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미래연구원

국가 미래전략을 설계하는 국회의 싱크탱크

미래연구

「국가미래전략 Insight」 “기술은 전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본 기술혁신과 미래전쟁 <115호> 우크라이나 전쟁은 "기술 전쟁(technology war)"으로 불리고 있다. ‘최초의 AI 전쟁’ ‘최초의 틱톡 전쟁’ ‘최초의 상업용 우주 전쟁’ ‘최초의 본격적인 드론 전쟁’ 등 신흥기술의 군사적 적용과 연계된 수많은 수식어가 붙은 전쟁이다. 인공지능, 드론, 우주위성, 소셜미디어 등 신흥기술과 신흥공간들이 주요한 수단으로 부상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래의 전쟁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세계의 화두로 불러오고 있다. 이에 본 브리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신흥기술혁신이 초래하는 전쟁양상의 변화를 분석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안보와 혁신에 주는 함의를 제시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5가지 장면을 주제로 ①네트워크 전쟁, ②내러티브전쟁,인지전쟁,정보전쟁과 소셜네트워크, ③드론전쟁과 무인기술, ④인공지능 전쟁과 알고리즘 전쟁, ⑤혁신전쟁과 국방산업토대 등 전쟁과 기술의 연계를 고찰한다. 결론에서 파괴적 기술혁신이 초래할 전쟁 양상의 변화에 주목하고 중장기적, 거시적 관점에서 미래안보에 대한 신(新)사고와 혁신 생태계, 혁신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2024.12.06
(국회미래의제 24-03) 사이버안보 개념의 확장과 주요국의 사이버안보 전략 변화 본 연구는 주요국 사이버 안보 전략의 변화와 방향을 살펴보고 한국 사이버안보전략에의 시사점과 국회의 역할을 논한다. 우선 키워드 분석,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주요국의 사이버안보 개념의 확장과 사이버안보전략 중점 변화를 고찰하였다. 분석 결과 초기 정보 보안과 네트워크 방어에 초점을 맞추었던 사이버안보전략이 공급망과 기술산업 역량강화, 사이버안보 생태계 구축, 전사회적 접근, 글로벌 협력 등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진화하는 기술과 변화하는 위협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강제와 민관협력 생태계 구축 등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의 사이버안보 전략은 사이버 방어와 공세적 사이버 등 전략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나, 법률 집행(law enforcement)과 민관협력의 생태계 구축 등 제도화된 실행력 강화가 보완되어야 한다. 진화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민간기업, 학계, 시민사회, 개인을 포괄하는 전사회적 접근이 중요해지는 현실 속에서 한국 사이버 안보의 실행력 강화를 위해 국회의 정치적 관심과 적극적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024.09.20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20. 1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20. 1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국회미래연구원에서는 미래를 위한 정책 발굴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석학들을 모시고, 격주 브라운백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년 1월 개최된 브라운백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 일 시 : 2020. 1월 격주 금요일 11:40-13:15 (1월10일, 1월31일)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 ○ 연 사 및 프로그램 : 하단 소개 <1.10 AI강국 구현을 위한 전략과 향후 과제>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문명사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이하, AI)은 모든 영역에 걸친 패러다임에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들은 이에 대한 대응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국가전략의 마련과 범정부적 실행이 필요하다. 정부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AI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경제 효과 창출과 삶의 질 영역 확대 목표를 제시한다. 향후 과제로 정책, 산업, 인프라, 기타 분야 등을 나누어 모색하고자 한다. *박원재는 현재 한국정보화진흥원 정책연구팀장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정부혁신평가 평가단 및 자문단 위원, 혁신성장본부 자문위원(기획재정부), 혁신자문단 위원(산업통상자원부), 제조AI데이터전략위원회 위원(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시티 얼라이언스 운영위원(국토교통부) 등을 역임하였다. 관련 분야로는 정부혁신, 정보화정책, 전자정부 등이 있다. <1.31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과 우리의 대응방안> 북한은 6차례의 핵실험과 화성-14·15형 등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으로 핵탄두로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이른바 ‘신종무기 4종 세트’로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피해 남한내 한·미 주요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이를 ‘핵무장선택권’ 전략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 유용원은 현재 조선일보 기자 및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육해공군 정책자문위원, 한국방위산업학회 대외협력위원, 항공소년단 이사등을 역임하였다. 국방부 출입한 현직 최장수 국방분야 담당 기자이며 조선일보 창간 이래 최다 사내 특종상을 기록하였다. 다음 '2020-3회 국회미래연구원 금요 브라운백 세미나'는 2월7일(금)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2022.06.24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19. 12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미래역량강화 세미나] ‘19. 12월 브라운백 세미나 Series 국회미래연구원에서는 미래를 위한 정책 발굴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석학들을 모시고 매주 브라운백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19년 12월 개최된 브라운백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 일 시 : 2019. 12월 매주 금요일 11:40-13:15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 ○ 연 사 및 프로그램 : 하단 소개 <12.6 통근시간과 삶의 질 : 미래 교통정책에 대한 방향> 본 강연은 사회적 측면에서 통근만족도와 연관요인을 체계적으로 탐구해 직장인의 통근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대안 발굴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함. 특히, 국내여건이 충분히 반영된 통근시간의 만족도를 탐색해보고 이를 도시개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공유하고자 한다. *장재민은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에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에 있다. 서울연구원, 국토연구원, 회계법인 등에서 교통관<13련 연구 및 민자사업 연구경력이 있으며, 학술활동(논문게재 및 발표), 공모전(아이디어 상) 등 다수 수상경력이 있다. 관심분야는 교통과 융복합(부동산, 삶의 질 등)이 가능한 지표개발 및 민관 융복합 연구 등이다. <12.13 과학적 증거기반의 입법정책수립 - 이해충돌방지법안을 중심으로> 본 강연은 이해충돌방지법을 둘러싼 입법적 논의와 과학적 증거기반의 입법정책수립을 위한 데이터 기반의 입법 분석의 시도로서, 소셜빅데이터, 행동과학을 적용하여 이해충돌방지법안에 대해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유봉은 한국법제연구원 입법평가실 연구위원으로 재직중에 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에서“공법과 사법간의 갈등에 대한 분석연구: 환경사례를 중심으로” 라는 주제로 법학박사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법제연구원에서 환경법, 에너지법, 공직윤리등 다양한 공법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연구는 데이터 기반의 입법평가론연구(2019), 환경규제상의 인센티브에 관한 연구(2016), 공직윤리제도 개선을 위한 법제분석(2006)등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2.20 미래의 정책결정방식 -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 본 강연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이은 데이터 기반 행정, 데이터 기반 경제의 미래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미래의 정책 결정과정은 증거기반 정책결정(evidence-based policy making)의 맥락을 이은 데이터 기반 행정의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치와 데이터의 전략적 접근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과 정책 수립에 관해 모색하고자 한다. *황성수는 현재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정보통신기술발전에 따른 정부의 역할 및 공공성 증진에 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공공정보와 민간정보, 지역공간정보 융합 및 활용가능성, 공공데이터 개방에 따른 정부 부처 대응 방향성 모색, 스마트 정부시대의 참여적 거버넌스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Syracuse University에서 행정학 석사, University of Pittsburgh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Grand Valley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2022.06.24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정재민(법무부 법무심의관, 전 판사)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다 보니 공간의 미래, 교통의 미래, 물류의 미래 등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미래 담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미래 이야기가 그리 활기를 띠지 않는 것 같다. 법이 기본적으로 과거의 체제를 지키는 보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의 실무는 현재의 법을 적용하는 일이고, 법학은 현재의 법을 해석하는 데 대부분 역량을 쏟고 있다. 필자도 판사이던 시절에는 법이나 정의의 미래에 큰 관심이 없었다. 판사의 일은 과거에 일어난 특정 사건에 대해서 그 당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었던 법을 적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해 관심이 커진 것은 현직인 법무부에서 법무심의관으로 일하면서부터이다. 법무심의관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정부 부처나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이다. 법안(法案)은 현재 시점에서 아직 법이 아니다. 법의 미생이라고 할까. 법을 만든 사람이 쏘아 올린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그들이 선호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이다. 법안이 법이 되면 그 순간부터 그 법안이 품고 있는 청사진을 따라 강력한 힘으로 미래를 견인한다. 그러므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은 그 법안이 추구하는 미래 사회를 심의하는 일이다. 필자는 특히 정의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법률가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정의이기 때문이다. 정의를 염두에 두지 않고 법을 말하는 법률가는 신을 믿지 않으면서 성서의 구절만 말하는 성직자와 같다. 법무심의관으로서 법안을 심의할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근본적 고민이 있었다. 법안은 미래 사회를 설계하는 것이고, 미래의 정의는 과거의 정의와 다를 수 있을 것인데, 나는 과거의 정의의 관점에서만 미래의 법을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방식으로 미래를 위한 법안들을 심의한다면 결국 미래의 법도 과거의 굴레에 묶어두어서 진정한 미래의 법이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미래에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런 가운데 국회미래연구원이 제시한 2022년 주목할 15개의 이머징 이슈는 미래의 정의를 가늠하는 데 유용한 단서가 되었다. 그런데 무엇인가. 법철학적으로 복잡한 정의의 정의들이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의 오랜 믿음에서 정의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누가 나쁜 짓을 하면 천벌을 받거나 지옥에 간다고 생각했다. 현세에 복을 못 받은 사람들은 죽어서 복을 받는다고 믿었다. 그 배후에는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근대는 니체가 선언한 바와 같이 신이 죽은 시대이다. 신의 역할을 대체한 것이 정의다. 그런데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벌을 받는 정의와 복을 골고루 나누어 받는 정의는 성격이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자를 교정적 정의, 후자를 배분적 정의라고 불렀다. 교정적 정의는 쉽게 말해서 잘못한 만큼 대가를 치른다는 것으로 범죄자를 처벌할 때 주로 문제되는 정의다. 배분적 정의는 사회의 가치를 사회구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다. 필자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자유라고 생각한다. 돈도, 권력도, 시간도 자유가 화체된 것이다. 그런데 자유를 활용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흔히 ‘강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자유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필자는 이러한 교정적 정의와 배분적 정의의 관점에서 이머징 이슈들이 정의의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탈가족화, 탈사회화였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1인가구 비중이 15%에서 40%로 증가했다. 노년층은 사별, 중년은 이혼, 직장, 기러기 가족, 청년은 학업, 비혼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고독사가 폭증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었다. 우리 법무심의관실은 2021년 초에 사공일가(사회적 공존을 위한 1인가구)TF를 만들어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법안, 독신자에게도 친양자 입양을 허용하는 법안, 유류분에서 형제자매를 삭제하는 법안, 형법상 주거침입죄의 형량을 강화하자는 법안 등 1인가구를 위한 법안들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중에서 유류분에 관한 제도 변화는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류분은 상속 때 망인이 제3자에게 재산을 유증하겠다는 의사가 있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인과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상속분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자식이나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1/3이다. 그 배후에는 개인의 재산이 오로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가족의 것이라는 시각이 있고, 다시 그 바탕에는 농경사회의 가산관념이 있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관념에 균열이 시작된 것이다. 