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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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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미래사회보고서 표지

2050 미래사회보고서
  • 저자 : 유기윤,김정옥,김지영
  • 출판사 : 라온북
  • 발간일 : 2017

2050 미래사회보고서


서평자: 민보경



 우리가 그리는 미래 모습들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가 공존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미래 사회는 인공지성과 플랫폼의 활용능력에 따라 지배계급으로서의 역할과 지위가 부여된다. 이 책은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인공지능’이란 말 대신, 지능 뿐 아니라 감정, 의지, 자의식까지 갖춰 사람과 거의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인공지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미래에는 보통의 능력을 가진 인간들의 일은 인공지성이 대체하고, 인간들은 남은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인간의 99.99%는 계속 진화하는 인공지성에 일자리를 빼앗기고 불안정한 노동을 하며 살아간다고 하니, 이 책의 미래 모습은 가히 디스토피아에 가까워 보인다.


 이 책에 따르면, 노동시장은 전 세계 상위기업 중 플랫폼으로 성공적 변신을 한 기업가와 투자자인 ‘플랫폼 소유주’, 대중감성을 요리하는 정치 9단, 타고난 예체능 천재, 창조적 전문가 등의 ‘플랫폼 스타’, 그리고 플랫폼에 종속되어 프리랜서처럼 일하며 살아가는 시민 ‘프레카리아트(precariat)’ 등 세 가지로 인간 계층을 구분하며, 여기에 자가 진화하는 지성을 지닌 정보시스템으로서 법인격을 지닌 ‘인공지성’ 계층이 추가된다. 이러한 노동시장은 미래로 갈수록 인공지성의 역할이 커지면서 드라마틱하게 바뀌게 된다. 이 책은 2090년 대부분의 사람들, 즉 인간의 99.99%는 플랫폼에 종속되어 불안정한 고용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프레카리아트가 될 것이라 예측한다. 이들 프레카리아트는 지배그룹에 속하지 못하는 동시에, 인공지성과 경쟁하는 현재의 직장인, 영세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와 같은 직종의 사람들을 모두 포함한다. 인공지성은 법인격을 가지게 되면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재산을 모을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건물이나 설비들을 사들일 수도 있고 심지어, 사람이나 로봇 등을 고용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프레카리아트가 진화하는 인공지성에 앞서 창의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노동시장을 만들지 못한다면, 인공지성과의 일자리 전쟁에서 늘 패배하게 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책은 플랫폼, 인공지성 이외에도 가상현실을 통해서 미래 사회를 예측하고 있다. 즉, 가상도시의 탄생으로 신체가 살아가는 현실도시와 정신이 존재하는 가상도시로 삶의 공간이 분리된다는 것이다. 현실도시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로 근근이 살아가는 하류인생이지만, 가상도시에서는 현실과는 달리 화려한 생활과 정신적인 풍요를 즐길 수 있다면, 과연 우리는 어디에서 살기를 원할까? 그러한 미래에는 장주(莊周)가 나비가 되는 꿈을 꿨는지, 나비가 장주가 되는 꿈을 꿨는지 구별하기 힘들다는 고사에 나오는 우화를 일상에서 수시로 체험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나비가 될 수도 있고, 새가 될 수도 있고, 원하는 꿈을 골라서 꿀 수 있으니 그 옛날 장자(莊子)가 살았던 세상보다는 훨씬 복잡해지고 발달한 세상(꿈으로만 상상했던 세상이 현실에서 보다 복잡하고 정교하게 구현되는 세상)이 도래할 것은 틀림 없다.


 이 책은 플랫폼, 인공지성, 가상현실을 축으로 하여 미래의 일자리 시장과 도시변화를 제시하며 우리가 맞이할 미래사회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지에 대해 이 책은 논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 우리는 인간이 기계에 의해 완전히 대체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기계가 인간을 보조하는 방향으로 발전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