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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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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50 미래쇼크」  표지

「2050 미래쇼크」
  • 저자 : 로렌스 C. 스미스
  • 출판사 : 동아시아 출판사
  • 발간일 : 2012.02.20

「2050 미래쇼크」  인구, 자원, 기후, 세계화로 읽는 2050년





서평자 민보경




2050년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사람들은 어디에서 살고 있으며,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어떤 나라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며, 어떤 나라들이 고통받고 있을까?


이 책의 저자 로렌스 스미스(Laurence C. Smith)는 인구통계, 천연자원 수요, 세계화, 기후변화 등의 네 가지 거대한 힘을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동인(driving forces)으로 보고 2050년의 미래를 예측하였다. 그의 미래예측은 몇 개의 가정을 전제로 하며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돌발요인을 배제한다. 즉, 이 책은 첫째, 2050년까지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기술진보는 나타나지 않으며, 기술은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둘째 제3차 세계대전은 발생하지 않으며, 셋째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이나 운석 충돌과 같이 충격적인 사건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2050년의 미래모습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자원의 종류에 따라 시기가 다르게 나타나겠지만 미래에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자원이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석유는 지금과 같은 속도로 사용하면 2050년 무렵에는 바닥이 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러나 저자는 2015년에는 태양에너지의 발전으로 사용이 증가하고, 예측모형을 이용하여 태양열 발전의 성장을 가장 긍정적으로 볼 경우 2050년 세계 전력 수요의 13%를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의 제목과는 달리, 자원의 고갈에 대한 우려가 그리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태양에너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을 제시하며 낙관적으로 묘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후변화 측면에서도 2050년의 미래는 우울하지만은 않다. 이 책은 많은 부분을 기후변화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는데, 다른 미래 연구들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생태계가 파괴되고, 자연이 망가진다는 위협적인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현재 쓸쓸한 불모지처럼 여겨지는 북극이 2050년경에는 따뜻해진 날씨 덕에 오늘날보다 사람들의 활동이 늘고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중요성이 높아진다고 희망적인 모습을 예측한다. 게다가 이 책은 화석연료의 부족으로 새로운 에너지원인 천연가스가 유망해지니 북극은 기회의 땅으로 세계각지에서 몰려들어 공격적으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한다. 캐나다, 러시아, 노르웨이 등의 북극권 국가들 역시 지구온난화의 혜택을 입고 농업생산성 증가와 천연자원 확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향유하게 될 것이니 이 책에서 예측하는 2050년의 미래는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물론, 저자는 기후변화로 상하이는 홍수가 발생하고, 캘리포니아는 만성적인 가뭄에 시달린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리 커다란 이슈가 아닌지 비교적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가 올 여름 유래없는 폭염을 겪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이 한층 깊어진 우리 입장에서는 의아할 뿐이다. 하지만, 우리와 같이 자원이 부족하고, 좁은 땅덩어리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풍요롭고 광활한 땅에서 사는 미국인인 저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 지역에서는 건조한 사막 기후가 나타나고 있지만 콜로라도에서 수천 마일의 파이프라인과 운하를 연결하여 물을 공급받아 잔디를 가꿔 골프장을 만들고, 집에서 수영을 즐긴다. 부(富)의 결핍으로 애리조나에서 콜로라도를 연결하는 기반 시설과 이를 돌아가게 하는 에너지가 없다고 가정해보면, 애리조나 사람들의 생활 모습은 지금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아마도 그들의 모습은 트럭에서 물을 받아다 쓰는 팔레스타인의 생활상과 비슷해질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기후를 극복하는 중요한 힘은 바로 기술과 자본이 될 것이니, 우리가 기후변화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들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남쪽이 가뭄으로 조금 더 고통스러워지더라도 북위 45도 이상의 또 다른 미국 땅은 따뜻해진 겨울과 풍족한 천연자원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니 기후변화로 인한 2050년의 미래가 그리 우울하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와 같은 학교(UCLA 지리학과)의 동료 교수이자, 유명한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는 이 책에 대해 지구의 미래에 관한 너무나 매력적인 초상화라고 극찬하였나보다. 그 유명한 학자들이 기후온난화로 더욱 고통스러울 지구 남쪽 지역의 가난한 국민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북위 45도 이상의 지구 북쪽(미국, 캐나다,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 등)에서 발생할 긍정적 변화만을 매력적으로 바라본 것이 왠지 서운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미래를 연구하는 연구자의 시각으로 돌아와 다시금 이 책을 바라보면, 이 책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물(水)의 안정적 공급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써 이를 배제하고 있는 우리에게 물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저자는 물과 에너지는 사실상 부부(夫婦)이며, 발전소를 효율적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고, 깨끗한 식수를 가정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생존에 필수적인 기초자원으로써 에너지와 물은 식량문제와도 연계되어 상호 간 위기를 증폭시키는 구조이기도 하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에너지와 식량 공급은 해외의존도가 높아 언제든 불안정에 노출될 수 있으며, 지역적·간헐적 물 부족 역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94.7%에 이르며,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에서 발표한 2017년 에너지안보지수(Energy security index)와 환경적 지속가능성지수(Environmental sustainability index)에서는 125개국 중 각각 64위, 84위를 차지했다.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에너지 소비국이면서도 그동안 비교적 값싼 에너지 덕분에 이런 사실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이다.


이 책은 2050년에는 지중해 지역, 북아메리카 남서부, 아프리카 북부와 남부, 중동, 중앙아시아와 인도, 중국 북부,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지금보다 훨씬 극심한 물 수급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에서는 도시와 농부들 간의 물을 쟁취하기 위한 갈등이 심해지고, 그 결과 어쩔 수 없이 농업이 도시에 양보하게 되어 결국에는 경작지가 사막화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2050년 미래모습은 어떠할까? 이 책은 우리에게 2050년 우리의 모습에 대해 직접 설명해주지는 않으나 어떻게 예측해야할 지에 대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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