가족이 해체되는 마당에 다른 사회적 조직이나 모임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저녁 회식은 드물어졌다. 동문회 모임도 사라지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해지고, 전일제 노동이 감소하며, 원격근무, 유연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 대면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그에 따라 배달 산업도 폭증하고 있다. 비대면시대를 맞이해서 우리 법무부도 기존에 대면 회의를 요구하던 법인에 관한 규정들도 비대면 회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돌봄의 차이로 인한 정의의 문제 이머징 이슈 리포트가 ‘돌봄’을 중요한 미래 이슈로 꼽은 것도 신선한 통찰로 느꼈다. 논리적으로 보자면 탈사회화의 귀결로서 돌봄이 중요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동안에는 ‘돌봄’을 개인적 차원의 후순위 문제로만 이해하고 있었을 뿐, 우리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움직임으로까지는 보지 못했다. ‘돌봄’은 개개인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돌봄의 문제는 배분적 정의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과거 가족이나 소규모 공동체에서 상부상조를 통해 무료로 해결하던 ‘돌봄’이 이제는 유료로 아웃소싱을 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렇게 되면 ‘돌봄’을 구매할 경제적 여건이 되는 사람은 과거보다 더 편하게 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 몇 해 전에 서른 즈음의 두 청년이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자살방조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판결문을 최근 읽은 적이 있다. 이 청년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아침에 돈을 썼는데 어찌어찌 6만 원을 만들었어요. 돈 구하기 진짜 힘드네요. 더 구해볼게요.” “힘들죠, 도움이 못 되어서 죄송한다. 제가 제일 미안해요. 멀리서 오시구.”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급할 때 3만 원 구하기도 힘들더라구요. 참 쪽팔리고 서럽더라구요ㅠ” 약자들에게는 자살조차 이토록 어렵다. 데이터의 차이가 초래하는 정의의 문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과 같은 기술 발전이 미래를 크게 변화시킨다는 것은 누구나 말하는 것이지만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더 나아가 인공지능의 오용 가능성, 알고리즘의 편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이미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지만 그 알고리즘을 누가 어떤 공식으로 설계했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사람과 설계된 알고리즘으로 마치 커튼을 쳐 놓은 듯 모든 눈과 귀와 뇌가 차단된 사람의 자유의 크기는 같을 수 없다. 저크버그나 일런 머스크처럼 세상 사람들이 시시각각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받고 있는 사람들과 필자처럼 시시각각 이들에게 데이터를 갖다 주는 사람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러한 차이는 소득이나 상속재산의 차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불평등을 낳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그것이 과연 정의에 부합하는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흔치 않다. 유튜브에 “원숭이 뉴럴링크”라고 치면 ‘페이거’라는 원숭이가 전자오락을 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모니터 좌우에 세로 막대기가 아래위로 움직이면서 하얀 공을 화면 중앙으로 쳐내는 게임이다. 원숭이는 조이스틱을 쓰지 않는다. 원숭이는 뇌파로 게임을 하는 중이다. 원숭이 뇌에 칩을 심어서 원숭이의 뇌파가 외부로 전기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뉴럴링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회장으로 유명한 일런 머스크가 설립한 또 다른 회사이다. 이 회사는 이 칩을 사람의 머리에 심으려고 한다. 칩이 사람 머리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이 머리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사람들 머리에 구글과 클라우드가 들어간다. 사람들 사이에 텔레파시도 가능해진다. 이런 시대가 오면 부자들은 자신의 뇌를 매우 우수한 컴퓨터와 연결시키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타고난 두뇌로 살아가야 한다. 회사에 취업 시험을 볼 때 그런 사람들 사이에 차등을 두는 것이 정의의 관점에서 정의로울까, 두지 않는 것이 정의로울까. 사람의 수명이 100세가 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과거 버전이 되었고 요즘은 150살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200년 이상 산다는 말도 나온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도 미래의 정의에 큰 영향을 준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알토스랩’이라는 회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서 인간을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노화를 방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다시 젊어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의 사장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인류가 10년 안에 수명탈출속도(Longevity Escape Velocity)에 진입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10년 안에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연장되는 속도가 나이를 먹는 속도를 따라잡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3살 더 먹더라도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5년 더 늘어나면 당분간은 늙지 않는 셈이 된다. 3D 프린터로 수술 중에 장기를 만들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유전적 질병을 제거할 수도 있다. 나노 로봇이 혈관으로 들어가서 혈관 속 막힌 곳을 뚫어줄 수도 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 사람을 죽이는 살인죄의 불법성 평가는 더 커지지 않을까. 19세기 이전에는 평균수명이 40살이 채 안 되었다고 한다. 그때 한 명을 살해한 것과 사람이 200살까지 사는 시대에 사람 한 명을 살해한 것은 불법성이 같을까. 그 살인자가 같은 기간의 징역형을 받는 것은 정의로울까. 200년씩 산다면 나중에 사람이 변화되고 선하게 교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보아서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논리가 강해질까. 영화 「스타워즈」에서처럼 다스베이더의 광선검에 오비완 케노비는 손목이 잘려나갔지만 금방 새로운 손목을 재생시킨다. 그렇게 의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서 상처가 쉽게 치유된다면 상해죄의 형량은 약해져야 할까. 어떤 사람은 200살을 살고 어떤 사람은 지금처럼 70살을 살면 직장에서 정년이라는 개념이 유지될 수 있을까. 이러한 수명의 차이는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있을까. 부자에 대한 누진세, 중과세를 적용하는 것처럼 오래 사는 사람에게 더 많은 사회적 의무를 부과해야 정의로운 것일까.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국제적 이슈들로는 미중 대립과 경쟁의 격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방사능 유출 문제, 온실가스 배출, 미세먼지, 기후위기를 비롯한 국제적 환경 재난으로 인한 국가 간 갈등 확대가 제시되어 있었다. 전쟁이나 무력 침략에 대한 대응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의 교정적 정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과거 수백 년 전부터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서구 국가들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최근 수십 년 동안 과거 서구 국가들이 배출한 탄소량을 훌쩍 넘어서는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 산업국들도 같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와 같은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 배분적 정의의 균형점을 재조정할 것이다. 법을 건물에 비유하자면 필자가 판사일 때는 현재 존재하는 건물만을 구석구석 살피고 활용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미래를 위한 법안을 만드는 법무심의관이 된 뒤로는 보다 새로운 건물을 지으려는 건축가처럼 건물을 둘러싼 빈공간을 살피게 된다. 건물 위로 몇 층을 더 올릴 수는 없을까, 옥상에 정원을 조성할 수는 없을까, 건물 주변의 공터를 더 좋은 생활 공간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하는 식이다. 빈 공간들은 미래로 가득 차 있다. 그러고 보면 미래 학자들은 빈 공간이 무엇으로 채워질까를 연구하는 분들이 아닌가 싶다.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우리나라 사회라는 건물이 앞으로 어떻게 빈공간을 채워나갈지를 가늠하는데 유용한 조감도를 제시한 것 같다. 법률가는 여기에서 미래의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나 정의는 법률가들만의 것은 아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이머징 이슈 리포트를 토대로 우리 사회의 미래와 정의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논의하는 일이 점점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2022.03.08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 우리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가: 또 하나의 오래된 미래, 체르노빌 글. 이상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나는 과거에 대해서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 『체르노빌의 목소리』 현재는 ‘지금부터 10만 년 이후까지의 시간’으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 김홍중, 「미래의 미래」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3분, 체르노빌 핵발전소 원자로 4호기가 폭발했다. 우크라이나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북쪽에 위치한 소도시 프리피야트에서 3km 떨어진 곳이었다.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가 1997년에 러시아어로 발간한 책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는 이 사건을 다룬다. 알렉시예비치는 1986년 당시 벨라루스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의 수도 민스크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었다. 벨라루스는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책이 출간될 시점에 벨라루스 국민 20%가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오염지역 거주민 210만명 중 70만명이 어린이였다. 방사선 피폭이 벨라루스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이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사건 이래 10여 년에 걸쳐 체르노빌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순국 소방대원의 아내, 심리학자, 일곱 살에 죽은 딸의 아버지,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고멜 주 주민, 전 프리피야트 주민, 호이니키 마을 주민, K 가족,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이주민, “주의 종”, 경찰, 해체작업자, 해체작업자의 아내, 방사선 선량기사, 운전병, 헬기조종사, “다양하고 복잡한 선천성 병리 현상”을 가진 채 태어난 딸의 엄마, 고멜국립대학교 교수, 사냥꾼, 카메라 감독, 마을 간호장, 언어학 교사, 가정실습 교사, 기자, 벨라루스 의원, 농업학 박사, 공화국협회 부대표, 소아과 전문의, 브라긴 마을 주민, 의사, 방사선 전문의, 산파, 수문기상학자, 화학 엔지니어, 전 벨라루스 과학 아카데미 핵에너지 연구소 소장·실험실 실장·선임 연구원, 환경 보호 감독, 역사학자, 시골 교사, 사진작가, 모길료프 문화예술대학 교수, 전 슬라브고로드 당 지역위원회 일등서기관, 모길료프 여성위원회 <체르노빌의 아이들> 대표, “무명”, 그리고 어린이들이었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이들의 목소리다. “목소리”로 옮겨진 러시아어 молитва의 뜻은 기도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2011년 6월에 출간되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지 3개월이 된 시점이었다.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이 책은 약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 알렉시예비치가 이 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작은 관심이 다시 일었다. 그러나 잠깐이었다. 책은 곧 묻혔다. 우리에게 미래라는 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체르노빌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핵발전소가 그것을 결정할 절대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건 자체가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서이지만 더욱 크게는 우리가 아직 그 사건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해서이다. 이 책은 특히 이 사건의 불가해성을, 이 사건에 대한 우리의 무개념을 집요하게 드러낸다. 한국어판 발간 시점을 기준으로 해도 10년이 된, 그리 주목받지 못한 이 책을 이야기해 보려는 이유다. * * *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사랑이 이어지기를, 생명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폭력이 이어지지 않기를, 죽음이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바라는 것의 지속을, 바라지 않는 것의 변화를 바란다. 그것을 우리는 보통 희망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체르노빌은 사랑과 폭력의 의미를, 생명과 죽음의 의미를 뒤바꿔놓았다. 30년차 산파는 “행복한 임산부를, 행복한 엄마를 본 지 오래됐다”며 말한다. “꿈 이야기를 한다. 발이 여덟 개 달린 송아지를 낳은 꿈, 고슴도치 머리가 달린 강아지를 낳은 꿈……. 이상한 꿈이다. 예전 여자들은 이런 꿈을 안 꿨다.” 유산한 여성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해서 아이를 갖고 싶었어요. (…) 내 아이는 죽은 채로 태어났어요. 손가락도 두 개 모자랐어요. 여자아이였어요. 난 울었어요. 손가락이라도 다 있었더라면……. 여자아이잖아요.” 심각한 장애를 갖고 태어난 딸과 병원에서 4년을 함께 생활하고 있던 엄마는 딸의 존재가 “자신과 남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들의 “사랑 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힘겹게 싸우면서도 “내가 사는 곳에서는 사랑에 빠지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고 말한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간 소방대원의 아내는 피폭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간 남편의 죽음을, 태어나 4시간 만에 죽은 딸의 죽음을 10년 만에 말하면서 묻는다. “사랑으로 죽이는 게 가능한가?” 이주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그들이 들고 있던 달걀과 우유, 양파와 호박을 빼앗아 묻어야 했던 군인은 “모든 것이 아름다웠던 황금빛 가을에” 사람들이 모두 미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사랑은 죽음이 되었다. 