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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매일경제] 한국인의 DNA와 셀프교육

작성일 : 2023-03-03 작성자 : 국회미래연구원

	


[세상사는 이야기] 한국인의 DNA와 셀프교육


글.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지하철을 타보면 한국이 정말 대단한 나라란 걸 실감한다. 지하철 속 사람들의 한결같은 행동 때문이다. 열 사람 중 아홉 명은 휴대폰에 열중이다. 모두들 몰입해서 뭔가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만일에 휴대폰이 책이었다면 아마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독서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될 게 틀림없다. 지하철과 버스 속에서 항상 경험할 수 있는 이 장면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호기심과 열정, 지식욕과 에너지가 얼마나 강한지 쉽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물론 뉴스를 보다 보면 우리 사회가 전혀 다른 면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한다. 사건과 사고가 너무 많고, 사회적 갈등이 심해지고 정치에 대한 신뢰는 낮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부족하고, 인성과 도덕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은 점과 강점을 정말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휴대폰 문화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사회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강한 호기심, 집중력, 탐구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국의 교육열은 어쩌면 우리 민족의 타고난 공통 유전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조차 든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런 호기심과 집중력, 탐구력과 열정은 개인과 사회가 가진 더 없이 귀중한 자산이자 잠재 역량이다. 발굴하고 키워가야 한다. 우리가 가진 이런 강점을 계속해서 키우는 것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어떨까?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교육은 누군가는 가르치고 다른 누군가는 배우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이렇게 교육자와 피교육자로 구분돼 수동적으로 교육을 받아왔다. 학교도 학원도 마찬가지이고 직업교육기관과 평생학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게다가 미래가 필요로 하는 역량이 아니라 과거의 지식 중심으로 교육을 받아왔다.


이제는 이런 교육에서 탈피해야 할 때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셀프교육이 그 답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교육시스템을 바꿀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각자가 스스로 풀어가야 한다. 지하철 속에서 거의 모든 사람이 뭔가에 몰입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집중하되 단순한 재미 추구를 넘어서 자신의 미래를 위해 뭔가를 배우는 셀프교육을 안 하고 있을 뿐이다.


셀프교육이란 뭘까? 글자 그대로 각자가 스스로 자기자신을 교육시키는 것이다. 자신을 위한 교육의 목표, 교육 방법, 교육 시간을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독서와 필사, 견학과 여행도 좋은 셀프교육이 될 수 있다. 지금은 본인이 마음만 먹는다면 어떤 영역이든 상관없이 교재와 선생님은 세상에 널려 있다.


사람들의 수명은 길어졌고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정년을 지나서도 계속 일을 해야 하고 급변하는 세상에 대응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끊임없는 교육 학습이 필요하다. 나 자신을 위한 교육을 더 이상 남에게 맡길 수도 없다. 스스로 자신을 끊임없이 교육시키는 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방식이다.


'로마제국 쇠망사'를 쓴 에드워드 기번은 셀프교육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두 가지 교육을 받는다. 하나는 타인으로부터 받는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스스로 배우는 것으로 후자가 훨씬 중요하다.'


지금보다 변화가 훨씬 적고 수명도 훨씬 짧았던 18세기의 경구다. 변화 속의 인공지능(AI)과 장수시대 21세기에는 더 깊이 새겨듣고 실천해야 할 것이 바로 셀프교육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듯이, 하늘은 스스로 자신을 교육하는 자를 돕는다.


- 출처: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contributors/10667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