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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대와 여성 옥죄는 불안한 미래 / 박진

작성일 : 2019-02-20 작성자 : 국회미래연구원

	

[매일경제/박진] 20대와 여성 옥죄는 불안한 미래


박진 객원논설위원·국회미래연구원장



국회미래연구원은 최근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2050년 미래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먼저 2050년 대비 지금 어떤 정책을 선택해야 하는지 17개 분야에 대해 물었다. 설문 결과를 요약하면 우리 사회에는 변혁이 필요하지만 그 수단으로서 제도적·기술적 변화는 점진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 설문 결과는 포용성과 형평성을 강화하는 사회 변화를 바라고 있었다.


혈연 중심 가족을 넘어 다양한 유형을 가족으로 인정하자는 답변이 많았으며, 사회문화적 동질성 유지보다는 다양성을 확대하자는 답변이 많았다. 안락사 허용은 7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토지공개념 대폭 강화 답변이 재산권 보호보다 높게 나왔으며 인구 과소지역의 기반시설 축소보다는 전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입장이 많았다. 지금보다 대체로 더 진보적인 방향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한국행정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와도 부합한다.  


둘째, 비용이 수반되는 제도 변화는 점진적이어야 한다는 답이 많았다. 보편복지보다는 선별복지로 재정 부담을 완화하자는 응답 비율이 높았으며, 과감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전기요금을 올릴 수 있으니 점진적 에너지 전환이 낫다는 입장이 많았다. 플라스틱 제품 소비규제 지지가 높은 것도 폐기물 기술개발 비용을 고려한 답변이었다. 아울러 지방분권도 필요하나 연방제 수준까지는 필요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20대에서 점진적 제도 변화를 원하는 답변이 두드러졌다.  


셋째, 과학기술의 개발과 활용에 대해서는 부작용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바라고 있었다. 예컨대 빅데이터의 악용 가능성을 막기 위해 신중한 활용이 필요하며, 인공지능(AI) 개발과 활용을 규제하자는 응답이 많았다. 아울러 생명기술을 엄격히 규제하고 유전자변형식품(GMO)의 재배와 수입도 제한하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여성 응답자에서 과학기술 활용에 대한 신중함이 더 두드러졌다.


설문에서는 2050년 모습에 대한 예측도 물었는데 11개 분야 중 과학기술, 북한, 정주(定住) 여건만 긍정적일 뿐 나머지 기후, 수자원, 사회, 인간관계, 에너지, 정치행정, 국제정치, 경제 순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이 곧 발표할 분야별 미래예측 보고서도 우리의 2050년을 대부분 어둡게 보고 있는데, 국민의 예측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자신을 진보라 밝힌 응답자일수록 상대적으로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았는데 기후 분야만은 보수 응답자가 더 낙관적이었다. 대체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미래에 낙관적이었다.


응답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달랐다. 먼저 20대는 많은 질문에서 놀랍게도 60대와 비슷한 답변을 보였다. 선별복지, 한미동맹, 점진적 에너지 전환 등이 그 예다. 반면 20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진보적 입장을 보인 경우도 있었는데 비혈연 가족 인정, 다양성 추구, 안락사 허용 등이 그 예다. 대체로 비용 부담이 수반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60대와 비슷하게 보수적인 반면 사회 이슈에서는 매우 진보적이어서 60대와 큰 차이를 보였다. 20대는 미래에 대해 가장 비관적인 세대이기도 했다. 고용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보니 자신의 이해가 걸린 사안과 관련해서는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10대(15~18세)는 보수부터 진보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미래 주역인 10대의 가치관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남녀 간 응답도 크게 달랐다. 특히 빅데이터, AI, 생명기술, GMO 등 과학기술 관련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높게 나왔다. 전반적으로 여성은 기술 변화에, 20대는 비용 수반 제도 변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 변화가 가져올 미래를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변화 없이는 우리의 미래가 결코 밝지 않다. 그러나 변화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변화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이번 조사는 말해준다. 특히 여성과 20대의 불안감에 대해서 말이다.


원문: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9&no=102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