죽음은 더 이상 평범할 수 없게 되었다. 체르노빌은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시간 감각을 무너뜨렸다. 방사능은 10만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때까지 시간은 변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서의 생명은 살아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죽어가는 것이다. 10만 년 내에 ‘탄생’이란 불가능하다. 그때까지 미래는 오지 않는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미래의 미래」에서 이렇게 썼다. “생명을 가진 것들이 대규모로 사멸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했지만 ‘생명 그 자체’가 유지될 것이라는 희망이 꺼진 적은 없었다. (…) 태어날 사람들에 대한 아름다운 희망이 불가능해질 때, 인간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 수 있을까?” 우리는 미래를 잃어버렸다. 알렉시예비치는 이렇게 책을 시작한다. “나는 체르노빌의 증인이다. 무서운 전쟁과 혁명이 20세기를 대표한다고 하지만 체르노빌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20년이나 흘렀지만, 내가 증언하는 것이 과거인지, 또는 미래인지 나는 아직도 나 자신에게 묻고 있다. 그 사건은 너무나도 쉽게 진부한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시시한 공포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체르노빌을 새로운 역사의 시작으로 본다. 체르노빌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선지식이다. 왜냐하면 체르노빌로 인해 사람이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던 방식과 갈등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시간에 대한 주관을 이야기 속에 담는다. 그런데 체르노빌은 10만, 20만 년, 아니 그보다도 더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인생의 관점으로 볼 때, 영원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아직은 낯설기만 한 그 악몽의 의미를 이해하고 연구할 능력이 되는가?” 이 책은 읽기가 쉽지 않다. 서론-본론-결론과 같은, 시간을 따르거나 영역을 순서대로 짚는 논리의 형식으로 쓰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서는 맥락 없는 독백의 나열, 환상적인 말들의 이어짐으로 채워져 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묘사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었다고 말한다. “평범한 것이 하나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표현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체르노빌은 비유나 상징이 아니라 집이었”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 스스로의 삶도 “사건의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그저 암호라고 말한다. 암호는 풀 수 없다. 드러낼 수 있을 뿐이다. 그 기이함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알렉시예비치가 고안한 것이 ‘소설-코러스’라고 불리는 형식이다. “수많은 목소리들의 코러스로, 모든 상세한 것들의 콜라주”로 세상을 보고 삶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식은 이 책의 메시지와 조응한다. 체르노빌이 ‘수습’될 수 없는 것처럼, 체르노빌에 대한 이야기는 ‘정리’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체르노빌은 여전히 불가해한 사건이다. 그것은 과거로만 남아 있을 수 없다. 그것은 과거이자 현재다.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현재의 관점에서 잘 정리된 후일담일 수 없다. 그것은 현재이자 미래다. 그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말하려면, 그것에 조금이나마 다가가려면, 우리는 현실의 언어가 아니라 환상의 언어에 기댈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 * * 2021년 4월 13일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는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에 저장되어 있는 오염수를 2023년부터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을 한국 정부와 국민은 크게 우려한다. 일본 정부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과연 일본 정부는 책임을 질 수 있는가? 그러한 상황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정부가 과연 있을 수 있는가? 핵발전소 사고는 수습될 수 없다는 것을 체르노빌은 증언한다. 체르노빌 사고는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도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사고라서 수습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인류는 핵발전소가 지금도 방대하게 쏟아내고 있는 ‘죽음의 재’(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모른다. 고준위 핵폐기물을 ‘영구적’으로 ‘저장’할 시설은 이 세계에 없다. 2023년부터 가동을 준비 중인 시설은 한 곳 있다. 핀란드의 ‘온칼로’(숨겨진 곳)다. 이 시설이 설정한 최소 보관 기간은 10만 년이다. 기준에 따라 그 기간은 100만 년으로 산정되기도 한다. 10만 년 전은 지질 시간대로 홍적세에 해당한다.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시기로 추정되는 때가 30만 년 전이다. 핵발전소의 평균 운영 기간은 30년이다. 핵의 기원은 폭력이다. 핵의 목적은 폭력이다. 에너지원 그 어디에도 붙지 않는 “평화적 이용”이라는 딱지 자체가 핵의 성격을 드러낸다. 국가가 핵발전소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핵발전에 관한 한 국가는 언제나 수습의 주체가 아닌 가해의 주체였다. 국가는 언제나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사고는 반복되었다. 사고는 늘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였다. 1979년에 스리마일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소련은 그것을 자본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1986년에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서방 세계는 그것을 공산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2011년에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우리의 실패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일본의 실패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후쿠시마 사고도 결국에는 ‘수습된 것으로’ 기억될 것이다. 핵의 평화적 ‘사용’을 주창했던 미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사실상, 즉각, 지지했다. 핵발전의 ‘확대’를 관리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0년 12월에 이미 오염수 방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식으로 후쿠시마도, 그리 오래지 않아, 수습될 것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우리에게 묻는다. “신형 휴대전화 혹은 자동차와 삶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당신은 삶을 선택하겠다고 답하겠는가? 우리는 답이 자명해 보이는 이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2021년 4월 기준 지구에서 가동되는 원자로 444기 중 25%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 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이 예정된 원자로 145기 중 40%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것이다. 우리에게 체르노빌은 여전히 해석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체르노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은 아직 우리 문화 속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그것이 해석될 날은, 발터 벤야민이 『일방통행로』에서 썼던 것처럼, 이미 예언이나 경고를 놓쳐버린 후일지도 모른다. 2021.06.01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글. 전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자본주의 사회는 우리에게 말한다, “능력 있는 당신은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 과연 이것은 정당한가? 이런 덕목이 통용되는 사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 정의와 도덕에 대한 여러 편의 저서를 통해 한국에 널리 소개된 바 있는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센델 교수가 2020년,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신간을 발매했다.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있는 그의 저서로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되는데,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은 이에 더해 트럼프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굴욕의 정치’와 불평등의 심화,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변화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미국 사회의 거대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능력주의 (meritocracy)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그의 전작에서 논의된 정의의 다양한 개념들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2020년의 정치 지평으로 소환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센델은 능력주의에 대한 두 가지 서로 다른 문제의식을 비교하며 논의를 전개한다. 첫째, 능력주의의 실패는 그것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는가? 둘째, 혹은 능력주의의 실패는 능력과 성취를 사회적 분배의 기저 논리로 사용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데올로기의 근본적인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닌가? 저자는 단호히 후자의 입장을 취하며 독자로 하여금 ‘경쟁의 과정이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는 데에서 한 발 더 과감히 나아가기를 주문하고 있다. 센델 외에도 수많은 학자들이 능력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잠재적인 폭력성에 대해 경고해 왔다. 가장 대표적으로, 능력주의는 각종 사회적인 불평등과 차별을 정당한 것으로 합리화하는 성질을 띤다. 경제적 불평등은 노력과 성실성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합리화되며, 인종 간의 불평등 또한 인종의 문제가 아닌 개별 노동시장 참여자들의 능력의 문제인 것으로 탈바꿈한다. 극소수의 성공적인 흑인들의 예시는 능력주의의 이름으로 대다수의 억압받는 흑인들을 외면한다. 능력주의는 우리가 사는 사회의 제도와 구조를 통해 견고하게 그 생명을 이어나간다. 엘리트 교육을 받고 최고의 명문대학에 진학한 미국의 상위층 자녀들은 마치 통과의례라도 치른 듯 자신들의 성취를 노력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성공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의 논리로 내면화한다. 미국의 사회복지 시스템은 공공연히 자격이 있는 수혜자와 그렇지 못한 수혜자를 나누는데 골몰하고, 이 과정에서 동원된 각종 지표 (인종, 성별, 결혼 여부, 교육 수준, 노동 여부, 약물 기록 등) 는 사회적인 낙인 효과를 남기며 불평등의 재생산에 이바지한다.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깃발을 나부끼며 우리를 매혹시키지만, 실상 그것은 견고하게 반복되는 사회적 계층화를 정당화하는데 훨씬 더 유용하게 사용된다. 센델에 따르면 능력주의의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첫째, 능력주의는 그것에 반발하는 대중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반엘리트 정서를 품게 하고, 그 결과 대중이 트럼프라고 하는 최악의 대통령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둘째, 실질적으로 사회계층을 거슬러 오르는 사회적 이동성이 단절된 것과 마찬가지인 미국 사회에서, 능력주의의 환상은 대중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만들고 사회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소거시킨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우도 있음을 굳게 믿고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이상적인 시민의 상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폐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노력 이후에도 정당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한탄하는 시민들은 자신들의 비참함을 ‘노력’과 ‘자격’의 이름으로 판단하는 지도자들로부터 모욕감을 느낀다. 그 결과 이에 편승하는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되면, 이는 사회적 불평등의 사슬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옥죄인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부상과 그가 임기 중 내내 강조하던, 공정한 절차로 꿈을 이루어 나가는 미국인의 이상, 그리고 그 이후, 마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득세한 트럼프를 떠올려 본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심화된 미국 내 반이민자 정서와 인종차별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 보이면서도, 여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의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능력주의가 사회적으로 실패한 아이디어라는 점이 아니라, 사회적인 실패를 보이지 않게 덮어 놓을 수 있는 유용한 권력의 도구라는 점이다. 저자는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경신했던 전설적인 흑인 야구 선수 행크 에런의 이야기로 책을 마무리한다. 공과 배트가 없어 병뚜껑과 막대기로 야구 연습을 하고,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른 행크 에런의 스토리는 사회적 장벽에 맞서 운명을 개척한 미담으로만 읽혀야 할까? 오히려 우리는 “오직 홈런을 때려야만 벗어날 수 있는 인종주의의 부정의한 시스템을 혐오 (p. 348)”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능력주의를 표방하는 권력이 작동할 때, 불공정은 공정한 것으로 일상화되고, 소수의 ‘성공’은 미담이 되어 우리의 시대정신이 된다. 우리는 “뿌린 만큼 거두”고 “자신의 도덕성을 성취를 통해 증명”하는 세상을 표방하였던 자본주의의 선지자들의 미래 세대다. 우리의 미래는 다시 한번 우리가 지금 지향하고 있는 능력주의 사회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를 연구한다는 것은 견고하고 지속적인 사회 기저의 질서를 탐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연구의 다른 이름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질서에 대한 깊은 연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구조를 직시하고 나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그것이 공정성의 이름으로 합리화되는 미래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과정의 공정성을 넘어, 정의로운 결과를 위해 우리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2021.04.20

