편, 국회미래포럼은 주요 미래이슈를 주제로 국회의원, 정당, 국회 소속기관, 각계 전문가 등 국회 구성원이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으로, 국회미래연구원 유튜브 채널, 국회방송에서 다시 시청할 수 있다. 【문의 관련 연락처】 - 보도내용 문의 : 김병수 연구기획팀장(02-2224-9819) 전예솔 행정원(02-2224-9821) 2022.09.30

[입찰] 국회미래연구원 위탁용역(미래정책의 국민선호 숙의토론조사) 공고

□ 입찰에 부치는 사항 ◦ 용 역 명 : 미래정책의 국민선호 숙의토론조사 ◦ 제안서 작성 및 평가 : 제안요청서 참조 ◦ 입찰방법 : 일반경쟁 ◦ 입찰방식 : 전자입찰 ◦ 낙찰자 결정방법: 협상에 의한 계약 ◦ 계약이행 기한 : 계약체결일 ~ 2022.11.30. ◦ 사업예산 : 54,500,000원(부가세 포함) ◦ 전자입찰서 접수개시일 : 2022.07.22. 15:00 ◦ 전자입찰서 마감일시 : 2022.08.01. 10:00 ◦ 개찰일시: 제안서 기술평가 후 개찰 ※ 제안서 작성 및 제안서 평가는 입찰설명서에 첨부된 제안요청서 참고하시기 바라며, 입찰에 참가하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동 제안요청서를 확인하시고 제안서를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 입찰서 제출 및 개찰 ◦ 가격입찰서 제출 : 전자입찰(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 가격입찰서를 제출한 입찰자만 제안서 제출을 할 수 있음. ◦ 제안서 제출 : e-발주시스템을 통해 제출 ** 링크: http://rfp.g2b.go.kr ◦ 제안서 기술평가 : 기술평가 일정은 제안서 접수 후 입찰참가자에게 별도 통지 □ 입찰 참가자격 및 조건 ◦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2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14조 규정에 의한 입찰참가 자격을 갖춘 자 ※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입찰참가자격등록규정에 의하여 반드시 입찰마감일 전일까지 나라장터에 입찰참가 등록한 업체 ※ 공동계약을 불허하며, 사업의 전문적 운영관리 및 효율적 추진을 위해 단일 업체를 선정 ◦ 아래 각 호에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위 입찰참가자격을 모두 갖춘 경우에도 동 입찰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 및 동법 시행령 제76조에 따라 부정당업자로 입찰참가자격 제한 중에 있는 자 -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의 5 및 동법 시행령 제12조제3항에 따라 ‘조세포달 등을 한 자’로서 유죄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자 ※ 동 규정에 따른 유자격자 판단 기준일은 입찰공고일을 기준합니다. (입찰 공고일을 기준으로 유죄확정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자만이 입찰참가자격이 있음) ◦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입찰참가자격 등록 규정」에 의하여 반드시 나라장터(G2B)에 입찰서 제출마감일 전일까지 학술, 연구용역(업종코드 : 1169)으로 입찰참가가격을 등록한 자 □ 제출서류 순 번 구 비 서 류 양 식 1 사업제안서 및 제안요약서 붙임1 2 확약서 1부 붙임2 3 청렴계약이행각서 1부 붙임3 4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사업참여인력 전원) 붙임4 5 법인인감증명서 및 사용인감계 각 1부 붙임5 6 신용평가등급확인서 1부 7 실적증명서(용역제안서에 기재된 실적관련 증빙자료) 각 1부 8 사업자등록증 1부 9 법인등기부등본 1부 10 국세, 지방세 완납증명서 각 1부 11 경쟁입찰참가자격등록증 1부(나라장터 출력) ※ 입찰참가 등록 마감시간까지 제출, 위의 구비서류 미비 시 접수 불가 □ 입찰보증금의 납부 및 동 보증금의 국고귀속 ◦ 본 입찰은 전자입찰로써 입찰보증금 납부는 조달청 전자입찰서의 납부이행 각서로 갈음 ◦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시행령 제37조 및 제38조의 규정에 의하여 낙찰자로 선정된 후 정당한 이유없이 소정의 기일내에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여 입찰보증금 국고 귀속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는 관련 규정에 의거 입찰금액의 5/100에 해당하는 입찰보증금을 지체없이 현금으로 납부 □ 낙찰자 결정 ◦ 낙찰자 결정은 계약예규의「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기획재정부계약예규 제471호, 2019.12.18.)에 의하고, 제안서 평가 결과 기술능력 평가 점수가 배점한도의 85% 이상인 자가 협상적격자이며, 우선 협상순서는 협상적격자의 기술능력 평가점수와 입찰가격 평가점수를 합산하여 합산점수의 고득점순에 따라 실시하되 협상이 성립되면 낙찰자로 결정 ◦ 제안서 평가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으며, 협상대상자와의 협상을 통해 과업내용, 가격 등을 조정하며 협상대상자, 협상일시, 장소 등은 별도통지 ◦ 기술능력평가 점수와 입찰가격평가 점수를 합산한 점수가 동일한 제안자가 2인 이상일 경우에는 기술능력 평가점수가 높은 제안자를 우선순위자로 하고, 기술능력 평가점수도 동일한 경우에는 기술능력의 세부평가항목 중 배점이 큰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자를 우선순위자로 선정 ◦ 제안서 발표 유의사항 - 제안서 발표시 참석자는 입찰참가 업체의 임·직원 이어야 하며, 그 중 발표자(PM)는 공고일 전부터 재직 중인 자이어야 함 - 제안서 발표는 입찰참가업체로부터 지정된 사업책임자(PM-제안서에 반드시 명기)가 하여야 하며 지정된 사업책임자(PM)가 발표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서면으로 평가함. - 참석자 전원은 재직증명서, 4대 보험(고용, 국민건강, 국민연금, 산업재해보험)중 어느하나의 기업증빙자료,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 여권 중 택1)을 반드시 지참 하여야 함 □ 입찰의 무효 ◦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9조 제4항, 동 법 시행규칙 제44조 및 제12조에 해당하는 입찰은 무효 □ 낙찰자 준수사항 ◦ 낙찰자로 통보받은 자는 「국가계약법 시행령」제50조제1항에 따라 계약금액의 100분의 10이상의 계약보증금을 현금 또는 보증서 등으로 납부 ◦ 낙찰자로 통보받은 자는 인지세법시행령 제2조의3에 따라 인지세를 납부 ※ 자세한 사항은 첨부된 입찰공고서 및 제안요청서를 참고하여 주십시오.

