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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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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고문은 국회미래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허종호] 국민 정신 건강 위한 심리 및 상담 진영 간의 통합법 필요

작성일 : 2022-09-27 작성자 : 통합 관리자




국민 정신 건강 위한 심리 및 상담 진영 간의 통합법 필요



요즘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만나면 오은영 박사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오은영 박사가 출연하는 한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아이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안하고 해결되고 있는지 모니터한다. 아이가 의료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심리 상담을 통해 아이 및 부모의 생각과 행태를 수정하고 결국은 상담을 의뢰한 가족의 삶의 질이 한 단계 나아지는 것을 보게 된다. 갈등이 해소되고,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가슴 뭉클함을 경험하게 된다.


오은영 박사가 이전부터 아이를 대상으로 비슷한 상담 방송 프로그램을 해왔음에도 최근에 더 큰 관심이 집중된 것은 우리 주변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심리상담의 필요가 급증해서는 아닐까. 실제로 최근 장기화한 코로나19 상황으로 국민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극대화되어 우울 및 고립감 등을 호소하며 심리상담 등 심리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증가하였다.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총 인구대비 1년간 유병률(11.9%, ‘16 정신질환실태조사)과 정신건강 의료서비스 이용 현황을 고려할 때, 정신건강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의 수는 약 299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공공 상담서비스는 인력과 서비스 대상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신적·심리적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조기에 증상을 완화 또는 전원시킬 수 있는 비의료 심리상담 서비스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민간 심리상담서비스 질에 대한 편차로 인하여 국민들이 적합한 전문가를 찾아서 상담을 받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어 서비스 접근성에 어려움이 있어 왔다. 특히, 자격 관리체계가 부재하고 자격의 기준도 통일되지 않아 민간자격증 종류가 5500가지가 넘는 등 전문성이 입증되지 않은 민간자격증과 시설이 난립하며 내담자에 대한 성폭력이 일어나는 등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이에 심리상담 서비스의 국가 자격증화를 통해 심리상담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최종윤 의원, 전봉민 의원, 서정숙 의원, 심상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4개의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에 제출되어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자격의 명칭 및 자격의 기준 등 몇 가지 쟁점을 두고 심리 진영과 상담 진영 간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국회의 법제화 원리와 구조상 심리진영과 상담진영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한 법안만을 통과시키거나, 각각을 개별적으로 통과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양 진영의 핵심 주장을 담은 통합법안화가 절실하다. 바람직한 입법안은 다양한 분야의 심리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하되, 일정의 전문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자격 기준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또한, 통합법안은, 일부 비전문 심리상담사로 인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존 민간 심리상담사의 비의료 영역의 상담심리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민 정신건강에 나름 이바지한 측면을 고려하여 자격에 대한 입법화가 비전문가를 걸러내는 동시에 기존 서비스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법안의 통과로 인하여 기존에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있는 일부 사람들이 상담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거나, 특정 학과나 전공이 절대적인 우위를 독점하는 방식으로 법제화가 진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심리 진영과 상담 진영은 본 관련 법안을 통해 국민의 정신건강, 마음건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공공선의 차원에서 대승적인 양보와 협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럴 수 있다면, 국민에게 법 제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신속하고 질 높은 심리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직역 및 이해당사자들과의 충분한 소통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특정 행위의 독점적 지위를 선언하고 이를 법률로 보장받으려는 시도는 자칫 직역 이기주의로 비쳐 직역 간 갈등을 초래할 뿐 아니라 법제화의 주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앞선 정책 및 입법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정 직역의 전문성은 장기적인 교육이나 국가 자격증화 등으로 자동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전문성은 전문직과 사회가 맺고 있는 계약서 없는 계약이다. 전문직은 봉사와 헌신, 윤리와 책임을 기반으로 사회에 봉사하고 그것을 사회가 인정하고 높이 평가할 때 자율성과 독점성이 허용되는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허종호

국회미래연구원 삶의질데이터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