미래기고

[김문수] 지방소멸 극복을 위한 중소도시 르네상스: 창조와 연계 대한민국은 초저출생과 초고령화로 인구 감소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소멸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수도권과 대도시로의 인구이동으로 지역 자체가 사라질 위험에 놓인 것이다. 2019년을 기점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을 추월했다. 수도권 면적은 대한민국 전체의 11.8% 수준에 불과하지만, 2024년 8월 기준 50.8%의 국민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수도권 집중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통계청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30년에는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보다 165만 명 더 많아지고, 2040년에는 그 격차가 26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호(2024)에 따르면, 2022년 소멸위험지역은 4개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130개로 증가했다. 전국 228개 시군 중 절반이 넘는 57%가 소멸위험지역이라는 것이다. 특히 전북의 14개 시군 중 13개, 전남과 경북은 22개 시군 중 20개가 소멸위험지역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지방대도시도 지방소멸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광역시도 중 8개 시도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제2의 도시라 불리는 부산이 광역시 중 최초로 소멸위험지역으로 진입한 것이다. 대도시조차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한 상황에서, 중소도시와 농산어촌의 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읍면 지역에서 익숙한 풍경이 된 빈집, 빈점포, 텅 빈 놀이터와 운동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소멸의 가장 큰 원인은 직주락의 모든 요소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부산상공회의소(2023)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중 73.1%인 743개 사의 본사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그 중 서울에 위치한 기업의 수는 518개나 된다. 사람과 기업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소비 또한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균형발전종합정보시스템(2024)에 따르면, 2023년 카드소비액이 수도권은 50조 2,481억원이고, 비수도권은 35조 434억원이다. 수도권의 카드소비액 비중이 58.9%로 비수도권보다 17.9% 포인트 더 높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일반대학, 전문대학을 포함한 전체 대학의 35%인 133개 대학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삶의 질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염지선(2023)에 따르면,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조사 결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삶의 질 차이는 7.58점으로, 대도시권과 중소 시군의 삶의 질 격차인 7.36점보다 크다는 응답이 나왔다. 특히 주요 인프라 중 의료 인프라의 차이가 삶의 질 수준의 격차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지금까지 취학과 취업이 인구 유출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져 특화산업 육성이나 산업단지 조성에 주력해 왔지만, 이제는 경제적 문제를 넘어 의료, 주거, 문화, 여가 등 삶의 질 전반이 지역소멸 위기의 원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중소도시 르네상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소도시는 전통적으로 농산어촌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농산어촌이 필요로 하는 도시 인프라를 제공해 왔다. 또한, 중소도시는 농산어촌에서 공급하는 식품, 관광, 문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중요한 수요처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선희(2018)에 따르면, 지방의 중소도시들조차 대도시로의 인구 유출로 인해 생활 인프라가 약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프라 약화는 다시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농산어촌 주민들 역시 수도권과 대도시로의 이동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소도시 르네상스는 중소도시의 회복과 창조를 통해 강소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국토의 세포인 소도시들을 건강하게 육성하자는 김선희(2018)의 제안과 맥락을 같이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강소도시로 알려진 사례들이 많다.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모노클’(Monocle)은 2021년 세계에서 살기 좋은 작은 도시들을 선정하여 발표한 바 있는데, 포르투갈의 포르투, 벨기에의 루벤, 일본의 이토시마, 스위스의 루체른, 캐나다의 빅토리아, 스위스의 로잔과 바젤, 이탈리아의 볼차노, 덴마크의 올보르, 노르웨이의 베르겐과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들이 포함되었다. 대표적으로 포르투는 패션과 가구 제조 산업을 통해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고, 벨기에의 루벤은 혁신적인 산업 이벤트와 직업 박람회를 통해 창의적인 인재들을 유치하며 발전했다. 일본의 이토시마는 젊은 농부들과 지역 기업을 중심으로 농축수산물 산업을 발전시켜 지역 특색을 유지하면서 상위권에 올랐다. 스위스 루체른은 쉰들러, 부허리, 엠미와 같은 주요 기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자연과 문화를 보존하며 지역을 공원과 여가의 중심지로 변화시켰다.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위치한 빅토리아는 선박, 국제공항, 수상비행기, 그리고 시내에선 무료 버스 패스와 자전거 도로망 확충을 통해 청년층과 외국인에게 매력을 높였다. 중소도시 르네상스는 대도시와 경쟁하거나 그들을 모방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을 지향한다. 도시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물리적인 인프라에 집중하기보다는, 각 도시가 지닌 고유한 창조력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길을 제시한다. 이러한 접근은 도시의 독특한 문화와 자원을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노클이 제시하는 살기 좋은 도시의 선정 기준이 공간의 접근성 외에 시장의 혁신성, 문화의 포용성, 환경의 지속성, 비즈니스 기회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만의 개성을 살린 창조적 경험과 창조적 공간, 창조적 산업을 통해 틈새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이와 함께 광역 단위에선 도시 간의 연합을 통한 대도시권 형성이 필요하다. 동일한 생활권과 경제권을 이루는 도시 간 연합을 통해 대도시에 버금가는 상급종합병원과 수도권에 버금가는 교육, 복지, 법률 서비스,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광역 내 문화 중심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중소도시는 문화, 예술, 디자인과 같은 창조적 산업에 집중하고, 다른 도시는 의료, 교육, 연구 개발의 중심으로 기능할 수 있다. 각 도시가 자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도시 간 협력을 통해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제시한 여수-순천-광양 이순신 특례시는 동일한 생활권과 경제권을 공유하는 지역 간 협력을 통해 강력한 대도시권을 형성하는 방안이다. 이 지역들은 각각의 강점을 바탕으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다. 전남권 내에서 이러한 도시권이 형성되면 인구 유출을 막고, 대도시의 인프라를 향유하고자 하는 도민들의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방분권화가 실현돼 N개의 지역이 N개의 개성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한국은 정부의 지원에 따라 지역마다 비슷한 사업들이 계속해서 복제되고 있다. 모든 지역이 워케이션에 나섰고, 모든 지역이 청년들을 로컬 크리에이터로 만들려고 한다. 나아가 단순한 물리적 통합이 아니라 화학적 결합을 위한 네트워크형 지방행정 시스템도 갖춰져야 한다(김선희, 2018). 그리고 무엇보다 도시의 창조력을 높이고 창조적인 인재들을 유입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적 포용력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국회도서관. (2022). 지역균형발전 : 한눈에 보기. 국회도서관. 김선희. (2018.01.22.). 「고루 잘사는 국가 실현을 위한 강소도시권 육성 방향」, 국토정책 Brief NO 648. 국토연구원. 김태환 외 5인. (2020). 인구의 지역별 격차와 불균형 「균형발전 모니터링 & 이슈 Brief」제1호.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김창민. (2022.11.16.). 「밝게 빛나는 작은 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혁신의 여정」. 희망제작소 김혜성, 하혜영. (2020.). 「인구감소시대 지방중소도시의 지역재생 방안」, 입법정책보고서 V 48. 국회입법조사처. 박세훈, 조만석, 송지은.(2017). 「인구감소시대 지방중소도시 활력증진을 위한 정책과제」. 국토정책 Brief,(),1-8. 국토연구원. 부산상공회의소. (2023.10.) 「2022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기업 현황」, 기획조사. 부산상공회의소 . 염지선. (2023.12.). 「인구감소시대의 국민이 바라보는 지방소멸과대응정책」, KIPA ISSUE Paper 2023 통권 137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이상호. (2024.06.28.). 「지방소멸 2024: 광역대도시로 확산하는 소멸위험」, 지역산업과 고용 2024년 여름호. 한국고용정보원. Greg Richards, Lian Duif. (2021). 「큰 꿈을 키우는 작은 도시들」 (이병민 외 6인, 역). 서울: 푸른길. KOSIS 국가통계포털. (2024). URL: https://kosis.kr/index/index.do (접속일: 2024. 10. 18.) Monocle. (2021). ‘Bright lights, small city’. URL: https://monocle.com/magazine/the-forecast/2021/bright-lights-small-city. (접속일: 2024. 10. 18.) NABIS. (2022). 한 눈에 보는 균형발전 현황판. URL: https://www.nabis.go.kr/atlantisDetailView.do?menucd=151&menuFlag=Y 접속일: 2024. 10. 18.)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 더불어민주당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제9대 서울특별시의회 전반기 교육위원회 위원장 제8대, 제9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2024.10.25
[곽상언] 누구를 위한 누진제인가? :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정당성을 되묻다 역대급 폭염과 장기 열대야가 이어졌던 올해 여름, 한국전력이 9월 9일 발표한 올해 8월 기준 주택용 가구당 전기 요금은 6만3천610원 수준으로, 지난해 8월 전기요금(5만6천90원) 대비 13% 증가했다. 사용량(주택용 가구당)은 10%도 채 증가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 요금은 누진제를 택하고 있어서 국민들은 실제 체감하는 사용량 증가폭보다도 고지서에 훨씬 더 비싼 전기요금이 청구된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I.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탄생과 현황 누진 요금제의 교과서적 명칭은 ‘체증적 구간요금제’로, 이는 사용량에 따라 구간을 나누어 구간별 요율이 증가하는 사용량 요금을 부과하는 형태로 설계된 제도를 뜻한다.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애초에 ‘사용량’을 억제하기 위해 고안된 요금 규정이다. 1973년 1차 오일쇼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던 당시에 전국민이 전기를 아껴쓰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배경 속에 1974년 11월 최초 도입되었다. 당시에는 경제 발전 촉진을 위해 한정된 전기를 가급적 산업에 보낸다는 명목 등으로 산업용이 아닌 주택용 전기에 한해서만 누진제를 도입하였고, 누진단계는 3단계, 누진율은 1.6배로 적용했다. 이후 1979년 2차 오일쇼크에 즈음하여 누진단계 12단계, 누진율 19.7배로 확대되었고 이후, 몇 차례의 변동을 거쳐 2005년 12월 28일부터는 누진단계 6단계, 누진율 11.7배로 고정, 이 기준은 약 12년 간 유지되었다. 그러나 전세계 최고 수준의 누진단계와 누진율이라는 비판이 지속되었고 2017년 1월부로 누진단계 3단계, 누진율 3배1)로 개정, 이 기준은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다. II. 용도 별 차등 적용에 대한 고찰 - 주택용에만 누진제를 택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한편, ‘주택용’ 누진제가 십여차례에 걸쳐 누진 단계와 누진율을 개정하는 동안 ‘산업용’ 또는 ‘일반용’ 전기는 변함없이 단일 요금제를 적용받아왔다. 기업과 공장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없는 전기료 혜택을 마음껏 누려왔으며, 이 소식은 이제 한국 밖까지 널리 퍼져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의 값싼 전기에 반해 앞다퉈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하는 웃지 못할 상황2)에까지 이르렀다. 왜 주택용 전기에만 누진제를 적용하여 국민들은 마음껏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또한 현저히 부당하게 비싼 전기료를 내게 하고), 일반용 내지 산업용은 값싼 전기료를 매겨 기업들에게만 50여년째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가? 심지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둔 외국계기업들은 ‘체리피커’ 란 말까지 공공연히 돈다. 전기요금 판매자인 한국전력에게조차 돈이 안되는 손님이라는 것이다. 전기요금을 두고 우리 국민만 차별받는 이 제도가 과연 정당한가? 22대 국회에서 필자는 전기사업법을 개정하여 주택용 누진 요금제를 폐지하고, 뒤늦은 전기 요금 시계를 현재에 맞게 되돌려 우리 국민만 차별받는 이 부당한 상황을 시정하려 한다. III. 