2022.07.22

기관동정

연구보고서

(21-01) 이머징 이슈 연구
연구 책임자 : 박성원

미래연구의 쓸모는 사회변화의 중요한 징후를 앞서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이머징 이슈는 비록 데이터가 부족하고 공공의제로 다루지 않아 사회적으로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미래 우리사회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칠 변화의 징조들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정책과 학문영역에서 이머징 이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018년 창립 때부터 여러 방법으로 이머징 이슈 연구를 추진했다. 2020년부터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1년 이머징 이슈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논의와 평가를 바탕으로 2022년 주목할 이머징 이슈를 제시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미중 경쟁의 새로운 양상, 기후변화 대응으로 새로운 공간의 등장, 에너지 전환의 급진전, 탈사회화, 모자이크 가족의 등장 등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칠 이슈뿐 아니라, 로봇의 자율성 확대에 따른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 토지의 공공성 확대, 우주생활권 진입, 에코 파시즘 등 일어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회에 미칠 파급력은 있는 이슈도 제기되었다. 이처럼 우리사회가 아직 문제나 기회로 확신하지 못하는 이슈들을 제기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미래대응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이머징 이슈 연구는 중요하다. 이 보고서는 국내외 최고의 데이터 분석 및 미래연구 전문가들과 함께 기획하고 논의한 결과물이다. 본 연구의 결과물을 통해 우리나라가 다양한 사회 변화에 대한 전조나 징후를 인식하고 미래 준비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21-12-31
(21-02) 교육 불평등과 계층이동성
연구 책임자 : 성문주

