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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매일경제] 숨어있는 시간

작성일 : 2021-11-12 작성자 : 국회미래연구원

	



숨어있는 시간




글.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하루는 24시간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매일 똑같이 24시간이 어김없이 주어진다.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만 하루라는 시간이 항상 일정하게 반복되는 게 때로는 참 신비스럽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하루라는 시간을 어떻게 구분할까. 대개는 오전, 오후, 저녁, 밤으로 나눈다. 식사 시간을 고려해서 아침, 점심, 저녁, 밤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하루의 시간 계획을 세울 때도 오전 몇 시에 뭘 하고 오후 몇 시, 저녁 몇 시에는 뭘 한다는 식으로 스케줄을 짠다.


이렇게 하루의 시간을 나누고 계획하는 과정에서 혹시 빠진 시간대는 없을까. 있다. 바로 한밤중과 새벽이다.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느냐로 올빼미형과 새벽형 인간으로 나누기도 한다. 하나를 고르라면 필자는 새벽 예찬론자다.


새벽은 묘한 시간이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찾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시간대다. 새벽에 깨어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보통은 만나기도 어려운 시간이다. 밤과 아침 사이에 꼭꼭 숨어 있는 시간이다. 하루를 자연 전체로 본다면 새벽은 때 묻지 않고 숨어 있는 청정 자연에 가깝다.


새벽이란 시간은 신비한 시간이다. 이용할 수만 있다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고요한 시간이다. 우리 정신을 가장 맑게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다.


깨끗하고 정제된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하루를 광산에 비유한다면 새벽은 채굴되지 않고 묻혀 있는 고귀한 보석 덩어리다.


100년이 넘는 우리 인생도 실은 하루하루의 집합이다. 나의 인생은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지는 내 시간의 건축물이다. 그렇다면 하루 중에 숨어 있는 시간인 새벽을 매일 만날 수 있다면 참 좋지 않을까. 최고의 자연을 느끼고 최고의 보석을 발견하는 느낌을 매일매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새벽도 그렇다. 숨어 있어 우리가 애써 찾아야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힘을 들여서라도 만날 가치가 충분히 있는 귀한 시간이다.


숨어 있는 새벽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필자도 15년 넘게 다양하게 시도해 보았다. 일어나기가 무척 힘들었지만 기상 시간을 계속 조정하고 당겨 보았다. 05:05(오오!)에서 시작해서 04:04(영차영차), 03:33(삼삼삼)이 필자가 시도해 본 기상 시간의 예다. 지금은 03:30으로 가능하면 지킨다. 그 덕분에 매일 3시간 정도의 숨어 있는 새벽 시간을 찾아 잘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바쁘게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 인생은 생각보다 훨씬 길다. 바쁜 속에서도 멀리 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하루하루를 급하고 중요한 일에만 매달리다 보면 급하지는 않지만 정말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이 없어진다. 그럴 때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숨어 있는 새벽 시간은 큰 도움이 된다.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하기에는 새벽이 가장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다. 적어도 필자에게는 나다운 나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금쪽같은 시간이다.



원글 :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11/1066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