십년에 걸친 전기요금 소송… 부당함을 알리고 고치러 국회의원이 되다. 시간을 거슬러 2012년 여름, 필자는 심한 눈병을 앓아 여름날들을 꼬박 집에서 보낸적이 있다. 어느 날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보고, 그 금액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렇게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 연구를 시작, 이 제도가 전기소비자에게 '현저하고 부당하게 불이익'한 제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전기 요금 제도의 시계가 국가가 국민을 헌신의 대상으로 여기고 대기업을 밀어주던 1970년대에 머물러있으며, 그 이후로는 이토록 복잡하고 어려운 전기요금 산정 방식, 무엇보다 한국전력과 산하 수많은 공공기업 및 산업통상자원부 등 거대 권력과 관습에 대해 아무도 이의제기하지 않아 현재에 이르게 되었음을 확신했다. 이후로 2014년부터 ‘전기열사’가 되어 10여년에 걸쳐 변호사로서의 시간을 쪼개 거대 ‘전기 카르텔’에 맞서 소송을 진행해오고 있다. 생존의 기본이 되는 전기에 대해 누진제를 채택한 것은 결국 국가가 국민의 재산을 부당하게 탈취한 것과 다름없으며,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기업들만 지원해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누진 요금제는 일반 재화에 도입된 사례는 있어도 필수 재화에 도입된 사례는 거의 없고, 경쟁사업자가 존재하는 경우에 도입된 사례는 있으나 독점사업자의 경우에는 도입된 사례가 없다. 게다가 한국전력은 국내와 외국 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된 시장형 공기업이다. 그 주식의 49%는 민간이 소유하고, 그 중에서 13% 이상은 외국인이 소유한3) 상장 기업이다. 거대 구조와 관습, 기득권과 싸우는 일은 개인이나 일개 변호사가 하기에는 무척 힘에 부치는 일이란 것을 지난 10여년간 뼈저리게 깨달았다. 국민이 주신 힘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이 해야할 일로서, 필자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에 대한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다. 필자의 정치 철학인, '삶의 기본조건이 균등한 세상',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에너지의 최종 형태이자 현대사회의 필수 재화인 전기에 대해 균등한 정책을 설계하는데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각주) 1) 사용량 200kWh 이하의 구간(하계 300kWh)에서는 단일요금(또는 기초요금)을 부과하지만 사용량 200kWh 이상의 구간(하계 300kWh)부터 누진 요금을 적용하고 있고 400kWh 이상(하계 450kWh)의 경우에는 최고 단계의 누진 요금을 부과 2) “전 세계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위해 한국에 몰리는 이유는 안정적인 통신망과 고품질의 전력, 우수한 국내 인력 등이 꼽힌다. 핵심은 값싼 전기요금이다. '전기 먹는 하마'라는 별명을 가진 데이터센터는 운영비용의 상당 부분이 전기료로 나간다. 24시간 돌아가는 서버와 가동된 기기를 식힐 냉각장치로 데이터센터는 많은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전력 고효율·저비용 국가인 한국이 적합한 이유다. “ (고품질 낮은 전기료...한국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몰린다, 전기신문, 2022-05-19) 3) <KEPCO 경영설명자료>, 2024 상반기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 경희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졸업 (경제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졸업 (법학석사) 뉴욕대학교(NYU) 로스쿨 졸업 (Master of Laws) 2024.09.27
[강명구] 대한민국 금융 산업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대한민국의 금융 산업은 국가 경제와 함께 성장해왔으며, 여러 차례의 위기와 기회를 거치며 발전해왔다. 현재 대한민국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국내 경제 구조의 변화로 인해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산업의 발전 과정을 되짚어보고, 현재의 위기와 기회를 분석함으로써 대한민국 금융의 미래 방향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금융산업은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박정희 정부 당시 정부 주도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산업화가 추진되었고, 이 과정에서 금융 시스템의 기초가 마련되었다. 국내 축적된 자본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은 자본 조달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산업 발전을 지원했는데, 금융산업은 실물경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중추적인 정책 수단이 되었다. 이 시기에는 주로 대기업 중심의 산업 자금을 공급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으며, 이는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금융 자유화와 국제화는 대한민국 금융 산업의 또 다른 도약을 가져왔다. 정부는 외환 거래를 자유화하고 금융시장 개방을 추진했으며,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는 한국 금융산업에 큰 충격을 주었으나, 이는 오히려 금융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의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정부는 IMF 구제 금융을 통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강화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ICT)의 발달로 디지털 금융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인터넷 뱅킹, 모바일 뱅킹, 전자화폐 등의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등장했으며, 금융 소비자들에게 더 편리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2010년대 이후에는 핀테크(FinTech) 산업이 급성장했으며, 기존 금융기관과의 협력 또는 경쟁을 통해 새로운 금융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2020년 이후 디지털 혁신, 공급망 재편, 기후위기 등에 의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요구되면서 대한민국 금융 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어떤 전략을 취하고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이는 위기가 될 수도 있고 대한민국 금융산업이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경제 성장률은 점차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성장은 기업과 가계의 대출 수요를 감소시켜 은행의 이자 수익을 저하시키며, 이로 인해 금융기관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고령화로 인해 금융 자산의 수익성 추구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 성향이 강화될 수 있으며, 이는 금융시장에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올 수 있다. 금융 규제의 강화는 금융기관의 경영 환경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자본 적정성 규제, 리스크 관리 강화, 고객 보호 등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금융기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대한민국 금융산업은 과거 몇 차례의 대형 금융사고에서 나타났듯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비윤리적 행위로 인해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정부는 금융기관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수적인 조치로 인식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역시 금융산업에 새로운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사이버 보안 위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비가 미흡할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이버 공격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금융 산업의 신뢰성을 훼손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 나아가 디지털 혁신은 대한민국 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정보통신 기술(ICT) 인프라와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 혁신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금융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함으로써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 간의 협업을 통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경영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금융기관들은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와 대출을 확대하고, 친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사회적 책임 이행을 넘어, 장기적으로 금융기관의 신뢰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지리적 위치와 경제적 발전 수준을 고려할 때, 아시아 금융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 시장의 개방성을 확대하고,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한 각종 제도적 장치들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기관들이 글로벌 금융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금융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 역시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현재 대한민국 금융산업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저성장, 고령화, 디지털 전환, 규제 강화 등 다양한 위기 요인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디지털 혁신, ESG 경영, 아시아 금융 허브 도약 등이 중요한 기회로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혁신이 가져올 빅블러(Big Blur) 현상은 금융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비금융권과의 융합을 촉진할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융기관들은 기존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완전히 새로운 조직으로의 구조적 재편을 모색하는 등의 혁신적인 노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 소비자 보호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디지털화와 함께 금융 서비스의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금융 소비자들이 겪을 수 있는 위험 또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들은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금융 교육을 확대하여 소비자들이 더 나은 금융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정부와 국회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규제와 혁신 간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 규제를 통해 금융사고와 모럴해저드를 예방하면서도,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금융 규제를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설계하고, 핀테크 및 디지털 금융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인프라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면서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여, 금융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새로운 변화 속에서도 대한민국 금융산업이 국가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국민의 안정적인 삶에 기여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에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다. 강명구 국민의힘 국회의원 현) 제22대 국회의원(구미시을) 현) 국민의힘 원내부대표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비서관 2024.09.11