지난 수년간 한국의 사회적 담론은 불평등과 공정성에 집중되어 온 경향이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점점 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굳건해지고 재생산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사회 시스템을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계층 배경의 도움이 아닌 본인이 타고난 능력에만 기반해야 한다는 공정성에 대한 담론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현재 한국 사회가 더 불공정한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최상위 명문대 진학의 공정성에 대한 논의가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 획득 및 자원 분배 과정에서 핵심 자본으로 작용하는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 기회 배분을 중심으로 한국의 교육 불평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분석하였다. 즉,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지난 20세기 출생자들 사이에서 가족 배경에 따른 기회의 불평등 그리고 젠더에 따른 교육 불평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대학 진학 및 대학원 진학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다. 대학 진학에서 나타나는 기회 불평등 정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9개의 대표성 있는 조사 자료를 통합하여 한국 교육 기회 불평등 데이터베이스(KIEOD)를 구축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지난 5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가족 배경(부모의 고학력 여부로 측정)의 차이에 따른 대학 진학(전문대 및 4년제 대학 진학 여부)의 격차는 최근 출생자로 올수록 양적 측면에서는 감소했고, 상위권 명문대 진학이라는 질적 측면에서도 격차가 증가했다는 근거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양상이 발견되었다. 또한 남녀 간 대학 진학에서의 격차가 감소했고, 최근 출생자들 사이에서는 계층과 관계없이 여성의 우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상위권 대학 진학의 경우 최근 출생 코호트에서는 성별 격차가 사라지고 계층간 차이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공계열 전공 선택에서 성별 분리 양상은 공고하게 유지되고 최근 들어 강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특히 상위 계층 남성들이 최근으로 올수록 이공계열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다른 성별-계층 집단에 비해 두드러지게 강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대학원 진학에 대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및 성별의 영향력 분석을 위해 2010년~2018년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1년 이내 대학원 진학 확률은 구체적인 대학과 세부 전공 통제 후에도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은 남성보다 낮게 나타났으며,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부모 소득, 모친의 대학원 학력)이 성별에 따라 대학원 진학에 끼치는 영향도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성별 대학원 진학 기대 확률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관련된 정책제언들을 제시하였다.

2021-12-31
(21-03)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과 사회적 이동성 연구
연구 책임자 : 성문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로 인한 디지털화 비용 감소 및 사양산업과 신산업의 등장은 노동시장 내 직무 대체 속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등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노동시장에서는 고학력·고숙련 근로자보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저숙련·저학력 근로자나 임시직·비정규직 직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이 겪을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저학력·저숙련의 특성을 갖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위한 평생학습의 역할이 강조된다.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경험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의 개선 방향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경력 초기 저숙련 근로자 집단, 노동시장 입직 이후 형식교육에 참여한 근로자 집단, 경력전환 근로자 집단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평생학습 참여 동기, 기회 및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평생학습 참여가 인적자본, 심리자본, 사회자본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이러한 평생학습 참여 경험이 취약계층의 사회적 이동성 향상과 어떠한 방식으로 연계되는지 질적연구를 통해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사회적 이동성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정책이 포함해야 하는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먼저, 취약계층의 평생학습 참여 저해요인과 촉진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취약계층 근로자가 학습에 대한 어려움에 대처하고 즐거움을 경험하여 지속적으로 평생학습에 참여하도록 평생학습 참여 동기 향상을 위한 학습상담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평생학습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대학의 평생직업교육훈련 기능 강화와 일터 현장에서 무형식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의 장기적 안정성과 취약계층의 사회적 계층이동을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력개발과 평생학습의 연계, 평생학습 결과의 사회적 인정 체계 확립 및 정착, 사회적 계층이동이 가능한 직종으로의 경력전환 지원이 필요함을 제언하였다.

