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광장   >   홍보관   >   언론보도

언론보도

[매일경제] [인사이드칼럼] 21대 국회가 달라지려면

작성일 : 2020-04-15 작성자 : 국회미래연구원

	



[매일경제] [인사이드칼럼] 21대 국회가 달라지려면





비대해진 행정부 기능에

여야 편가르기로 정책 실종


국회에 상설 공론화위 제안

갈등 논의와 해결의 場으로



글. 박진 국회미래연구원 원장



대치가 일상화된 우리 국회, 21대엔 달라질 수 있을까? 국회 대치는 대부분 여야가 대통령에 대한 수비와 공격으로 편을 갈라 싸우기 때문이다. 이는 대통령이 늘 국정운영을 주도하고 모든 공과(功過)를 떠안는 정치구조 때문이다.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에 정치적 책임까지 안으니 여당은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야당은 대통령에 흠집을 내고 권한에 맞설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반대를 고수한다.


실제 우리 국회의 권한은 대통령제인 미국과 비교해도 매우 약하다. 미국과 달리 우리 행정부는 법안을 발의할 수 있다. 그나마 의원 발의 법안 중 상당수는 행정부 요청에 의한 청부(請負)입법이다. 국회는 예산을 감액만 할 뿐, 증액 시엔 행정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대부분의 대통령 공약은 정당이 아니라 선거캠프에서 만들어져 임기 내내 행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된다. 500개가 넘는 중장기 계획은 행정부가 수립하여 국회에 보고하지도 않는다. 이러니 일은 행정부가 하고 국회는 뒷다리만 잡는다는 인식마저 생겼다. 미국 의회는 의제를 설정하고 행정부를 리드하는데 우리 국회에는 그런 책임감이 없으니 여야가 부담 없이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가 달라지려면 먼저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고 행정부의 일부 권한을 국회로 이관해야 한다. 행정부는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을 따르지만, 국회는 여야 합의를 따른다.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야당 의견을 무시하고 당정청 중심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면 소수 의견이 늘 소외된다. 다수결보다는 여야 간 합의안이 전체 국민의 만족도를 높이기 마련이므로, 합의해야 할 의사결정은 국회가 수행하는 것이 좋다. 또 행정부의 기조는 대통령에 따라 달라지지만 여야 합의는 지속성이 높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성숙할수록 행정부 권한이 국회로 넘어가는 것이다. 대통령은 여야 합의안이 기대에 못 미쳐도 그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


먼저 행정부 내 합의 형성 기구는 국회로 이관되어야 한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방향성이 5년마다 달라지는 것은 문제다. 경사노위가 국회 소속이라면 민주노총의 불참 명분도 약해질 것이다. 또 최저임금위원회가 국회에 있었으면 2018년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더 낮았을 것이며 국가적 논란도 적었을 것이다. 아직 여야 간 이견으로 남아 있는 탈원전 공론화 절차도 국회가 주관해야 한다. 탈원전에는 60년이 넘게 소요되는데 5년마다 원전 정책이 바뀌면 얼마나 혼란이 크겠는가. 아예 상설 공론화위원회를 국회에 두어 다양한 갈등 사안의 해결 절차를 주관케 할 것을 제안한다.


국가 예산도 여야가 총규모에 합의하면 기획재정부가 그 안에서 사업별로 편성하는 것이 옳다. 세금을 더 내고 복지를 더 받을지, 덜 내고 덜 받을지는 국민이 선택할 일이다. 또 예산 확대에는 증세나 국채 발행이 필요한데 이는 어차피 국회의 역할이다. 대통령 공약도 선거캠프보다는 정당이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각 부처가 수립하는 주요 중장기 계획은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많은 국민은 국회 권한 강화에 회의적일 것이다. 국회가 대치하는 가운데 권한만 커지면 국정이 혼란에 빠진다는 우려는 일리가 있다. 일하는 국회는 민주주의 시대의 요청인데 국회 권한이 강화되면 그 중요성은 더 커진다.


이런 점에서 여야의 5선 이상 불출마 의원 7인(김무성, 원유철, 원혜영, 이석현, 이종걸, 정갑윤, 정병국)이 제안한 국회법 개정안에 주목한다. 주요 내용은 공전 없는 신속한 원(院) 구성, 법안소위·임시회·본회의 의무화 등 상시국회 제도화, 국회의원 윤리 강화로 요약된다. 20대 중 국회법을 개정하여 국회의 역량을 보여 주고, 21대 국회에선 전술한 행정부 권한이 이관되길 바란다. 그래야 여야 상생이 가능해진다.







원문 :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0/04/393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