[이선화]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의 ‘좁은 통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MIT의 대런 애쓰모글루와 사이먼 존슨, 시카고대학의 제임스 로빈슨, 3인에게 공동 수여되었다. 방대한 사례와 통계 및 실증 분석을 통해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의 상호작용을 규명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기존의 ‘로빈슨 크루소 모형’은 왜 같은 기술과 자본을 투여해도 국가에 따라 경제적 성과가 달라지는지, 서구에서 성공한 정책이 저개발 지역에서 실패하고 국가간 부의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지에 대해 뚜렷한 설명이 어려웠다. 이들은 전통적 경제학이 생략했던 역사적 경로와 제도적 맥락을 분석 틀로 끌어들였고 그간 간과해온 정치제도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권력의 불평등을 낳고, 정치적 불평등은 경제제도를 왜곡하며, 이는 다시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정치와 경제는 상호작용하는 내생적 관계에 있으므로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의 작업은 ‘포용적’ 정치제도, 특히 권력의 분배방식과 견제장치의 존재 여부가 경제발전의 동력이자 제약조건임을 실증적으로 입증했으며, 저개발 국가가 왜 착취적 제도와 불평등의 순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였다. 포용적 정치제도란 “충분히 중앙집권화되고 다원적인” 제도를 의미한다. 그러나 경제적 번영을 달성한 선진국들 또한 포용적 제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애쓰모글루와 로빈슨은 선진국으로 진입한 국가가 포용적 제도를 통한 선순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권력과 사회권력이 균형을 이루어야 함을 강조한다(이때 ‘사회’는 시민사회나 경제사회를 포괄하는 다양한 형태의 개인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두 힘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도전받는다. 기술, 경제, 글로벌 정치 등 다양한 외생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가권력과 사회권력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는 상태, 즉 ‘견제된 리바이어든(shackled leviathan)’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좁은 통로(the narrow corridor)’를 통과하는 것과 같다고 보았다. ‘좁은 통로’는 한번의 진입으로 유지되는 정적인 균형 상태가 아닌 이탈하기 쉬운 동적인 과정인 것이다. 이들의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민주주의의 후퇴 현상에 대해서도 통찰력 있는 분석 틀을 제공한다. 중산층의 약화는 포용적 제도를 유지하는 힘의 균형을 깨트리는 핵심 요인이다. 그 배경에는 디지털 경제의 발전이나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지배력 강화, 중국의 급속한 성장에 따른 권위주의 체제의 부상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자리한다. 민주주의의 핵심 지지기반인 중산층의 위축과 사회적 신뢰의 붕괴는 ‘좁은 통로’로부터 양방향으로의 이탈을 의미한다. 국가권력이 사회권력을 압도하는 경우 “합법적 폭력 사용을 독점하는” 전제적 리바이어든(despotic leviathan) 상태로 이탈하게 된다. 다른 한편 의회, 사법부, 관료제 같은 권력 기구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공권력이 무력화되는 경우 ‘부재하는 리바이어든(absent leviathan)’ 상태로의 이탈도 가능하다. 포용적 정치제도와 경제적 번영의 선순환이 깨지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복원하기 위한 해법은 정치제도와 경제정책 양면에서 제안되었다. 경제정책의 영역에서는 디지털 경제의 독과점 규제와 경제력 집중의 완화, 경제적 기회 확대를 통한 중산층 재건과 사회적 이동성 제고가 강조되었다. 정치제도의 영역에서는 특히 디지털 경제와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 환경의 맥락에서 민주주의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과제가 강조되었다. 사회적 대화가 극단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 규제,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 디지털 공론장의 건전화 등 견제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특히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번영과 북한의 빈곤 상태가 이들의 가설을 입증하는 표본적 사례로 소개되었다는 것이다. 해방 이후 한국의 압도적 발전은 같은 문화와 역사를 공유했던 북한의 쇠퇴와 대비하여 재산권, 교육 기회, 시장경제, 노동조합, 시민사회와 같은 포용적 제도에 힘입었음은 자명하다. 이들 3인의 연구에서 한국의 역사는 민주주의와 경제적 성과의 선순환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어 왔다. 그러나 12월 3일의 계엄령 사태로 인해 한국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적 상황은 제도의 포용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없이는 ‘견제된 리바이어든’의 균형이 언제든 무너질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다만 ‘좁은 통로’를 이탈하려 한 국가권력에 대항해 사회권력이 이를 막아낸 것은 한국의 제도적 회복력이 여전히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 미국 언론의 지적처럼 대한민국은 이번 사태가 초래한 어마어마한 경제적 청구서를 할부로 갚아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국가적 위기를 계기로 우리가 건강하고 포용적인 제도의 복원을 이루어낼 수 있다면 그 청구서는 더 큰 경제적 성과를 통해 충분히 상쇄 가능할 것이다. 이번 사태가 민주주의와 번영의 ‘좁은 통로’를 지켜낸 또 다른 모범 사례로 외부의 관찰자들에 의해 기록되기를 기원한다.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4.12.10
[민보경] 출산율 반등의 시그널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출생아 수는 20,0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4명(5.9%)이 증가했다. 출생아 수가 2분기(4-6월)에 이어 7-8월 두 달 연속 증가한 수치다. 또한, 출산의 선행지표인 혼인 건수가 지난 4월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8월의 혼인건수는 17,52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17건(20%)이 증가하여 출생아 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간 0.72명까지 추락한 합계출산율이 올해에는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조심스레 키우고 있다. 하지만 출생아 수 증가에 대한 통계적인 해석은 코로나19 기간에 미뤄졌던 결혼이 2022년 하반기부터 늘어나면서 그 효과가 지금의 출산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일종의 시차 효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이같은 희망적인 시그널이 지속될 것이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산율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데다, 각종 저출산 대책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반등할 수 밖에 없다는 바닥론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섣부른 예단일 수 있다. 우리 현실은 여전히 젊은 남녀들이 흔쾌히 가정을 꾸리고 출산을 하기에 경제적, 사회문화적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52.5%로 2년 전보다 2.5%p 증가하였다. 그러나 미혼 남녀의 결혼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크게 나타나 ‘결혼은 해야 한다’고 응답한 미혼 남성은 41.6%이고 미혼 여성은 26.0%이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혼 남녀 모두 ‘결혼자금이 부족해서’가 가장 크지만(남성 38.0%, 여성 25.0%)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정이 다르다. 상대적으로 남성의 응답률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난 이유는 ‘결혼 자금 부족’, ‘불안정한 고용상태’ 등 주로 경제적 요인인 반면,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출산과 양육의 부담’, ‘결혼생활과 일을 동시에 하기 어려움’, ‘행동과 삶의 자유를 포기할 수 없어서’ 등 주로 사회문화적인 요인임을 알 수 있다. 저출산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고,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와 스웨덴 등에서 출산율이 하락에서 반등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가정을 꾸리는데 필요한 경제적 지원, 남성 육아휴직, 일·가정 양립, 여성 일자리 확대 등 다양하고 지속적인 정책적 노력의 결과이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성평등의식이나 가족구성과 출산을 통해 더 행복해진다는 가치관적 요인도 크다. 이 같은 정책적 노력으로 출산율이 반등했다고 해도 이를 지속시키는 것은 또 다른 숙제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헝가리는 국내총생산(GDP)의 5% 이상의 재정을 쏟아부어 출산율 1.25명에서 2021년 1.6명까지 끌어올렸지만 2022년부터 다시 감소세에 접어들어 1.5명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의 3%를 투입한 노르웨이도 2009년 1.98명에서 작년에 1.4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출산은 재정적, 정책적으로 풀어내기 힘든 그보다 훨씬 근본적인고 복잡한 사회문화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백약이 무효가 대세인 저출산에 있어 오랜만에 우리 사회에서 나타난 몇 달간의 출생아 수 증가는 고무적인 일이다. 코로나 19가 안정화되면서 나타난 영향이라는 의견이 대세지만 만약 청년들 특히 여성들의 인식 변화가 동반된다면 출산율 반등의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산율 반등의 추세가 안정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지금도 우리는 수많은 출산 장려 제도가 있고, 정부는 적극적으로 시행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자 결심하기까지는 쉽지 않다. 청년들은 여전히 경제적 이유, 출산과 양육의 부담, 일과 가정의 양립, 개인의 자유 및 여가 활동 등을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정부의 효과적이고 적실성 있는 정책은 물론 기업에서의 일-가정 양립 제도,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청년들은 일하면서 아이를 낳고 기를만 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양성평등의 문화, 가족친화적인 문화가 사회 곳곳에 정착할 때 우리는 출산율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가 마주한 저출산 문제의 원인이 복합적인 만큼 보다 긴 안목에서 지속가능한 정책과 제도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 민보경 국회미래연구원 삶의질그룹장 2024.11.26
[박성원] 성찰적 미래 예측 과거를 바꾸고 싶다는 마음은 지금 이대로라면 내가 원하는 미래에 가닿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참을 수 없을만큼 커질 때 시작된다. 미래를 다룬 어떤 책이라도 좋다. 왜 저자가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서문을 읽어보라. 대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내가 기대했던 미래가 아니다(not desirable)” “뭔가 잘못되고 있다(someting goes wrong)” “이대로가면 내가 원하는 세상이 아니다(a world of dislocation)” “미래 전망 후에 덜컥 겁이 났다(uncertainty)” 이런 고백에는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시각에 뭔가 문제가 생겼는데 단순한 시각 교정으로 가던 길을 수정, 보완하는 작업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자각이 내포되어 있다. 내가 믿고 걸어왔던 길 전체에 대한 혼란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마음인 것이다. 처음에는 관성의 법칙에 의해 가던 길에서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가던 길을 고집한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이 길은 막다른 곳에 이른다는 생각이 확고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던 길을 돌아가나? 과거를 바꿔야 하지만 그럴 수 없다. 과거는 완료형이 아니다. 내가 경험한 것 중에 내가 지향했던 미래와 관련성이 높은 것들이 내 인생의 역사책에 기록될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이 인생책에 기록되지 않은 과거의 경험이 쓸모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쓸모 없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경험이 어느날 반짝반짝 빛이 날 때가 있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내가 왜 그 경험을, 그 경험에서 만난 인연을 까맣게 잊어버렸지? 이런 생각이 들 때, 잊혔던 과거는 다시 내 인생의 중요한 경험으로 살아난다. 그 과거 덕택에 내가 새로운 미래를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는 미래의 시작점일 뿐이다. 온전히 바꿀 수 없는 과거사가 아니라 미래 전략에 따라 나의 과거를 재조직할 수 있다. 새로운 미래 비전이 생기면 과거는 재조직된다. 나는 이 과정을 성찰적 미래예측(reflective forecasting)으로 부른다. 미래를 통해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나의 과거를 재조명해보고, 나의 동료들을 재발견하고, 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갈 힘을 얻는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하거나 대비하는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의 요소 중 중요한 것들을 선택적으로 미래로 가져와야 한다. 과거와 현재에는 성공적인 경험, 교훈, 또는 가치가 존재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거나, 변하더라도 여전히 유효한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한 경영 철학, 윤리적 원칙,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사회적 가치 등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기업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미래에도 유지할 가치가 있다. 동시에 미래에는 새로운 기술, 사회적 변화, 환경적 변화 등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의 상황을 반영한 것을 고려해야 하며, 무엇이 새로워질지에 대한 예측과 함께 어떤 기존 요소들이 유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의 기술 인프라나 시장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과거와 현재에서 유효했던 중요한 가치와 교훈은 미래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미래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맞춰 그것들을 적절하게 조정하거나 발전시켜야 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잊었던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고 들춰내어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 연구위원 2024.11.19