2021-12-31
(21-04)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산업지원 입법과제 연구
연구 책임자 : 정훈

기후위기 가속화로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기후변화대응 정책을 강화하고 관련 법제를 재편하고 있으며,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책 강화 및 법제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며, 특히 산업 부문의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본 연구는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국내 기후변화 대응 법제와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국내외 기후위기 대응 법제와 정책 동향을 비교·분석 함으로써 선진국 수준으로의 법제 개선 방향성과 산업 부문의 입법적·정책적 지원 방안을 제안하였다. 문헌 조사와 주제어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국내외 주요 기후위기 정책 및 법령을 비교·분석하였으며, 전문가 델파이 설문을 통해 국내 기후변화 대응 법제 및 산업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방향성을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기존 기후변화 법제 및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형식적 의견 수렴’과 ‘성급하고 폐쇄적인 입법 과정’이 지적되었으며, 선진국 수준로의 규제를 강화하고 국내 산업계의 탄소중립 전환 촉진과 수출 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제를 개선해야 함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하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입법 방향성과 산업지원을 위한 입법과제를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향후 수십년간 우리 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의 근간이 될 탄소중립 기본법의 개선 방향성과 실질적인 탄소중립 정책에 반영되어야 할 제도 개선 방안들을 제안하는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결과가 기후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나라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입법적·정책적 기반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1-12-31
(21-05) 탄소국경조정 대응 산업지원 정책과제와 정책효과 예측 연구
연구 책임자 : 정훈

최근 유럽연합(EU)에서 발표한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의 도입은 국제 무역질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수출의존도가 높고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을 주력산업으로 하는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 도입에 따른 국내 산업계의 추가 부담 비용 규모를 산출함으로써 탄소국경조정 도입이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산업지원 정책과제를 도출하였으며 그중 주요 정책과제의 파급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환경산업연관분석(EEIO) 모형을 이용하여 탄소국경조정 도입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30년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이 전면도입될 경우 국내 산업계는 수조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이는 GDP를 비롯한 사회적 효용, 투자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효율 향상과 같은 저탄소 정책 이행으로 산업 부담액이 감소하는 것을 통해 에너지전환 정책 강화 및 이행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이후 탄소국경조정 도입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문가 델파이 설문을 시행하여 10개의 산업지원 정책과제를 도출하였으며, AHP를 통해 시급성과 효과성을 기준으로 산업지원 정책과제의 우선순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①R&D 지원, ②세제 혜택, ③금융지원, ④산업별 맞춤형 지원, ⑤제도 혁신, ⑥보급・상용화 지원, ⑦인프라 구축, ⑧정책 거버넌스, ⑨거래제 합리화, ⑩교육과 홍보 순으로 도출되었다. 이 중 1순위로 도출된 R&D 지원 정책에 대해 연산일반균형(CGE) 모형을 이용하여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주요 거시경제 지표 회복, 경제체제 전반의 저탄소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산업지원 정책이 경제·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정량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탄소국경조정 뿐 아니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체계적인 산업지원 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확증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 연구 결과가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기후위기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회를 마련하고 미래지향적 방향을 찾아가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2021-12-31
(21-06)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혁신성장을 위한 전략과제 연구
연구 책임자 : 여영준

