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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가 말하는 핀란드 경쟁력 100 표지

핀란드가 말하는 핀란드 경쟁력 100
  • 저자 : 일까 따이팔레
  • 출판사 : 비아북
  • 발간일 : 2010. 02. 12


핀란드 경쟁력 100


원제: 100 sosiaalista innovaatiota suomesta



서평자 박진



핀란드 하면 목가적인 사우나와 산타클로스가 생각날 것이다. 그러나 핀란드는 1인당 GDP는 5.2만달러(IMF)로 3만달러 수준인 우리에 비해 월등히 잘 사면서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서 네 번째로 소득분배가 잘 되어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몇 년째 26위에 머물고 있으나 핀란드는 10위권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핀란드는 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세계 5위권을 유지하면서 온 국민과 학생이 행복한 나라이다. 그 배경이 궁금하시다면 이 책을 읽어 보면 된다.


이 책은 2006년 핀란드의 국회의원이던 따이팔레 박사가 편찬한 책으로서 핀란드의 오늘을 가능케 한 100가지 사회적 창안을 소개하고 있다. 100가지 비밀을 국가행정, 사회정책, 국민보건, 문화와 교육, 지방과 시민사회, 일상생활의 6개 부문으로 나누어 하나의 창안마다 3~4쪽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100가지 중 가장 부러운 것은 노사정 3자주의였다. 핀란드는 근로자, 기업, 정부의 파트너쉽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과 노동자의 안정적 소득을 모두 달성하고 있다. 노사정 협력은 노동시장의 문제만이 아니라 높은 복지수준, 높은 학업성취도, 낮은 부정부패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핀란드도 처음부터 노사관계가 평화로왔던 것은 아니다. 50-60년대 중 많은 좌절과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3자 협정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다 1968년에 비로소 성공적인 합의를 도출하게 된다. 기업과 노조가 서로를 존중하고, 정부는 양자간 합의이행을 보증하는 핀란드의 3자주의는 우리에게도 절실한 협력모델이라 생각된다.


노사정 3자주의와 함께 핀란드의 합의형성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핀란드 의회의 상임위원회 중 하나인 미래위원회였다. 핀란드의 정당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합의에 이르는 배경에는 좌우의 이념적, 정파적 차이를 초월하여 ‘미래의 비전’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미래연구원장으로서 주목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핀란드 의회는 입법권, 예산권 외에 국가의 장기발전 방향에 대해 구체적 대안을 모색하는 비전제시 권한을 가진다.” (p.29) 의원내각제 국가인 핀란드는 정부에게 미래의 발전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케 하고 있으며 이를 심의하는 기구가 바로 국회미래위원회이다. 아울러 미래위원회는 다른 위원회 소관 사항 중 미래와 관련된 법안에 대해서도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도 이에 상응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책을 통해 핀란드의 세계 최초를 알 수도 있다. 핀란드는 세계 최초로 여성의원을 배출한 나라이며 몰로토프 칵테일이라고 불리우는 화염병, 식기건조 캐비넷, PC운영체계인 리눅스가 만들어진 곳이다. 핀란드인이 즐기는 여가활동도 알 수 있다. 탱고, 가라오케, 사우나와 겨울수영, 얼음낚시, 뻬시스 (핀란드식 야구)가 그것이다. 핀란드의 실험은 현재 진행형이다. 2017~2018년 중 기본소득을 위한 실험이 그것이다. 2019년이 되면 그 실험의 성패가 밝혀질 것이다.


핀란드의 100가지 사회적 창안을 우리 사회에 다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적용한다고 해도 성공할 것으로 속단할 수도 없다. 핀란드의 성공에 도도히 흐르는 공통점을 발견하여 그것을 달성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며 개방과 균형이 핀란드 성공의 핵심요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핀란드는 토착원주민인 사미족의 문화적 자치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올란드 지역에 독자적인 문화와 경제체제를 허용하고 있다. 집시도 핀란드인으로 대우 받는다. 핀란드어와 스웨덴어가 공용이며 정부의 주요 의사결정기구에 성별할당제가 시행되고 있다. 대학교육은 무상이며 지방에 골고루 퍼져 있고 합리적 가격의 학생주택이 널리 보급되어 있다. 핀란드는 모든 계층에 기회를 개방하고 이들간 힘의 균형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보니 사회에 신뢰가 쌓이고 협력도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핀란드는 한반도의 1.5배 면적에, 불과 550만명이 살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신뢰와 협력이 더 쉽게 일어 날 수 있는 여건이다. 그러나 강대국 틈바구니 속의 지정학적 위치, 빈약한 천연자원, 높은 교육열, 우랄어족 등 우리와의 공통점도 적지 않다. 우리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개방과 균형의 원칙을 유지하여 핀란드의 성공을 한반도에서도 실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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