미래소식

기술혁신이 초래하는 미래전쟁 변화 분석 국회미래연구원, 기술혁신이 초래하는 미래전쟁 변화 분석 - 우크라이나 전쟁 사례를 통해 신흥기술이 초래하는 전쟁 양상 변화 분석 - 국회미래연구원은 미래전략에 대한 심층분석 결과를 적시 제공하는 브리프형 보고서인 「국가미래전략 Insight」 제115호(표제: “기술은 전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본 신흥기술과 미래전쟁)을 12월 9일 발간했다. 본 브리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기술혁신과 전쟁양상의 변화를 분석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미래안보와 혁신에 주는 함의를 제시한다. 저자인 차정미 국회미래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장은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네트워크 전쟁, 드론전쟁, 인공지능전쟁, 틱톡전쟁 등 신흥기술과 공간이 반영된 새로운 전쟁의 양상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주요국 의회와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토대로 기술혁신이 초래할 미래전쟁에 주목하고, 전략적 기술적 대비에 분주하다”고 강조하며, “본 브리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기술혁신과 미래전쟁에 주는 교훈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차 센터장은 “기술혁신역량이 단순히 경제력뿐만 아니라 안보역량, 군사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파괴적 기술혁신의 시대에 미래안보에 대한 새로운 사고의 역량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본 브리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5가지 장면을 주제로 ①네트워크 전쟁, ②내러티브전쟁, 인지전쟁, 정보전쟁과 소셜네트워크, ③드론전쟁과 무인기술, ④인공지능 전쟁과 알고리즘 전쟁, ⑤혁신전쟁과 국방산업토대 등 전쟁과 기술혁신의 연계를 고찰했다. 결론에서는 파괴적 기술혁신이 초래할 전쟁 양상의 변화에 주목하고 중장기적, 거시적 관점에서 미래안보에 대한 신(新)사고와 혁신 생태계, 혁신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본 브리프는 2024년도 국회미래연구원 연구과제『신흥기술과 전쟁의 미래: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본 군사-기술혁신 넥서스』(저자: 차정미)의 일부분임. ‘기술이 바꾸는 전쟁’과 ‘전쟁이 바꾸는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기술과 전쟁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것으로, 본 보고서는 그 첫 번째 주제인 ‘기술이 바꾸는 전쟁’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음. 【문의 관련 연락처】 - 보도내용 문의: 차정미 국제전략연구센터장(02-2224-9806) - 김현지 행정원(02-2224-9821) 2024.12.06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혁신 : 핵심과제와 국회 역할” 개최 국회미래연구원,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혁신 : 핵심과제와 국회 역할” 개최 - 미래 핵심역량 계발 위한 교육정책 중요도 검토 및 국회 역할 제언 - 국회미래연구원은 12월 5일 14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조정훈 의원실, 문정복 의원실과 공동으로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혁신 : 핵심과제와 국회 역할” 세미나를 개최한다. 행사는 국회미래연구원장 직무대행인 유희수 연구지원실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조정훈 의원과 문정복 의원의 환영사가 있을 예정이다. 주제발표 시간에는 이재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이 “대한민국 미래인재가 갖춰야할 미래역량”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서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미래역량 계발을 위한 교육정책 핵심과제와 국회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다. 토론 시간에는 엄문영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가 좌장으로, 박소영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교수, 조인식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김위정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 현지혁 국회미래연구원 청년미래위원회 위원이 발표내용을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붙임】“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혁신: 핵심과제와 국회 역할” 포스터. 끝 【문의 관련 연락처】 - 보도내용 문의: 성문주 부연구위원(02-2224-9826) - 김현지 행정원(02-2224-9821) 2024.12.04

기관동정

스크롤이동

연구보고서

(국회미래의제 24-03) 사이버안보 개념의 확장과 주요국의 사이버안보 전략 변화
연구 책임자 : 차정미

본 연구는 주요국 사이버 안보 전략의 변화와 방향을 살펴보고 한국 사이버안보전략에의 시사점과 국회의 역할을 논한다. 우선 키워드 분석,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주요국의 사이버안보 개념의 확장과 사이버안보전략 중점 변화를 고찰하였다. 분석 결과 초기 정보 보안과 네트워크 방어에 초점을 맞추었던 사이버안보전략이 공급망과 기술산업 역량강화, 사이버안보 생태계 구축, 전사회적 접근, 글로벌 협력 등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진화하는 기술과 변화하는 위협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강제와 민관협력 생태계 구축 등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의 사이버안보 전략은 사이버 방어와 공세적 사이버 등 전략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나, 법률 집행(law enforcement)과 민관협력의 생태계 구축 등 제도화된 실행력 강화가 보완되어야 한다. 진화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민간기업, 학계, 시민사회, 개인을 포괄하는 전사회적 접근이 중요해지는 현실 속에서 한국 사이버 안보의 실행력 강화를 위해 국회의 정치적 관심과 적극적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024-09-13
(총서 24-01) 제22대 국회가 주목해야 할 대한민국 미래의제
연구 책임자 : 유희수

