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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비붐 세대, 다시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작성일 : 2023-06-14 작성자 : 국회미래연구원

	


[논단]베이비붐 세대, 다시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글.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세상에는 고마운 것이 많다. 서로 떨어진 곳들을 이어주는 다리도 그중 하나다. 서울의 한강을 연결하는 28개의 다리를 통해 하루 200만대가 넘는 차량이 지나다닌다. 그런데 한강에 다리가 건설된 역사는 대단히 짧다. 최초의 한강 다리인 한강철교가 1900년에, 두 번째 다리인 한강대교가 1917년에 준공되었다. 19세기 말까지는 한강에 다리가 하나도 없었다는 얘기다. 다리가 없던 넓은 한강을 건너려면 얼마나 불편했을지 쉽게 상상이 간다.


우리 사회에도 다리 역할을 하는 존재들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도 그중 하나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나 현재 60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약 720만명이다. 80대와 90대가 된 노부모를 봉양하면서 20대와 30대가 된 자녀를 키워온 세대다. 가난에 찌들었던 근대 한국 사회와 번영의 현대 한국 사회를 모두 경험한 세대다. 산업화와 민주화, 세계화와 정보화를 통해 뒤처져 있던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도 기여한 세대다. 가정에서도 버팀목 역할을 해왔고 사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도 다리 역할을 한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의 막내인 1963년생이 올해 60세를 맞이했다. 법적 정년 60세를 지났으므로 직장에서 물러나 은퇴해야 한다. 이들은 축적된 경험도 많고 여전히 건강하다. 열정도 있고 더 일하고 싶어한다. 그런데도 마땅한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각자가 알아서 일자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두 가지 가능성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첫 세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자신의 인생 후반전을 좀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둘째, 사회를 위해서도 뭔가 기여하고 싶은 열정으로 충만 해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가진 이런 잠재력과 가능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과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함께 고안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의 사회는 ‘고령자 부양사회’였다. 젊어서 열심히 일하고, 은퇴하고 나면 젊은이들이 은퇴한 노인들을 부양하는 그런 사회였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런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할 수 없게 되었다. ‘고령자 자기 부양사회’가 필요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이런 고령자 자립 사회를 가능케 하는 첫 세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때 시민단체들이 우후죽순 생겼던 것처럼 최근 베이비붐 세대가 주도하는 사회 기여 단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에는 60세 이상 600여명의 서명을 받아서 만든 환경운동단체인 ‘60+ 기후 행동’이 발족되었다. 지난 4월에는 (사)미래포럼이 주최한 ‘베이비부머의 체인지메이커 실천선언’ 행사도 있었다. 베이비부머가 주도해서 더 나은 고령사회를 디자인하자는 운동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은 수없이 많다. 교육, 돌봄, 건강, 안전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60+와 베이비부머가 주도하는 이런 사회 기여 프로그램들이 더 활발히 생겨나서 우리 사회를 위한 새로운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베이비붐 세대는 다시 한번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든든한 새로운 다리가 될 것으로 믿는다. 아무쪼록 베이비붐 세대가 두 가능성을 모두 이루기를 바란다.


- 출처: 아시아경제

https://view.asiae.co.kr/article/2023060516474958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