우리 경제는 코로나19를 경험하며 글로벌 공급망, 산업경쟁력, 지역사회, 그리고 경제사회 전반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도래함을 경험하였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히 회복을 논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노멀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미래 경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성장과 발전 중심의 혁신정책을 넘어, 얼마나 빠르게 충격과 위기 등 불안정 요소를 극복해낼 수 있는지와 관련한 리질리언스 역량 확보가 중요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정량적 분석연구와 정성적 연구를 상호결합함으로써, 코로나 시대 중장기 환경변화 양상을 특징짓는 메가트렌드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시나리오별 정책대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에 따라, 코로나 발발 이후 시기별 환경변화를 특징짓는 주요 동인들을 파악하고, 동인 간 상호작용에 따른 글로벌 환경변화 양상을 파악함으로써, 다양한 미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그리고, 도출한 주요 시나리오별 정책과제를 제안함으로써, 회복탄력적 혁신체제로의 이행을 뒷받침하는 정책대안 탐색을 이뤄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미래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국가 혁신정책 설계 및 이행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개될 다양한 혁신시스템 내 기회와 위기를 예측하는 데 있어, 시나리오 기반 분석연구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력 강화를 위한 주요 정책대안 논의가 파편화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본 연구는, 미래지향적, 체계적, 통합적 접근에 바탕을 둔 전략적 미래예측 기반 전략도출 연구라는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 전략적 미래예측으로부터 제안된 정책과제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취약성을 완화하고, 새로운 기회의 가능성을 강화해 우리나라 혁신체제의 시스템 리질리언스 역량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1-12-31
(21-07) 국가별 인구구조 및 사회지출 비교·분석
연구 책임자 : 이채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특성과 사회지출 구조, 자원배분 효율성 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경제수준(GDP)에 비해 세수가 낮고 고령인구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수준이 비슷한 국가 중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가장 높지만,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아 1.0대에 근접했다. OECD 회원국의 특성과 사회지출 규모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한국은 총세입과 사회지출 간의 긍정적 상관관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저부담 저복지 국가에 속하고, 노인인구 비율은 중·저집단에 속하며, 사회지출 규모는 유사한 수준의 노인인구 비율을 가진 국가군에 비해 낮다. 한편, 한국은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높고 사회지출이 낮은 국가로, 이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아직 은퇴하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현저한 저출산율에도 불구하고 사회지출 규모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지출의 효율성을 분석하기 위해 확률변경모형(SFA)을 적용한 결과, 국가별로 소득불평등이나 주관적 삶의 만족도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은 중위수준을 보였다. 15년 동안, 한국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여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정권이나 정책환경 변화에 따라 연도별, 기본계획별로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다. 소요예산의 경우 정도 차이가 있었지만 모든 정책분야 예산이 매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증가율도 높아졌다. 정부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정책의 만족도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맞벌이 가구와 베이비부머로 정책대상을 확대하고, 범사회적 정책 협력을 도모하고자 했다. 제3차 계획은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기존 두 계획과 차별화된다. 3차 계획은 과제를 줄이고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다. 정책목표와 관련이 없는 과제는 예산을 점검하고 역량을 실효성 있는 업무에 집중하기 위한 기본계획에서 제외되고 기존 과제를 분류해 중요도에 따라 자율성을 부여했다.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보다 효율적으로 개편되기 위해서는 개별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이들 주요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효율성 제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2021-12-31
(21-08) 저출생·고령사회 정책 평가
연구 책임자 : 이채정

본 보고서는 생애주기별 사회적 위험의 분포를 살펴보고,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포함된 정책에 대한 성과평가 결과를 메타평가하였으며, 아동·노인 대상 지역별 사회서비스의 분포와 격차 등을 분석하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한 저출생·고령사회 대응 정책을 평가하여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먼저 소득 빈곤뿐 아니라 직접적인 빈곤 경험을 의미하는 물질적 빈곤이 신체적·정신적 건강부터 자살까지 다양한 분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정신건강이나 자살위험 등 정책적 개입이 필요한 사안은 정부 정책에 포함되지 않았고, 각종 사회서비스 제공을 통한 문제 완화에 필수적인 전달체계 구축 및 관리와 관련한 정책 추진과제도 없었다. 장기적으로는 소득보장정책 등 현금성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교육·의료·주거 등 다양한 사회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체계적인 정책조합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의 예산집행률이 낮기 때문에 유형별로 이들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분석해 정책 기획 및 집행 단계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정부의 실제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고령자 대상 정책의 예산 비중이 높아 은퇴 후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을 중심으로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추진됐을 가능성을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의 달성도가 미흡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향후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 중장년층의 은퇴와 고령인구 편입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고려해 다양한 중장년층 대상 사회정책을 통해 초고령사회 연착륙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넷째, 소득보장정책의 경우 예산집행률은 다른 정책에 비해 낮았지만 목표달성률은 높았다. 소득보장정책은 아동수당, 기초연금 등 현금이전 정책이 많아 다른 정책보다 목표 달성이 수월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다만, 미래사회 인구변화에 대응해 사회구조 전반의 변화와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목표집행률이 낮은 보건·의료·일자리·정착사업의 목표달성률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대규모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소득보장정책이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인구구조 변화로 촉발된 다양한 정책변화의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지역별 주요 사회서비스의 분포와 격차를 세밀하게 분석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효율적인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및 운영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아동·노인을 대상으로 한 주요 사회서비스의 분포와 격차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서비스의 종류와 지역에 따른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개편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인구분포를 고려하여, 특정 서비스 제공자의 과밀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대책과 함께, 서비스 유형별 전달체계의 양적·질적 확대 및 조정을 구체화하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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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프형 심층분석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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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서 2022.4.7 ~ 20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