1. 연구 배경 및 목적 제22대 국회 개원은 향후 4년간의 입법 활동과 정책 논의의 출발점으로, 특히 국회의원의 경우 4년의 의정활동 기간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 과제를 탐색하는 동시에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이슈들에 대한 검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점이다. 이에 본 연구는 국회 개원에 맞추어 주요 정책고객인 국회의원과 보좌진을 대상으로 제22대 국회에서 논의되어야 할 미래의제들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주요 내용 본 연구에서는 참여 연구자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에 기반하여 축적해 온 연구 결과 또는 기존 연구 결과 이외에도 제22대 국회에서 논의되고 정책과 입법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는 중장기 미래의제들을 분석하였다. 특히 국회 개원과 더불어 많은 국회의원들과 보좌진들이 새롭게 국회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의 정책 논의 구도와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의 논의가 전개될 수 있으므로,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제1장 연구 개요에 이어, 제2장에서는 분야별 미래의제에 관한 논의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국회가 왜 미래지향적이어야 하고 미래비전이나 미래의제에 관하여 중심적인 역할을 하여야 하는지, 우리 국회가 왜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본 후, 제22대 국회가 미래의제를 책임 있게 다루기 위한 방안들을 제안하였다. 이어서 제3장부터 제18장까지는 16개 미래의제를 논의하는 챕터로서, 논의의 배경과 중장기 의제로서 의의, 이슈와 쟁점, 그리고 제22대 국회에 바라는 정책들로 구성하였다. 3. 정책 대안 및 시사점 제22대 국회가 분야별 이슈와 쟁점들을 충분히 검토·논의하여 해결 방안을 찾는 등 주요 미래의제로서 다룰 수 있도록 제언하되, 그간의 논의나 접근은 어떤 한계가 있었고, 그와 비교해 본 제언은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를 강조하며 관련 입법 과제를 제시할 수 있을 경우 해당 내용을 포함하였다.

2024-07-26
(기획연구보고서23-02)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 및 정책 방향
연구 책임자 : 여영준

1. 연구 배경 및 목적 글로벌 긴축, 3高(금리・환율・물가) 등 대내・외 경제 리스크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투자 시장의 위축 등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기반이 약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그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및 국가 경제체제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나라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주요 정책 및 입법과제를 발굴하는 데 목적이 있다. 2. 주요 내용 본 연구에서는 벤처・스타트업의 성장단계(phase)별 관련 법률 및 정책 탐색과 정책문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입법 정비사항, 예산 수반사항, 규제완화 등 행정조치사항 탐색과 제안을 이뤄내고자 한다. 세부적으로 벤처・스타트업의 주요 성장단계별 주요 이슈인 기업가정신 교육시스템 및 기술창업 활성화, R&D 및 기술료 징수 문제, CVC, 세컨더리펀드, M&A 활성화 등에 초점을 맞춰 주요 도전과제와 관련 조직,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이해 심화를 이뤄내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의 주요 성장단계별 주요 정책・입법 이슈를 포괄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3. 정책 대안 및 시사점 본 연구의 주요 제언들은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이 성장 과정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도전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기반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연구결과물에 근거한 실질적인 국회 내 법률 재개정 추진에 기여하고, 연구결과물에 기반하여 중기부 등 연관 정부부처 및 기관에 대한 국회의 정책 점검 기능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2023-12-31
(기획연구보고서23-01)노동시간 법제 변화의 정치 과정
연구 책임자 : 정혜윤

1. 연구 배경 및 목적 이 연구는 노동시간 관련 법제가 변화한 국면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사회에서 노동시간 의제가 어떠한 방식으로 다루어져 왔는지를 살펴본다. 노동시간 의제의 시기별 특징을 구분하고, 이를 통해 특정 정부의 특정 맥락에서 취해진 조치에 대한 찬반 판단을 넘어선 중장기적 관점에서 노동시간에 관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하고자 했다. 2. 주요 내용 노동시간 법제 과정을 형식적 제도 도입기(1953년~1988년), 작용과 반작용의 시기(1989년~1997년), 법제 제도화(1998년 ~현재) 등 3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 1)‘노동시간 단축(규제 강화)’ 또는 ‘노동시간 유연화(규제 완화)’라는 의제의 성격, 2) 논의의 장(국회 및 기타 공간) 또는 주체의 성격, 3) 단독 의제인지 병행 의제(집단적 노동관계법)인지 여부 등을 통해 시기별 법제 변천의 과정을 밝히고 있다. 본 보고서는 크게 6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과 2장은 연구의 문제의식과 배경, 시기 구분의 세 차원을 밝힌다. 3장에서는 첫 번째 시기(1953~1988년)로 노동시간 법제의 형식이 실질적 법규범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시기를 다루고 있다. 4장은 노동시간 관련 법제도가 실질화되는 한편‘단축’과‘유연화’조치라는 중대 법제정이 있었던 작용과 반작용의 두 번째 시기(1989~1997년)를 분석한다. 5장에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2003년 주 40시간제와 2018년 52시간 상한제라는 노동시간 단축이 이루어진 정치과정의 특징을 담았다. 6장은 논의를 요약하고 연구 함의를 분명히 하고자 했다. 3. 정책 대안 및 시사점 이 연구는 민주화 이후에도 시간 법제 논의가 권위주의체제 유산이 연결되는 부분을 밝히고 있다. 노사 자율과 자치 영역은 억제하는 대신 국가 행정 규제를 통해 노동자 보호를 꾀하는 점이다. 그런데 이제 노동시간 논의는 개별노동관계법 개정을 넘어서 집단적 노동관계법과 함께 논의가 필요하며, 노동정책뿐 아닌 산업정책 등 보다 내실 있는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기획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2023-12-31
(연구보고서 23-13) 주택자산의 불평등 진단과 중장기 정책 방향
연구 책임자 : 이선화

1. 연구 배경 및 목적 주택자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불평등이 갖는 사회경제적 영향이 커지면서 자산불평등 연구에 대한 정책적 필요성은 커졌지만 자료의 제한성과 불완전성으로 인하여 소득 불평등 연구에 비해 연구 성과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부족한 상태이다. 본 연구는 주택가격 상승이 야기하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 가운데 불평등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와 관련한 주택정책의 주요 쟁점을 논의하였다. 특히 한국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의 일부로서 부동산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관련된 영역의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2. 주요 내용 우선 자산불평등의 국제적 추이와 함께 주택자산이 자산불평등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였다. 가구 수준에서 자산집중도는 소득집중도에 비해 높게 나타나며 특히 주택자산의 집중도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주택자산의 전체 자산불평등에 대한 기여도 평가를 위해서는 샤플리값을 이용한 자산불평등 요인 분해를 통해 주택 보유 유무 및 주택가격, 거주지역 등이 부동산자산, 금융자산, 순자산, 총자산의 불평등도(지니계수)에 미친 영향을 추정하였다. 다음으로는 부모세대의 자산불평등이 다음 세대의 기회불평등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자산 유형별 자산 탄력성 추정을 통해 세대 간 자산 대물림의 실태를 확인하였다. 정책적 측면에서 본 연구는 자가소유 중심 주거지원 정책의 의의와 주택 금융화에 따른 한계를 평가하였다. 3. 정책 대안 및 시사점 주택 금융화 현상 이후 부채 기반 자가보유 정책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가보유 정책에서 완전히 선회하기보다는 자가보유 지원정책이 주택시장의 자산시장으로서의 성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양도소득세, 보유세, 취득세 등 주택 관련 조세정책을 재설계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금융 지원체계 구축,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가계부채 관리 등을 정책과제로 제안하였다. 이와 함께 소유에 기반하지 않은 주거서비스의 안정적 공급과 대안적인 주택공급 체계 등도 주택이 지나치게 투자자산으로 활용되는 경향을 완화할 수 있다.

202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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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프형 심층분석 보고서

「국가미래전략 Insight」 “기술은 전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본 기술혁신과 미래전쟁 <115호>
연구 책임자 : 차정미

우크라이나 전쟁은 "기술 전쟁(technology war)"으로 불리고 있다. ‘최초의 AI 전쟁’ ‘최초의 틱톡 전쟁’ ‘최초의 상업용 우주 전쟁’ ‘최초의 본격적인 드론 전쟁’ 등 신흥기술의 군사적 적용과 연계된 수많은 수식어가 붙은 전쟁이다. 인공지능, 드론, 우주위성, 소셜미디어 등 신흥기술과 신흥공간들이 주요한 수단으로 부상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래의 전쟁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세계의 화두로 불러오고 있다. 이에 본 브리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신흥기술혁신이 초래하는 전쟁양상의 변화를 분석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안보와 혁신에 주는 함의를 제시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5가지 장면을 주제로 ①네트워크 전쟁, ②내러티브전쟁,인지전쟁,정보전쟁과 소셜네트워크, ③드론전쟁과 무인기술, ④인공지능 전쟁과 알고리즘 전쟁, ⑤혁신전쟁과 국방산업토대 등 전쟁과 기술의 연계를 고찰한다. 결론에서 파괴적 기술혁신이 초래할 전쟁 양상의 변화에 주목하고 중장기적, 거시적 관점에서 미래안보에 대한 신(新)사고와 혁신 생태계, 혁신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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