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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전문가칼럼] 단 하나의 국가발전전략을 만든다면?

작성일 : 2020-08-03 작성자 : 국회미래연구원

	



[미디어SR-전문가칼럼] 단 하나의 국가발전전략을 만든다면?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국민건강전략을 토대로 한 21세기형 휴먼뉴딜’이 해법"-





글.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 원장



국회미래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한지 만 2개월째다. 국회미래연구원은 미래 환경변화를 예측하고 5년 임기의 정부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중장기 발전전략을 연구하는 국회의 씽크탱크다.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국회미래연구원이 지금까지 제시한 정책 어젠다(Agenda)만 해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예를 들면, 2050년 미래를 대비해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과 함께 156개의 미래정책과제를 2019년에 도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11대 국가 개혁과제를 선정해 제시한 바 있다. 초고령사회 대응, 포용적 사회통합, 양극화 해소, 미래형 교육체계 확립 등이 대표적 사례다. 국가미래전략을 고민하면서 필자는 다소 엉뚱할 수도 있는 질문을 던져본다. 모든 미래어젠다를 다 실행할 수는 없다. 11개 국가 개혁과제 조차 너무 많게 느껴지기도 한다.

“만일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국가 발전 전략을 만들라고 하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문일수도 있지만 이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전문가마다 선택 결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 필자는 스스럼없이 국민건강전략을 택하고자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가 전체 차원에서도 국민 개인 차원에서도 투자 대비 효과가 최고이기 때문이다. 우선 국가 전체 차원에서 살펴보자. 1960년대만 해도 국민의 평균수명은 60세 안팎이었다. 지금은 100세를 넘게 사는 시대가 됐다. 머지않아 평균수명 120세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래 살게 되면 즉 국민 수명이 길어지면 필연적으로 사회복지 비용과 의료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다. 


만일 국민 대다수가 건강하다고 한번 가정해보자. 사회복지비와 의료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어림잡아 연간 100조원 이상의 효과는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본다. 단지 자금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건강하고 활기찬 대한민국의 미래모습을 한번 떠올려보자. 국민건강은 활력과 자신감, 여유와 행복이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 근간이 될 것이다.

다음은 국민 개인차원이다. 생명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사람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살게 됐다. 100세 시대는 이제 엄연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머지않아 100세, 110세를 사는 것조차 당연하게 생각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나 자신이 110세까지 산다고 한번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적어도 90세 정도까지는 뭔가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나 활동을 하면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까지 생각이 미칠 것이다.  그런 생각이 있다고 해도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망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일이 인생의 뼈대라면, 건강은 인생의 토대다. 건강이 무너지면 인생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란 옛말은 고령화시대에는 더 더욱 맞는 말이다. 이제는 노인부양 시대를 넘어 '노인자립 시대'로 진입하려 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우리들의 길고도 긴 인생은 우리 자신이 정말로 건강해야 한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건강은 중장년, 노인들만의 이슈는 결코 아니다. 젊은이, 청소년들도 건강문제는 너무나 중요한 화두다. 21세기의 지성으로 통하는 유발 하라리는 "AI(인공지능)시대의 쓰나미에 대응하는 최고의 무기는 회복탄력성과 감성지능"이라고 갈파했다. 회복탄력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정신도 중요하지만 신체도 중요하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AI시대 맞춤형 격언으로도 손색이 없다.

대한민국은 건국이후 오랫동안 지덕체(知德體)를 강조해왔다. 그 덕분에 최단시간에 세계빈곤국에서 세계가 경탄하는 10대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 학생들과 청소년들은 지지지(知知知)만 요구받고 있다. 마음껏 뛰어놀거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 투자할 시간이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교육에서 체육과 스포츠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학교교육에서도 체육과 스포츠를 훨씬 더 강화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학교에 등교하는 날은 매일 한시간 이상 체육시간을 배정해야 한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마을이든, 전국지역 어디서나 체육과 건강을 위한 투자와 활동이 대대적으로 이뤄져야만 한다.


‘지덕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영국의 지성 존 로크가 교육론에서 강조한 것 처럼 ‘체덕지’로 교육의 우선순위가 바뀌어야 한다. 320여년전에 ‘체덕지’를 부르짖은 존 로크의 혜안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인공지능과 고령화란 양대 쓰나미가 몰아치는 요즘 시대에 새겨들어야 하는 금언인듯 싶다. 국민건강, 국민스포츠를 위해서 정부는 중장기 국가전략을 마련하고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때마침 코로나19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 대전환 정책으로서 한국형 뉴딜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형 뉴딜은 크게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 뉴딜은 AI시대를 맞이해 전향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그린 뉴딜은 환경친화적인 지속성장 시대를 대비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런데 한국형 뉴딜에 세 번째 축이 하나 더 추가되면 좋겠다. 바로 '휴먼뉴딜'이다. 사회안전망 구축 정도의 보조적인 정책으로서의 휴먼뉴딜이 아니라,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이상으로 중요한 궁극적인 지향점으로서의 미래형 휴먼뉴딜을 강조하고 싶다.

AI와 고령화라는 새로운 시대적 패러다임 속에서도 회복탄력성과 경쟁력을 갖고 미래를 제대로 설계하고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전체 사회구성원들을 교육하고 훈련하고 육성하는 진정한 21세기형 휴먼뉴딜을 기대한다. 아울러 21세기 대한민국 휴먼뉴딜의 중심 어젠다의 하나로 '국민건강전략'이 선정돼 적극 추진되기를 갈망한다. 국민행복,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면서 진정한 혁신적 포용국가, 국민이 공감하는 국민행복시대를 만드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라고 믿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다시한번 묻고 답한다. ‘내가 만일 단 하나의 국가발전전략을 만든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마음속에서,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답은 하나다. '국민건강전략을 토대로 한 21세기형 휴먼뉴딜’ 이 바로 그것이다.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프로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사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부원장을 역임한뒤 한국국토정보공사(LX) 공간정보연구원장을 거쳐 올해 5월부터 국회미래연구원장으로 재직중이다. 또한 미래학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왔고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미래 만들기>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 등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최근 <그림으로 생각하는 인생디자인>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울러 유튜브채널도 운영중이다. 


원문 : http://www.mediasr.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